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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를 천으로? 소재는 힘이다

이나영 | 13호 (2008년 7월 Issue 2)
평범하고 일상적인 제품도 소재 하나가 바뀌면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티타늄 소재의 휴대전화가 개발되면서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가볍고 튼튼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강화 유리 소재가 휴대전화에 사용되면서 액정화면의 수명 또한 길어졌다. 이처럼 소재 변화는 소비자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줄 뿐 아니라 제품 및 기업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신제품을 내놓는 것보다 더 빠르고 쉽게 제품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색다른 소재를 접목해 제품 이미지를 변화시킨 사례들을 만나보자.
 


옷을 입은 자동차 - BMW 컨셉트카 ‘GINA’
자동차라고 해서 굳이 플라스틱이나 메탈 같은 딱딱한 소재만 쓸 필요는 없다. 새로운 소재를 도입하면 운전자의 개성과 경험, 스타일에 따라 자동차의 외관도 변할 수 있다.
 
BMW가 공개한 컨셉트카 ‘GINA Light Visio-nary Model’는 소재 변화로 자동차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새롭게 제안했다. 자동차의 전통적 소재에서 벗어나 특수 재질의 천을 사용한 것. ‘GINA’는 물과 열에 강하며, 지속적인 장력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그물망 구조의 패브릭이 소재로 쓰였다.
 
무광의 패브릭이 입혀진 외관은 이음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게 연결됐다. 주행 속도가 변하면 천의 특성에 따라 자동차 형태가 변하고, 사용자 특성에 맞게 좌석과 머리받침대 부분이 변하기도 한다.
 
나무로 만든 세상 - 나무 가방, 나무 자전거, 나무 휴대전화
최첨단 기술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옛것’을 그리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찾는 소비 행위는 단순히 지난날의 추억을 향유하는 차원을 넘어 다른 사람과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나무로 만든 가방, 나무로 만든 계산기, 나무로 만든 휴대전화, 나무로 만든 컴퓨터…. 나무를 소재로 사용한 제품은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 나뭇결이 주는 따스한 느낌과 자연의 느낌은 최첨단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부여한다. 또 최첨단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종이와 건축의 만남 - 종이 찻집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는 종이와 건축의 새로운 조합으로 대중을 놀라게 하는 세계적인 예술가다. 반은 우리나라 올림픽공원에도 종이로 만든 미술관 ‘페이퍼테이너(종이+컨테이너) 뮤지엄’을 짓기도 했다.
 
종이 찻집’ 또한 사각형 모양의 종이튜브를 정교하게 엮어 만든 반의 작품이다. 카페를 꾸민 모든 인테리어 제품도 종이로 만들었다. 이 찻집은 종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했다는 차원을 넘어 로테크(low-tech)적이고 변용 가능하며 재활용까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제품의 소재, 제조뿐 아니라 디자인 단계에서도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미리 고려해 제품을 개발하는 ‘에코디자인’이 도입된 것.
 
투명한 유리 키보드
평범한 키보드에 유리 소재가 접목되면서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했다. 투명한 재질의 이 키보드는 유리로 만들어졌다. 독특하게도 키가 없지만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터치 방식이 아니다. 모션 캡처를 이용해 카메라가 손가락의 위치를 읽어 입력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다. 유리를 사용해 물에도 강할 뿐 아니라 키보드 아래에 그림이나 사진을 깔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키보드로 변하기도 한다.

필자는 인제대에서 제품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 ‘상상이상’의 디자이너 및 크리에이티브 그룹 ‘L factory’의 크리에이터, 칼럼리스트, 스쿠터 여행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상력놀이터’(www.ballal.co.kr)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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