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 Length 공급자 관리
[Case Study : 이마트] 재고관리 힘든 두부 5분마다 정보 제공
국내 1위의 대형 마트인 신세계 이마트는 제조업체 3000여 곳을 협력업체, 즉 이마트에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자로 두고 있다. 이마트는 막강한 구매력(buying power)을 기반으로 이들 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일반 제품에 비해 최대 40% 저렴한 독자브랜드(PL)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가격인하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7년까지 PL상품의 비중을 최대 30%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잡고 있다. PL제품은 가격 파괴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 제조업체의 판로를 확보해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힘이 약한 중소 제조업체가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이마트와의 협상에서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 가격 인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PL제품의 품질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물류 시스템 개선으로 비용절감 유도
그렇다고해서 이마트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구매력을 행사해 이익을 높이는 것에만 몰두하지는 않는다. 지나친 가격 인하로 인해 공급업체의 경쟁력이 취약해지면 결국 이마트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1996년 12월 대형 유통업체 최초로 물류센터를 개설했고 1999년 박스 바코드를 이용한 ‘자동 분류·매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별 상품 외에 박스에도 바코드를 도입해 자동으로 각 점포별로 배송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로 인해 협력업체들은 납품 절차를 간소화해 관련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 이마트는 또 2005년 제조업체가 발주 물량이나 운송 시간 등을 감안해 자사에 적합한 납품시간을 고른 뒤 사전에 예약할 수 있게 하는 ‘납품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는 배송 계획을 미리 세워 차량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실시간 판매정보 제공
2001년부터 이마트는 점포별 개별 상품의 매출 및 재고 데이터를 모든 협력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는 상품 수요와 생산량 등을 예측할 수 있게 돼 제조 경비 및 재고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5분 단위로 상품의 매출 및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마트 주용노 시스템기획팀장은 “두부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대량 생산이 힘든 상품을 중심으로 5분 단위로 판매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에는 대상 업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이저 제조업체와 협업 시스템 구축
이마트는 대형 유통업체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가진 초대형 제조업체와는 협업 시스템을 구축, 제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제조업체와 마케팅, 판촉, 판매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상호 공급·기획·예측 프로그램(CPFR)’을 도입한 게 대표적 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마트와 초대형 제조회사들은 공동으로 주력 모델을 선정하고 마케팅 방식을 결정한다. 실제 이마트는 2006년 8월부터 삼성전자와 CPFR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타사 전자제품 매출 관련 정보를 삼성에 모두 알려주고 계절별, 고객유형별로 세분화한 판매 데이터와 미래 트렌드 전망까지 공유하며 공동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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