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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부동산 정보 앱 1위 ‘호갱노노’의 성장 전략

실제 거주자 이야기… 은행 대출 계산…
아파트 사고파는 모두가 디테일에 만족 3

김성모 | 304호 (2020년 9월 Issue 1)
<이 기사는 부동산 정보 앱1위 '호갱노노'의 성장 전략 1화, 2화에서 이어진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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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활용


셋째, 인포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①가격 변동 표시다. 가격이 오른 아파트 주변에는 빨간색으로 원이 쳐지는데 많이 오를수록 원이 크게 그려진다. 주식 시장 정보처럼 숫자들을 시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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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마다 제공하는 ② ‘지역 실거래가 비교’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30평대 A 아파트를 누르면 하단에 실거래가 비교 항목이 나온다. 평당가가 얼마인지, 3개월•6개월•1년•3년 등 기간마다 가격이 몇 % 변했는지 숫자로 보여준다. 이 기간별 변동 % 옆에는 선과 빗금, 가로 막대기 2개로 구성된 그래픽이 나오는데 이 아파트 가격이 서울에서, 구에서, 동에서 각각 어느 정도 지위에 있는지를 구현한다. 빗금이 그려져 있는 위치가 큰 가로 막대기에서 왼쪽에 있으면 서울에서 이 지역구의 아파트들이 평균보다 가격이 낮은 축에 속하는 것을 뜻한다. 빗금 안에 있는 작은 가로 막대기가 오른쪽에 있다면 내가 지정한 아파트가 있는 동은 구 안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이 작은 가로 막대기에 세로로 그어진 짙은 선이 동에서 해당 아파트가 차지하는 값어치다. 나의 아파트 자산이 서울에서 어느 정도 값어치를 하는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 그래픽은 사실 CNBC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착안했다. 방송을 보다 보니 주식 카테고리별로 한 제약사가 제약•바이오 카테고리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심 대표는 2018년부터 이를 아파트에도 적용했다.

③ 직장인들이 집을 구할 때 중요하게 따지는 출퇴근 시간 계산 그래픽도 눈에 띈다. 출근지 인근의 지하철역을 지정하면 지역마다 자가용으로 몇 분이 걸리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지도에서 그러데이션(gradation)으로 이를 표현한다. 예를 들어, 강남역을 출근지로 선택하면 차로 10분이 안 걸리는 반포 지역은 초록색, 30∼40분 걸리는 광화문 인근은 주황색 또는 빨간색, 1시간 이상은 보라색으로 나타난다.

④ ‘잠재 경쟁자’ 체크 기능도 인기다. 앱을 켜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지도에서 아파트마다 동시에 몇 명이 보고 있는지가 나타난다. 아파트 위에 ‘20명 보는 중’ ‘14명 보는 중’과 같이 말풍선이 뜨게 설계했다.

⑤ 최근에는 3차원(3D)으로 일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아파트 단지의 시간대별, 계절별 일조량 변화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지도 화면이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일조량 변화를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낸다.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조작해 아파트 단지와 주변의 일조량, 그림자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다. 호갱노노 개발자가 건물의 단면과 높이,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공공 데이터 등을 활용해 일조량을 나타내는 기능을 개발했다.

“해가 언제, 어디서 뜨고 지는지가 공공 데이터로 있다. 이를 활용했다. 일조량이 주거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집을 구하는 사람은 특정 시간대에만 현장을 방문하니까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서비스로 구현해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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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개발에는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기능을 확인하는 과정이 만만찮았다. 실제 아파트 하나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개발자가 해당 아파트에 찾아가 층마다 해당 시간에 일조량이 맞는지 검증했다. 여러 번 발로 뛰며 확인 작업을 거친 뒤 서비스를 출시했다.

물론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자잘한 데이터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호갱노노는 앱에 고객이 오류 수정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즉각적으로 이를 반영했다.

핵심 서비스, ‘이야기’ 코너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이용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7월 10만 명이었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18년 7월 55만 명, 2019년 8월 150만 명, 2020년 7월 3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무엇보다 호갱노노 사용자가 급격하게 느는 데는 사업 초기에 구성한 ‘이야기’ 기능이 한몫했다. 호갱노노는 아파트마다 이야기 카테고리를 만들어 사진과 댓글을 자유롭게 달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과 예비 구매자 등 여러 사용자가 구체적인 정보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진짜 해당 아파트에 살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생생한 정보들이었다. ‘층간 소음이 심하지 않은지’부터 ‘아파트에 녹물이 나오는지’ ‘온수 온도 맞추기는 쉬운지’ ‘관리비 통장이 압류돼 있지 않은지’ 등 다양한 정보가 올라왔다.

심상민 대표는 “녹물 필터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3일 쓴 필터가 이렇다’는 식으로 글을 올리는 분도 계셨고, ‘우리 집에서 볼 수 있는 1년 풍경’이라며 사계절 사진을 올리는 사용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용자들이 흠집을 내기 위해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또 비거주자가 비아냥거리거나 싸움을 거는 일도 발생했다. 호갱노노는 일단 사용자들의 ‘이야기 이력’을 오픈해 해당 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맞는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신뢰도를 높인 것이다. 내부에 이야기 서비스와 관련된 내부 규정도 만들었다. 먼저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은지 등을 체크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 아파트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다’는 글이다. 이 정보는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만 열람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야기에서 관련 글이 올라오면 삭제했다.

두 번째로 ‘팩트’만 올리는 것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묘지가 보인다”는 실질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삭제하지 않는다. 반면, “이 아파트는 ‘묘세권’이다”라는 글은 비아냥대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가 삭제할 수 있게 했다.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부작용도 있었다. 아파트 가격을 높이기 위해 거주자들이 ‘좋은 글’만 올리는 사례다. 호갱노노는 “조만간 이야기 코너에서 검색 서비스를 열 계획이다. ‘층간소음’ ‘악취’ 등 키워드를 넣으면 관련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갱노노 이용자들이 올린 이야기 숫자는 약 120만 개(올해 8월1일 기준), 댓글은 110만여 건에 달한다.

호갱노노 직방에 팔리다

2018년 4월 호갱노노는 지분 전량을 약 230억 원에 직방에 매각했다. 대기업도 아닌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이 거금을 들여 호갱노노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경쟁력 확보다. 직방은 2012년 1월 모바일 앱에서 원•투룸,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면서 모바일 부동산 앱 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 2016년 중반부터 아파트 단지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업을 넓혔지만 네이버 부동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다가 호갱노노를 인수하면서 전•월세에 국한된 부동산 서비스의 외연을 단숨에 아파트로까지 확장하게 된 것이다. 당시 호갱노노는 40만∼50만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꾸준히 앱에 들어오는 ‘충성고객’이 적잖았다.

직방은 M&A 이후에도 독자적인 비즈니스를 보장해줬다. 심 대표는 “매각 이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광고 등을 처음 집행할 때 관련 경험이 많은 직방 측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후 2년간 호갱노노는 폭풍 성장기를 맞았다. 수십여 개의 기능이 추가되면서 월간 활성 이용자가 약 300만 명까지 늘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앱에 꾸준히 접속하는 ‘록인(lock-in) 효과’도 나타났다. 올해 6월 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부동산 앱 사용자 현황’ 조사에서는 호갱노노가 일평균 사용자 수, 1인당 평균 사용일 수에서 모회사인 직방을 꺾으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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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 집주인에게 집값 ‘키(Key)’ 준다

고객 니즈 충족, 다음은 생태계 혁신

호갱노노의 비즈니스는 일반 플랫폼 사업자들과 구조가 다르다. 양면시장이 아닌 아파트 구매 희망자와 집주인, 중개업자의 ‘3Way 구조’다. 호갱노노는 사업 초기에는 중개사보다는 아파트 구매 희망자와 집주인 2Way에 집중했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사용자가 없으면 확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심 대표는 ‘카카오톡’처럼 이용자가 대량으로 확보되면 다양한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집주인에게는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신의 집을 앱에 등록하면 등기 변동이나 시세 변동, 계약 만기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보통 다주택자들은 엑셀 등으로 이를 정리했는데 앱에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 집주인 역시 매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구매 희망자와 중복되는 측면도 있었다. 구매 양 축이 모이다 보니 중개사들도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 스며들었다. 현재 호갱노노에 가입돼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는 2만여 곳. 실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공인중개사 10만여 명 중 20% 이상을 확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갱노노는 올해 7월, 아파트 매매 생태계를 뒤흔들 정도의 도전을 감행했다. 집주인에게 가격결정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보통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을 때 집주인들은 중개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중개사가 매물 수량이나 시세를 고려해 가격을 제안한다. 또 단독 중개보다는 공동 중개가 많다. 매물을 독점하지 않고 여럿이 중개에 참여해 먼저 거래를 성사하면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심 대표는 “최근 아파트 가격 변동이 커지면서 집주인이 불편함을 많이 겪었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으로 내놓으려고 했을 때 중개사들과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집주인들이 가격 결정에서 ‘키(Key)’를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아예 이를 바꿔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근 선보인 것이 ‘우리 집 내놓기’ 서비스다. 여기서는 중고 거래처럼 집주인이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을 때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직접 제시할 수 있다. 구매 희망자는 가격이 적당한지를 고려하고, 아파트를 살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집주인이 가격을 내리면 앱에서도 즉각 반영된다. 집주인이 중개 요청을 누르면 호갱노노가 중개사를 연결해 주는데 가격이 바뀌면 중개사한테도 푸시 알림이 간다. 먼저 중개사와 협의해서 일단 고정된 가격을 제시하는 기존의 방식과 180도 달라진 셈이다.

호갱노노 측은 “직거래 방식은 아니다. 보증 역할이나 서류 작업 등 중개사의 역할은 필요하다. 해외에서도 직거래로 매매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개사도 기존과 역할이 달라진 게 아니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호갱노노는 리포트를 제공해 기존에 집주인이 겪었던 불편함을 해소했다. 그동안 공인중개사에게 집을 내놓고 나면 그저 손 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내 집에 사람이 보러 왔었는지, 왔다면 몇 명이 왔는지 등을 직접 챙기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었다. 호갱노노는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활동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집 매물을 몇 명이 봤고, 몇 명이 전화했는지 등을 리포트로 공유해준다. 우리 집 내놓기 서비스와 활동 리포트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이와 함께 호갱노노는 에어비앤비의 ‘슈퍼호스트’와 같은 ‘슈퍼중개사’도 준비 중이다. 중개사들을 개인별로 ‘브랜딩’하는 것이다. 중개사가 요청하면 호갱노노가 직접 현장에 나가 사무소 정보와 과거 진행했던 거래들 등을 정리해 프로필로 만들어 준다. 사진사가 함께 나가 프로필 사진도 찍어준다. 이를 통해 중개사들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역시 무료다. 호갱노노는 현재 베타 서비스로 이를 일부 실행 중이다. 향후에는 고객들이 직접 중개사들을 골라 계약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승자독식을 낳는 현재 시스템을 깨고 싶었다. 보통 매물은 집 앞에 있는 부동산에 맡긴다. 그래서 매물을 가진 중개사는 일부에 불과하다.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버는 구조다. 이 카르텔을 깨고 실제로 잘하는 중개사가 매물을 가져가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심 대표)

호갱노노가 이 같은 서비스를 만든 이유는 중개업의 성격이 달라진 탓도 있다. 대부분의 중개사는 ‘동네 정보’에 해박한 편이다. 실제로 사회부 기자들은 현장에 나갔을 때 동네 분위기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중개소부터 찾는다. 그런데 이제는 이 같은 ‘로컬 비즈니스’로는 적합한 정보를 주기에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전문성 역시 중요하다.

“예전에는 살 동네를 특정 짓고 오는 편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아파트를 보고 간다. 그렇기 때문에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규제도 복잡하고 다양해진 만큼 중개사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심 대표)

또 새로운 광고 서비스도 출시했다. 현재 중개소들이 쓰는 광고 모델은 10년 전 방식 그대로다. 플랫폼마다 매물을 홍보하는 데 쓰는 광고비 결제 방식이 대부분 6개월, 1년 단위다. 호갱노노는 ‘쓴 만큼 내는 방식’으로 광고 모델을 바꿨다. 하루, 심지어 1분 단위로 광고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비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매매가 끝나면 더 이상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호갱노노가 그리는 부동산 비즈니스는 단순하다. 문자 메시지에서 카카오톡으로, 기존 은행 점포에서 카카오뱅크로, 여러 산업에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부동산 생태계에서도 큰 변화가 이어질 것이며 호갱노노가 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호갱노노는 사업 초기에 선전포고했던 ‘정보의 비대칭’은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대표는 “중개사분들이 ‘요즘은 호갱노노나 앱을 자세히 보고 와서 설명해 줄 게 없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그럴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술을 통한 생태계 혁신이다. “대부분의 서비스 산업이 인터넷, 모바일로 많이 옮겨오면서 사용자들의 편의성도 높아졌다. 그런데 부동산 비즈니스는 아직 크게 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 비즈니스에 포함돼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하게 만들고 싶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호갱’이 ‘노노’한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기사 앞 기술한 퀴즈의 답이다.

A. ① 금천구•관악구•구로구 ② 아크로 리버 파크 ③ 초등학교 코앞 아파트 ④ 추가 분담금 ⑤ 모델하우스 ⑥ 특별 공급 ⑦ 초피: 초반 프리미엄, 마피: 마이너스 프리미엄, 청무피사: “청약은 무슨 피주고 사” ⑧ 슬리퍼 생활권 ⑨ 영혼을 끌어모은 대출 ⑩ 권력은 짧고 부동산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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