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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무의식 마케팅 이론 종합

은유를 통한 ‘점화효과’에 집중하되
의식 마케팅을 통해 ‘내공’ 쌓아야

김지호 | 276호 (2019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소비자 행태, 소비자 심리 연구에서는 그동안 ‘점화효과’에 대해 많이 연구해왔다. 하지만 이 ‘점화’를 실험실 밖에서 만들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은유’를 통해 사람들에게 점화효과를 만들어내는 연구가 진행됐는데 여기에서 만들어진 개념이 바로 ‘체화된 인지’다. 이에 바탕을 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은 ‘감각 경험 관리’ ‘무의식 크리에이티브’ ‘무의식 충돌 고려’ ‘무의식 자산 확보’ ‘무의식과 의식의 동조’ 등을 고려해 구성해야 한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아무리 무의식 마케팅이 소비자의 행동이나 구매패턴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는 뚜렷한 컨셉과 선명한 커뮤니케이션, 명쾌한 설득을 기반으로 하는 ‘의식 마케팅’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 각자 자기 기업과 브랜드만의 무의식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



무의식의 탄생: 달걀과 바퀴벌레

무의식. 나도 모르게 나를 움직이는 어떤 것. 참 매혹적인 개념이다. 무의식 조종법만 찾아서 잘만 적용하면 나도 모르게 절로 운동이 하고 싶어져서 자연스럽게 뱃살도 빠질 수 있겠다. 게다가 이를 잘 활용하면 너도 모르게 너를 조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니 한층 더 매력적으로 비친다. 무의식을 촉발하는 어떤 메시지에 탁 감응해 우리 고객들이 우리 상품에 지갑을 열고 두 번, 세 번 계속 구매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 무의식이라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을 법하다.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언제 심리학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20세기 초반에 이 개념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를 한 초기 최강의 인물이 바로 그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신과 의사로 살고 있던 프로이트는 당시 흔히 발병하던 히스테리 환자들을 치료하며 인간들의 의식 내 심연 어딘가에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이 덩어리째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그 기억들이 존재하는 곳을 무의식이라고 불렀다. 그 무의식에는 떠오르면 당사자들을 괴롭힐 법한 과거의 기억들, 예컨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근친상간의 욕망이나 아동기 때 경험한 성적 학대 등 대체로 성과 관련된 기억이 존재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무의식의 존재 이유는 망각되지 못한 기억이 의식으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억압함으로써 그 기억들이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도록 격리수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억들이 대체로 충족되지 못한 성(性)과 관련돼 있어 강력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내용인지라 곱게 격리되지 않고 부패해 가스와 악취를 내뿜으며 불쑥불쑥 의식 바깥으로 뛰쳐나올 때가 있는데, 그것이 꿈이다. 나아가 그 압력이 지속적으로 심해져서 의식의 통제를 넘어버리면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봤다.



이 개념이 알려진 이후 프로이트는 당시 지식인 사회에서 명성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지성계의 스타인 그의 밑에는 많은 제자와 후학, 추종자들이 있었다. 그래서 많은 제자와 후학들이 이러한 정신분석적 관점으로 다양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자 시도했다. 1930년대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개발되는 시기, 어네스트 디히터(Ernest Dichter)도 이 중 하나였는데 그는 정신분석을 통해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했다. 디히터는 다양한 정신분석적 방법론, 예컨대 심층 면접, 잉크반점검사 1 등을 사용해 소비자를 분석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업적 가운데 제너럴밀스(General Mills)사에서 개발한 ‘케이크 믹스’에 대한 컨설팅이 유명하다. 이 제품은 번거롭고 복잡한 제빵 계량, 발효 등의 과정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었는데 제품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디히터는 판매 부진 현상에 대해 정신분석적 리서치를 통해 달걀을 넣어서 만드는 새로운 제품 개발을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음식을 대충 준비하는 게으른 주부’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뿐더러 달걀로 표현되는 성적인 상징을 빵에 추가함으로써 남편에게 무의식적 성욕을 투사하는 식사를 대접할 수 있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레서피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Satel, Lilienfeld, 2013).

이와 유사한 무의식적 소비자 조사는 미국 남부에서 실시한 바퀴벌레 살충제 마케팅이다. 컴뱃(combat)사에서 새로 출시한 플라스틱 용기형 살충제가 효과가 탁월함에도 불구하고, 레이드(Raid)사의 전통적 스프레이형 살충제보다 많이 팔리지 않았다.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차례 연구가 진행됐다. 그러나 그 이유가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정신분석적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미국 남부의 주요 구매자층인 흑인 주부 계층에게 바퀴벌레는 무능하고 못되게 떠난 남자를 상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눈앞에서 죽어가는 바퀴벌레를 보는 것은 못된 남성들에 대한 적대성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기회이며, 이를 보기 위해 스프레이형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고했다(손영화, 2013).

필자는 이런 결과가 대단히 특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퀴벌레가 떠난 남자를 상징하고 달걀이 성을 상징한다는 이야기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살충제의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스프레이형을 선호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달걀을 추가해 맛과 영양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잘 팔렸다고 해석해도 되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사후 해석적 설명, 그리고 매사 성(性)과 연결해 설명을 시도하는 이런 문제가 바로 정신분석을 보는 과학주의적 심리학자들의 주요 비판 내용이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과학주의 심리학자들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맹렬히 반대했다. 이들은 측정과 관찰, 데이터를 중시했는데 사실 프로이트 이론은 이 중 어느 것도 쉽게 충족시켜줄 수가 없었다. 무의식은 의식으로 나올 수 없도록 억압된 기억이 저장돼 있는 것이라는 정의를 따르자면 무의식은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도 인출할 수가 없으므로 당연히 검증할 수 없다. 과학주의 심리학자들이 보기에는 이는 비과학적이며, 정의가 존재를, 동시에 존재가 정의를 확인해주는 순환론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치열한 양 진영의 논리 싸움은 분리로 막을 내렸는데 프로이트가 정통 심리학에서 빠져나와 정식분석이라는 이름을 달고 문학이나 예술 분야에서 더 환영받게 됐고, 심리학계에서는 무의식과 같이 비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개념을 언급하지 않게 됐다. 어쩌면 무엇이 됐든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 프로이트 같은 임상가와 현상의 정밀한 설명 및 체계적 이론의 개발을 목표로 하는 과학주의 심리학자 간의 입장 차이에서 비롯한 불가피한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이후 과학주의 심리학자들은 ‘반정신분석’의 암묵적 목표를 가지고 발전해 왔으며, 이들이 득세한 오늘날의 심리학계에서 무의식은 일종의 금기어 비슷하게 취급돼왔다. 게다가 의식 내에서도 아직 풀리지 않은 현상이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굳이 논쟁이 될 만한 주제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이라는 주제의 심리학적, 마케팅 심리학적 연구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 결과 지속적으로 축적된 무의식에 대한 정의와 학계 내 구성원들에게 일치된 정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들이 무의식이라는 용어를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을 무의식이라고 할까. 사용되는 용례를 보면 대체로 세 가지 정도의 정의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1) 무의식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그리고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무의식에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2) 영향받은 과정에 대한 인식을 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무의식이 영향을 미친다면 필연적으로 (3) 무의식 내에는 그 결정을 내리도록 한 어떤 정보가 존재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심리적 경험을 한다면, 이를 무의식이라고 봐도 적절할 것 같다.


점화

개인의 판단 및 의사결정, 그리고 행동은 특정 시점에 활성화된 개념, 정서 상태, 고정관념 등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장기기억 속에 저장돼 있던 특정 지식을 활성화하는 일종의 단서 역할을 하는 자극을 점화자극(prime)이라고 하며, 점화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지식이 새로운 정보의 지각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점화효과(priming effect)라고 한다. 이러한 점화효과는 이전에 특정 지식과 연합돼 있던 단서라 할 수 있는 점화자극에 의해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Shiffrin, & Dumais, 1981). 대체로 점화자극은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되고 후에 제시되는 목표 자극의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책을 읽는 중 장문의 글 중에서 ‘stop’이라는 단어를 읽은 사람에게 어떤 차의 사진을 보여주고 이 차가 멈출까, 이동할까를 물어본다면 멈춘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 그 사람이 글 중에 stop이라는 단어가 있었는지를 인식하기는 어렵지만 그 자극이 stop에 불을 붙이는 점화 역할을 한 것이다. 점화는 점화자극의 역할이 이후 반응의 방향성을 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점화자극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에게 이끌어낼 수 있는 반응은 다양해진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브랜드의 이미지나 연상, 마음속의 위상을 파악하기 위해 브랜드를 점화자극으로 두고 사람들의 반응을 목표자극으로 두는 연구를 많이 한다. 아가르왈과 맥길(Aggarwal & McGill, 2012)의 연구도 이런 흐름으로 진행됐는데, 이 연구에서는 ‘크리스피크림’과 ‘켈로그’를 점화자극으로 설정했다. 이 두 브랜드를 의인화하도록 요구를 했는데, 의인화는 브랜드를 점화하는 일반적인 실험 방법이다. 이후 피곤한 상태에서 건물 3층까지 어떻게 갈지를 물어봤는데, 크리스피크림을 점화한 집단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다고 응답했고, 켈로그를 점화한 집단은 걸어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아서 두 브랜드가 가지는 건강 관련 이미지를 반영하는 결과가 나왔다.

창의성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을 대상으로 하는 점화 연구도 있다. 피츠시몬 등 (Fitzsimons et al., 2008)의 연구에서는 애플의 사과 로고에 점화되면 사람들도 창의적이 될지를 알아봤다. 실험에서 애플의 사과 로고를 보여줌으로써 창의성을 점화했으며, 이후 창의성 테스트와 창의성 동기 등을 측정했더니 애플에 점화된 참가자들의 창의성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는 창의적인 사람이 애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애플을 쓰는 사람이 창의적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2

또한 실험실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소비 상황에서도 선택의 방향을 다르게 유도할 수 있었다. 노스 등의 학자들이 진행한 현장 연구에서는 영국의 슈퍼마켓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의 국적이 와인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North, Hargreaves & McKendrick 1997).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음악이 나왔을 때는 소비자들이 프랑스산 와인을 구매한 비율이 독일산 와인을 구매한 비율보다 높았고 배경음악이 독일 음악이었을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프랑스산 와인보다 독일산 와인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와인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자신의 와인 선택이 배경음악의 국적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North, Hargreavers, & Mckendrick, 1997).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도 모르게 독일 혹은 프랑스에 대한 개념이 촉발돼 와인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점화 효과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점화는 자신이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반적 의미에서 무의식과 유사한 속성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정보가 점화를 형성하게 될까. 점화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주의(attention)다. 자극 대상에 대해 충분한 주의가 기울여진다면 이는 기억으로 형성된다(Hogarth, 2001). 그러나 주의를 하지 않거나 아주 적은 정도의 주의를 하게 된다면 이 자극에 대한 암묵적인 학습이 이뤄지고 그 결과 점화 자극으로 작용할 수 있다(Jacoby, Toth, & Yonelinas, 1993).



점화효과는 점화자극의 종류나 점화 수준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점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보자면 식역하(subliminal) 점화와 식역상(supraliminal) 점화로 나눌 수 있다. 식역상 점화는 점화자극을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제시하는 것이다. 의인화 요구를 하거나, 관련 없는 질문을 하거나 자료를 보여주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점화자극을 의식적인 수준에서 노출하되 점화효과를 유도하려는 의도는 숨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살펴본 크리스피크림 실험이나 애플의 창의성 연구 등은 모두 식역상 점화다. 반면 식역하 점화는 사람들이 점화자극을 감지할 수 없는 수준에서 노출시키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식역하 점화의 방식은 점화자극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대체로 0.05초 이하) 동안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도로 제시하는 방법이며 차폐자극3 을 사용해 점화자극의 잔상을 방지하기도 한다. 4

식역하 점화라는 용어는 생소해도 무의식과 관련한 광고 효과를 논할 때 이 절차를 사용해 널리 알려진 실험이 있다. 아마 코카콜라와 팝콘을 극장에서 식역하로 노출해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1957년 비카리(Vicary)에 의해 실시됐는데 극장에서 ‘drink coca cola’ ‘eat popcorn’이라는 메시지를 3000분의 1초 노출시키니 당일 콜라와 팝콘의 매출량이 각각 20%, 60%가량 급증했다는 일화다. 그 당시 비카리는 연구와 관련된 공식 문서를 출판한 적이 없다고 한다(Pratkanis, 1992). 게다가 오래전 일이라 말이 전해지면 메시지를 노출시간이나 판매 증가 비율 등이 제각각으로 왜곡된 데다가 조사 이후 비카리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양심선언을 했다는 등의 확인하기 어려운 후일담도 있다. 특히 저 당시 정확히 메시지를 3000분의 1초를 노출시키는 장비가 있었는지도 의문이어서 과학적 연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스토리의 일부만이라도 사실이라면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저항을 발생시키지 않은 채로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놀라운 무의식 설득 기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연구의 결과에 대해서는 필자를 포함해 많은 심리학자도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후속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런 방식의 식역하 자극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스트라한 등의 연구에서는 식역하로 목마름이라는 개념이 점화되면 에너지음료보다는 갈증 해소 음료를 더 많이 마신다는 것을 보여줬다(Strahan, Spencer, & Zanna, 2002).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점화를 통해 동기나 욕구가 없는 상태에서 목마름의 욕구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나아가 점화를 통해 동기 유도뿐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립튼 아이스’라는 브랜드 네임을 식역하(0.023초)로 제시해 점화하면 이후 참가자들이 제공되는 음료수를 선택할 때 해당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려는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Karremans, Stroebe, & Claus, 2006).

점화효과가 단순한 의도에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베르메이팅거 등의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했는데 게임을 하는 동안 그 화면에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포도당 캔디의 브랜드가 나타나도록 해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에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포도당 캔디를 접시에 담아 두어 쉬는 시간 동안 참가자들이 원하는 대로 캔디를 먹을 수 있도록 했고, 모든 실험이 끝난 후 브랜드에 점화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에 실제 캔디를 소비한 양의 차이를 관찰했다. 두 그룹 간 캔디 소비량의 차이를 관찰한 결과, 포도당 캔디 브랜드에 점화된 그룹의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수의 캔디를 소비했다(Bermeitinger, Goelz, Johr, Neumann, Ecker, & Doerr, 2008). 이 결과는 점화가 실제 행동을 유도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점화가 욕구의 유발, 브랜드의 선호, 소비 행동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해도 평소의 소비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큰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즉 이미 확실한 선호가 형성돼 있는 경우에도 점화가 여전히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베르우이지메렌 등의 연구에서 식역하로 어떤 브랜드를 점화하고 평소에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이 있는 브랜드와 점화 브랜드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놀랍게도 평소에 습관적인 소비를 많이 하는 브랜드와 점화 브랜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도 사람들은 점화된 브랜드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결과가 나타났다(Verwijmeren, Karremans, Stroebe, & Wigboldus, 2011). 이러한 영향이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점화효과가 이미 형성된 선호를 뒤집을 수 있을 만큼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화된 인지

2008년 존 바그(John Bargh)의 연구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Williams, Bargh, 2008). 최고의 연구 저널로 인정받는 이 저널에 자연과학이 아닌 심리학 연구가 게재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연구는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서 잠시 따뜻한(혹은 차가운) 커피 컵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들어준 후, 그와 헤어져 실험실에 들어와서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 인상을 평가하는 단순한 과정으로 이뤄졌다. 실험 결과 따뜻한 커피 컵을 들었던 사람은 타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차가운 커피 컵을 들었던 사람은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실험 참가비를 타인과 나누는 추가적 실험에서는 따뜻한 커피 컵을 들었던 사람이 타인에게 더 큰 양보를 해주며 이타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따뜻함 혹은 차가움의 경험이 이후 사람들의 태도, 평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로,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고 일상적 현상에 적용해 설명하기 쉽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연구다. 왜 온도의 감각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을까. 신체적인 감각 경험이 개인의 태도, 사고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성을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EC)라고 한다(Lakoff, Johnson, 1999). 체화된 인지는 개인의 특정 사고 혹은 태도가 자신의 신체적 경험이나 지각, 혹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며 신체적 경험과 심리적 경험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상호작용함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위의 커피 컵 실험에서 따뜻한 컵의 효과가 타인에 대한 좋은 평가로 연결된 것은 따뜻함이라는 개념이 커피의 온도를 평가할 때도 사용되지만 사람의 인품을 평가할 때도 사용된다는 점에서 은유적 일치점이 있으며 이러한 관계가 무의식적으로 연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체화된 인지의 경험에서 언어(은유적 표현)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Marks, 1996) 언어는 체화된 인지에 의해 나타나는 표상을 정신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Johnson, 1987). 심리학 분야에서 체화된 인지의 개념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사실 체화된 인지는 앞서 설명한 점화와 유사한 개념이며 감각적 점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즉 사람들에게 제시된 어떤 자극이 이후의 사고, 판단,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점화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화된 인지는 소비자 분야의 적용에 특히 유리한 점이 있다.

점화 연구의 경우, 실험 상황에서 점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는 잘 고안되고 조작돼 정교하게 노출된다. 따라서 실제 상황에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점화를 활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반면 체화된 인지의 경우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연합이 확고한 감각에 대한 은유성에 의해 점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극-반응의 관계성이 예측 가능해 적용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점화를 통해 커피 맛을 진하게 느끼게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진한 맛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에 노출(식역상이든, 식역하든)되도록 하고 이후 커피를 마시게 해야 한다. 반면 체화된 인지를 활용하면 사람들에게 무거운 커피 잔을 들게 하면 된다. 무거움이라는 감각은 묵직함, 진함, 가라앉음 등의 은유를 활성화시키게 돼 맛을 더 진하게 느끼게 될 수 있다. 유사한 논리로 커피 잔의 색상에 따라서도 맛을 달리 지각할 것이다. 진하고 어두운 색의 잔에 담긴 커피가 더 진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커피를 마시는 곳의 바닥의 질감이 딱딱한지, 푹신한지에 따라서도 영향을 미친다. 딱딱함은 엄격함 비협조, 융통성 없음을 활성화해(Ackerman, Nocera, and Bargh, 2010) 커피 맛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그의 연구 이후 관련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소비자 분야에서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적 개념이 됐다. 예컨대, 바그의 연구에서 활용한 온도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은유적 표현 중 하나다. 특히 추위와 사회적 배제 간의 관련성을 발견한 연구들이 많이 있다. 차가움에 대한 감각은 외로움 혹은 사회적 배제와 관련 있으며(Ijzerman, Semin, 2010), 실제로 신체 온도를 떨어트리기도 한다(Ijzerman, Gallucci, Pouw, weibgerber, Doesum, and Williams, 2012). 예컨대, 이런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공을 패스하는 게임을 하는 도중 내게만 공을 패스해주지 않는 상황에 처해 사회적으로 배제당하는 경험을 하면 손가락 끝의 온도가 떨어지며 차가워졌다. 그런데 사회적 배제 이후에 따뜻한 컵을 손에 들어 손을 따뜻하게 한 결과, 사회적으로 배제당하는 경험을 한 이후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Ijzerman, Gallucci, Pouw, weibgerber, Doesum, and Williams, 2012). 또한 사회적 배제 경험 후에는 따뜻한 음료나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Zhong & Leonardelli, 2008). 그리고 사회적으로 배제를 당하는 경험을 한 경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더 선호한다(Mead, Baumeister, Stillman, Rawn, and Vohs, 2010).

빛 또한 은유를 통해서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Xu, & LAbroo, 2014). 즉, 빛은 열, 따뜻함과 관련된 개념을 촉발시키며 연결되는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희미한 빛에 노출됐을 때보다 밝은 빛에 노출됐을 때 매운맛(hot)을 더 선호하고,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제시된 여성의 이미지도 더 섹시하다고(hot) 평가했다. 또한 빛이 밝을 때 긍정적인 단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아하는 음료는 더 좋아하게, 싫어하는 음료는 더 싫어하도록 만들었다(Ahn, Mazar, & Soman, 2010).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여러 감각적 경험이 부수되며, 이러한 경험들은 다양한 맥락에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Rosa, & Malter, 2003). 그리고 이러한 신체적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감각적 정보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즉, 체화된 인지는 인지적이거나 의식적이지는 않지만 무의식적 수준에서 소비자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끄는 설득적인 영향력이 발휘돼 소비자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의식 시스템 설계

한참 발전해오던 무의식 관련 연구는 최근 들어 급작스럽게 냉각됐다. 연구를 이끌던 선도적 무의식 연구자 두 명이 각각 ‘데이터 조작’ 이슈, ‘재현 불가’ 이슈 등에 휘말리면서다. (DBR minibox: ‘무의식 연구 열풍이 급격히 사그라든 몇 가지 이유’ 참고.) 그럴 법도 한 것이 두 사람 다 학문적 업적도 대단했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이어서 실패의 이야기도 금세 퍼져갔고, 자연히 후속 연구자들은 그 분야에 손대는 것을 꺼리게 된 것이다. 한창 물이 오르며 다양한 분야로 적용돼 왔던 무의식 연구의 흐름이 사그러드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낳던 중, 2017년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 교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행동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분야는 무의식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 이후 그의 대중적 저서인 『넛지』가 행동경제학보다 더 알려지게 됐다. 너지(Nudge는 너지로 표기함이 옳으나 책 제목은 넛지로 표기-편집자 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자동화된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탈러가 주장한 환경의 설계는 특정 행동 유도를 위해 심리적 요인들을 체계화시켜 적용하되 사람들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무의식적 방식 혹은 의식의 개입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자는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탈러가 언급한 환경의 설계에는 밥그릇의 크기도 포함되는데 탈러의 주장은 밥그릇, 혹은 음식을 담는 용기는 무의식적으로 섭취량에 영향을 준다는 관련 연구들을 참고한 것이다. 예컨대, 감자칩을 불투명한 패키지에 제공해 섭취 정도를 알 수 없는 경우, 투명한 패키지에 제공된 경우보다 감자칩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거나(Wansink, Rozion, & Geiger, 2008) 커다란 패키지 하나를 제시하는 것보다 작은 패키지를 여러 개 제시했을 때 섭취하는 양이 더 많아진다(Argo, & White, 2012)는 결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밥그릇이 작아져서 무의식적으로 섭취량이 줄어들면 사람들이 크게 바뀔까. 3%일지, 5%일지, 10%일지는 모르겠지만 영양분의 과잉 섭취가 문제가 되는 현대사회에서 많든 적든 덜 먹는 것은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밥그릇이 사소해 보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무의식적 요소를 찾아내 체계적으로 생활 시스템에 적용한다면 의미 있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힘은 많은 심리학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존 바그 또한 최근 행동을 설계하는 무의식의 힘이라는 주제의 책을 발간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의 결과물이다. 이제 무의식은 단순히 ‘자극 제시-행동 유발’이라는 좁은 패러다임을 벗어나 사람들의 긍정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거시적 시스템 설계에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무의식 맞춤 마케팅

지금까지 무의식에 대해 살펴봤다. 정리해보자면 어떤 심리 현상을 ‘무의식’의 범주에 넣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첫째, 소비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것. 둘째, 소비자들이 그 영향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과정. 셋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어떤 정보적 흔적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정신분석, 점화, 체화된 인지라는 개념을 주로 다뤘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무의식을 마케팅 장면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감각 경험 관리
체화된 인지, 즉 감각적 은유는 문화나 연령, 성차와 같은 개인차가 크지 않다. 예를 들어, ‘따뜻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느 국가에서도 좋은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을 움직여서 무의식을 통한 특정 소비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 ‘볼드’하고 ‘리얼’한 커피 맛을 어필하고 싶다면 커피 컵을 무겁게, 조명을 어둡게, 바닥을 딱딱하게, 그리고 패키지는 짙은 색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 무겁고(촉감) 어둡고(조명)하고 강인(딱딱)하고 굵다(짙은 색)는 형용사는 소비 경험과 맛 경험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적 은유로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프루티(fruity)하고 시트러스향이 나는 도수가 강한 에일맥주’는 과일을 연상시킬 수 있는 색상이 인쇄된 각진 잔에 마실 때 더욱 그 맛을 두드러지게 느낄 것이다. 원형 잔보다 각진 잔을 잡을 때 통각을 느껴 톡 쏘는 감각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루티한 향을 강요하듯 속보이게 과일 문양을 직접 보여줄 필요도 없으니 소비자의 저항이나 비판을 유발하지도 않을 것이다.

무의식은 이처럼 감각을 경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특별한 감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래서 식재료가 자연산인지, 양식인지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처럼 미묘한 감각을 변별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이는 감각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표현이 불완전한 언어밖에 없다는 점에서, 또한 생각보다 감각 피로가 금세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처럼 감각 경험이 애매하기 때문에 무의식을 비롯한 다양한 외적 단서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오감을 소비하는 유형의 상품에서는 체화된 인지를 바탕으로 하는 무의식적 단서를 적절히 제시해주면 소비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체화된 인지의 은유 관점에서 보자면 플래그십스토어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특성을 잘 전달하도록 만들어진 공간이 플래그십스토어다. 따라서 이곳은 무의식 단서를 집대성해 놓은 공간이 돼야 한다. 브랜드가 제공하고자 하는 편익에 따라 문의 개폐 방향, 조명의 색상, 천장의 높이, 바닥재, 벽재 등은 모두 일종의 은유로 작용해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점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오래전의 상품이지만 어느 조미료의 컨셉인 ‘고향의 맛‘은 아주 좋은 무의식 전략이었다. 사실 고향이 다 다르고 어머니의 손맛이 다 다를진대 보편적인 고향의 맛이라는 것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고향이라는 개념은 누구에게나 긍정적으로 다가오며 미각과도 손쉽게 연합될 수 있는 훌륭한 무의식 재료다. 따라서 의식적 차원에서도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심어줄 수 있는 메시지일뿐더러 고향에 점화된 소비자들은 그 맛 또한 친근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무의식적 선견지명이 있는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본다.

체화된 인지는 상당히 강력하면서도 적용하기가 용이해 무의식 마케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업체 측에서는 내용물이 다르지 않다고 누차 말하고 있으나 병맥주, 캔맥주, PET 맥주의 맛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맛을 다르게 느끼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때 용기를 잡을 때의 촉감에 따른 체화된 인지의 차이에 의해서도 맛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무의식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본적 지식을 갖춘 셈이다.


DBR mini box: 무의식 연구 열풍이 급격히 사그라든 몇 가지 이유

무의식 연구는 점점 구체적으로 발전해왔다. 추상적이고 사후 설명적인 정신분석 접근에서 기억적 관점인 점화로 진보했다. 나아가 발생 과정이 까다로웠던 점화에서 보편적 사람들의 일반적 경험에 기반을 둔 체화된 인지로 발전했다. 그러나 활발하게 진행되던 무의식 연구는 2010년대를 기점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점화 연구 분야의 대가라 할 수 있으며 2011년 사이언스에 관련 논문을 게재해 명성을 얻은 네덜란드의 디어데릭 슈타펠(Diederik Stapel)의 연구가 데이터 조작으로 밝혀진 것이다. 대략 100여 편의 연구 중 50편의 데이터 조작을 인정했는데 나머지에 대해서도 이미 신뢰가 떨어진데다가 기존 연구가 광범위한 문헌 오염을 일으켰으니 누구도 그의 연구를 참고할 수 없게 됐다.

그 와중에 하바드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커디(Amy Cuddy)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그녀는 권력 자세(Power Pose)에 대한 체화된 인지 접근 연구를 했다.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양어깨를 올려 자신 있는 자세를 2분만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용기가 생긴다는 연구였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놀랍게도 권력 자세를 한 사람들의 혈액검사를 해보니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 수치에 변화가 생겨서 더욱 자신 있고 스트레스에 담대한 사람이 되더라는 것이다. 자신감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되는데다가 본인의 대중적 캐릭터가 더해져 그녀는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다른 심리학자들이 아무리 이 연구를 따라 해봐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연구를 똑같이 해보는데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재현성 위기’라고 하는데, 이는 연구윤리 차원에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와중에 권력 자세 연구를 같이했던 공동 연구자가 자신도 이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학계에서는 많은 뒷이야기가 오갔다. 이후 뚜렷한 결론 없이 흐지부지되면서 해당 논문이 취소되지는 않았으나 커디는 최근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무의식 크리에이티브
앞서도 언급한 바 있는 ‘식역하 자극’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없는 짧은 시간, 예컨대 0.05초 이하의 시간 동안 그림이나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식역하 광고는 효과와는 관계없이 윤리적 문제로 인해 일찍이 방송광고심의규정 제11조에 의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식역하 자극의 아이디어를 응용해볼 수는 있다.

광고를 볼 때 모든 장면에 집중을 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광고 내 작은 글자나 디테일한 자극까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처럼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자극도 식역하 자극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Pratkanis & Greenwald, 1988). 다시 말해, 분명히 눈앞에는 있었으나 본 기억이 없는 자극은 일종의 식역하 자극과 유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광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무의식 팁이 될 수 있다.

오래전 011, 016과 같이 휴대폰의 식별번호를 알리는 게 중요하던 시절 광고의 한 장면이다. [그림 1]의 결제금액이 11만 원인 건 우연일까. [그림 2]의 할인 금액이 1600원이라는 것 또한 우연일까.



할인 금액이 위에, 결제 금액이 아래에 표시되는 계산기를 본 적이 없다면 의도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장면은 기껏해야 1초 이내 노출됐다. 그래서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번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통한 결제 상황 광고에서 어차피 어떤 숫자를 보여줘야 한다면 자사의 식별번호 앞자리를 보여주려는 광고 제작자들의 세심한 성의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이 장면은 일종의 식역하 광고로 작용을 하게 된다. 그래서 110,000원, 혹은 1600원이라는 숫자를 인식하지 못한 사람은 011, 016의 무의식적 단서로 작용하게 되고 선택이 될 가능성을 미약하게라도 높일 수 있다.



조금 더 최근의 광고를 보자. 삼성페이의 광고다. (그림 3) 피자 배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코스트코 피자다. 코스트코가 배달을 해주는 업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의도한 바이며 아시다시피 지금은 아니지만 삼성카드와 코스트코의 관계에 기반한 장면이다. 역시 1초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어서 놓치고 지난 시청자들이 많겠지만 이 또한 식역하 자극으로서 무의식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장면들은 식역하 자극이 된다는 것은 옥외광고나 PPL 등의 효과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림 4]는 레이싱 게임 내 코카콜라 PPL이 삽입된 것이다. 다들 운전하고 추월하느라 주변의 빌보드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래서 조사를 해보면 본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는 식역하 자극으로 작용해 무의식적 선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매체에 상관없이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는 의식적 효과와 무의식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인식해 제작할 필요가 있다.



3. 무의식 충돌
상품 소비에서 의식과 무의식, 혹은 무의식과 무의식이 충돌할 때는 없을까. 소비 현상을 보기에 앞서 사회적 태도와 고정관념의 충돌 사례에 대해 살펴보자. 바그 등(1996)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련된 단어, 예를 들면, 주름과 같은 단어가 들어 있는 문장을 만드는 과제를 통해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점화했다. 그리고 실험이 끝났다고 생각한 참가자가 복도 끝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노인에 점화된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엘리베이터까지 걸어가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Bargh, Chen, and Burrows, 1996). 이와 비슷한 다른 연구에서도 ‘elderly’라는 단어에 점화된 참가자들이 걸음을 더 느리게 걷고(Cesario, & Plaks, 2006), 기억력도 쇠퇴하는 경향을 보였다(Dijksterhuis, Bargh, & Miedema 2000). ‘노인’ 대한 정신적 표상이 ‘느림’ ‘기억력 감소’라는 개념과 연결돼 있기에 노인을 점화하면 그와 관련된 다른 개념이 함께 활성화되고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그에 유사한 방향으로 행동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노인의 개념과 청년의 개념을 합하면 어떨까. 노인이 부정적이라면 상대적으로 청년은 긍정적인 점화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긍정과 부정의 개념을 동시에 점화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점화된 자극 간 관계의 일치성을 통해 사람들의 무의식적 판단이나 평가를 알아보는 검사방법을 암묵적 태도 검사(IAT, Implicit attitude test)라고 한다. 5 이 검사는 의식과 무의식이 충돌하는가, 아닌가를 알아보는 방법이고 충돌이 발생한다면 이를 해소하고 답을 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것이다.

이를 소비자 분야로 적용한다면 주황색 패키지에 포도 주스가 들어 있는 상품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패키지에 쓰여 있는 상품명을 보면 포도 주스라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 의식에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주황색은 오렌지 주스의 색이라는 점에서 무의식적 저항이 발생할 테고, 오렌지가 점화된 상태에서 포도 주스를 마신다면 그 맛 평가 또한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이런 상품을 만들지는 않을 테지만 실제로도 음료의 색깔과 맛이 일치하지 않을 때 부정적인 평가가 나타난다(Hoegg & Alba, 2017).

오렌지색 포장에 포도 주스 비유는 몇 년 전 치열했던 바나나우유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바나나 과육이 하얗다는 점에서 착안해 흰색 바나나우유를 마케팅한 기업이 있었고, 껍질의 색이지만 수십 년간 바나나를 상징하는 노란색 바나나우유를 밀던 기업이 있었다. 그리고 다 아시겠지만 결과는 노란색 바나나우유의 승리였다. 의식적인 수준에서야 두 가지 다 바나나우유라는 것을 알겠지만 점화에 의해 무의식을 선점하고 있던 노란색이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돋보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무첨가의 순수함을 은유하는 흰색 우유의 점화효과와도 승부를 벌여야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흰색 바나나우유는 흰 우유와 바나나우유의 양대 무의식을 상대로 전선을 확대한 셈이고 결국 버텨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너무 빨리 변화하고 트렌드 또한 예상하기 어려운 마케팅 환경에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새롭고, 신기하고, 특이한 제품을 많이 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름 의미 있는 접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획에서 소비자들의 무의식 방향성과의 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흰색 바나나우유, 투명한 콜라, 녹색 케첩 등의 실패한 사례에서 무의식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4. 무의식 자산
소비자는 무의식에 의해 상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의 무의식이 변화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구매 후 브랜드의 특성에 점화돼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채 행동을 하기도 한다. 몇 년 전 한 연구진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무의식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Brasel, Gips, 2011). 연구자들은 자동차 레이싱 컴퓨터 게임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게임 내에서 자동차를 레드불, 기네스, 트로피카나 등의 브랜드로 도색한 후 피실험자들에게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브랜드별로 평균 순위의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 추가로 분석을 해보니 레드불 브랜드 자동차의 경우 1등을 하거나 꼴찌를 한 경우가 많고 중간 정도의 순위를 한 경우는 드물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레드불 도색 차량 운전 참가자들이 더 공격적인 운전 전략을 채택해 랩타임이 짧아지거나 속도를 내다 보니 실수가 잦아져서 랩타임이 느려진 것으로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참가자들이 브랜드에 점화되니 무의식적으로 브랜드 특성에 걸맞게 운전을 했다는 얘기다.

이와 유사하게 해석될 수 있는 2010년의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빅토리아시크릿(Victoria’s Secret) 브랜드의 쇼핑백 또는 아무 브랜드가 없는 쇼핑백을 한 시간 동안 들고 다니도록 했고, 쇼핑백 사용 전과 후에 브랜드와 연합된 성격 특성(매력적인, 여성스러운, 화려한)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빅토리아시크릿 브랜드의 쇼핑백을 사용했던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브랜드와 연합된 특성에 대해 스스로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ark, & John, 2010).

이러한 결과들은 브랜드가 무의식적 행동을 유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감한 소비자들이 레드불을 구매할 뿐 아니라 레드불 구매자들이 과감해질 수 있다는 것은 레드불의 강력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며 이는 레드불 브랜드의 무의식 자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어떤 이미지를 가진 대상에 점화되면 그 이미지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결국 보이는 행동도 그 이미지에 일치되는 방향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거나 혹은 노출되는 등의 직간접적인 브랜드 경험이 소비 상황에서 브랜드 선택이나 구매에 있어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실제 생활 속에서의 행동이나 선택, 나아가서는 소비자들의 생각, 인식 등에도 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마케터가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어떻게 조정해 구매를 이끌어 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당신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무의식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비자의 무의식을 마케터의 바람, 혹은 브랜드의 컨셉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브랜드라면 소비자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브랜드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떠한 무의식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



5. 무의식과 의식의 동조
지금까지 무의식이 소비자의 행동에 미치는 여러 가지 효과를 살펴봤다.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의식을 위한 마케팅의 효과는 얼마나 클까. 의사결정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종합적, 차별적 영향력에 대한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무의식적 경험이 가격 경쟁력과 광고효과, 유통 우위 등에 의한 의식적 선택 과정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단지 앞서 살펴본 베르우이지메렌 등(2011)의 평소 선호 브랜드 대신 무의식에 점화된 브랜드를 선택했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해 볼 수 있으나 실험 상황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소비자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수없이 많은 무의식적 단서에 노출된다. 그런데 무의식이라는 것이 통제가 참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무의식이 항상 기업편이라는 보장도 없다. 점화 효과를 생각해 보자. 쇼핑을 위해 집을 나선 소비자가 그날따라 유난히 빨간 신호등에 많이 걸려서 백화점에 들어온다면 그는 빨간 불, 즉 사지 말라는 신호에 점화가 된 상태일 것이다. 반대로 녹색 등에 점화된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그날 날씨가 유난히 더워서 열에 점화된 소비자도, 비가 내려서 물에 점화된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지나가는 동안 접한 수없이 많은 우연한 자극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점화된 소비자들의 무의식은 사실상 특별한 방향이 없을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의 무의식을 관리하고 통제하기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의식 수준의 마케팅 활동이 우선돼야 한다. 뚜렷한 컨셉과 선명한 커뮤니케이션, 명쾌한 설득을 기반으로 하는 좋은 마케팅은 언제나 옳다. 이후 무의식 컨설팅이 필요해진다. 상품의 컨셉에 무의식적 충돌은 없는지, 커뮤니케이션은 감각적 은유에 맞게 일관성 있게 구성돼 있는지, 설득은 조화롭고 신속한 선택에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의식적 선택은 어떤 단서 자극과 연결돼 의식하지 못한 채 이뤄지는 과정이라 할 때 의식 수준에서 좋은 마케팅을 하면 연결될 수 있는 무의식 자산도 늘어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무의식에 의한 선택의 증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비가 주는 행복이 큰 시대다. 마케터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시대인 셈이다.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 이면에 있는 무의식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통해 구매의 기쁨을 주고 경험의 만족을 주되 선을 넘지 않은 소비를 부드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applier@kn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소비자광고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북대 심리학과에서 소비자심리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심리학회 홍보이사를 지냈고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 부회장과 한국광고학회, 소비자학회 등의 이사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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