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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매장의 고객 위해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 外

이승윤,주재우,한진영,류주한 | 247호 (2018년 4월 Issue 2)
Marketing

혼잡한 매장의 고객 위해, 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 
Based on “Upbeat Crowd: Fast In-store Music Alleviates Negative Effects of High Social Density on Customers’ Spending”, by Klemens M. Knoeferle, Vilhelm Camillus Paus and Alexander Vossen, Journal of Retailing 93(4, 2017), pp. 541-549.

무엇을, 왜 연구했나?

백화점이나 면세점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매장 밖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매장 밖에 고객을 기다리게 하면 밖에 서 있는 고객 기분은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효과가 익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매장이 일정 숫자의 고객들만 매장 내에서 제품을 보도록 허용하는 이유는 뭘까? 매장 혼잡도(Social Density, Crowding)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매장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매장 혼잡도다.

기업은 매장 운영 형태를 결정할 때 매장 혼잡도의 상반된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높은 매장 혼잡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갔을 때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방문자들은 심리적 저항(reactance)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생각하면 자유를 제한하는 대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장이 지나치게 혼잡하면 일찍 매장을 떠나려고 한다. 매출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매장 혼잡도가 높은 게 항상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매장에 사람이 너무 없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해당 매장의 제품이 인기가 없어서 사람이 없는 거라고 유추한다. 하지만 매장에 사람이 많으면 인기 있는 물건이 많다고 생각해 직접 들어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인간은 타인의 행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즉 타인들이 특정 제품을 만져보거나 구매하는 것을 보면 동일한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를 사회적 전염(Social Contagion) 효과라고 한다. 매장에 사람이 많을수록 방문객들은 더 많은 타인의 행위를 관찰하고 전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은 매장이 매출도 큰 편이다.

이 같은 매장 혼잡도의 상반된 효과 때문에 매장 운영자들은 항상 어느 정도의 매장 혼잡도가 이상적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최근 매장 혼잡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케터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밝혀내는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노르웨이의 멀티센서리(Multisensory) 마케팅연구소와 독일 지겐(Siegen)대 공동 연구진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음악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매장 혼잡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기존 연구들은 소비자의 기억에 의지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매장 혼잡도가 리테일 매장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의 방법론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유럽에 위치한 대형 식료품 매장 6곳, 방문객 4만여 명의 개별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실제 매장 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를 분석해 매장 혼잡도를 계산하고, 매장 내에 빠른 템포와 느린 템포의 음악을 조절해 틀면서 매장 내 음악의 종류가 방문객들이 느끼는 매장 혼잡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매장이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 매장의 높은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동시에 매장이 지나치게 한산할 경우 낮은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 역시 발견했다. 다시 말해 매장의 혼잡도가 매출의 미치는 영향은 정확하게 역유자형(inverted-u shaped) 패턴을 보였다. 즉, 적절한 수준의 매장 혼잡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이 발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매장 내에서 느린 음악을 사용한 경우엔 중간 수준의 적절한 매장 혼잡도에서 최적의 매장 매출이 발견되는 역유자형 결과가 나타난 반면 매장 내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을 사용했을 때는 이러한 역유자형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매장이 높은 혼잡도를 보이더라도 매장 내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사용된 경우에는 매출이 오히려 상승했다.

매장 내에 사람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각성(Psychological Arousal)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 사람들은 이런 심리적인 각성(빠른 심장 박동 등)이 매장 내에 보이는 많은 사람으로 인한 혼잡함(Crowding)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무르지 않고 빨리 매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높은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매장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 방문객들은 그들의 심리적 각성이 빠른 템포의 매장 음악 때문이라고 잘못 생각했다. 이를 잘못된 귀인(misattribution)이라고 부르는데 인간이 관찰된 행동 결과의 원인을 잘못 상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매장의 빠른 음악이 방문객들에게 잘못된 귀인을 하도록 만들어서 복잡한 매장 혼잡도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감소시켰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리테일 매장에 중요한 매장 혼잡도의 영향력이 음악으로 조절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매장 혼잡도는 양날의 검이다. 높은 매장 혼잡도는 잘 활용하기만 하면 해당 매장이 좋은 제품을 보유해서 사람이 많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문제는 매장이 붐빌수록 방문객들이 강한 심리적 각성을 느끼고 각성의 원인을 타인이 자신의 물리적 움직임을 제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매장을 복잡하게 느낀 사람들이 매장을 빨리 떠나면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혼잡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역유자형 곡선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매장을 운영하는 매니저들은 본인이 운영하는 매장 사이즈에 가장 적절한 매장 혼잡도가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체크하고 가장 이상적인 매장 혼잡도를 유지하는 데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문제는 높은 인지도와 제품 퀄러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럭셔리 매장이 아닌 이상 실제로 매장 마케터가 의도적으로 매장 내에 들어오는 사람을 제약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럭셔리 매장의 경우 기다리는 수고를 감안하더라도 매장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매장은 이런 인위적 형태의 제안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같은 한계 상황에서 마케터가 음악을 통해 간접적으로 매장 혼잡도의 영향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통찰을 준다. 매장 음악은 얼마든지 매장을 운영하는 마케터가 조절할 수 있고, 인위적으로 방문객 숫자를 제한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도 없다. 매장 방문객들은 매장 내부의 여러 가지 환경 요소들과 오감으로 소통한다. 마케터는 오감 중 하나인 청각이란 채널을 활용해 매장 음악을 최적의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다른 감각인 촉각, 시각, 후각, 미각을 통해 최적의 매장 혼잡도를 만들어가는 방식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영향력, 인플루언서(공저)』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Marketing

화장을 오래 하는 여성 도덕-윤리와 무슨 관계?
Samper, A., Yang, L. W., & Daniels, M. (2018). How Beauty Work Affects Judgments of Moral Character and Consumer Preferen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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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름다우면 호감을 산다는 ‘뷰티 프리미엄’은 심리학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사람들이 더 쉽게 기억하고, 실제로 돈도 더 많이 번다. 뷰티 프리미엄은 여성에게서 더욱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여성이 스스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강한 압박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투자하는 노력을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화장품 브랜드 메이블린(Maybelline)의 슬로건은 “어쩌면 원래 타고났는지도 몰라. 어쩌면 메이블린일지 몰라(Maybe she’s born with it. Maybe it’s Maybelline)”이다. 이 슬로건은 자사의 화장품이 적당한 수준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화장을 통해서 매력적인 모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과한 노력과 급격한 변화는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 애리조나주립대 샘퍼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외출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쓰는 여성을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궁금해 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는 것은 일시적으로(transient) 본래 모습을 바꾸기(transformative) 때문에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무엇을 발견했나?

예비 실험에서는 14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아침 외출 준비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는 것을 남에게 말하기 싫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검증했다. 절반의 참가자는 옷을 고르고 화장하고 머리를 손질하는 데 총 90분 걸린다고 상상하도록 요청받았고, 다른 절반은 30분 걸린다고 상상하도록 요청받았다. 외출 준비에 걸린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꺼려지는지 7점 척도로 물어봤더니 외출 준비를 오래 했다고 상상한 참가자들이 더욱 꺼렸다(4.18 vs. 2.80).

본 실험에서는 102명의 일반인(여성 33.3%)을 대상으로 외출 준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덕성이 훼손되는지, 아닌지 검증했다. 우선 제나(Jenna)라는 가상의 24세 여성 직장인을 상정한 후 제나의 하루 일과를 들려줬다. 이때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제나가 화장과 머리 손질 등 외출 준비에 1시간45분 걸린다고 알려주었고 다른 절반에게는 10분 만에 끝낸다고 알려주었다. 그런 다음 제나가 얼마나 윤리적인 사람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도덕, 윤리, 성실, 진실과 같은 형용사에 대한 질문에서는 5.62 vs. 5.13의 결과가 나왔고,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 잃어버린 지갑 찾아주기 등 윤리적 행동에 대한 질문에서는 4.89 vs. 4.30의 결과가 나왔다. 즉 응답자들은 제나가 외출 준비를 짧게 할 경우 더 윤리적인 사람일 것이라 봤다.

다음 실험에서는 300명의 여성 일반인을 대상으로 더 자세한 실험을 했다. 제나가 저녁파티에 참석한다는 상황을 설정하고, 외모를 꾸미는 데 들이는 시간뿐 아니라 준비의 종류 역시 3가지로 분류했다. (1) 머리와 색조화장 (2) 다리에 태닝 스프레이 뿌리기 (3) 스킨클렌저와 보습크림 바르기였다. 그런 다음 제나의 도덕성과 진실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앞서 실험과 마찬가지로 응답자들은 제나가 머리와 색조화장을 하고 태닝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외모를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쓸수록 덜 윤리적인 사람일 것이라 평가했다(2.33 vs. 1.43, 3.03 vs. 2.10). 하지만 스킨클렌저와 보습크림을 바르는 데는 시간을 오래 들인다 해서 도덕성 평가점수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1.91 vs. 1.74).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도덕과 윤리가 중요하게 작동하는 사회생활을 할 때는 외모를 꾸미는 데 시간을 적게 들였고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이득이다. 실제로 몇몇 화장품 광고는 ‘몇 분만 들이면 잡티 없이 보인다’는 광고를 통해 준비시간이 적게 든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자연스러움을 돋보이게 해준다는 메시지를 통해 원래의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논문의 제1 저자인 샘퍼 교수는 화장품이 넘쳐나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자신의 연구 결과가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이 항상 도덕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예를 들어 취업 인터뷰를 위해서 화장할 때는 오래 준비하더라도 비윤리적이라고 비난받지 않으며, 화장이 아니라 운동으로 외모가 변하는 경우에도 비윤리적이라고 비난받지 않는다.

즉, 급격한 변화의 이유가 모두가 납득할 만큼 분명하거나 또는 급격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노력이 도덕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줬다. 결과를 확장하면 영구 눈썹 문신 시술이나 성형수술처럼 화장과 달리 원래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서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도덕성 평가에는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jaewoo.joo@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의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크라우드소싱 과정서 현저성 편향 줄이려면
Lee, Ho Cheung Brian, Ba, Sulin, Li, Xinxin, & Stallaert, Jan. (2018). Salience Bias in Crowdsourcing Contests.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Forth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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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크라우드소싱은 개방형 혁신과 함께 이제 많이 알려진 개념이다. P&G, GE, 레고 등 기업들은 물론 NASA와 같은 주요 정부기관도 연구개발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한다. 델은 Ideastorm.com을, 스타벅스는 starbucksidea.com을 통해 제품 개선이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타당성을 평가해 실제로 제품화하기도 한다. 또한 캐글(Kaggle)이나 톱코더(Top-coder) 등과 같은 플랫폼에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콘테스트를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플랫폼은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기업의 문제 해결과 혁신을 도와주기 때문에 유연성과 개방성이 필수다. 한편, 유연성이나 개방성을 강조하다 보면 플랫폼의 목적과 무관하거나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용자들도 허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플랫폼의 운영자나 플랫폼에 문제 해결을 의뢰하는 기업이 플랫폼의 콘테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참여자의 행동 성향이 콘테스트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 연구팀은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현저성 편향(salience bias)에 초점을 둬 연구를 진행했다. 현저성 편향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단서를 사건의 원인으로 여기는 경향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물 또는 사람을 볼 때 전체의 모습을 보지 않고 눈길을 끄는 것을 먼저 본 다음 그때 받은 인상만으로 전체적인 사물이나 사람의 속내까지 판단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직원 채용 과정에서 추천서의 내용이 지원자에 대한 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현저성 편향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플랫폼 콘텐스트에서 참여자들의 현저성 편향이 존재하는지, 콘테스트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예측 모델링 관련 콘테스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캐글의 콘테스트 데이터와 캐글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캐글은 2010년 앤서니 골드블룸(Anthony Goldblomm)이 설립한 예측모델 및 분석 대회 플랫폼이다. 기업 및 단체에서 데이터와 도전 과제를 등록하고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콘테스트를 진행하는 기업은 규칙과 함께 콘테스트 승자가 받을 보상을 공지한다. 참가자들은 데이터를 가지고 최적의 예측모델을 도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자신들만의 예측모델을 제안하면서 경쟁한다. 콘테스트의 승자는 제시된 상금이나 채용기회를 얻게 된다. 현재 캐글은 200여 개국에서 약 60만 명의 캐글러들이 참여하는 가장 큰 데이터 커뮤니티가 됐다. 컴퓨터과학, 생물학, 의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데이터과학에 입문하기 좋은 데이터 놀이터가 됐고, 2017년 3월 구글이 인수했다.

연구팀은 캐글의 아카이브 데이터(239개의 종료된 콘테스트 데이터 중에서 금전보상을 포함한 103개 콘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하고 콘테스트에 참여한 캐글러들에게 설문을 실시했다. 캐글러들이 콘테스트에 참여해 훈련(트레이닝) 데이터세트를 가지고 예측모델을 제출하면, 모델에 대한 채점이 이뤄지고 공개점수(public score)가 나온다. 참가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공개점수와 순위를 볼 수 있다. 캐글러들은 자신의 공개점수를 높이려고 예측모델을 계속 수정하고 제출하기를 반복한다. 콘테스트가 종료된 후에는 테스트 데이터를 가지고 비공개로 채점해 최종점수(private score)를 산출하고 승자를 결정한다.

분석결과 공개점수와 최종 점수는 전반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높은 순위에서는 두 점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 득점자를 비롯한 고득점자들은 중간 공개점수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분석과 자신만의 예측 모델 개선에 집중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즉 캐글 콘테스트에 현저성 편향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공개점수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정작 콘테스트의 승자가 되는 것과는 무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캐글러들은 콘테스트 중에 받는 피드백(공개점수)의 유용성이나 한계를 알고 있음에도 현저성 편향을 보였다. 이러한 현저성 편향은 경쟁효과(competition effect)가 두드러질 때 강해졌다. 즉 경쟁자가 많아져서 실력자들이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들일수록 공개점수의 영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현저성 편향과 같은 인지적 편향이 콘테스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공개점수에 의존하는 정도가 낮아지고 현저성 편향이 줄어든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콘테스트 참가자들의 인지적 편향으로 인해 콘테스트 결과의 품질이 낮아진다면 이는 크라우드 소싱에서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기업이나 단체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현저성 편향을 줄이기 위해 연구팀은 몇 가지를 제언한다. 우선 콘테스트 규칙을 정할 때, 과도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안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과도하게 책정된 금전보상은 현저성 편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둘째, 크라우드소싱은 참가자들이 많을수록 좋긴 하지만 현저성 편향을 막으려면 참가자 수 등 노출하는 정보의 구체성의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 참가들에게 인지적 편향이 콘테스트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려서 현저성 편향의 영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이 연구 결과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의 운영자나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이 플랫폼을 설계할 때, 또 콘테스트 규칙을 정할 때 고려해봄 직하다.

한진영 중앙대 창의ICT공과대 교수 han1618@cau.ac.kr 

필자는 숙명여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MIS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중앙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차세대 정보전략, 정보보안, 프로젝트 관리, 지식경영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trategy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열매는 아주 천천히 열려
“Do investors actually value sustainability? New evidence from investor reaction to the 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 by Olga Hawn, Aaron K. Chatterji and Will Mitchell in Strategic Management Review, 2018, 39, pp.949-97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면 이미지 제고, 충성고객 확보 등 사회적 보상이 뒤따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지는지,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생각과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더 주된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최근의 실증연구를 보면 기업이 충실히 CSR 활동을 수행하더라도 재무성과는 약 2.2% 정도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연구 대상 기업, 국적, 산업, 기간 등을 다양화할 경우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주나 투자자가 CSR 활동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분석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이렇다 보니 많은 연구나 전문가가 주장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이 때론 공허한 메아리 같을 때도 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은 좀 더 방대한 양의 다양한 국적의 기업을 대상으로 CSR 활동이 투자자와 주주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짚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 월드라는 지표를 활용해 CSR 활동에 관한 일체의 활동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며 실제로 수익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DJSI는 산업별로 지속가능경영을 수행하는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지표다. CSR 활동을 잘 수행한 회사라면 언제든 새롭게 등록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경우 언제든 지표에서 제외된다. 이 지표에 포함됐다는 것은 그만큼 CSR 활동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매년 전 세계
2500여 개 기업이 지표에 포함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진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이 지표에 포함, 제외, 혹은 유지되고 있는 2000여 기업, 2180건의 이벤트를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누적 초과 수익률을 통해 관찰했다. 주주들이 CSR 활동에 관한 정보에 어떻게 반응했는지가 연구의 핵심이다. 연구 결과,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장기적으로 계속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많은 기업은 CSR 활동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줘서 지속가능 경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막대한 예산과 자금을 투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기업의 이 같은 믿음이 현실화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며 효과 역시 대단치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CSR 활동을 막 시작한 기업뿐 아니라 꾸준히 지속하는 기업의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회사가 본업이나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지 못할까 우려했다. 단 CSR에 대한 기대치는 이제 국적 불문하고 모든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되는 추세며 규모에 관계없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행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표를 통한 보여주기식 혹은 이벤트성 CSR 활동에는 큰 감흥이 없었다. 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기대치는 커지고 있으나 당장 기업의 성과나 가치제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기업 본연의 의무인 수익 창출에 뒤처진 회사라면 CSR 활동의 순수한 의미는 퇴색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CSR 활동이야말로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해 봐야 그 효과를 논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와 일반 여론은 기업의 CSR 활동을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므로 절대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이승윤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 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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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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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영 | -중앙대 창의ICT공과대 교수
    han161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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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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