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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소비자의 리뷰가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

이정 | 307호 (2020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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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Anger in Consumer Reviews: Unhelpful but Persuasive?”by Yin, Dezhi and Bond, Samuel and Zhang, Han. (2020) in MIS Quarterly,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특정 제품 혹은 판매자에 대해 어떤 이유로 매우 화가 난 소비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당장 온라인 게시판으로 달려가 격앙된 단어들을 써서 불만을 마구 쏟아냈다. 그의 리뷰를 읽으면 누가 봐도 해당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불만족을 넘어 매우 화가 났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소비자가 있다. 그 역시 어떤 이유로 제품 혹은 판매자에 대해 매우 화가 났고,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렇지만 그의 리뷰에는 감정적인 단어는 별로 보이지 않고 대신 조목조목 어떤 부분에서 그가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세히, 그리고 이성적으로 설명이 돼 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리뷰는 해당 리뷰를 읽는 다른 소비자들의 행동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람들은 어떤 리뷰를 더 유용하다고 생각할까? 감정적으로 화를 쏟아낸 리뷰는 다른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과연 도움이 될까? 그리고 리뷰의 유용성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성난 소비자의 리뷰는 사람들의 구매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남플로리다대의 데지 인(Dezhi Yin) 박사는 조지아공과대 연구진과 함께 성난 리뷰의 유용성(helpfulness)에 대한 판단과 그것이 실제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섯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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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첫째, 사람들은 화가 겉으로 드러난 소비자 리뷰는 그렇지 않은 리뷰에 비해 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화난 사람은 대체로 더 감정적이며 덜 이성적이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은 덜 유용하다는 추론(inferential process)이다. 사람이 화가 날 경우, 그 화로 인해 감정을 앞세워 논리와 설득력을 잃는 경우를 현실에서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는 결과다.

둘째, 그렇지만 화가 겉으로 드러난 소비자 리뷰는 그렇지 않은 리뷰보다 ‘더’ 강하게 소비자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화가 드러난 리뷰는 더 생생하고 확실하게 부정적 인식을 각인한다. 사람들은 비록 성난 리뷰가 객관적으로는 덜 이성적이라 판단할지라도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적 반응(affective reaction)에 압도돼 결국은 해당 제품 혹은 판매자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하게 된다.

셋째, 이렇게 일견 모순돼 보이는 ‘덜 유용한 리뷰의 더 강한 효과’는 이러한 이성적 추론(inferential process)과 감정적 반응(affective reaction)의 경합 결과다. 경합은 소비자의 ‘성화’ 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난다. 또한 소비자들이 왜 자신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는 리뷰에 자신의 생각보다 더 크게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리뷰의 유용성(helpfulness)을 평가해 더 유용한 리뷰를 앞쪽에 내세우는 현재의 온라인 쇼핑몰 리뷰 게시판 메커니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리뷰의 유용성을 측정하는가? 그리고 더 유용하다고 인정받은 리뷰를 더 앞쪽에 내세우는 것이 과연 소비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의 정보 전달이 될 수 있는가?

만약 리뷰 유용성의 측정 목적이 가장 ‘정확한, 있는 그대로의’ 정보의 전달이라면 화가 섞인 리뷰를 인위적으로 뒤로 보내는 현 방식의 리뷰 보여주기는 정보의 왜곡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화가 난 리뷰로 인해 해당 물건을 ‘덜’ 구매할 수도 있었는데 이성적인 리뷰를 주로 읽게 됨으로써 해당 물건을 결과적으로 ‘더’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리뷰 유용성의 측정 목적이 화난, 감정적인 리뷰들을 명시적으로 선별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제부터 소비자들은 그 부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리뷰를 읽고 구매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난 지금 진짜로 성이 난 소비자의 의견은 뺀 나머지 리뷰들만 읽고 있는 것일 수도 있구나” 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온라인 쇼핑몰들에도 리뷰의 유용성(helpfulness)을 기준으로 그 수많은 리뷰를 줄 세우는 현재 시스템의 진정한 정보 전달력에 대해 진지하게 뒤돌아 생각해 보고, 혹시 소비자의 더욱 후회 없는 구매 결정을 도와주는 더 나은 방식의 리뷰 관리 방법은 없는지 탐색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정 한국외대 GBT학부 교수 jung.lee@hufs.ac.kr
이정 교수는 KAIST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외대 GBT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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