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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수립과 검증

버거킹, 열혈 마케팅이 맥도날드 더 키워? 검증 안 된 가설 밀어붙이면 위험!

신병철 | 163호 (201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소비자의 구매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 조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모든 마케팅 조사가 소비자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오류가 발생한다. 왜 그럴까. 소비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마케팅 조사에서는 자신의 속내보다는 가장 대답하기 쉬운 것을 택한다. 진심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더 세밀하게 소비자를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당연하다고 느껴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소비행동의 모순을 발견하고 이유를 찾아 가정하고 증명해야 한다. 여기에는 탐색조사(exploratory research)와 확증조사(confirmative research) 방법이 활용된다. 탐색조사를 통해 대략의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가설을 세워서 탐색조사를 통해 이를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과 괴리되지 않는 정확한 마케팅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해마다 수많은 마케팅 조사가 진행된다. 모두 성공적인 신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마케팅 조사들이 원하는 결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의사결정에 혼란을 주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가설설정과 증명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가설설정과 증명의 중요성과 절차에 대해 소개한다.

 

버거킹의 대규모 조사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는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최초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을 만들었고 가맹점 수도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더 많다. 소비자들은 맥도날드 덕분에 값싸고 빠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돼 기뻤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경쟁업체인 버거킹은 이런 상황이 전혀 기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맥도날드에 뒤처져 2등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버거킹은 어떻게 하면 맥도날드를 이길 수 있을지 고민했다.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 버거킹은 대규모 리서치를 시행했다. 버거킹은 수천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패스트푸드에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버거킹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소비자는 어떻게 답변했을까? 소비자들은빠른 음식 제공 (Fast food delivery)’이 가장 중요하고 버거킹이 이것을 해내야 한다고 답했다. 버거킹은 매우 중요한 점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버거킹은 실제로 더 빠른 서비스를 준비했고 이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고지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실행한 것이다.

 

버거킹을 버거킹답게 만든불 위에서 직접 지글지글, 버거킹(flame grilled, burger king, Feel the Fire∼)’

 

결과는 어땠을까? 버거킹은 소비자의 요구대로 서비스 전략을 수정하고 이를 알렸지만 실제 시장은 버거킹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맥도날드에 대한 호의도가 증가했고 더 많이 팔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버거킹의 대규모 조사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맥도날드에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는 맥도날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스트푸드를 강조하면 할수록 소비자들은 맥도날드를 더 많이 생각하고 맥도날드에서 더 많이 구매한 것이다.

 

되돌아보자. 버거킹은 대단위 조사를 시행했지만 오히려 맥도날드를 도와주는 결과를 낳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버거킹은 단지 탐색적 조사(exploratory research)를 시행했고 몇 가지 대안이 나왔는데 이것의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적용했다. 일반적인 소비자 의견을 시장의 정답으로 가정한 것이다. 전형적인 과대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무엇을 대답할까? 가장 대답하기 쉬운 것을 대답한다. 진짜가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소비자는 생각하기 쉬운 것을 말한 것이고 버거킹의 조사연구자는 그것을 그대로 수용했다. 사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이것을 간과한 것이다.

 

정상적인 조사였다면, 무엇을 했어야 했을까? 소비자 의견을 듣고 시장을 변화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절차가 생략된 것이다. 그러니 실패 확률이 성공 확률보다 더 높아졌다. 나중에서야 잘못을 깨달은 버거킹은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해 별도의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그것은 바로불 위에서 직접 지글지글, 버거킹(flame grilled, burger king, Feel the Fire∼)’이다. 이 컨셉트는 지금도 버거킹의 핵심 키워드다. 버거킹을 버거킹답게 만든 개념이다.

 

현대자동차의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모델

 

 

탐색조사(exploratory)와 확증조사(confirmative)

조사에는 탐색적 조사와 확증적 조사가 있다. 탐색조사(exploratory research)는 현상을 시장과 소비자의 행동특성을 살펴보고 특징을 추론하는 조사다. 탐색조사를 통해서 대략의 현상파악이 가능하다. 가설설정의 도구로 사용되는 조사다. 반면 확증조사(confirmative research)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며 원리를 발견하는 조사다. 쉽게 말해 탐색조사는 대략의 시장 경향성을 파악하고 가설을 세우는 데 사용하는 조사라면 확증조사는 가설을 세우고 나의 가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조사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는 무엇을 사용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는 확증적 조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의 마케팅 조사에서는 탐색조사를 진행하고, 확증적 결과로 판단할 때가 매우 많다. 앞서 버커킹이 바로 그런 사례다. 보통 탐색조사와 확증조사를 혼동할 때 조사결과를 잘못 적용한다. 순서로 치자면 탐색조사를 진행해서 가설대안을 세우고 이것을 증명하는 확증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PYL이다.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은 현대자동차가 개성을 지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에 맞는 자동차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자동차 서비스 브랜드다. 해당 차종은 i30, i40, 벨로스터다. PYL은 젊은 층의 욕구를 수용하고 만족도는 더 높은 제품을 표방했다. 하지만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제품이 주는 독특한(Unique) 혜택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각의 제품은 어디에서 본 듯하거나,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이미지다. 어떻게 하면 향후의 시장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떤 조사를 진행하면 핵심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반드시 탐색조사와 확증조사가 같이 진행돼야 한다. 탐색조사를 통해 의미가 있는 가설을 설정하고 확증조사를 통해 이 가설을 증명해야 한다. 탐색조사에서 가격과 디자인 문제가 발견됐다고 가정하자. 이런 발견을 통해 가격과 디자인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변한다는 가설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가격을 15% 내리면 수요는 30% 증가할 것이다. 자동차 후면 디자인을 특정한 방향으로 개선하면 수요는 20% 증가할 것이다와 같은 가설설정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 이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 가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단독가설의 증명이 이뤄지면 상호작용효과(interaction effect)를 통해 상승효과가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매우 쉽고 우수하다. 다만 조사연구자가 이런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숙련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탐색조사를 통해 가설을 설정하고 확증조사를 통해 이 가설을 증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욱 합리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모순 발견

가설의 설정과 발견은 모순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당연하다고 느껴왔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을 목격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당연하게 느껴왔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소비자들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가정하고 증명하는 것이다. 레이드 울트라(Raid Ultra)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레이드는 바퀴벌레를 잡는 약이다. 수십 년간 판매됐고 안정적인 매출을 보이고 있었다. 레이드가 가정한 소비자의 특징은 레이드 한 통을 구매하면 적어도 6개월은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된 관점이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들은 레이드를 구매한 후 평균 2주일 만에 한 통씩 소진했다. 특별한 소비자들을 발견한 것이다. 바꿔 말해 모순을 발견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탐색조사를 통해 발견한 것은 일부 주부들은 바퀴벌레의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서 바퀴벌레가 다리를 멈출 때까지 레이드를 뿌렸다. 여기에서 다음 가설을 도출할 수 있다. 뿌리는 즉시 다리를 멈출 수 있다면 소비자의 선호도와 구매는 증가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것은 소비증진을 위한 하나의 대안적 가설이다. 이 가설이 맞는지 아닌지는 증명하면 된다. 위에서 논의된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으로 나눠 실제 증명하면 된다. 이런 절차를 거쳐 출시된 신제품이 순간근육경직제를 사용한 레이드 울트라다. 결과는 매우 훌륭했다.

 

 

 

가설 증명 절차

가설 증명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아무리 복잡한 가설이라도 기본은 결과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 출시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까? 에볼라 바이러스 신약과 위약의 결과차이를 비교해보면 측정할 수 있다. 이것이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으면 가설이 증명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으로 나눠 살펴본다.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에 동일한 수의 피험자를 배치하고 각기 다른 자극물을 배치한다. 자극물을 통해 나타난 결과차이를 유도하고 이것의 통계적 유의성을 살펴본다. 이때 결과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하면 가설은 검증된다.

 

지금 설명한 절차는 가장 간단한 일원변량분석 방법이다. 이때 독립변수를 추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원변량분석이 이뤄지게 된다. 예를 들면 식사의 종류, 환경의 차이, 다른 약과 혼합사용 등이 추가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독립변수 각각의 효과와 상호작용효과를 통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독립변수를 추가해 사용하면 조금 복잡해진다. 하지만 근본적인 증명 절차는 동일하다.

 

가설증명의 마케팅 사례 2가지

가설증명은 꽤나 고난도 과제다. 숙련도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론적인 공부도 필요하고 실무적인 경험도 많아야 한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 가설이 증명된 2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물품 구색은 많은 게 좋을까? 적은 게 좋을까?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물품 구색(具色)은 많은 게 좋을까? 적은 게 좋을까?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많은 제품 구색을 제공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다익선이란 말도 있고 전통적인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많은 구색은 많은 효용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실제로도 그럴까? 제품의 구색이 많아지면 소비자가 구매하는 비율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모순적인 현상이 실제 매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게 사실이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흥미로운 모순을 발견하고 증명한 연구자들이 있다. 바로 미국 컬럼비아대의 시나 이옌나와 스탠퍼드대의 마크 래퍼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주의 멘로 파크라는 지역의 식료품점에 연구를 위한 임의 부스를 설치하고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온 소비자에게 2주일에 걸쳐 잼을 다양하게 노출시켰다. 한번은 24종을 진열했고 다른 한번은 6종을 진열했다. 그리고 몇 명이 관심을 갖는지, 몇 명이 구매하는지를 살펴봤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잼을 24종 보여줬을 때는 방문고객 240명 중 145명이 이리저리 둘러보고 살펴보고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비율로 보면 60%. 반면 잼을 6종만 보여줬을 때는 소비자 104명이 관심을 보였다. 비율로는 43%. 여기까지 보면 다양한 제품을 보여주는 게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구매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왔다. 24종에 노출된 고객들은 단지 4명만 제품을 구입했고, 6종에 노출된 고객은 31명이 구매했다. 비율로 치면 3% 30%로 나타나 거의 10배의 차이를 보였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24종을 보여줬을 때는 관심은 많이 가지는데 실제 구매는 3% 정도였고 6종을 보여줬을 때는 관심은 적게 가지지만 실제 구매는 30%였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조금 다른 결과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더 많은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유는 더 많은 제품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지만 그것을 모두 비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관심을 갖게 되지만 무엇을 사야 할지 몰라서 정작 구매 순간에는 머뭇거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머리도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 너무 많은 대안이 들어오면 정보처리에 한계를 느끼고 결과 선택을 유보하는 성향이 증가한다. 그러니까 소비자의 기분을 좋게 하려면 많은 구색을 제시하는 것이 좋겠지만 구매하게 하려면 구색을 줄이는 게 좋다. 그래야 소비자의 비교활동이 쉬워지고 최종 선택이 이뤄진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많이 주면 오히려 행동이 줄어든다는 점이 증명됐다. 이런 결과를 이해한다면 고객에게 많은 구색을 주는 게 좋을까? 적당한 구색을 주는 게 좋을까? 당연히 적당한 구색 제공이 더 좋다.

 

단순의 미학을 증명하는 구글 사이트와 애플 아이폰

 

24종을 보여줬을 때는 관심은 많이 가지는데

실제 구매는 3% 정도였고 6종을 보여줬을 때는

관심은 적게 가지지만 실제 구매는 30%였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조금 다른 결과다.

 

이 결과를 실제 잘 활용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구글과 애플이다. 구글과 애플은 전 세계에서 주가수익률이 가장 높은 브랜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들은 많은 것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단순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들의 초기화면, 제품 UI(user interface)만 봐도 단순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소비자에게 많이 주는 게 좋을까? 적게 주는 게 좋을까? 많이 준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많이 주면 그만큼 복잡해지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진다. 주고 싶은 게 많을수록 선택할 것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이 주려면 오히려 줄이는 게 더 좋다. 이 증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꽤나 다양할 것이다.

 

2. 인센티브는 먼저 주는 게 좋은가? 나중에 주는 게 좋은가?

두 번째 가설증명 사례다. 대체로 기업은 성과를 올리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약속한다. 아주 오래된 인센티브에 대한 관점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성과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목격된다. 수많은 기업이 해마다 인센티브를 약속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는 오르지 않게 됐다. 모순적인 상황이 발견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개선할 수 있을까? 새로운 가설을 세워본다.

 

기존 관점: 성과를 내면 인센티브를 준다.

새로운 가설: 먼저 인센티브를 주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회수한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 이 흥미로운 가설을 하버드대의 롤런드 프라이어(Roland G. Fryer)가 증명했다. 그는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시카고 하이츠(Chicago Heights) 지역에서 교사 150여 명을 모집했다. 이후 교사들을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2010 9월 학기 시작 전에 개인당 4000달러 수표를 미리 주고 원하는 성적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2011 6월에 전액 환불해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이들에게는 손실그룹이라고 이름 붙였다. 또 다른 그룹에게는 2010 9월 학기가 시작할 때 원하는 성적 목표에 이르면 2011 6월에 4000달러를 주겠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이들은 획득그룹이라고 했다. 두 그룹을 다시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눴다. 성과 측정을 개인과 2 1조의 팀 상황으로 나눈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 손실그룹, 개인 획득그룹, 팀 손실그룹, 팀 획득그룹 등 4개 그룹을 설정했다.

 

 

그리고 1년간 교사들이 지도한 학생들의 학점을 추적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복잡한 수리모형이 적용됐지만 결과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4000달러 수표를 미리 받고,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토해내야 하는 손실그룹 교사들은 정말 열심히 가르쳐서 수학에서 평균 6.8점을 올리는 성적 결과를 유도했다. 반면 목표를 달성하면 상여금 4000달러를 나중에 준다고 약속을 받은 교사들은 평균 1.8점의 성적만 오르게 했다. 똑같이 4000달러의 상여금을 제공했지만 미리 주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토해내라고 한 손실그룹에서 월등히 더 높은 성과가 나온 것이다. 두드러진 것은 교사 개인으로 일할 때보다 팀으로 일할 때 성적 상승이 더 높게 나왔다.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보통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하겠다는 인센티브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먼저 인센티브를 주고 목표에 달성하지 못한다면 회수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처음 세운 가설이 증명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조직생활, 동기부여, 대인관계 등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카고 하이츠 지역 교사의 성과지급 방법 실험

 

우리는 보통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하겠다는

인센티브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먼저 인센티브를 주고 목표에 달성하지 못한다면

회수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가장 창의적인 리서치

모순발견가설설정통계로 증명결과 적용

 

가장 창의적인 리서치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증명하고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상에서 모순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을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유 탐색을 통해 가설대안을 만든다. 이 가설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어떻게 증명할까. 크게 2개의 집단 실험법을 사용할 수 있다.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을 구분하고 투입된 독립변수에 따라 종속변수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이때 통계적 유의도가 사용되면 더 좋다. 그래야 평균차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면 이제 결과를 적용한다. 이것이 가장 창의적인 리서치다. 무척 많은 마케팅 조사가 이뤄진다. 비용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가능하면 여기에서 논의된 절차를 기억하기 바란다. 그것이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신병철 스핑클그룹 총괄대표 bcshin03@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마케팅) 학위를 받았다. 저명 학술지인 에 브랜드 시너지 전략과 관련한 논문을 싣고 브랜드와 통찰에 대한 연구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저서로 <통찰의 기술>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모형 스핑클> 등이 있다.

 

참고문헌

- Prakash Nedungadi, 1990, Recall and Consumer Consideration Sets: Influencing Choice without Altering Brand Evaluation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17, No. 3(Dec., 1990), pp. 263-276

- Sheena S. Iyengar and Mark R. Lepper, 2000, When Choice is Demotivating: Can One Desire Too Much of a Good Th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95-1006

- Roland G. Fryer, Jr, Steven D. Levitt, John A. List and Sally Sadoff, 2013, Enhancing the Efficacy of Teacher Incentives through Loss Aversion: A Field Experiment, working paper.

  • 신병철 | - (현) 브릿지컨설팅 대표 (Brand Consulting Agency)
    -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2005~현재)
    - 고려대 경영대/경영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외국어대학교 경영대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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