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숫자, 퍼포먼스 마케팅+감성 모바일 유저를 사로잡는 비법

219호 (2017년 2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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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모바일 기기는 개인화된 유저의 정보를 마케터가 실시간으로 입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이 가능한 시대다. 이를 위한 4가지 조언.

1. 우리 앱의 ‘퍼널’ 구조를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는 퍼널을 집중 개선하라

2. 마케팅 비용을 본격 집행하기 전에 고객 생애가치(LTV)와 유저 획득 비용(UAC)의 차이를 주의 깊게 파악하라

3. 우리 서비스의 ‘캐즘’ 구간을 확인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론칭하라

4. 실시간 퍼포먼스 모니터링으로 각종 마케팅 채널의 효과를 꼼꼼히 확인하라



들어가면서

스티브 잡스는 2007년 맥월드에서 최초의 아이폰을 공개했다. 그는 기존 스마트폰들이 전혀 ‘스마트’하지 않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모바일 인터넷 기능, 그리고 앱스토어를 탑재한 아이폰을 소개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이 됐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보급률은 국내 91%, 전 세계 주요 50개국에서 70%에 육박하고 있다.1 스마트폰 제조업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 속에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OS(운영체제) 시장은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모바일 메신저를 필두로 모바일 커머스, 모바일 게임, O2O 서비스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서비스(앱)는 PC보다 확산의 속도가 훨씬 빠르고 파괴적이다. PC 기반 웹사이트로 출발했던 페이스북은 가입자 수 1억 명을 달성하는 데 54개월이 걸렸지만(2008년 8월), 네이버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불과 출시 26개월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했다(2013년 1월). 그런가 하면 2016년 12월14일 한국에서 출시된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1달 만에 약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앱 생태계의 확장성을 증명한 사건이다.

O2O(Online to Offline)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 역시 모바일 서비스의 특성이다. 교통수단을 연결해주는 카카오택시와 우버, 필자가 일하고 있는 직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앱, 카셰어링 앱인 소카와 그린카, 또 호텔과 모텔의 빈방을 잡아주는 숙박 예약 서비스 야놀자 등이 대표적인 O2O 서비스다. 이렇게 O2O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 이용 행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기존 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세상과 그 속에 사는 우리를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케팅의 방법론들도 모바일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 vs. 퍼포먼스 기반 마케팅

모바일 시대에 등장한 여러 마케팅 방법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퍼포먼스 마케팅 혹은 프로그래매틱(programmatic) 마케팅이라 불리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정의는 달라질 수 있지만 모바일 앱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검증해 개선시키는 마케팅 활동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두 가지 형태의 광고를 내놓고 효과를 비교한 다음 효과가 더 좋은 쪽에 예산을 몰아주는 A/B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광고 내용(크리에이티브)뿐 아니라 타깃 소비자나 채널, 시간대 등도 이렇게 개선할 수 있다. 프로그래매틱 마케팅은 이런 퍼포먼스 마케팅의 분석-개선 절차를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한 것, 혹은 분석 툴을 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두 가지 용어 중에서는 아무래도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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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퍼포먼스 마케팅’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과거에도 보험사나 대부업체들은 낮은 레벨의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 손해보험 회사들은 케이블 TV 채널에 광고를 할 때, 채널별로 보험 가입신청 번호를 다르게 한다. 예를 들어 A 영화채널에서는 0001번으로 가입전화를 안내하고, B 뉴스 채널에서는 0002번으로 안내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서 어떤 채널의 어떤 프로그램에 광고가 붙었을 때 소비자의 콜이 많이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결과를 놓고 콜 퍼포먼스가 높은 채널과 프로그램에 광고 예산을 더 많이 편성하는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다.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매체를 결정하고 크리에이티브(광고 내용), 예산 등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모바일 마케팅 업계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전통적 의미의 ‘브랜드 마케팅’과 대비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시대에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욱 각광받게 된 이유는 개인화된 정보의 습득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예전 PC 시대의 마케팅은 배너광고와 검색광고로 대표됐었다. 이 시대에는 마케터들이 사용자의 특성을 분석하려면 ‘회원가입’ 절차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성별, 나이 등의 개인식별 정보를 입력하도록 강요해야 했다. 또 사용자가 남기는 쿠키(cookie, 웹사이트 이용 내역) 정보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들은 수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가 있었다. 기업과 마케터 입장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는 큰 리스크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는 자체적인 고유번호가 있다. 또 내장된 GPS 센서, WiFi 위치 정보, 블루투스 정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사용자 특성에 대한 정보를 익명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주민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촌이나 강남역 등 특정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 아이폰을 쓰는 사람,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 등을 파악해낼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이용자가 남기는 기록을 바탕으로 그와 연관된, 구매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이 변화해왔다. 모바일 앱 시대에 퍼포먼스 마케팅이 각광받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필자가 이 글에서 소개하는 앱 비즈니스의 마케팅 방법론은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PBM· performance-based marketing)’으로,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앱 업계에선 ‘퍼포먼스 마케팅 = 모바일 광고’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은 모바일 광고뿐만 아니라 TV광고, 옥외광고, SNS 채널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활용해서 ‘유저 획득’이라는 마케팅 목표와 KPI(핵심성과지표)를 달성하는 마케팅이다. 즉, 흔히 얘기하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용어들은 아직까지는 앱 생태계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며 제조업에서는 아직 널리 쓰이고 있지 않다.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

앱 생태계에서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PBM)이 더욱 발전되고 정교화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스마트폰이 개인 식별이 가능한 디지털 기반의 1인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모든 스마트폰은 흔히 ‘애드ID(advertising ID, ADID)’로 불리는 개인 식별 ID가 존재한다. 구글이 2014년도에 도입한 AD ID는 각각의 스마트폰에 알파벳과 숫자가 조합된 32자리의 ID를 부여한다. (애드 ID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설정메뉴에 들어가서 리셋할 수도 있고, 또 원하지 않으면 사용을 중단할 수도 있다). 애플 역시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라는 이름의 코드를 아이폰에 부여하고 있다. 이 코드들은 스마트폰 주인의 신상정보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기기 각각의 사용 패턴과 구매 행동 등의 데이터를 광고주가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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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 마케팅의 목표이자 KPI는 결국 ‘유저 획득’이다. 현대의 마케터는 스마트폰마다 부여된 애드ID, 그리고 수많은 서드파티 업체들이 제공하는 트래킹/분석 도구들을 통해서 어떤 매체에서 얼마의 획득비용(acquisition cost)으로 얼마나 많은 유저를 획득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매체별, 크리에이티브별, 타깃별 마케팅 효과 측정이 가능하므로 이를 통한 최적화 작업도 가능하다.

제조업은 영업과 마케팅의 역할이 분리돼 있다. 제조업 마케팅의 목표는 인지도, 최초상기도(top of mind·TOM)2 , 선호도, 추천의향 등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마케터들은 이 목표들을 달성하면 제품 판매에 기여한다는 가정을 깔고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마케팅 지표들과 실제 제품/서비스 판매량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 비즈니스에는 워낙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앱 생태계의 퍼포먼스 기반 마케팅은 유저 획득이라는 목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 제조업에서는 마케팅이 일어나는 공간과 판매가 일어나는 공간이 분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바일 앱 비즈니스에서는 모바일 기기 위에서,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바로 판매가 이뤄진다. 따라서 모바일 앱에서 마케팅은 위에서 말한 인지도, 최초상기도 같은 지표들이 아니라 보다 직접적인 목표인 유저 획득을 KPI로 잡는다. 일단 유저를 획득하면 그것을 시작점으로 해서 더 많은 매출이 일어나도록 유도할 수 있으므로 모바일 서비스에서 퍼포먼스 기반 마케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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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기반 마케팅의 핵심 요소들

1. 퍼널(Funnel)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터들은 유저 획득부터 구매전환까지 모든 과정을 퍼널(깔대기)로 연결해서 생각해야 한다. 마케터의 KPI는 보통 퍼널 아래쪽에 위치한다. KPI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가지 방법밖에 없다. 첫 번째는 상위 퍼널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상위 퍼널에서 하위 퍼널로의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다. 퍼널은 또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유저가 획득되는 과정, 유입 이후에 유저들이 보이는 행동들에 대해서 정교하게 트래킹해야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퍼널을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림 3>은 전형적인 퍼널 구조다. 퍼널의 모습은 서비스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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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AC vs. LTV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을 제대로 하기 위한 또 다른 핵심 요소는 UAC와 LTV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LTV(Lifetime Value·고객생애가치)는 한 명의 유저가 발생시키는 평균 매출이다. 원래는 보험업계에서 나온 용어다. LTV는 곧 잔존율(Retention)과 ARPU(Average Rate Per User)의 함수이기도 하다. LTV가 높게 유지되려면 한 번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유저들이 계속 유저로 남아 있어야 한다. 즉 ‘진성 유저’로 전환돼야 한다(잔존율). 또 그 유저들이 실제로 돈을 쓰는 ‘구매유저’로 전환돼야 한다(ARPU).

회사 입장에서는 LTV보다 UAC(User acquisition cost·유저 획득 비용)가 낮아야 그 차이 만큼이 이익이 된다. 물론 순이익은 여기에서 또 앱스토어 수수료와 개발비, 운영비, 인건비 등의 비용을 제외해야 하므로 더 낮아진다. 예를 들어, 어떤 모바일 게임이 평균 UAC 3000원으로 100만 명의 유저를 획득했고 LTV는 1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기대되는 총 매출은 1만 원 X 100만 명 = 100억 원이다. 마케팅 비용은 3000원 X 100만 명 = 30억 원이다. 앱 마켓에 매출의 30%인 30억 원을 수수료로 내면 40억 원이 남는다. 여기에 게임 개발비, 운영비, 인건비로 10억 원을 쓴다고 하면 회사에는 30억 원의 순이익이 남게 되는 구조다.

물론 이것은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한 사례다. 현업에서의 LTV, UAC 계산은 이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어떤 매출과 어떤 비용을 어디에 포함시킬 것인지부터 애매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마다, 마케터마다 계산하는 법이 다 다르고 일급 비밀로 취급한다. 앱을 만들 때부터 그 안에 애널리틱스(분석) 기능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고, 서드파티 업체가 만들어놓은 툴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자신의 비즈니스에 맞는 LTV, UAC 측정법을 고안하는 것부터가 그 기업의 경쟁력이다.

일반적으로 앱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는 마케터가 유저 획득을, 서비스는 유저 유지(잔존율)를, 사업부서는 수익구조를 담당한다.(그림 4) 만약 LTV가 UAC와 수수료, 비용을 합친 것보다 낮다면 마케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케팅에서는 낮은 UAC로 많은 유저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서비스 담당자는 잔존율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사업 담당자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수익모델)을 만들어 ARPU를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삼박자가 잘 맞아야 수익을 발생시키고 마케팅에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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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2015년, 국내외에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이 인기를 끌었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TV광고 및 옥외광고에 엄청난 마케팅 예산을 쏟아부었다. 아마 ‘테이큰’ 시리즈로 알려진 영화배우 리암 니슨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보고 “고작 스마트폰 게임 광고에 저런 스타가 나오다니”라고 놀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서울시내 지하철의 스크린도어와 버스정류장에도 이 게임 광고들이 잔뜩 붙었다.



슈퍼셀은 2010년에 설립된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 회사다. 2016년 7월, 중국의 텐센트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84.3%의 지분을 기존 대주주였던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했는데 당시 기업가치를 약 11조 원으로 평가했을 정도로 모바일 게임 업계의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자금력이 튼튼한 기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회사가 한국 시장에 지출한 광고비는 만만치 않다. 2014년부터 ‘클래시 오브 클랜’의 한국 내 마케팅에만 300억 원 이상의 광고비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모바일 게임 마케팅의 한 획을 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슈퍼셀은 어떤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에 이만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었을까. 게임의 완성도도 뛰어났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이 있기 전인 2013년 이 게임의 한국 구글플레이 순위는 30∼50위권이었다. 게임성만으로는 투자 대비 효율을 자신할 수 없었다.

이런 과감한 투자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슈퍼셀이 ‘클래시 오브 클랜’의 국내 LTV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이 회사가 한국에서 많은 광고비를 쏟아부은 것은 아니었다.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하기 1년 전에는 LTV를 알아내기 위해 소액으로 광고를 집행하면서 유입되는 유저들의 잔존율, 진성유저 전환율, ARPU 등을 통해서 LTV를 확인했다. 비용 대비 효과가 있음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예산을 증액했다.

맨 처음 집행된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는 마치 구글 번역기로 영어 문구를 그대로 번역한 듯한 어색한 광고 카피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LTV 확인 이후 한국 시장에 확신이 생긴 슈퍼셀은 2013년 12월 국내 법인을 세우고 이듬해 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집행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그해 9월 구글플레이 1위에 올랐다. 한때 월 매출이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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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모바일 앱의 마케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슈퍼셀과 같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회사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미국 시장은 일단 제외한다. 뉴질랜드, 호주처럼 문화와 소비자 특성이 비슷하지만 시장 사이즈는 작은 국가에서 먼저 론칭하고, 그런 테스트 시장에서의 결과를 모니터링하면서 LTV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가다듬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을 오랜 기간 진행한다. 왜 그럴까? LTV는 서비스의 DNA와 같다. 서비스가 일단 한번 공개되고 나면 유저들의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 론칭 후에는 LTV를 쉽게 높이기 어려우므로 미국과 같은 큰 시장에 진출할 때는 LTV를 최대한 분석하고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한 후에 진입하는 것이다. 한국 역시 세계 5위권에 드는 게임 시장이므로 그런 전략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3. 캐즘(Chasm)

지금까지 UAC와 LTV의 관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지표가 항상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모바일 앱 마케팅을 진행하다 보면 UAC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구간이 발생한다. (그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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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출시 초기에 획득하게 되는 유저들은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댑터’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집단이므로 비교적 낮은 UAC로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매출 성장을 위해 보다 큰 시장, 즉 ‘얼리 매저리티(Early Majority)’ 소비자 집단을 상대할 때는 모바일 광고만으로는 쉽게 전환이 되지 않는 구간이 발생한다. 이용자 확산 모델에서 이 구간을 캐즘(Chasm)이라고 부른다. 이 구간에서 UAC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다.

예를 들어 RPG 장르의 게임을 출시한다면 초반에는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댑터에 해당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비교적 낮은 UAC로 유입될 것이다. 10∼30대 남성인 이들은 모바일 게임의 적극적인 소비자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들이 많이 보는 게임 전문 웹진이나 페이스북 같은 모바일 서비스에 광고를 싣는다. 광고를 접하면 비교적 쉽게 앱 설치로의 전환이 이뤄진다. ‘퍼포먼스 마케팅’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구간이다.

그러나 얼리 매저리티는 성향이 다르다. 이들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게임을 시도할 정도로 모험적이지는 않다. 어떤 게임이 대세 게임이 된 경우에야 시작한다는 얘기다. 게임 전문 매체에 광고를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쉽사리 유입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매스미디어로 광고를 확장한다. 즉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해진다. 얼리 매저리티를 상대로 하는 매스미디어 광고는 얼리어댑터를 상대로 하는 모바일 광고보다 전환율이 낮다. 그 결과로 UAC가 올라가게 된다.

이 ‘캐즘’이 언제 발생하는지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카카오톡과 같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앱 서비스의 경우에는 캐즘이 상대적으로 이용자 확산 후반기에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마니아적인 앱 서비스의 경우는 캐즘이 일찍 나타난다. 캐즘 구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매체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팅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매체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밸런스 있게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케터는 사용자 유입과 함께 UAC와 LTV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다가 캐즘이 나타나는 구간을 신속하게 파악해 그에 맞게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줘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밸런스 있게 집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상호 보완적이다. 인식의 싸움과 숫자 싸움에서 모두 승리해야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4. 퍼포먼스 모니터링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에서는 앞서 말한 ‘유저 획득’이라는 앱 서비스만의 독특한 KPI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과 리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존 전통 매체들이 사용하는 트래킹 방식과 다르다.



모바일이 없던 시절, TV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때는 GRP(Gross Rating Point·누적시청률)와 CPRP(Cost Per Rating Point, 시청률 1%p를 올리기 위한 매체 비용) 지표를 사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타깃 청중에게 얼마나(Reach) 반복적으로(Frequency) 노출이 됐는지를 확인했다. 예를 들자면 ‘25∼34세의 60%가 3번 이상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목표로 하곤 했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한다고 할지라도 최종 목표인 ‘고객 획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 소비자 조사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는 설문조사나 인터뷰 형식은 어느 정도의 오류와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퍼포먼스 기반의 모바일 앱 마케팅에서는 CPI를 훨씬 정확하게, 훨씬 높은 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다. TV광고의 큐시트를 놓고 모바일로의 유저 유입 수, 동시 접속자 수를 매핑시킬 수 있다. 어떤 채널, 어떤 프로그램, 어떤 시간대에 붙는 광고가 앱 유저 유입에 더 효과적인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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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마케팅을 맡고 있는 부동산 앱 직방의 사례를 보자.5 직방은 이용자 중심의 정보를 규정하고 일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중개사들에게 그 기준에 맞춰 매물 정보를 올리도록 했다. 그래서 집을 구하려는 유저를 획득하면 진성 유저로 전환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찜하기/전화하기 기능을 통해서 부동산에 연락/방문한 후에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러면 더 많은 중개사들이 매물을 올린다. 유저 유입부터 실제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전형적인 퍼널(깔때기) 구조로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2012년 1월 론칭한 직방은 초반에는 모바일 퍼포먼스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초기 유저들을 유입했다. 이 유저들을 통해서 잔존율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했다. 그러다 2014년 12월 매스캠페인으로 TV광고를 시작했다. 단순히 지르는 식의 TV 광고를 집행한 것이 아니다.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 방법론을 도입해 브랜드 광고와 퍼포먼스 광고를 모두 밸런스 있게 집행하고 이를 신중하게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이용자 확산 모델의 캐즘을 극복하면서 부동산 앱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2015년 3월 타깃 유저(20∼30대)들의 직방 인지도는 석 달 전에 비해 40%에서 80%로 상승했다. 최초상기도(TOM)는 81%까지 올라갔다. 이용자 수는 4배 이상 성장했다.6 2015년 10월에는 모바일 업계에서 꿈의 숫자로 여겨지는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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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데이팅 앱인 ‘아만다’의 경우도 적극적으로 퍼포먼스 모니터링을 하는 사례다. 이 회사는 남성 타깃의 TV프로그램에 PPL(간접광고)을 진행하면서 그 시간대 신규 가입자 수의 증가뿐 아니라 성별, 나이 등의 특성까지 파악한다. 직방 역시 2015년 드라마 ‘용팔이’에 PPL 마케팅을 진행했다. 극중에서 주원이 김태희와 임시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어 ‘직방’을 이용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주원은 직방의 TV 광고 모델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 장면이 더욱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드라마의 흐름을 깨는 PPL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마케팅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퍼포먼스 모니터링을 통해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시간대 직방의 동시접속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렇게 광고 캠페인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모바일 기기의 특성 때문이다. 길을 걸어갈 때도, 쇼파에 누워 TV를 볼 때도 소비자들은 필요성만 느낀다면 모바일 앱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면서

적어도 앱 생태계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두루 섭렵한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터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은 이제 그 개념이 정리되고 있는 단계로 어디나 적용할 수 있는 통일된 방법론은 아직 없다. 모바일 앱 제작사, 마케팅 대행사, 매체사, 애드테크 회사 등 앱 생태계의 플레이어들 각자 나름대로 방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필자도 이 방법으로 ‘포코팡(NHN엔터테인먼트)’과 직방의 1000만 다운로드 달성을 이뤘다. 직방은 이제 다운로드 2000만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퍼포먼스 기반의 마케팅 방법론은 전통적인 마케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들을 강화하고 발전시킨다.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의 욕망과 니즈를 파악하고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서 가치를 교환하는 일이다. 이제 퍼포먼스 베이스의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다시 어떻게 소비자의 언어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기업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설득하고, 행동을 유발시킬지가 마케터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시 마케터의 전략적인 역량,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발휘돼야 한다. 모바일 광고만으로는, TV광고만으로는 설득이 잘 안되는 유저들도 분명 있다. 유저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메시지가 담긴 콘텐츠(branded entertainment)를 제공하는 것도 요즘 여러 앱 서비스에서 볼 수 있다. 직방의 경우 인기 웹툰 작가 장뚜껑이 그리는 ‘직방툰’을 모바일에 연재한다. 앞으로 모바일 마케터들이 과거의 방법론을 뛰어넘어 더 대담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며 한국 앱 생태계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필준 직방 마케팅이사(CMO) pjkim@zigbang.com

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네이버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며 갤럭시 S, 갤럭시탭, 네이버 앱스퀘어, 네이버 웹툰, 네이버 앱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후 NHN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팀장을 거쳐 부동산 앱 직방의 마케팅이사(CMO)로 근무 중이다. 미국 New School University에서 매체 이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생각해볼 문제

1 SNS 채널, 옥외광고물 등의 퍼포먼스는 어떻게 해야 꼼꼼히 측정할 수 있을까?
모바일 기기의 어떤 특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될까?

2 마케팅과 서비스, BM의 성과는 각각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동아비즈니스리뷰 251호 Cost Innovation 2018년 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