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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철 박사의 마케팅 코칭

“BMW가 좋은 이유, 1개만 적어주세요” 곧바로 떠오르는 정보가 소중하다

신병철 | 125호 (2013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마케팅은 이론과 실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통찰력 분야를 연구해 온 신병철 스핑클그룹 대표가 마케팅, 소비자행동, 인지심리학 분야의 주요 연구 80편을 기초로 이론과 실무 간 단절 고리(broken linkage)를 찾아내 양자를 이어주는 마케팅 코칭을 시작합니다. 복잡하고 때론 이해하기 힘든 학문적 연구들을 실제 마케팅 상황에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BMW가 좋은 이유를 1개만 기억하게 하는 게 좋을까, 10개를 기억하게 하는 게 좋을까? 브랜드의 장점이 많다면 여러 개를 기억하게 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의 개념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사람의 기억구조다. 사람의 기억 구조는 너무나 복잡해서 뭐라 단정하기 힘들다. 하나만 전달하는 게 좋을까, 여러 개를 전달하는 게 좋을까? 웬키, 보너, 쥬코위치(1997)는 이 의미심장한 질문에 해답을 주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피험자를 2개의 집단으로 나누고 A집단에는 “BMW 가 좋은 이유를 1개만 적어주세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B집단에는 “BMW가 좋은 이유를 10개만 적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이후, 각 집단에 BMW 브랜드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기술하게 했다.

이 질문에 대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게 나타났다. BMW가 좋은 이유를 하나만 써 달라는 요청을 받은 A집단은 BMW 브랜드에 대해 5.8점의 선호도를 보였다. 반면, BMW가 좋은 이유 10개를 적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B집단은 4.2점의 선호도를 보였다. 다른 모든 조건은 동일했고 오직 좋은 이유를 1개 혹은 10개를 적으라고 했을 뿐인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BMW가 좋은 이유를 하나만 적으라고 하면 피험자들은 그 이유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1개를 생각해 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훌륭한 디자인’ ‘강력한 파워’ ‘최고의 브랜드와 같은 답을 쉽게 기억해낼 수 있다. 그러나 BMW가 좋은 이유를 10개 적으라고 하면 피험자들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의 장점을 10개씩이나 생각해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피험자들은 좋은 이유를 3∼4개 정도 생각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상은 생각해 내지 못한다. ,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10개의 이유를 생각하는 것이었지만 실제 이들이 수행한 기억 내용은 3∼4개에 불과했다. 이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장점을 1개만 적은 피험자들은 자신들이 적은 이유를 통해 BMW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스스로그래, 바로 이 점 때문에 BMW가 좋은 거야라는 평가를 내린다. 반면, 10개를 적어 내라고 지시받은 그룹은 실제 3∼4개의 이유만 찾는 데 그치므로 BMW가 좋은 이유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인식한다. 그 결과 BMW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다.

 

 

 

이 연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좋은 내용을 많이 전달하는 것보다 기억하기 쉽게 집중해서 전달하는 게 브랜드 선호도에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내용보다는 기억용이성이 더 중요하다. 이처럼 기억용이성을 더 중요시 여기는 의사결정 성향을 이용가능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고 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합리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이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의사결정의 기준이 바로 이용가능 휴리스틱이다. 소비자에게 많이 전달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소비자는 1개의 정보면 충분하다.

웬키, 보너, 쥬코위치(1997)는 또 다른 실험도 진행했다. 이번에는 나쁜 이유를 물어봤다. , A 집단에는 BMW가 나쁜 이유를 1개만, B집단에는 BMW가 나쁜 이유 10개를 각각 적어달라고 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이번에도 역시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BMW가 나쁜 이유를 하나만 적어달라고 요청 받은 A 집단은 4.5점의 선호도를 보인 반면 BMW가 나쁜 이유 10개를 적어 내라고 지시했던 B집단은 5.7점의 선호도를 보였다. 좋은 이유를 물었던 실험과 달리 나쁜 이유는 하나만 적으라고 한 집단이 BMW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앞의 연구 결과와 매우 일맥상통하지만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BMW가 나쁜 이유를 하나만 적으라고 하면 피험자들은비싼 가격’ ‘나쁜 연비’ ‘고가의 수리비등 매우 쉽게 이유를 생각해 낸다. 그래서 평가가 낮아진다. 그런데 BMW가 나쁜 이유를 10개 적으라고 하면 피험자들은 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나쁜 이유 역시 피험자들이 생각해 내는 데 한계가 있어서 평균 3∼4개 정도만 적어 냈다. , 실제 과제는 10개의 나쁜 이유를 생각하라는 것이었지만 실제 이들이 수행한 기억내용은 3∼4개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들은 BMW에 나쁜 이유가 별로 없다고 인식해 BMW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된다. 참으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이 역시 기억용이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 실험을 한꺼번에 표시하면 <그림3>과 같다.

그림으로 그려보면 두 실험 결과 간 완벽하게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BMW가 좋은 이유를 생각하게 하면 1개만 생각하게 할 때가 훨씬 높은 선호도를 유도한다. BMW가 나쁜 이유를 생각하게 해도 1개만 생각하게 할 때가 훨씬 부정적인 선호도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정한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유도할 때 좋은 내용을 많이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가지에 집중해 기억하기 쉽게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이 전달해봐야 소용없다. 소비자는 인지적 정보처리에 한계가 있고 주요한 한 가지 외에는 대부분 정보처리를 기각하기 때문이다.

혹시 BMW라는 브랜드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닐까? 같은 차원의 연구를 벤츠를 통해서도 알아봤다.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결과를 하나의 도표로 표시하면 <그림4>와 같다.

BMW를 물어보나, 벤츠를 물어보나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결과는 무엇인가? 하나에 집중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벤츠가 좋은 이유를 생각하게 하면 1개만 생각하게 할 때 훨씬 높은 선호도를 유도한다. 벤츠가 나쁜 이유를 생각하게 해도 1개만 생각하게 할 때 훨씬 부정적인 선호도를 만들어 낸다. 반면 벤츠가 좋은 이유를 10개 생각하라고 하면 어려움을 느끼고 그 결과 실제 선호도는 떨어진다. 벤츠가 나쁜 이유를 10개 생각하라고 해도 역시 어려움을 느끼고 그 결과 실제 선호도는 높아지게 된다.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소비자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많이 전달하는 게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마케팅 시사점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많이 기억하지 않는다. 주요 기억내용은 한두 개면 충분하다. 브랜드에 대한 주요 속성을 많이 전달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과유불급이니 한두 가지에 집중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소비자 의사결정의 특성상 이용가능 휴리스틱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용 자체보다는 이용가능한 것이 더 많이 사용되게 되는 정보처리의 특성을 의미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다. 내용이 중요하기보다 실제 당장 생각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특정 카테고리의 대표가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페덱스(FeDex)는 특송 화물 시장의 대표 브랜드다. 사람들은 특송 화물을 보내려고 할 때 자동적으로 페덱스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용가능성이 높아 매우 강력한 기억용이성을 갖기 때문이다. 검색시장의 대표자인 구글(Google) 역시 강력한 이용가능성을 갖고 있는 예다. 보습시장의 대표인 바세린(Vaseline), 투명 테이프의 대표인 스카치(Scotch) 등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특정 카테고리를 점령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이용가능성을 갖게 된다. 카테고리의 대명사가 되면 기억용이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고 그 결과 소비자의 선택이 증가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분석 연구

Wanke, Bohner and Jurkowitsch(1997). There Are Many Reasons to Drive a BMW : Does Imagined Ease of Argument Generation Influence Attitud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24, September, pp 170-177.

 

신병철 스핑클그룹 총괄 대표 bcshin03@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경영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마케팅) 학위를 받았다. 저명 학술지인 에 브랜드 시너지 전략과 관련한 논문을 싣고 브랜드와 통찰에 대한 연구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저서로 <통찰의 기술>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모형 스핑클> 등이 있다.

 

 

 

  • 신병철 | - (현) 브릿지컨설팅 대표 (Brand Consulting Agency)
    -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2005~현재)
    - 고려대 경영대/경영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외국어대학교 경영대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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