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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영업과 신뢰

Trust Selling은 전문가 영업이다

김용기 |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B2B 영업은 거래 규모가 크고 계약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B2C 거래에서는 관계에 기반한 영업이 가능하지만 B2B에서는 관계만으로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다.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는 고객이 RFP에서 말해주지 않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사의 역학 관계(Politics), 예산 부족 등 고객이 숨기려고 하는 것, 고객사의 직원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인 편견 등에 대해서 알아내 분석하면 수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또 고객사와 소통할 때도 어려운 전문 용어 등을 남발하기보다는 고객과의 눈높이에 맞춰 적당한 어휘를 골라 영업을 해야 한다.

 

신뢰에 기반한 영업은 모든 영업대표의 꿈이다. 특히 거래 규모가 크고 계약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B2B 영업에 있어서는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B2B 영업에서 고객의 신뢰를 얻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의 질문이 먼저 나와야 한다. 고객이 나와 우리의 솔루션을 신뢰한다고 했을 때 그 대상은 무엇일까? 고객은 우리의 무엇을 신뢰하는 것일까? 이 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부터 시작한다.

 

1. 고객은 우리의 전문성을 신뢰한다.

 

B2B 시장에서 ‘Trust Selling’이란 전문가 영업(SBS·Solution Based Selling)을 말한다. B2B에서 ‘Trust Selling’이란 전문가 영업인가?

 

사람이 어떤 사람의 영향력을 따를 때는 상대방이 어떤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힘을 Power Base라고 하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Position Power라는 것으로 공식적인 권력에서 나오는 영향력으로, 비자발적인 복종을 포함한다. 둘째는 Personal Power라고 하는데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인 영향력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Position Power보다 더 강력할 때가 있다. Personal Power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인격적 감화를 주는 영향력으로준거력(Referent Power)1  ’이라고 하고, 또 하나는전문력(Expert Power)’이라고 한다. 전문력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과 우월함에서 오는 것을 말한다. (French and Raven’s Five Forms of Power에서 인용.)

 

우리가 수주영업(B2B, B2G영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고객이 개인이 아니라 추상적인 집단이라는 점이다. 이 추상적인 집단은 인격적으로 설득하거나 좋은 관계가 있다고 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않는다. 그것은 일반 세일즈(B2C)에서 가능한 일이다.

 

수주업에서는 고객의 심리적·정서적 만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라는 추상적인 집단의 니즈를 얼마나 종합적으로 잘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느냐다. 따라서 경쟁자보다 높은 문제 해결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조직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이에 대응하는 솔루션(전략)을 제공하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뒷받침됐을 때야만 수주(세일즈)가 가능해진다.

 

 

 

전문가 영업의 파괴력

 

더 날카로운 솔루션 개발

전문가로서 세일즈를 하면 고객은 당신의 솔루션에 대해서 높은 기대 수준을 갖게 된다. 종종 조직은 고객의 요구와 기대 수준에 부합하기 위해 현재 조직이 가지고 있는 솔루션을 더 개발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파괴력

고객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솔루션에 의해서 기존에 없었던 성과와 고객이 생겨나며 시장이 새롭게 창조된다. 고객은 늘어나고, 시장은 커진다.

 

전문가 영업의 선순환 완성

솔루션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성공한 조직은 그 성공 경험에 기반해 더 발전된 솔루션으로 차별화된 포지션을 확보하므로 더 강력한 전문가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수주업에서 전문가 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규 영업 -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개척할 줄 아는 전문성

둘째, 정보 습득 - 고객의 정보를 우리 회사의 지적 자산으로 체계적으로 이전하는 전문성

셋째, 전략 개발 - 취득한 정보에 기반해 경쟁자를 이기는 방법(전략)을 개발하는 전문성

넷째, 커뮤니케이션 - 전략에 기반해 고객과 소통(면대면 설득, 제안서, 프레젠테이션)하는 전문성

 

 

2. 신규 영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영업사원은 둘로 나눌 수 있다. 일을 잘하고 시장과 조직 내부에 건설적인 파괴력을 발휘하는 직원과 그 반대의 직원이다. 두 직원을 가르는 기준은 명확하다. 신규 영업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신규 영업을 할 줄 모르는 직원이다. 신규 영업을 하려면 전문성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영업이란 신규 영업이 그 본질이다. 새로운 고객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신규 영업이고 이것이 조직을 발전시킨다.

 

신규 영업을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전문성이 필요하다.

 

하나는 위에서 말한 영업 전문가로서 전문성(정보 수집, 전략 개발, 소통)이고, 또 하나는 솔루션의 전문성이다. 솔루션에 대한 이해력이 솔루션 전문가에 버금가야 한다.

 

 

 

전문가 영업의 첫 단계는 차별화된 정보 습득이다.

 

전문가 영업의 첫 단계는 정보 습득이다. 고객은 영업대표를전문가로 인식하게 됐을 때에만 비로소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자신들의 문제를 노출한다. 이 정보에 기반해서 영업대표는 조직으로 돌아가 자신의 조직과 솔루션을 고객의 니즈에 맞춰 개발한다. 이를 통해 조직과 솔루션은 발전하고, 이 발전된 솔루션은 다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시작한다.

 

A. 친해지려고만 하지 마라. 전문가로서 포지셔닝하라.

제안 요청서(RFP) 발행 이전의 고객은 몸이 아파서 병원을 찾은 환자와 같다. 환자가 의사에게 아낌없이 정보를 주는 이유는 의사와 친해서가 아니다. 의사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글에 의하면 최고의 성과를 내는 영업대표들 상당수는 전문가 영업을 한다. 그리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기업 중에 가장 소수의 기업들이 관계 구축 영업(ABS·Alchol Based Selling)을 한다.2

 

고객이 당신을 단순한 세일즈맨으로 인식한다면 고객은 당신에게 구매와 관계된 의뢰만 하게 된다. 이것은 당신이 어떤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 개입하는 것을 막는다. 만약에 고객이 당신을 전문가로 인식한다면 지금 당장 구매와 관련이 없더라도 고객은 당신을 프로젝트 초기부터 찾을 것이다.

 

고객은 당신을 세일즈맨으로 인식하는가? 전문가로 인식하는가?

고객이 당신을 어떻게 인식하는 가에 따라서 고객의 태도는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자동차를 파는 세일즈맨일 때 고객이 당신을 자동차 세일즈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면 오직 자동차 구매의사가 있을 때만 당신에게 연락을 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을 자동차 전문가로 인식한다면 자동차가 갑자기 섰을 때 당신이 생각나고, 당신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보험에 문제가 있거나 교통사고가 났을 때도 당신을 떠올릴 것이다.

 

전문가로 포지셔닝을 하게 되면 영업대표의 일이 많아진다. 때로는 귀찮은 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이 경쟁자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는 때이다.

 

 

B. 고객의 비공식적인 이슈까지 이해하라.

우리는 고객의 비공식적인 이슈를말해주지 않는 요구 조건(Unstated Requirement)’이라고 부른다. 영업 현장에서는 RFP상에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거나 말해주지 않는 수많은 이슈들이 있다. 공식적인 이슈 외에 비공식적 이슈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다룰수록 수주 가능성은 커진다. 비공식적 이슈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역학 관계(Politics)

조직 내 의사결정 구조나 프로세스에 대해서 고객들은 말해주지 않지만 이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견 IT 기업인 H기업의 사례가 있다. 오너는 전문경영인인 부사장을 통해서 비용을 관리했다. 그래서 가끔은 부사장이 사장이 결재한 사항을 뒤집는 일도 있었다. 실제 이 기업과 컨설팅을 진행할 때 이런 부분을 파악하지 못해서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객의 제한점(Constraints)

고객은 자신의 제한점을 숨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 공급업체들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은 예산이 확보된 것처럼 행동한다.

 

고객사 직원들의 주관적 편견(Bias)

고객사의 직원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인 편견을 이해하는 것도 수주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편견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편견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C. 기록하라. 기록하라. 기록하라.

왜 기록이 중요한가. 고객과 경쟁자에 대한 정보는 추상적인 집단에 대한 정보다. 여러 사람을, 여러 사람이 만나서 취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서화하지 않을 경우 개인들의 주관적 판단이나 편견들이 전략으로 반영될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정보를 얻었을 때 바로 그것을 기록해야 한다. 기록을 해두면 조직 내에서 소통을 할 때 유용하다. 또 정보를 체계적으로 쌓아갈 수 있어 더 날카로운 전략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3. 전문가 영업은 전략적으로 접근하라.

 

수주영업은 전략이 중요하다. 고객에게 경쟁자가 제공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가치 있는 솔루션을 핵심 차별화요소(Discriminator)라고 한다. 경쟁자에게는 없으면서(Unique) 고객에게 중요한 솔루션(Importance)을 제공해야 한다.

 

 

 

전략의 핵심은 막연하고 일반적으로 자사의 장점(Advantages)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그 니즈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핵심 차별화요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핵심 차별화요소를 제공하려면 고객 조직의 의사결정자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들을 파악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구체적인 이슈들을 분석해야 한다. <그림 3>을 참조하라.

 

 

 

4. 커뮤니케이션

 

고객과 소통할 때는 지나치게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눈높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A. 특징 외에 효용도 제시하라.

일반적으로 우리는 고객에게 자사가 가진 솔루션의 특징만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고객이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은 솔루션의 특징이 아니다. 고객은 솔루션의 특징을 통해 자신들이 어떤효용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진다. 그렇기에 특징뿐만 아니라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효용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용이 구체적이고 정량적일수록 제안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진다.

 

 

B. 헤드라인식 구조로 메시지를 전달하라.

같은 메시지라도 정보를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전달력은 달라진다. 신문과 논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신문의 경우 결론(Key message)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이를 증명하는 구체적인 증거(Why·Fact)들이 제시된다. 신문의 헤드라인식 구조는 정보 전달력을 높여 결과적으로는 고객의 정보 이해도를 돕는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결론(Key message)을 먼저 제시하는 헤드라인식 구조는 고객이 원하는 답을 먼저 제안하라. 그러면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다.

 

 

C. 가치제안을 하라.

경쟁 시장에서 가치제안이란 경쟁자의 비용 대비 가치보다 자사 솔루션의 비용 대비 가치가 더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치 제안을 위한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먼저 예측되는 개선사항과 향상 정도를 정량화하라(Quantify). 두 번째는 효용의 발생시기, 비용의 부가시기, 투자금액의 회수시기 등을 명시하라. 마지막으로 결과 성과의 측정 및 추적방법을 명시해서 제공해야 한다. 사례는 다음과 같다.

 

우리그룹 사례

우리그룹은 영웅컴퓨터와 20XX 51일부로 매년 200만 달러의 IT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우리그룹은 향후 5년간 35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개선사항과 향상 정도 정령화하기) 우리그룹은 IT 자산을 50만 달러에 영웅컴퓨터에 매각하고, 나머지 모든 IT 지원에 대해서는 영웅컴퓨터가 담당하게 된다. 합의된 가격과 서비스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는 조건에서 우리그룹은 연간 30% IT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다.(효용발생 시기 등 명시) 모든 비용은 Woori-on line에서 열람이 가능하며 월별로 송장에 기입될 것이다. (결과 성과 측정 및 추적방법 명시)

 

수주 영업은 관계에 의존해서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조직을 체계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고객의 효용을 계수화해 표현하는 가치제안은 중요하다. 고객의 유형에 따라 그들이 갖고 있는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가치제안 또한 고객 유형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고객은 우리의 인간성이나 포지션을 신뢰해서 구매하지 않는다. 오로지 우리의 문제 해결력, 즉 전문성만을 신뢰한다. 전문성을 통한 신뢰감 형성이 전문가영업의 핵심이다. 고객의 신뢰에 기반한 세일즈를 하고 싶은 영업대표들이여, 전문가가 되라.

 

DBR Mini Box

 

 

도전자(Challenger) 영업의 특성

전 세계 100여 개국, 6000명의 영업대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스타 영업대표의 대부분(54%)은 전문가 영업을 하는 사람들로 나타났다. 관계 형성을 영업의 목적으로 삼는 사람들은 스타 영업대표 중에서도 소수(4%)였다. 이 조사에서는 전문가 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도전자(Challenger)라고 표현했는데 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① 고객을 교육한다. 고객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고객의 사업 이익을 위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② 고객의 관심에 따라 메시지를 고객 맞춤으로 조율한다. 고객 조직의 개인들이 하는 일, 포지션에 따라서 그들의 관심에 맞게 메시지를 각색한다. (예산 담당자에게는 가격의 장점을, 사용자에게는 편리성을 말한다.)

③ 복잡한 솔루션 판매일수록 이들의 성과는 더 좋아진다.

ㆍ일반 제품 판매: 스타 영업사원 중의 40%가 도전자

ㆍ솔루션 판매: 스타 영업사원 중의 54%가 도전자

 

*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yong@shipleywins.co.kr

 

필자는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산업교육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에서 리더십 및 경영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7년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84월에 제안·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인 쉬플리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 김용기 김용기 | - (현) 쉬플리코리아 회장
    - 한국사이버대 겸임교수
    - 현대자동차, 교보증권, SK텔레콤 영업 및 인력 개발 부서 근무
    bryan@shipleywi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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