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SR4. 취향 저격 온라인 마케팅

고객 취향에 맞춘 원투원 마케팅 넘어
구매 맥락, 고객 가치에 집중해야

이장혁 | 292호 (2020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초개인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분야는 온라인 마케팅이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검색 광고부터 사용자의 관심사를 추적하는 ‘리타기팅 광고’까지 초개인화는 온라인 분야에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더 정교화된 초개인화 모델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e커머스의 발전으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화 상품 진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의 과거 구매 데이터와 개인 특성, 상황 요인 등을 분석해 웹 페이지나 앱에 고객이 방문할 때마다 다른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이 대표적 예다. 그리고 초개인화 서비스에서 절대 명심해야 할 한 가지는 바로 ‘서비스의 목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미 우리는 초개인화된 마케팅 활동을 자주 접하고 있다. 대표적인 개인화 마케팅이 바로 ‘검색 광고’다. 같은 상품에 관심이 있어 정보를 검색하더라도 검색 시 사용하는 ‘키워드’에 따라 다른 광고 문구를 보여주는 방법이다. 검색 광고의 경우 2015년경에는 키워드에 상관없이 같은 단어를 검색하면 같은 광고 상품이 노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후 같은 상품이더라도 사용하는 키워드에 따라 다른 광고가 노출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B다이렉트 손해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검색자에게는 ‘5월 보험료 결제 이벤트…’라는 문구를 사용했으나 ‘싼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결제 시 3만 원 할인…’이라는 가격 할인을 앞세운 문구를 사용해 같은 상품이더라도 개인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속성을 강조하는 문구를 사용함으로 노출 시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할 수 있었다.(그림 1)

검색 광고보다 개인화 정도가 더 정교한 광고 형태로 ‘리타기팅’ 광고가 있다. 검색 광고는 사용자의 ‘키워드’를 기준으로 광고를 노출하기 때문에 누가 검색을 해도 키워드가 같으면 같은 광고를 노출하게 된다. 하지만 ‘리타기팅’ 광고의 경우, 기준이 ‘사용자가 관심을 보인 제품’으로 정교해진다. 오프라인에서는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특정 상품에 관심을 보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그 소비자가 매장을 나간 후에 쫓아다니며 반복적으로 해당 상품을 노출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개별 소비자가 검색을 하거나 관심을 보인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개인화 수준을 상세화할 수 있어 노출 대비 가장 높은 클릭률을 기록할 수 있다.

119-1


성공적인 초개인화 마케팅의 필요 조건

초개인화 마케팅 성공을 위한 가장 필요한 조건은 바로 ‘사용자 식별’이다. 사용자의 이름, 성별, 나이와 같은 신상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 매장 혹은 앱을 방문한 사용자가 10년째 단골손님인지, 아니면 오늘 처음으로 방문한 소비자인지를 판별하고 기존 고객의 경우 그동안 축적한 고객 특성 정보를 활용해 그 특성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오늘 첫 방문자라면 최소한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사용해 개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추천 솔루션 전문 업체인 알리고(ALIGO)의 경우 기존 구매 또는 방문 정보 없는 생애 첫 방문자에게도 사용하는 기기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는 ‘cold start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류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방문-구매 전환율’을 평균적으로 15% 이상 상향시키고 있다.

방문자 개인 식별이 완료되면 기존 고객 또는 방문자의 경우 과거 매장 및 앱 방문, 구매 기록을 활용해 개인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변수’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초개인화 마케팅 활동의 효과는 기관에서 사용하는 개인 특성 변수가 개인 간 차이를 얼마나 입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데 신경 써서 살펴보면 참 다른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는 변수를 10개만 만들고 각 변수가 3개의 범주를 갖게 된다고 가정해도(예, 구매력 상/중/하) 약 5만9000개(3의10승)의 다른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특성 변수가 15개인 경우 약 1400만 개(3의15승)의 유형, 20개인 경우 약 34억 개(3의20승)의 다른 유형으로 개인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개인 특성 구분에 필요한 변수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와 같은 원리를 잘 모르고 변수(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과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엄청나게 많은 개인 특성 변수를 만들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1

120-1


심층적인 개인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구매력, 취미, 신상품 추구 성향, 손실 회피 성향, 다양성 추구 성향, 시간 할인율, 기회비용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변수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다.

일례로 필자가 2012년 발표한 연구 결과2 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로열티 프로그램 가입 후 포인트 적립에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갈수록 포인트 소진을 쉽게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렵게 쌓은 포인트니만큼 이 포인트를 사용할 때 망설인다는 의미다. 대신 한 번 사용 시 포인트 사용 평균 금액은 포인트를 쌓기 어려울수록 더 커졌다.


향후 발전 예상 초개인화 마케팅 기법

이제 시작 단계인 초개인화 마케팅의 미래는 광고 시장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공되는 ‘검색 광고’와 ‘리타기팅 광고’ 역시 노출 대상의 특성이나 날씨, 시간, 장소와 같은 상황 요인에 맞춰 광고 문구를 내보내거나(예, 연애 중인 커플에게는 ‘함께하면 더 좋은’ 문구를 추가 삽입) 개인별 취향에 맞는 색상(예, 광고 사용 색상의 채도를 세 가지 수준으로 나누어 개인 취향별로 다르게 적용)을 개인화해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웹 혹은 앱 방문자의 특성을 고려해 상품을 진열하는 ‘개인화 상품 진열’ 기법의 필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특정 상품과 연관된 상품을 추천할 때도 현재는 모든 방문객에게 같은 상품을 연계 추천하고 있지만 개인 특성, 상황 요인에 따라 다른 상품을 추천해 주는 ‘조건부 연계 추천’ 알고리즘의 적용이 빨리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상품 진열’과 함께 고객에게 직접 오퍼링하는 앱 푸시(app push), MMS, e메일 발송의 경우에도 고객별로 다른 판촉 상품이 선정되고(예, 등산을 취미로 하는 고객에게는 자외선 차단 크림, 게임을 즐기는 고객에게는 어깨와 목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크림) 신속하게 소수 고객의 반응을 확인한 후 주요 발송 대상을 정교하게 선정하는 반응형 표적 오퍼링 활동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현재 일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적용하고 있는 ‘다이내믹 프라이싱(동일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시키는 가격 정책)’의 경우 단기간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고객의 가격 민감도를 높이며 특히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단골손님과 스쳐 지나가는 고객 간에 차별을 두지 않아 충성 고객의 추천 및 구전을 통한 이익 창출 여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따라서 가격보다는 고객이 모은 충성 포인트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개인화 판촉 방법이 절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2만 원에 판매되는 상품을 포인트로 전환해 구매하는 경우,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는 2000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쓸 수 있다. 이처럼 보유 포인트의 가치를 10배 높여줌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더 확실하게 보상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121-1

초개인화가 효과를 보려면

앞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방법 중 웹/앱 상품 진열 초개인화의 경우 과거 자료 축적 없이도 바로 적용할 수 있고 구매 전환율 향상을 통한 재무적인 성과도 바로 도출하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추천한다. 필자가 실패를 경험한 초개인화 마케팅의 경우 개인화의 초점을 사용자 특성 파악이 아닌 제품 간 유사성 파악에 두고 너무 많은 자원을 제품 간 유사성 파악에 투자했다. 그 결과 상품 사진을 자동으로 읽고 특징 변수(태그)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약 7만 개의 태그를 등록했고 이를 기준으로 신상품과 유사한 기존 상품에 반응한 고객에게 신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초개인화를 진행했다. 그러나 날씨, 유행과 같은 상황 요인이 포함되지 않았고 신상품 선호, 다양성 추구 성향과 같은 개인적인 특성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온라인 매장 방문객의 구매 전환율 향상에는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AI 기술까지 적용했지만 효과가 아주 미미했다. AI를 사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한다고 하면 한 번은 그 효율을 의심하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완성도는 떨어지더라도 문제를 간단하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접근법을 먼저 시도하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다.

초개인화를 시도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점은 해당 기관의 산업적 특성이다. 일반적으로 통신이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은 기본적으로 고객의 등록 정보, 사용 정보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개인 특성 및 상황 요인을 고려한 초개인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외 산업의 경우 구조적으로 초개인화 마케팅 활동 구현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거나(예, 제주삼다수 앱으로 생수 배달 서비스) 구매 고객에게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고객 특성(예, 테슬라 고객의 방문 장소, 동반자 여부) 자료를 활용해 제한적이지만 긴요하게 초개인화 마케팅 활동의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 테슬라가 제공은 하고 있지 않지만 테슬라는 고객 방문 자료를 활용해 고객의 취미(뮤지컬 vs. 축구) 파악도 가능하고 동반자 기기 정보를 활용하면 독신인지, 커플인지 추정도 가능하고, 심지어 테슬라를 주위 사람에게 많이 홍보하는 고객인지, 조용히 혼자만 타고 다니는 고객인지도 구분할 수 있어 이런 특성 변수를 사용해 자동 개별화 판촉물 서비스 제공을 구현할 수 있다.

초개인화 마케팅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은 ‘서비스의 목적’이다. 초개인화 서비스의 목적은 우선적으로 사용자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사용자 고객 입장에서 쉽고 즐겁고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고객 가치 극대화가 항상 기업 가치 극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 가치 극대화가 목적이 아닌 초개인화는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하기 어렵다. 일례로, 현재 주요 카드 회사에서 제공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는 사용자 고객 가치보다는 가맹점 고객 가치를 높이고자 계획되다 보니 서비스 확산이 제한적이다.

반면 구글의 검색 광고 순위 결정에 사용되는 ‘적합성 지수(relevance score)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는 광고비를 많이 지불한 광고를 먼저 노출하기는 하지만 검색 이용자의 클릭률을 분석해 지속적으로 노출 위치를 조정한다. 다시 말해, 광고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클릭률을 기준으로 클릭률이 높은 광고를 먼저 보여주고 광고비를 많이 낸 광고라 할지라도 검색 소비자가 잘 클릭하지 않는 광고는 아래로 내려서 배치하거나 아예 노출시키지 않는다. 이처럼 검색 시 노출되는 광고들의 클릭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광고 수입을 관리한다. 사용자인 고객 입장에서 키워드와 연관이 높은 광고를 자동으로 먼저 노출하는 알고리즘인 셈이다.

또한 앞에서 추천한 충성 고객 포인트 전환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초개인화 판촉 서비스의 경우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우선적으로 우대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구전 및 추천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충성 고객을 통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회사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초개인화 마케팅은 이처럼 철저하게 고객 가치 향상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필자소개 이장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ALIGO 대표이사 janghyuk.lee@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구주 총괄 시니어 애널리스트(senior analyst), 프랑스 HEC 경영대학원 조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타깃 알고리즘 전문 회사 모큘러스를 공동 창업했다. 주 연구 분야는 타깃 마케팅, 신제품 확산, 검색-판매 전환, 로열티 프로그램 등이다.

  • 이장혁 이장혁 | (현)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삼성전자 구주 총괄 시니어 애널리스트(senior analyst), 프랑스 HEC 경영대학원 조교수 역임
    janglee@korea.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