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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에 숨겨진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이승윤 | 292호 (2020년 3월 Issue 1)
62-1

Marketing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에 숨겨진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Based on “Does gamification affect brand engagement and equity? A study in online
brand communities,” by Nannan Xia, Juho Hamaria, in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2019), Vol, 109.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20년 새해에 가장 ‘핫’한 디지털 콘텐츠는 뭘까? 지금 이 시점에는 아마 많은 사람이 래퍼 지코(ZICO)의 ‘아무노래’ 챌린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2020년 1월13일 공개된 이후, 한 달이 지난 이 시점까지 줄곧 각종 음원 사이트 정상을 지켜오고 있으며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단 3주 만에 1500만 뷰를 돌파했다.

‘아무노래’ 돌풍의 중심에는 ‘댄스 챌린지’가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특정 해시태그(예, ‘#아무노래챌린지’ ‘#anysongchallenge’)를 달아서 릴레이처럼 너도나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누구나 간편하게 클릭 몇 번으로 자신의 버전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틱톡(TikTok)’과 협업해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관련 영상 조회 수가 7000만 회 이상을 돌파했다.

사실, ‘챌린지’ 즉, 특정 맥락(context) 안에서 유저들이 서로 경쟁하듯 너도나도 비슷한 콘텐츠를 자신의 버전으로 만들어 올리는 형태의 움직임은 흔히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소비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특정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게임에서 이용자들이 계속 플레이를 하도록 만들어 놓은 다양한 장치를 마케팅 상황에 적용한 것이다. 한마디로 흔히 게임회사들이 유저들에게 이용하는 전략들을 이용해 재미, 경쟁, 그리고 보상을 적절하게 결합한 것이다. 최근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 내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게 만들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핀란드 탐페레대와 투르쿠대 공동 연구진은 게이미피케이션이 어떠한 방식으로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는 샤오미(Xiaomi)와 화웨이(Huawei)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두 브랜드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824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그들의 브랜드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문 조사를 실행한다.

연구진은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크게 3가지로 나눠 유형에 따라서 다양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3가지 유형은 △몰입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특성들(Immersion-related gamification features), △성취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특성들(Achievement-related gamification features), △사회적인 상호작용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특성들(Social interaction-related gamification features)로 나눴다.

이 전략들이 브랜드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도인 브랜드 참여도(Brand Engagement)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참여도는 성격에 따라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와 교류하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감정적인 브랜드 참여도(Emotional Brand Engagement) △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들을 얼마만큼 집중도 있게 살펴보는지, 해당 정보들을 획득하기 위해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브랜드와 교류하는지를 나타내는 인지적 브랜드 참여도 (Cognitive Brand Engagement) △ 비슷한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사회적 브랜드 참여도(Social Brand Engagement)로 나눴다.

몰입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흔히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 안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이 자신만의 닉네임을 정하거나 자신을 온라인상에서 들어낼 수 있는 특징을 가지는 아바타를 만들어 자신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흥미롭게도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유저 스스로가 해당 브랜드 자체에 대해서 더 몰입하게 만드는 정도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이 브랜드와 관련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즉, 몰입 관련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곳은 바로, 사회적인 브랜드 참여도였다.

성취 관련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할수록 더 높은 지위를 부여하거나, 해당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혜택을 주는 활동들로 주로 구성됐다. 높은 활동량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특수한 지위를 나타내는 배지(Badge)를 주거나 온라인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주는 것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성취 관련 게이미피게이션 전략은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빈번하게 브랜드 커뮤니티에 들어오게 했다. 또한 승리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감정적인 경험, 다른 유저들보다 자신이 더 높은 지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느끼게 해줬다. 즉,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관련된 활동들을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하도록 이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인 상호작용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특성들은 흔히 커뮤니티 안에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소그룹들을 자발적으로 만들도록 유도하거나, 팀 단위로 경쟁을 시켜서 커뮤니티 내에 사람들과 서로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활동들을 포함한다. 오프라인 활동들을 통해 주기적으로 서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회적인 상호작용 게이미피케이션 전략들은 해당 브랜드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더 높여줬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활동을 공유하고, 함께 특정한 목표를 수행한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멤버들이 활동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기업들이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단순하게 재미를 주고 보상을 주는 형태로는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절하게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이끌어내고자 하는 핵심 활동들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해당 활동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특성들이 어떠한 것이 있을지 기업은 좀 더 전략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지코의 ‘아무노래’의 돌풍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한 틱톡의 핵심은, 개별 영상을 15초로 제한한 대신 누구나 쉽게 클릭 몇 번으로 영상에 특수 효과를 넣을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영알못(영상 편집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라도 남이 올린 콘텐츠를 ‘자기화’해서 챌린지를 성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더 몰입하게 되며 비슷한 콘텐츠를 함께 올린 사람들과 좋아하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소속감을 느낄 수도 있다. 즉,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해서 끊임없이 콘텐츠에 참여하도록 이끄는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녹아 있는 것이다. 활발하게 소비자 주도형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캠페인을 만들고 싶어 하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 기법들을 적절히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필자소개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디지털 문화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마케팅 조사회사인 닐슨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비영리 연구 학술단체인 디지털 마케팅연구소의 디렉터를 지내면서 디지털 분야의 전문가들과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바이럴-입소문을 만드는 SNS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등이 있다.

  •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로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 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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