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인플루언서 마케팅 방법론

뛰어난 인플루언서는 디테일 전문가
피드 콘텐츠 존중해줘야 마케팅 효과

272호 (2019년 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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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크게 다섯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첫째, 가설 및 페르소나를 설정한다. 브랜드 메시지를 정리하고 이를 잘 소구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선정한다. 둘째, 이들과 인증 캠페인을 진행해 본다. 이때 협업하는 인플루언서의 절반 정도는 약간 다른 페르소나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섞는다. 셋째, 우수한 성과를 낸 인플루언서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포스팅을 진행한다. 넷째, 이들과 장기 모델 계약 또는 공동 구매를 추진한다. 다섯째, 인플루언서가 적극 개입해 만드는 PB를 제작해 판매한다.



“작년까지는 마케팅 예산의 70% 이상을 TVC(TV Commercial)에 쏟았는데 올해에는 30%로 줄일까 해요. 남는 예산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쏟을까 합니다.”

“TV를 잘 보지 않잖아요. 옛날엔 TV 광고에 나온 문구가 유행어가 되곤 했는데 요즘 TV 광고에서 유행어가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최근 고객사를 만날 때마다 듣는 얘기다. 미디어 시장은 TV가 등장한 이래 가장 격렬한 격변기를 겪고 있다. 공중파를 비롯한 기성 미디어의 영향력이 극적으로 감소하고 그 자리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중 특히 유튜브에 대한 레거시 미디어의 반응은 공포에 가까운 것 같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반인이지만 연예인 이상의 추종자를 몰고 다니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인플루언서’가 있다. 이들은 지나가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얼마든지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일반인이지만 사용하거나 착용한 제품을 따라 사는 열성팬들을 몰고 다니며 유통채널을 파괴적으로 혁신하고 있는 전위이기도 하다.

특히 2018년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마케팅 효과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광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광고주들의 과감한 비용 집행이 시작됐고 이에 부응하는 매출 증가가 확인됐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광고시장의 상수가 됐다. 누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수많은 광고주가 상당한 액수의 마케팅 예산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에게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활성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광고주나 시장 참여자들은 누가 인플루언서인지, 누가 우리 브랜드에 어울리는 인물인지,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는 누구인가

간단히 말해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에서 팔로워를 많이 가진 인물을 말한다. 단순히 팔로워 숫자만 큰 것이 아니라 연예인 수준의 강력한 팬덤을 갖춘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매출 증가 효과가 검증된 신생 광고 매체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와 달리 인스타그램의 경우 아직 인플루언서 분류 기준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필자가 속한 데이터블은 내부 데이터를 토대로 편의상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총 6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표 1)



각 구간을 나눈 기준은 단순하다.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주로 걸리는 정체구간을 분기점으로 삼았다. 통상 팔로워 1000명을 넘기면 지인과의 소통 수준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만난 팔로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1만 명은 인스타그램이 팔로워 숫자 뒤에 K를 붙여주는 구간으로(10K), 이때부터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링크를 삽입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인플루언서와 일반인의 경계선인 셈이다. 이 밖에도 3만과 7만 팔로워 구간에 정체해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은데 일단 7만을 넘기면 한두 달 이내에 순식간에 10만∼12만까지 팔로워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다음 정체구간은 일반적으로 15만이다. 15만을 넘기고 나면 팔로워가 갑자기 또 급증하는 시기가 온다. 대체로 20만 명 초중반에서 정체기를 다시 만났다가 30만 명을 넘기고 나면 50만 명까지는 무난히 넘기는 트렌드를 보인다.

데이터블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계정은 총 1570만4497개다. 그중 메가 인플루언서가 221명(0.0014%), 매크로1 인플루언서가 539명(0.0034%), 매크로2 인플루언서가 2345명(0.0149%), 마이크로1 인플루언서가 5084명(0.0324%), 마이크로2 인플루언서가 1만9893명(0.1267%), 나노 인플루언서가 24만1596명(1.5384%)인 것으로 추정된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은 등급에 따라 각자 다른 매체 효율을 보인다.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데이터블이 진행한 수천 명의 인플루언서 캠페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팔로워가 7만∼15만 명 사이에 해당하는 매크로2 등급의 인플루언서들이 평균 1개의 좋아요를 받는 비용(반응단가: CPE, Cost-Per-Engagement)과 평균 1명에게 메시지를 도달시키는 비용(도달단가: CPR, Cost-Per-Reach) 면에서 타 그룹에 비해 우월한 효율을 보인다. 팔로워 1만∼3만 명 사이의 마이크로2 인플루언서에 비해 거의 3배의 효율이다.

매크로2 등급의 인플루언서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을 보이는 것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일수록 팔로워의 피드상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고 대신 둘러보기(속칭 ‘돋보기’로 불리는, 유저 개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하는 개인화 피드)나 태그 인기 검색 상위에 더 자주 노출된다. 이 때문에 메가 인플루언서는 반응단가상 매크로2 인플루언서보다 거의 3배 높은 효율을 보이지만 도달단가 면에서는 매크로2 인플루언서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캠페인의 목적에 따라 인플루언서 활용 방정식은 고도화된다. 도달이나 이슈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소수의 메가 인플루언서를 고가로 몇 명 섭외하는 편이 낫다. 반면 태그량을 늘리고 피드 내 가시성을 높이려면 매크로2나 마이크로1 인플루언서를 수십에서 수백 명 정도 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DBR mini box: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인스타그램 마케팅 성공 사례


1. 리스테린 헬시브라이트
● 브랜드 개요: 리스테린 헬시브라이트는 구강청결제 카테고리에서 세계 1위 브랜드인 리스테린이 새로 출시한 제품으로 일본이나 홍콩, 태국 등 해외에서 치아 미백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가글만으로도 밝은 미소를 유지할 수 있다(#초간편미소템)는 컨셉으로 2018년 7월에 론칭했다.

● 캠페인 내용: 제품 출시에 맞춰 2018년 8월, 총 300명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20∼30대를 타깃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팔로워가 적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서부터 팔로워가 많은 ‘메가 인플루언서’, 그중에서도 유명 뷰티 유튜버 ‘하늘’을 기용했고 이들을 두루 활용해 총 ‘좋아요’ 54만 건을 달성했다. 이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인스타그램을 주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과감성을 보였다는 데 있다. 특히 뷰티에 관심이 많은 여성을 타기팅해 1) 트렌디한 해외 직구 아이템 2) 뷰티 인플루언서가 필수로 사용하는 초간편 미소템 3) 트렌디한 데일리 뷰티 아이템 등의 키워드를 내세워 이 제품이 해당 키워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했다. 일본과 홍콩에서 직구로 핫한 아이템이라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일본직구 #홍콩직구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
했다.

● 주요 결과: 제품 출시 첫날, 오픈마켓 11번가에 공급된 초도 물량 1만 개가 4시간 만에 매진됐다. 당일 11번가 전체 매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300명의 인플루언서들이 약 한 달에 걸쳐 업로드한 포스팅들은 총 1290만 도달을 기록했다(총 1290만 명이 봤을 것으로 추정). 국내 1위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에서도 구강청결제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상품평을 받은 제품이 되는 등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 뉴트로지나 클렌징 워터
● 브랜드 개요: 뉴트로지나는 TV 광고에서 외국계 배우의 유려한 영어 발음으로 이목을 끄는 존슨앤드존슨의 스킨케어 브랜드다. 이 중 클렌징폼 제품은 뉴트로지나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줄곧 뉴트로지나 제품 중에서 줄곧 매출 1위를 기록해 왔다. 이 중에서도 뉴트로지나 클렌징워터는 여름 또는 가을철 가벼운 화장을 즐기는 여성들을 위한 워터 타입의 클렌징 제품이다.

● 캠페인 내용: 2018년 8월, 총 70명의 20∼30대 여성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진행했다. 이들의 평균 팔로워는 약 5만9000명으로, 팔로워가 적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중견급인 ‘매크로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진행해 총 ‘좋아요’ 13만 건을 달성했다. “화장 잘하는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화장을 지울까?”를 메인 테마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에게 한 포스팅 내 사진 및 동영상을 최소 3장 단위로 묶어 업로드하도록 요청했다. 화장을 개성 있게 갖춰 한 인플루언서 얼굴이 먼저 등장하고, 그다음 화장을 지운 후의 소위 ‘쌩얼’ 사진을, 그다음 뉴트로지나 클렌징워터 제품이 등장하도록 기획했다.

● 주요 결과: 전월 대비 매출이 131% 증가하면서 뉴트로지나 브랜드 가운데 월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는 뉴트로지나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폼클렌징 제품 외의 제품이 1위를 기록한 사례다.


3. 꾸까
● 브랜드 개요: 꾸까는 꽃 정기 구독으로 유명해진 스타트업이다. 2주 혹은 4주의 주기로 꽃을 정기 배송받을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 친구를 대상으로 하는 선물로 호평받고 있으며 기업들로부터도 러브콜을 많이 받는 회사다.

● 캠페인 내용: 2019년 2월 총 60명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진행했다. 평균 팔로워가
22만 명 정도 되는 20대 인플루언서들과 진행해 총 ‘좋아요’ 48만을 달성했다. 사랑하는 사람 혹은 아끼는 친구에게 선물하는 정기 구독 꽃이라는 컨셉을 명확히 살리기 위해 인플루언서 간의 팔로우-팔로잉 관계를 분석한 관계망 분석에서 중심에 위치한 소위 #핵인싸 인플루언서들을 포착하고, 이들이 연인과 또는 친구들과 서로 선물을 주고받도록 하는 컨셉을 활용했다.

● 주요 결과: 꽃 정기 구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2월에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매출이 160% 증가했다. 네이버 검색량이 전월 대비 62% 증가, 고객사의 자사 몰 트래픽이 150% 증가, 고객사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4000명 증가했다. 캠페인 전 주간 평균 5000∼6000명이었던 인스타그램 방문자 수가 캠페인 중 최대 약 2만8000명을 기록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진짜 or 가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문제가 ‘허수 인플루언서’ 혹은 ‘가짜 인플루언서’다. 네이버나 구글만 검색해 봐도 팔로워나 좋아요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쏟아진다. 이들은 보통 허수 계정을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해킹을 통해 입수한 후, 돈을 받고 팔로워 또는 좋아요를 늘려준다. 특히 30대 블로거 출신의 인플루언서들 중에 인스타그램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팔로워나 좋아요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을 어떻게 발라내야 할까? 두 가지 팁을 소개한다. 첫째, 이들이 얼마나 자주 라방(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지 관찰하자. 진성 팔로워들은 큰 무리가 없는 한 팔로잉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라이브방송에 꼭 들어간다. 팔로워 50만 명을 가진 한 인플루언서는 라방을 켜자마자 3000명이 접속한다. 대단한 팬 결집력이다. 수십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도 수백 명을 모으기 어려운 것이 라방이다. 라방에 자주 들어오고 인플루언서와 자주 소통하는 팬이 많을수록 해당 인플루언서의 오프라인 동원력이 강해지고 제품 구매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커진다. 자신 있게 라방을 진행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라면 진성 팬을 넉넉히 보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둘째, 이들의 댓글을 살펴보자. 인플루언서 포스팅을 보면 스팸성 댓글만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인플루언서의 시시콜콜한 일상다반사에 대해 하나하나 물어보고 답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이런 팬이 많은 인플루언서인지, 아니면 #맞팔 #소통 #좋아요반사를 외치는 계정들만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성공 or 실패

인플루언서는 매우 독특한 특성을 지닌 매체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이자 정보와 재화를 유통하는 유통채널로서의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플루언서는 물건을 홍보하고 직접 판매까지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방문 판매사원과도 매우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인플루언서가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감정을 갖고 있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먼저 해당 브랜드의 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가 브랜드를 좋아하면 포스팅의 빈도나 질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팬들도 이를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구별해낸다. 인플루언서가 아무리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더라도 팬들의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으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이 우리 회사나 연락을 주고받는 담당자를 좋아하고 아끼게 하는 것이 좋다. 법적 계약으로 묶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구멍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며 영속적이지도 않다.

또한 캠페인을 설계할 때 인플루언서가 팬들과 더 자연스럽게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이 댓글로 소통하고, 더 자주 스토리를 공유하며,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라방(라이브방송)을 자주 하는 인플루언서들은 팬들과 더 강하게 연결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과 협업했을 때 상업적 효과는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증폭된다. 캠페인을 진행할 때 이런 요소들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좋다.

성공의 원칙이 단순한 만큼 실패의 원칙도 단순하다. 인플루언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들의 입장이나 콘텐츠의 톤앤매너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실패의 경우,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서 많은 마케터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좀 더 나눠 상술하겠다.

첫째, 무리한 업로드 일정이나 미션을 요구하면 실패한다. 마케터들이 원하는 일정과 인플루언서들이 계획한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많은 마케터가 “돈 주는데 왜 우리 뜻대로 안 해주죠?” 혹은 “사진 하나 올리는 건데 일정 맞추는 게 뭐 그렇게 어렵나요?”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인플루언서들의 활동 패턴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실수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에게 콘텐츠는 하나씩 올라오는 개별 게시물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게시물들이 합쳐져 구성되는 ‘피드’, 그 자체도 하나의 콘텐츠다. 피드의 전반적인 톤이 쿨톤(cool tone)인지, 웜톤(warm tone)인지, 혹은 피드가 셀카 중심인지, 사물, 특히 음식 중심인지도 중요하다. 팬들은 특정 콘텐츠가 좋아서 해당 인플루언서를 발견하지만 피드 전체의 분위기나 콘텐츠 흐름을 보고 본인이 팔로우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다시 말해 인플루언서 팬 증가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피드 관리, 즉 피드의 순서나 콘텐츠 배열, 톤앤매너 조정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인플루언서는 보통 피드 한 줄을 구성하는 3개 콘텐츠의 업로드 일정과 톤을 함께 고려한다. 업로드할 사진을 1∼2주 전에 미리 찍어두는 인플루언서도 많다. 이렇게 피드 관리에 열심인 인플루언서들에게 피드의 톤과 일정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인플루언서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둘째, 인플루언서가 평소에 올리는 피드 콘텐츠와 동떨어진 요구를 하면 실패한다. 예컨대, 피드의 톤과 콘텐츠 내용이 주로 카페 탐방과 관련된 인플루언서에게 갑자기 건강보조식품 협찬을 요구하거나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한 일상을 주로 올리는 인플루언서에게 별안간 음식 소스 광고를 요구하는 식이다. 피드 톤에 대한 이해가 없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상한 협찬 포스팅은 팬들의 무관심과 외면을 불러온다. 인플루언서 본인도 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상 명기한 최소한의 유지기간이 지나거나 정산이 끝난 뒤 해당 게시물을 삭제해버릴 때가 많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셋째, 목적에 맞게 인플루언서를 믹스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인지도 상승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의 경우, 단순히 제품을 많이 올리는 체험단 마케팅 방식을 활용해 무작정 인원수만 늘려 진행하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체험단을 구성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보통 마이크로2 또는 나노 인플루언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균적인 반응단가(CPE)와 도달단가(CPR)가 타 그룹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비효율그룹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할 때 등장하는 태그 양을 늘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때가 많다. 더군다나 체험단에 적극 참여하는 인플루언서들은 피드의 질보다는 협찬 포스팅 위주로 활동하는 생계형/부업형 피드 운영인 경우가 많아 진성 팔로워보다는 허수 팔로워를 많이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검색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뿐 실제 매출 증대나 브랜드 인지도, 충성도 제고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

반면 이런 생계형/부업형 인플루언서 중에는 공동구매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인플루언서들을 잘 활용하면 실제 매출 증대로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매출을 올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수십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 몇 명을 믹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이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아예 배제하고 인당 수백만, 수천만 원씩 쓰며 메가 인플루언서들로만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지게 만드는 안이한 판단이다.

넷째, 디테일한 면에서 인플루언서를 배려하지 않고 더 나아가 무례하게 행동하면 (당연히) 실패한다. 예컨대, 현장 방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냉난방에 신경을 안 쓴다든지, 서너 시간을 세워 둔다든지, 단순히 현장의 스틸컷이 잘 나오게 하는 배경 정도로 생각하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는 등 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수단이나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순간적인 실수로 수만에서 수십만 명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놓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인플루언서들의 생리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들의 관심사에 맞춰 제안 및 진행을 시도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복잡하고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매일이 전쟁처럼 돌아가는 마케팅 현장에서 쉽게 간과될 수 있는 점들이다. 디테일을 잡아가다 보면 성과가 좋은 인플루언서들과 관계가 깊어지고, 깊어진 관계가 결국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진행 5단계

다음은 우리 회사, 브랜드, 혹은 제품과 어울리는 인플루언서를 어떻게 찾고, 관계를 고도화할 수 있을지의 문제다. 많은 회사에서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크게 5단계의 프로세스를 따라 가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사이의 합(fit)을 맞추기 위한 가설 및 페르소나(persona) 설정, 인증 캠페인 진행, 우수 인플루언서 선정 및 엠버서더화, 장기 모델 계약 및 공동구매 진행, PB 제작 등을 비롯한 브랜드 뮤즈(muse)화로 이어지는 5단계다.

첫째, 가설 및 페르소나 설정 단계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브랜드 메시지를 정리하고 이를 잘 소구할 수 있을 만한 인플루언서를 선정한다. 맑고 하얀 미소가 강조돼야 할 브랜드라면 환하고 밝은 미소를 가진 인플루언서와 관계를 맺는 게 좋을 것이다. 스포티하고 화려한 브랜드라면 좀 더 액티브하고 다양한 페스티벌을 즐기며 패션 센스가 그런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인플루언서여야 할 것이다.

둘째, 이들과 인증 캠페인을 진행해 본다. 이때 꼭 가설이나 페르소나에 적합한 인플루언서와만 진행하지 말고 절반 정도는 약간 다른 페르소나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섞어 본다. 단, 조건은 이들이 평소에 브랜드 메시지를 얼마나 잘 소화해내는지 과거 레퍼런스를 체크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진행했던 브랜드 인증을 봤을 때 재치 있고 센스 있게 잘 소화해낸 사람이라면 페르소나가 맞지 않더라도 과감히 시도해볼 만하다. 그러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방식의 브랜드 메시지를 인플루언서를 통해 얻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셋째, 우수한 인플루언서를 선정해 브랜드 홍보대사(엠배서더)로 삼고 지속 반복적인 포스팅을 요청한다. 이때 프로필 등에 브랜드의 홍보대사 혹은 파트너, 엠배서더임을 명기하게 해서 협찬 포스팅을 팬들에게 분명히 알리고 진행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렇게 하면 팔로워들은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간의 관계를 공고한 것으로 인식하고 브랜드를 녹여 나오는 포스팅에 반감을 갖지 않는다.

넷째, 이들과 장기 모델 계약을 맺거나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인플루언서와 브랜드의 결속을 더욱더 견고하게 다지는 단계다. 이제 이 인플루언서는 단순 협찬 단계를 넘어 브랜드의 팬으로 인식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의 얼굴로 각인된다. 팬들도 이 인플루언서가 브랜드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잘 안다. 이때 인플루언서와 함께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팬들에게는 할인을, 인플루언서에게는 수익 배분을 제공한다. 실제 SNS에서 진행되는 공동구매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몇억 원씩 판매하는 인플루언서가 많다. 브랜드와 어울리는 인플루언서가 공동구매에 나선다면? 파괴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다섯째, 인플루언서가 적극 개입해 만드는 PB(Private Brand)를 제작하거나 해당 브랜드의 뮤즈가 되도록 한다. 모델도 했고, 물건도 판매해 봤다면 이제는 이 브랜드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이렇게까지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판단의 무게가 가벼운 편인 스타트업 또는 중소 상공인들 중에는 종종 목격되는 사례다. 속옷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튜버 하늘은 본인 자체가 브랜드다. 건강한 운동 및 섭식 습관을 들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다노는 소속 인플루언서 다노 언니가 공동 대표를 맡으며 브랜드 뮤즈로 활동한다. 인플루언서 활용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들처럼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다. 상술한 다섯 단계를 모두 다 진행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두세 단계까지는 깊이 연구하고 진행해 보기를 권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효과는 작년과 올해가 다르고, 올해와 내년이 또 다를 것이다. 인플루언서 생태계는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다. 여기에 어떻게 접근해 활용할 것인지는 기업과 마케터의 몫이다.


필자소개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jongdae.lee@datable.co.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소셜 빅데이터 분석회사인 트리움을 창업해 국내 주요 대기업과 미디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략을 조언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옐로금융그룹 데이터전략본부에서 금융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및 협업 모델을 도출했다. 현재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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