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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밍 방법론과 트렌드

주목도,청각적 매력,직관성... 브랜드에 강렬한 매력 입혀라

김자성 | 134호 (2013년 8월 Issue 1)

 

 

 

1.네이밍 방법론

이름과 브랜드 네임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든 사물은 그에 걸맞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름들은 사물과 사물을 구별 지으며 그 사물의 특징을 함축하고 있다. 브랜드 네임 또한 이름이라는 큰 범위 안에 들어가지만 시장에서 사용되는 상업적 용도의 이름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이름과는 다르다.

 

협의로는 상표등록이 이뤄진 이름을 의미하며 브랜드 네임에서는 의미, 청각, 시각이 중요한 반면 이름은 의미와 청각만이 중요하다. 또한 이름은 법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지만 브랜드 네임은 법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브랜드 네임이 지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 브랜드 네임 창출의 핵심은 하나의 제품을 특징짓고 그 제품을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시각적/언어적 정보의 총합으로 배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

 

브랜드 네임 개발은 신제품 개발 절차와 동시에 진행하거나 제품의 기획이 다 끝난 상황에서 기업으로부터 제품의 기획 콘셉트를 전달받아 이름을 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대부분 기업들은 후자를 택하는데 브랜드 네임 개발자가 제품의 기획단계에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네임 표현 전략에 집중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우선 프로젝트 전담팀을 구성하는데 네임의 콘셉트를 도출하는 전략팀과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팀, 상표 검색을 담당하는 검색팀, 그리고 디자인팀의 네 파트가 참여해 TFT를 구성하며 평균 2∼4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림 1>은 이 부분을 도식화해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네임 개발은 맘에 드는, 혹은 좋은 단어를 골라서 디자인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네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서 네이밍 개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아이데이션(ideation) 또는 단순한 크리에이션(Creation)이 아닌 전략적인 크리에이션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네임 개발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브랜드 네임은 기업의 브랜드 전략에 따라 개발 방법이 달라진다. 그래서 흔히 브랜드 네임을 브랜드 콘셉트를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브랜드의 계층구조, 핵심타깃 혹은 공략 시장, 확장전략의 효율성, 그리고 감성 마케팅의 측면에서 스토리 브랜딩 방법론을 제시한다.

 

1)브랜드 계층구조에 따른 네이밍의 방법론

브랜드는 그 브랜드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서로 다른 계층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계층구조는 기업의 전략에 따라진로 하이트라는 개별 브랜드가 기업 브랜드가 된 것처럼 상위로 성장하기도 하고 단기적인 활용 후에 시장의 변화에 따라 사라지기도 한다.

 

브랜드 네임의 계층구조로는 1992년 파쿠아가 분류해 놓은 방법이 자주 활용된다. 기업 브랜드패밀리 브랜드개별 브랜드브랜드 수식어가 그것이다. 기업 브랜드는 가장 수명이 긴 상위 브랜드 네임으로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근간으로 개발된다. 수명은 보통 20년 이상을 내다보므로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며 신뢰감도 줘야 한다. 또 하위 브랜드를 아우르는 보증기능 및 확장기능을 가지며 쉽게 교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개발돼야 한다. 법적으로 상표와 상호 두 가지 조건을 다 만족하는 기업 브랜드가 가장 완벽하다.

 

다음으로 패밀리 브랜드는 기업의 중장기적인 전략하에 개발되는 브랜드 네임이다. 하나의 브랜드 네임이 하위의 여러 브랜드를 보증하고 포괄하는 역할을 하므로 다양하고 긍정적인 연상을 할 수 있는 키워드들을 선별하고 조합해서 향후에 출시될 수도 있는 다양한 제품들 간의 연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제품의 구체적인 속성이나 현재 유행하고 있는 유행어들을 반영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구체적인 속성은 브랜드 네임의 운신의 폭을 좁히기 쉽고 유행어의 경우 단기적인 현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유행이 지나면 식상함을 줄 수 있다. ‘정관장과 대상의청정원’, CJ백설등은 특정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신뢰, 깨끗함, 자연주의 등의 포괄적인 연상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패밀리 브랜드 네임으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이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 롱런하고 있다.

 

이어 개별 브랜드를 살펴본다. 개별 브랜드 네임은 한 제품에 하나의 네임이라는 공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별 브랜드 네임을 개발할 때는 그 브랜드의 특장점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다른 경쟁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표현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다 보면 자칫 차별성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브랜드 네임 개발에서 제품의 적합성과 차별성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롯데칠성음료의핫식스식스의 디자인을 독특하게 개발함으로써 자칫 무난해질 수 있는 브랜드 네임을 잘 보완했다. P&G처럼 개별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수많은 개별 브랜드들을 자산화하고 있다. 이런 접근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일 수 있으나 관리 비용이 많이 들고 방만한 브랜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도 안고 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수식어를 살펴보자. 수식어를 활용하는 것은 전략이라기보다는 상위 브랜드를 보완할 수 있는 전술적인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잘 지은 브랜드 네임이라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상위 브랜드가 노후화하거나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때 기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인지도나 파워를 유지하면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수식어를 활용할 수 있다. 단일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과 단기간에 시장의 흐름과 경쟁 브랜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 전략의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윈도 시리즈(window 98, window me, window vista ), 소나타 → EF소나타, 그랜져그랜져XG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1>은 위의 내용을 하나의 표로 정리한 것이다.

 

 

2)기업의 공략 시장, 핵심 타깃에 따른 네이밍 방법론

이번에는 B2B 시장과 B2C 시장에서의 브랜드 네임의 접근방법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본다. B2B 시장과 B2C 시장은 기본적으로 타깃이 다르고 브랜드에 대한 니즈도 다르다. 일반 소비재는 브랜드를 선택할 때 감성적인 관여가 이성적인 관여보다 훨씬 강하다. 예를 들어 수백만 원짜리 핸드백을 살 때에는 내구성이 구매의 포인트가 아니다. 과시욕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B2B 시장의 산업재를 기업이 구매할 때는 과시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산업재를 만드는 기업의 신뢰도와 안정성, 제품의 효율성 등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일반 소비재를 개발할 때와는 다른 관점에서 B2B 브랜드 네임을 바라봐야 한다. 과거 B2B는 기업 간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제품에 별도의 브랜드 네임을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유사상품이 확산되고 글로벌화와 초경쟁, 가격압력 등으로 B2B에도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브랜드 네임 개발에서 B2B 제품에 대해서는 B2C와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아래 다섯 가지가 B2B 시장의 주요한 특징이며 이런 점을 감안해 브랜드 네임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①산업제품 및 서비스의 본질과 복잡성

②산업수요의 특징과 다양성

③적은 수의 고객

④고객당 대규모의 거래량

⑤더욱 밀접하고 보다 오래 지속되는 공급업체와 고객 간의 관계

 

<그림2>는 맥킨지에서 조사한 B2B 브랜드 선택의 이유다. B2B 브랜드를 개발할 때에는 감성적인 부분보다는 이성적인 면을 어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강하고 중성적, 혹은 남성적인 청감(聽感), 신뢰를 전달할 수 있는 의미 키워드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조합함으로써 적합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3)시리즈 브랜드 전략에 따른 네이밍 방법론

앞의 브랜드 계층구조를 설명하면서 잠깐 언급했듯이 브랜드 네임은 그 자체가 생명력을 지니고 진화를 거듭한다. 진화와 성장의 한 축은 시장의 변화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 기업은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데 새로운 시장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은 비용측면에서 보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하나의 핵심 키워드 혹은 핵심 콘셉트를 두고 동일 패턴, 유사 이미지를 부여해 확장을 전개하는 것이다. , ‘시리즈 브랜드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카드의현대카드M’이라는 알파벳 브랜딩이 시리즈 브랜딩의 시초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가 숫자 시리즈를 활용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이전에는 가야농장의 당근농장, 토마토농장, 알로에농장 등의 시리즈 브랜드가 관심을 모았다.

 

시리즈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이 바로 노먼클러처 시스템(Nomenclature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특정한 학문·예술·단체에서 쓰이는 용어 체계, 용어법, 명명법을 말하며 주로 형태적인 공통성이나 공통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일관된 규칙성을 지니고 결합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연계된 이미지나 형태로 주의를 끌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일관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사용자의 브랜드 인지에 대한 편의성을 높인다는 데 있다. 기업으로서는 공통된 이미지를 형성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공통된 키워드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키워드를 선점, 경쟁자의 진입 기회를 차단하기가 쉽다. 개념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에 이 시스템을 가지고 시리즈 브랜드 전략을 구사한 많은 브랜드들이 많다.

 

예를 들면 곤지암리조트의 슬로프 코스는 난이도에 따라 바람의 이름을 적용했다. 초보자 코스인 하늬바람에서 상급자 코스인 스톰(강력한 폭풍을 의미함)까지 한 이미지로 브랜드를 줄 세움으로써 노먼클러처 시스템의 장점을 그대로 브랜드 이미지에 전이시켰다. 기아자동차의 ‘K시리즈 K+숫자를 일관되게 조합해 ‘K시리즈하면 기아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고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하나로 통합했다. <그림3> ‘W Hotel’의 노먼클러처 시스템 사례다. 이 사례는역시 W Hotel다움이라는 호텔의 콘셉트와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좋은 사례다.

 

 

 

4)감성 마케팅의 부상으로 대세가 된 스토리 브랜딩

많은 기업들은 브랜드 네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전개한다. 이런 브랜드를 스토리 브랜드라고 부르는데 이를 두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역사적인 사실, 혹은 역사적인 인물을 토대로 드라마 형식으로 전개하는 스토리 브랜드가 있다.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키엘(kiehl) 1851년에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세워진 약국이 모태가 됐으며 1890년에 존 키엘이 인수하면서 키엘약국이 됐고 지금의 화장품 브랜드로 진화했다. 키엘의 매장 직원들은 현재도 약사 가운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으며 매장 구석구석은 약국 이미지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인체 모형들로 인테리어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1900년대 초에 개발된 오일이 아직도 박물관에 전시돼 있어서 키엘의 오리진을 강화했다. 앤디 워홀 같은 유명인이 사랑한 제품을 보여주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160년을 이어온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일관된 콘셉트하에서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강력한 스토리 브랜드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최고의 감성 마케팅이자 스토리 브랜드 네임은 제주 올레가 아닌가 싶다. 올레라는 의미는 제주 방언으로 집 대문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작은 골목길을 의미한다. 실제로 제주 올레에 가보면 그런 길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주도를 여행하게 된다. 올레는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더욱 성장했다. 다양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내며 이것들이 제주도민들의 경제와 생활에 실질적으로 기여를 했는데 올레패스포트, 제주도의 조랑말을 형상화한 간세인형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한 사람의 제주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이 스토리 브랜드는 제주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올레라는 브랜드 네임을 각인시켰으며 제주도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둘째, 브랜드 네임이 선행되고 그 네임에 스토리를 입히는 스토리 브랜드 형태도 있다. PR의 일환으로 웰-메이드(well-made)된 스토리를 통해 성공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한때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됐던바나나 우유는 원래 하얗다의 백 부장 스토리, 엔제리너스(Angel-in-us)의 세 명의 천사스토리 등이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2.네이밍 표현 전략

이제 네이밍의 표현 전략을 살펴보자. 브랜드 네임을 개발할 때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키워드를 누가 얼마나 많이 발굴하고 그 키워드를 통해 개발된 네임이 적합성과 차별성이라는 상반된 가치의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 측면이다. 그러기 위해서 네임 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첫째는 언어타입과 조합의 형태적 스펙트럼이며 둘째는 네임의 청감 스펙트럼인데 청감 스펙트럼은 카테고리 사운드라고도 한다.

 

 

첫째, 언어타입과 조합의 형태적 스펙트럼은 6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그림 6>에서 보듯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상징성이 강하고 왼쪽으로 갈수록 의미 직관성이 강하다. <그림6>은 메타브랜딩 표현전략의 한 모델로 직관성과 상징성의 축이 언어에 대한 조합, 언어 타입에 따라 어떻게 나뉘어지는지 보여주고 있다. 마케팅의 비용에 대한 여유가 없다면 의미 직관성을 강화해 제품과 브랜드를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고 브랜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자원들을 투입할 여력이 충분하다면 이미지 상징성을 좀 더 부여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연상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좋겠다. 그러므로 개발자들은 이런 언어의 타입과 조합의 형태에 따른 다양한 표현의 스팩트럼 개념을 염두에 두고 시장과 타깃에게 어필할 수 있는 네임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면 조합의 형태적인 측면에서 비타민하우스, 딱풀, 바디샵 같은 브랜드 네임들은 자연어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단순하게 결합해 그 브랜드 네임의 속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브랜드들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TTL, 8second, ZIC, pooq, ZEC 같은 브랜드 네임들은 단어들이 새롭게 분리 조합돼 만들어진 신조어이거나 숫자+단어, 이니셜만의 조합 형태로 기호적인 성격과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임팩트는 강하나 브랜드의 의미를 인지시키기에는 마케팅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할 수 있다.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브랜드 네임을 개발함에 있어서 브랜드의 초기 시장 침투 전략과 브랜드에 투자할 수 있는 마케팅 자원의 여력이 어디까지인지를 고려해 의미 직관성과 이미지 상징성 중에 어디에 방점을 찍어서 개발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네임을 개발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둘째, 시장에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존재하고 각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브랜드 네임들은 해당 카테고리 사운드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메타브랜딩에서는 이를 청감 스펙트럼이라고 명명한다. 네임개발에서 이 청감 스팩트럼은 브랜드 네임의 중요한 스크리닝 포인트인 발음 용이성과 카테고리 적합성, 그리고 타깃 적합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스터디가 매우 중요하다. 화장품 카테고리는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중에 된소리나 거센소리 즉 ㅃ, , , , , , , ㅋ 등은 잘 활용하지 않는다. 카테고리의 특성상 여성스럽고 화려하거나 중성적이면서 도시적인 모던함을 전달할 수 있는 음을 나타내주는 유음, 비음 등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식품 카테고리 중에 아이들이 주로 먹는 제품들은 된소리나 유음 등을 활용해서 네임에서 작고 귀여운 청감을 전달하는데 예를 들면 짜요짜요, 뽀또, 초롱이, 뽀로로 같은 네임들이 그런 속성을 지닌 브랜드 네임으로 타깃 적합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카테고리 사운드의 적합도가 높을수록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나에게 어울리는 브랜드, 즉 타깃 브랜드로 생각할 가능성이 커지고 브랜드 심리적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선택 확률도 커질 수 있다. <그림 7>의 예시는 롯데리아의 새로운 버거 브랜드라츠를 개발할 때 메타브랜딩에서 제시했던 버거 카테고리의 청감 스펙트럼으로 브랜드 네임 선택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역할을 했다.

 

 

 

 

네이밍 방법론에서 마지막으로 짚어봐야 하는 것은 브랜드 네임의 스크리닝이다. 브랜드 네임을 개발할 때는 후보안의 개수가 적게는 200개에서 많게는 1000개 이상으로 결국 그 많은 네임 후보안에서 하나의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다.

 

 

1000개 이상의 네임 후보안에서 약 80%는 상표 등록이 불가능해서 탈락되고 나머지 20% 정도만이 상표 등록에서 살아남는데 그래도 수백 개, 혹은 수십 개의 대안에서 한 개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네임 스크리닝 포인트에 후보안을 대입해서 차별성, 적합성, 발음용이성, 배타성 등을 점검해야 한다. <그림 8>은 메타브랜딩의 브랜드 네임 스크리닝 모델이다. 이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브랜드의 기획 콘셉트, 타깃 적합성(소비자 조사를 통해서 알아냄), 발음 용이성, 차별성 등을 다시 한번 환기, 재검토하고 그에 맞는 전략적으로 크리에이티브한 후보안을 선택할 수 있다.

 

가끔 브랜드 네임을 선정하는 자리에서 이 네임이 성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 참 곤란한 질문이다. 브랜드 네임은 브랜드의 한 요소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그 네임을 바탕으로 그 브랜드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브랜드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수많은 네임들 중에 요즘 시장에는 어떤 네임들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선전을 하고 있을까. 요즘의 네임 트렌드를 짚어보자.

 

3.네이밍 트렌드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기업들도 이에 대한 적응전략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은차별화된 1등 제품으로 굳건한 1위를 굳히거나전략적인 비용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기보다는 기존의 브랜드를 재검토하면서 성장을 모색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네이밍의 트렌드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필자는 브랜드 네임의 트렌드를 Rebranding, Retro branding, 직관과 상징의 합 등 세 가지의 키워드로 설명하고자 한다.

 

1)리브랜딩(rebranding)

리브랜딩은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고 출시하는 데 따르는 비용과 시간적인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한 전략으로 기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방법이다. 리브랜딩의 이유는 아래 다섯 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New image

More attractive & Successful

Consumer loyalty

Pace with new market

Re-energize a brand and company

 

리브랜딩은 이미 형성된 소비자 로열티가 있는 기존 브랜드에 좀 더 매력적인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해 신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기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30∼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우루사라는 브랜드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곰 캐릭터와 함께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풍기던우루사 2009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을 위한알파 우루사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젊은 직장 여성들의 음주나 스트레스, 지나친 다이어트, 40대 이후 여성들은 비만이나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간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우루사의 여성용 버전을 출시한 것이다. 기존 남성적 이미지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기존 브랜드의 로열티를 활용하기 위해알파우루사란 이름을 지었으며 제품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루사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명확한 광고 콘셉트로 관심을 끌었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차두리 선수를 통해 다소 올드한 이미지를 젊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로 전환, ‘-우루사라는 아성을 구축하고 피로회복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등 리브랜딩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그림 9)

 

 

 

2)레트로 브랜딩(Retro Branding)

레트로 브랜딩은 과거로 회귀하는 네이밍이라고 할 수 있는데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의 히트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복고 열풍은 산업 전반에 강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레트로 트렌드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의 TV광고는 레트로 브랜딩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0>은 맥도날드가 새롭게 출시한 뉴 버거 브랜드다. 1988버거와 1955버거인데 맥도날드의 한국 오픈과 최초 버거 출시 연도를 브랜드 네임에 사용해 독특성을 주고 있으며 광고의 콘셉트 또한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톤앤 매너를 활용해 주목도를 높였다.

 

 

흥미로운 레트로 트렌드가 반영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가 운동화 브랜드다. 나이키의에어 포스원이 출시 30년을 맞아루나포스 원으로 재출시됐고 푸마의스웨이드(SUEDE)’ 1968년 출시 당시의 옛 모델이 나와 힙합 뮤지션들의 대표 신발로 인기를 누렸다. 1985년 처음 선보인 푸마의 러닝화 ‘TX-3’도 빈티지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0년에 리메이크됐는데 기존 제품의 낡은 듯한 색감과 디자인은 유지하고 소재만 변화시켰다. 특히 파란색 제품은건담 컬러라는 복고풍 별명까지 얻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복고 문화는 외식업계에도 퍼졌다. CJ제일제당이 이마트에서 운영 중인 7080세대를 겨냥한 추억의 분식집제일분식과 어릴 적 남산이나 경양식 집에서 즐겨 먹었던 추억의 왕돈까스 맛을 그대로 재현한남산N왕돈까스를 출시해 레트로 트렌드에 합류했다. 또 오무토토마토의옛날 오므라이스는 어릴 적 경양식 레스토랑에서 즐겨먹던오므라이스를 추억할 수 있도록 재해석했으며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복고제품의 인기를 바탕으로 옛날 스타일의옛날옛날 콩떡빙수’를 출시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마트에서는옛날 번데기’ ‘옛날 건빵’ ‘옛날 멸치’ ‘옛날 미숫가루등을 상품 패키지화했는데 옛날이란 글자가 들어간 제품들의 지난해 매출이 2011년에 비해 최대 45%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레트로 트렌드를 가장 쉽게 반영하고 있는옛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중장년층에게는 그리움을, 젊은층에게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또 맥도날드는 1980, 1955같이 직관적으로 과거를 나타내는 숫자를 제품명에 사용했다.

 

복고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소비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과거에 즐겼던 문화의 흔적을 다시 되새김질 한다과거의 흔적을 통해 잊어버린 과거의 감성과 이상, 꿈을 다시 반추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레트로 콘셉트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세대를 위한 이벤트로 시작했지만 점차 신세대들이 이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덧붙였다.

 

3)직관과 상징의 합

사람들이 하루에 접하는 브랜드는 얼마나 될까. 어림잡아 2∼3만 개 정도라고 한다.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갓 출시된 브랜드 네임은 차별성을 가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강한 임팩트로 차별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 출시된 브랜드들은 <그림12>에서 보듯이 세 가지 유형 안에 대부분 포함된다. 그 안에서 좀 더 의미가 직관적인지, 아니면 좀 더 상징성이 강한지에 따라 위치를 점하게 되는데 요즘 출시되는 브랜드들은 점점 더 그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직관성과 상징성이 혼합되고 있다.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신세계의 ‘SSG food market’을 네임 유형으로 분류해보면 descriptive name arbitrary name의 경계에 있다. SSG의 자의성을 Food market이라는 직관적인 업태 키워드가 보완해주기 때문에 직관과 상징이 결합된 구조로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소비자에게는 신선함을 주면서 시선과 기억을 사로잡는다.

 

2011년에 출시된 삼성카드의 숫자 시리즈 브랜드는 2, 3부터 시장에 선보여 1∼7 시리즈를 포함해 올해 5월 기준으로 총 216만 개를 발급하면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드에 화려한 장식 등을 배제하고 대표적인 서비스를 숫자와 함께 카드에 직접 새겨 넣은 것이 특징이다. 오히려 이런 특징이 카드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순당 막걸리대박’, 롯데마트의통큰은 그 의미에서 매우 직관적인 임팩트를 부여하면서 이슈가 됐고 롯데마트의통근은 손 큰이라는 네임을 추가하면서 마트 PB브랜드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프레쉬’, 삼성전자의스마트 TV’, 풀무원의 ‘I’m real’은 모두 기존 브랜드들과는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서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는 방법은 다양하다. 시각적으로 강한 주목도를 가지거나,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이 의미가 직관적이어서 기억에 남도록 하거나, 아니면 청각적인 매력으로 한번 들어서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광고비를 엄청나게 써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브랜드 홍수 속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살리기 위한 치열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자성 메타브랜딩 상무 yaeya@metabranding.com

필자는 메타브랜딩에서 네이미스트라는 프리랜서로 네이밍 세계에 첫발을 들여 놓았으며 16년째 브랜드 네임 기획과 개발의 현장에서 디렉터로서 네이밍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개발하고 있다. 서강대 대학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으며 요즘은 네이밍의 영역을 좀 더 확대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작업, 8개 국 단어 대사전,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숨어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브랜드 네임 발굴(탐사) 작업 등이 그런 일들이다. 강력한 브랜드 네임 개발 방법론과 표현의 다양한 소스 데이터 베이스들을 구축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세상의 모든 브랜드 네이밍 라이브러리를 세우는 것을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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