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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마케팅

대기실 환경 바꾸면 매출 오른다

이창호 | 9호 (2008년 5월 Issue 2)
필자가 요즘 병원경영 관련 강의를 다니다 보면 내과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진료 병원 관계자들의 고민을 자주 듣는다. 그들은 한의원 성형외과 피부과 등과 같은 비급여 진료과는 광고비를 많이 써서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급여 진료 중심의 병의원은 이런 방식의 수익 창출이 힘들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강의 시간에 일일이 대답하지 못했지만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병의원들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수익창출 방법을 이번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병원의 대기실 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이는 어느 병원에서나 쉽게 시도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대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환자들
병원의 대기실이 어떤 공간인지 생각해보자. 다수의 환자가 의사의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공간이다. 대기실에서 짧게는 5분에서 많게는 30분 이상 머무르지만 이후 진료실에서 어떤 진료를 받을지 모르는 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대기실에 앉아있는 환자들의 심리는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진료를 빨리 마치고 병원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병원에서 기다리는 자체를 아주 불필요하고 쓸데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병원이 환자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병원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준다’와 ‘대기시간을 헛되지 않고 유익하고 좋은 시간으로 바꾼다’는 당연한 사실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려면 접수시간을 먼저 줄여야 한다. 환자가 사전예약을 통해 병원에 오자마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신규 환자에게는 얼마 후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예상 대기시간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을 알려주지 않고 무작정 기다리게 하면 단 환자는 5분의 시간도 불편함을 느낀다.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이 정도로 언급하고, 이제부터는 환자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대기실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대기실 안내 동영상도 선택과 집중 필요
서두에 언급한 급여 진료과 가운데 내과를 예로 들어보자. 내과는 일반적으로 감기 환자가 가장 많다. 더구나 감기 환자는 예약하고 오기보다는 불시에 병원을 찾을 때가 흔하며, 평균적으로 대기시간도 2030분 정도 걸린다. 감기 환자가 진료접수를 한 뒤 병원에서 대기시간을 보낼 때 잡지나 신문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대기실에 대형 TV나 영상 시스템을 설치해 동영상으로 병원 클리닉을 안내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안내 동영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병원은 드물다. 병원 대기실에서 상영되는 영상 콘텐츠 대부분이 캠페인성 내용 일색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과 대기실에서는 ‘당뇨가 왜 위험한 질병인지’, ‘당뇨의 증상은 어떠한지’ 등의 내용을 내보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정작 환자들이 궁금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아니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당뇨 치료를 어떻게 하는지’, ‘그러한 당뇨 치료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 치료 사례는 어떤지’ 등등이 가장 궁금하다. 그런데 병원은 짧은 대기시간과 환자들의 궁금증을 고려하지 않고 안내 동영상을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사실 병원의 치료법과 실제 치료 사례를 많이 노출할수록 해당 진료과목에 대한 환자들의 문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병원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도 높아진다. 캠페인성 동영상 콘텐츠만으로는 환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대기실에서 제공해야 할 동영상 콘텐츠도 이제 치료법과 치료 사례를 알리는 내용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환자 궁금증 줄일 홍보책자 만들어야
병원 대기실에 가장 흔하게 놓여있는 게 병원 홍보인쇄물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제약회사나 의료장비업체들이 제공하는 것으로 대기시간에 이를 보는 환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인쇄 홍보물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앞서 설명한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야 할 내용을 인쇄물로도 만들어 환자가 진료 접수를 할 때 직접 건네주는 것이 좋다. 홍보물에는 병원이 홍보하려는 특화 진료에 대한 소개를 함께 담을 수도 있다. 필자가 컨설팅한 개인 내과의원은 이런 식으로 당뇨클리닉 인쇄 홍보물을 만들어 몇 달 만에 장기 당뇨치료 환자를 4배 가까이 늘렸다.
   
 

 
A피부과는 대기하는 환자들에게 ‘치료카드’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명함 크기의 카드에 진료별 치료 효과와 치료 후 주의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 제공한 것. 마사지할 때 바르는 약물부터 피부 관리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설명문을 넣었다.
 
치료를 받기 전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상태에서 이런 내용의 인쇄물이 접하자 환자들은 치료카드를 꼼꼼히 읽었으며 효과도 높았다. 명함 크기의 작은 치료카드가 환자들의 불필요한 질문이나 불평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병원의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환자 동선과 눈높이 고려해 패널 설치
병원 대기실에 설치된 홍보물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각종 패널과 실내용 배너 광고다. 이 또한 대부분 의료장비업체나 제약회사에서 제공한 것들로 환자들의 눈높이와 궁금증을 완전하게 무시하고 있다. 패널과 실내용 배너 광고는 환자에게 진료 동기를 부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진료 장비 등을 홍보하는 문구에서 벗어나 진료 대상과 치료 효과를 확실하게 부각시켜야 한다. 한눈에 내용을 파악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당뇨, 이젠 치료가 쉬워졌습니다’와 같이 짧지만 진료동기를 유발하는 강한 문구를 써넣어야 하는 것이다.
 
또 대기실에 이런 패널들을 일렬로 세워두기보다는 고객들의 동선에 따라 이를 배치하는 게 좋다. 필자는 병원 화장실에 홍보 내용물을 쉽게 바꿀 수 있는 패널 액자를 설치하기를 추천한다.
 
대기실, 소통을 위한 장소로 거듭나야
지금까지 병원 대기실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흔한 홍보 방법들을 짚어봤다. 병원 홍보물이 환자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실의 영상 콘텐츠나 인쇄 홍보물, 패널, 실내용 배너를 교체하는 데 들이는 노력이나 비용이 아깝다면 이는 병원 매출을 조금이나마 올리는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내원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의 특화 내용을 잘 알리는 것만으로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특화 전문 병원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병원의 대기실은 고객의 소통을 위한 장소다. 고객의 편안함과 편리함, 그리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우리 병원을 지금 찾았다고 해서, 그리고 우리 병원의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그 고객이 다음에 우리 병원을 다시 찾아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고객은 더 좋은 의료 환경을 찾아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있다. 지금까지 고객들이 우리 병원의 대기실에서 알고 싶어하는 내용 가운데 찾지 못한 것이 있는지 환자의 마음으로, 환자의 눈높이에서 다시 한 번 고민한다면 병원을 살리는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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