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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전략

때론 속마음을, 때론 트렌드를… 빅데이터, 목표에 꼭맞게 분석해 내라

김계홍,김석태 | 107호 (2012년 6월 Issue 2)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data)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데이터가 존재하지만 기존의 데이터라는 것은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로 일정한 규칙에 의해 규정되고 정형화된 숫자나 문자를 지칭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의미는 ‘목적에 맞게 정형화되고 시스템에 담을 수 있는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뜻하며 그 외 비정형화된 데이터(Unstructured Data, 문서, 전자우편, 메모,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 등)는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거나 아예 버려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는 비정형 데이터가 정형 데이터보다 훨씬 많아졌다. 이제는 그 규모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정형 데이터들이 쌓여 만든 어마어마한 데이터 더미가 기업들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빅데이터라고 불리는 최근의 조류는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측면에서의 정보와 기회를 얻자는 취지에서 나타났다.
 
비정형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분석에 한계가 생겼고 이에 따라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Advanced Analytics·선진 분석 기법)가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됐다. 구체적으로 말해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는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예측이 가능한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분석을 말하지만 최근에는 통상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의미한다.
 
사실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에 활용되는 분석 기법은 기존 통계적 분석 기법상 존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기존 BI(Business Intelligence·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분석 기법과 차이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분석의 대상이 되는 데이터의 특성과 분석의 목적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표1>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드밴스드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BI는 필요 없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기업이 활동을 하는 중에 데이터는 자연 발생적으로 계속 생겨나고 이러한 데이터는 무결성이나 독립성 등이 보장되는 틀 안에서 보관되고 관리돼야 한다. 결국 안전한 데이터 운영 및 관리를 위해서는 기존 DBMS(Data Base Management System)가 여전히 필요하다. 또 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수행되는 분석도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결국 당분간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와 전통적인 BI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각자의 영역을 가져갈 것이다. 하지만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가 보편화된 이후에는 기업 내 모든 분석이 BI라는 체계하에 정의되더라도 기업 내 분석의 중요성 및 위상은 어드밴드스 애널리틱스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의 활용 방안 및 산업별 사례
빅데이터는 내/외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포괄한다. 결국 빅데이터 활용의 핵심은 수많은 데이터 가운데 무엇이 특별한지를 인식하고 분석을 통해 데이터가 주는 의미를 알아내는 것이다. 산업을 선도하는 대부분 기업들은 조직 내/외부에 존재하는 정보를 정교하게 이용하는 일이 고성장(High Performance)을 추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특히 일부 기업은 빅데이터야말로 오늘날의 치열한 시장환경에서 자사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시장조사를 할 때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때 현재 동향과 고객의 감성, 제품 선호도 변화 및 앞으로의 흐름을 알아낼 수 있다. 프로모션을 펼칠 때 소비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구매했는지, 프로모션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등을 파악해 목표 고객을 설정할 수 있으며 과거 정형화된 정보와 반복적으로 갱신되는 단편적 정보들을 결합해서 소비자가 상점에 있는 동안 실시간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각종 기업 내부 데이터(재고, 거래정보, 실적정보, 프로모션 정도 등)를 보다 빠르게 분석할 수 있고 기존 자사 고객뿐 아니라 잠재적 고객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가공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빅데이터가 적용되는 방식이 산업별 또는 업무 영역별로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마다 속해 있는 산업의 특성이나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에 따라 이를 구성하는 운영모델의 구성, 수익창출의 소스, 가치 제공의 대상 및 범위에 따라 필요한 정보와 필요성에 대한 우선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통산업이나 통신산업의 경우 고객 개개인의 정보가 매우 중요하고 이를 분석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만 유틸리티 산업은 설비 및 생산 공정에 역량을 집중한다. 결국 분석 활동은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분야 역시 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역량이 어느 곳에 집중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로 빅데이터의 도입과 활용에 대한 해외 선진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산업별로 활용의 초점이 다르게 나타나며 기업별 단위로 내려가면 그 차이의 격차가 더 커진다. 사실 빅데이터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며 빅데이터 도입 자체가 가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가 주는 정보를 실제 업무에 반영해 기존 업무의 수행 역량과 성과를 높여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므로 빅데이터를 도입하는 것은 산업과 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려해서 분석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갖고 어떤 분석을 수행할 것인지 전략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도입부터 서두르다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즉 과연 우리 기업이 업무상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소스는 어디 있는지, 이를 어떻게 가공해서 유의미한 정보로 만들 것인지, 생산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 및 관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가공된 정보가 기업 성과에 어떤 순기능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진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도입해서 어떻게 활용해 성과를 냈는지 몇몇 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를 토대로 살펴보겠다.
 
통신산업
빅데이터가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산업은 통신과 금융이다. 이 두 산업은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로 인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매출에 연결시키는 노하우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 빅데이터가 접목된다면 보유하지 못했던 정보를 추가로 획득해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되거나 정보를 추출하고 싶어도 데이터양이 너무 많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데이터들을 처리 및 가공할 수 있게 된다.
 
이 중 통신업체들은 기존의 주수익원이었던 음성과 데이터의 수익증가율이 정체되거나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어 또 다른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모바일 광고나 클라우드 사업 등 현재 통신업체들이 모색하는 신사업을 실행할 때 빅데이터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바일 광고를 보자.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의 사용 정보나 위치 정보 등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가입자가 어떤 지역에 주로 머무는지,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가입자가 핸드폰으로 검색하는 검색패턴을 분석해 선호도를 파악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들이 지정학적 정보나 기존 고객 분류 정보 등과 조합된다면 가입자별 성향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와 연계하는 것도 광고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A통신사의 경우 옥외광고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심 특정지역에 설치된 디지털 옥외 광고판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에 위치한 사람들의 연령, 성별, 기존에 확보돼 있는 고객 분류 정보를 매칭한다. 분석된 정보를 바탕으로 군중을 분류해 군중별 특징을 잡아낸다. 이러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처리되며 확보돼 있는 광고들 중 그 시각, 그 장소에 모인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만한 광고를 게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주변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다 보면 군중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 광고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옥외광고 매체 위치별로 가장 효과적인 광고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는 곧 적절한 광고주를 섭외하는 근거가 돼서 영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광고가 보다 효과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해서 광고비를 최적화할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됐는지 파악해서 광고 효과 분석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이런 정보는 다음 광고물 제작과 노출 방법을 기획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리모트 서비스를 통해 센서 및 클라우드 기술을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원격 의료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호주의 B통신사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나 어린이 환자처럼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한 센서를 개발 및 공급했다. 이 센서는 사람 몸에 부착해 체온과 혈압 등을 재서 실시간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상태 정보와 위치 정보가 함께 축적되도록 했다. 축적된 정보는 환자의 현 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 이상 징후로 인한 상태 악화 가능성은 없는지를 체크하게 된다. 만약 이상이 있으면 보호자와 주치의, 지정병원의 응급실에 자동으로 연락이 가고 바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한다.
 
빅데이터는 기존 마케팅이나 CRM(고객 관계 관리)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과거에는 자사가 수집한 고객 정보만으로 고객을 세분화했으나 빅데이터 환경으로 전환되면서는 웹이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 등에 존재하는 외부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모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C통신사는 외부에 존재하는 정보를 활용해 고객 감정(sentiment)을 모니터링한다. 고객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개한 정보를 모니터링해서 서비스와 가격, 매장 내 경험 등에 대한 고객 반응을 모아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 이탈과 이미지 제고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타깃 데이터를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하고 이를 자사 체계에 맞게 변환 및 저장하며 이를 콘텐츠 내용의 성격에 따라 카테고리화해서 저장한다. 이렇게 축적된 정보는 통계적 기법과 룰 베이스(rule base) 기법 등으로 분석해 자사 여론의 포인트는 무엇인지, 영향력이 가장 큰 고객이 누구인지, 관리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주요 지표 정의를 통해 대시보드(dashboard) 형태로 경영진이 수시로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신사업 기회뿐 아니라 내부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의 기회도 제공한다. 통신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전체 비용 가운데 망 투자에 쓰는 비용이 많다. 특히 이동통신회사들은 2G에서 3G로, 다시 4G로 전환하는 과정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고 있다. 망은 통화 품질은 물론 통신회사의 경쟁력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효율화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페인의 D통신사의 경우 네트워크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기지국별 데이터를 시간대별로 수집했다. 시간별, 일별, 월별, 계절별로 Capability 대비 사용률을 파악해서 시간대별로 피크 지역과 유휴 지역을 구분했다. 그리고 통신 로드(load)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 일시적인지를 파악했다. 이를 기초로 기지국을 재편하고 신설 투자 전략을 수립해 사용량에 따라 최적화된 기지국 운영은 물론 비용 절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제조업
제조업 또한 빅데이터가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는 산업이다. 특히 R&D나 영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수 있는데 R&D의 경우 소비자들이 블로그나 SNS상에 게재하는 상품 사용기 또는 리뷰 등을 통해 자사 또는 경쟁사 상품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서 신제품 개발에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업 및 마케팅 측면에서는 기존에 수행하던 고객 분류, 타깃 마케팅 등을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으며 버즈 분석(Buzz Analytics), 고객 분류 분석(Customer Sentiment Analytics) 등을 통해 고객의 속마음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유제품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E사처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 해 프로모션 수행 시 그 효과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상황에 맞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E사는 전 세계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면서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하자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에 착수했다. 먼저 판매 및 프로모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국가별 기본적인 판매량을 기준으로 기준 대비 판매량 증가 또는 감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와 연관된 프로모션 수행의 ROI(Return On Investment·투자자본수익률)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판매량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을 조절해 전 세계적으로 투입되는 프로모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제조업에서는 Virtual Manufacturing을 통해 생산과정을 효율화할 수도 있다. 또한 대규모 글로벌 기업의 경우 기존 시스템의 한계로 분석이 어려웠던 ERP 데이터에 대한 분석이나 워런티(Warranty·의무보증) 효율화를 위한 분석에도 빅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전자기기 및 IT 기기 생산업체인 F사의 경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워런티 관련 비용 및 복잡도가 문제였다. F사는 2000개에 이르는 서비스 파트너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리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런티 및 클레임 관리와 관련된 정책과 프로세스가 국가별로 제각각일 뿐 아니라 워런티 데이터들이 제각기 다른 형태로 수집되면서 분석과 보고가 어려웠다. 또 워런티 비용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도덕적 해이도 발생하고 있었다. F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워런티 관리를 위한 표준 프레임워크를 수립하고 모든 워런티 운영체계와 부품가격, 클레임 리포트 등을 통합 및 표준화했다. 또 국가별, 제품별 워런티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도덕적 해이에 대한 감시 체계도 마련해서 예상되는 패턴을 설정해 감시하고 발생이 예상되는 사항들을 자동으로 감지해 보고하는 체계를 갖춰 워런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협력 관계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활용품 회사인 G사는 영업정책을 세우고 프로모션을 수행할 때 가장 아쉬운 점이 자사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에 대한 정보였다. 그래서 G사는 자사 상품 판매에 대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통업체에 이 시스템을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정보를 입력한다고 새로운 혜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정보를 입력하는 일은 처리해야 할 ‘또 하나의 부수적 업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사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해 유통업체가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유통업체가 정보를 입력하면 밤 사이 입력된 데이터를 기초로 자사의 판매 정보, 경쟁업체 정보, 가격 정보, 프로모션 전략 수립에 필요한 각종 정보 등이 만들어졌으며 이는 이튿날 아침 볼 수 있었다. 유통업체는 매일 아침, 당일 필요한 판매 전략을 짜거나 기존 전략을 수정 및 보완하는 데 이 정보를 사용할 수 있었다. 추가 비용 없이 요긴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유통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정보 입력에 나섰고 이렇게 모인 정보들은 G사에도 유용한 데이터로 축적됐다.
 
유틸리티산업
유틸리티나 화학, 또는 대단위 공장을 보유한 제조업의 경우 빅데이터를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유틸리티와 화학 산업은 대단위 제조시설을 보유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시설 내에는 다양한 센서와 측정 장비, 제어 장비 등이 설치돼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매 시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사실 이렇게 양산된 데이터들이 공장 운영과 설비의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화, 완제품의 품질 향상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할 방법이 없어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정유회사인 H사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H사는 전 세계에 시추 및 정유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시설에는 대부분 전문 인력들이 할당돼 관리를 맡고 있다. 정유시설은 특정 지역에 대단위 설비를 갖추고 있으므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지만 문제는 시추시설이었다. 시추시설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거나 도시와 떨어진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매우 넓은 지역에 분포돼 있다. 이러한 장치를 관리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데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빠르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인력을 배치하고 운영하는 데 소모되는 비용과 에너지가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사는 시설당 4만여 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소수의 전문 인력들이 중앙에서 전 세계 장비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인력 투입 비용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설비 운영 체계를 보유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한 여기서 발생한 데이터를 감시 차원에서만 사용하고 버리지 않고 분석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했다. 시설별로 부착된 4만여 개의 센서들은 데이터 수집에 좋은 장치였고 H사는 여기서 모은 데이터를 통해 장비 또는 부품의 교체 주기, 이상 예측, 시설 및 장비별 효율성 분석 등을 추진할 수 있었다.
 
서비스 산업
서비스 산업은 특히 고객 로열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거나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일, 매출을 향상시키거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셰익스피어 연극만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세계적인 극단인 I사도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고객층을 다각화하며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고객 세분화를 시행했다. 고객 유형 우선순위를 정의하고 매표소 통합 기술 지원 및 단일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I사는 7년간 구매 데이터를 시스템화해서 새로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고객 유형을 쉽게 세분화할 수 있었다. 또한 새로운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목표 고객군을 도출해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고객이 30%가량 증가했다.
 
빅데이터 도입을 위한 핵심 고려 요소
이처럼 빅데이터 분석은 기존의 분석 영역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정교하고 예측 가능한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 같은 분석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우리 회사에 빅데이터 분석 체계가 필요하다면 어떤 분야인가”라는 점이다. 기업 내 모든 기능이 마찬가지겠지만 빅데이터 분석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사업 가치 창출이다. 그러므로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필요성 여부를 먼저 판단하고 정확히 어떤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빅데이터는 크게 네 가지 특성으로 설명되는데 용량(Volume)과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 개별 데이터 유형의 복잡성(Complexity)이 그것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을 자사의 업무 또는 데이터와 연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빅데이터의 네 가지 특성은 결국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 중심의 기존 데이터 운영 및 관리방식의 한계를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가능 영역을 도출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분석에 돌입하기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빅데이터의 네 가지 특성을 기준으로 기존 방식으로 획득하지 못했으나 가치 있는 정보가 있지는 않은지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분석 영역을 도출하는 일은 소수의 특정 인력이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빅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이는 마치 빙산과 흡사하다.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수면 아래에 진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분석 영역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 영역은 대부분 기업의 비즈니스 특수성에 기반한 것들이 많다. 앞서 서술한 다양한 기업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결국 가치 있는 분석 가능 영역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층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분야별 현업 전문가, 시스템 관리자, 빅데이터 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업무 영역별로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영역을 도출하고 정의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도입 이후에는 전담 조직에서 지속적으로 분석 가능 영역을 찾고 이를 반영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둘째, “도입한다면 어떤 체계하에서 운영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빅데이터 환경하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데이터들이 제시하는 결과값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하며 기업 내 여러 부서가 협업해야 활용도가 높아진다. 또한 cross-functional한 영역을 분석해야 하므로 부서 관점의 접근보다는 전사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빅데이터 분석은 기존 BI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이해해야 하므로 궁극적으로는 기존 BI를 포함한 전사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전사적 관리 체계, 즉 Enterprise Information Management(EIM)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IM은 정보 분석 전문가들이 독립적인 조직 체계하에서 전사의 모든 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각 부서마다 필요한 의사결정용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체계를 말한다. EIM를 위해서는 인력과 프로세스, 기술 관점에서의 변화와 함께 이를 실증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
 
기본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은 ‘바로 지금(real time)’을 반영하는 비정형적 데이터가 많고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결과 해석, 오류 검증, 수정 등 복합적인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EIM를 수행하는 인력들은 전문적인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통계학과 컴퓨터공학, DBMS 등 실무적 지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인문학이나 사회학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갖춰야 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st)가 아니라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가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EIM를 수행하는 조직 내에는 데이터 과학자와 함께 전문 영역별로 데이터 관리, 분석, 해석 등 결과를 총괄하는 데이터 큐레이터(Data Curator), 분석 플랫폼을 관리하는 플랫폼 아키텍트(Platform Architect) 등이 포함돼야 한다.
 
EIM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보 관리 프로세스도 이에 맞게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사실 분석 업무는 기존 부서별로 수행하는 업무의 일부인 경우가 많고 분석의 영역, 데이터 소스, 분석 난이도 등에 따라 그대로 기존 부서에서 담당해야 할지, EIM 전문인력이 수행해야 할지를 나눠야 하므로 상호 간 영역을 정의해야 한다. 프로세스는 단순히 업무 수행의 절차만 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보강해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를 정의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테크놀로지 측면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플랫폼 및 분석툴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기존 분석계 시스템과는 다른 형태이므로 빅데이터를 위한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기존 분석계와의 조화를 고려해 도입해야 한다. 시스템을 도입할 때는 유연성, 확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테크놀로지는 결국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분석하려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에 맞게 시스템을 갖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앞서 사례에서 살펴봤듯 현재 기업이 속한 업종의 특성이 무엇이며 이 업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빅데이터는 단순한 데이터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의미 있는 정보로 탈바꿈하게 할 수 있는 분석력과 그렇게 분석된 정보를 기업별 특성에 맞게 적용할 때 진정한 의미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도입에 앞서 명확한 목표 설정과 당면한 과제, 업종 및 기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계홍 액센츄어코리아 통신 및 전자산업 이사 ke-hong.kim@accenture.com
 
김계홍 이사는 미국 조지아텍 산업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경영혁신팀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액센츄어에서 통신 및 전자산업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KT 등 다수 글로벌 전자 통신 기업을 대상으로 SCM, Logistics, IT전략, 혁신전략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재빨리 제품에 고객욕망을 반영하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집되는 VoC(Voice of Customer)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려고 하는 기업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기업이 고객의 현재 행동을 이해하고 미래에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예측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지표의 역할을 하는데 이때 소셜미디어는 빅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VoC 청취
기업은 전통적으로 전화나 온라인 설문 등을 통해 고객 반응을 수집했다. 그러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고 조사 후 고객 의견을 파악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충분한 정보를 얻어내기도 어려웠다. 반면 소셜미디어는 24시간 운영되는 공개채널로 기업에 의미 있는 고객 피드백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소비자는 대가 없이도 심층 면접에서 유도된 데이터와 맞먹는 질적 수준을 갖춘 피드백을 보여준다. 또한 스마트기기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포스퀘어 등 소셜미디어에 언제, 어디서나 의견을 남길 수 있게 됐다. 고객은 기업을 만나는 바로 그 순간, 좋고 나쁜 경험을 지인에게 알린다. 그리고 이들의 ‘친구’들은 그 코멘트를 실시간으로 읽는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는 양에 제한이 없다. 아무리 무제한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하더라도 텍스트마이닝 툴(text-mining tool)의 출현으로 정량화해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소셜미디어에서의 데이터는 출처나 신뢰도에 전혀 제한받지 않고 양산되는데 기업은 그중에서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골라 새로운 고객 관리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소셜미디어는 기업을 24시간 내내 흔드는 지진의 진원지와 같다. 이는 매일 고객의 소리를 듣고 분석해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경영자들 대부분은 ‘당장 눈앞에 닥친 위기’처럼 ‘강진’에 대응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미세한 흔들림 수준으로 판단하거나 아예 감지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이슈를 일찌감치 감지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와 고객 문제의 근본 원인을 신속하게 판단하는 능력, 문제의 해결을 조직 내 적임자에게 맡기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이제까지 익숙했던 유형과는 다르기 때문에 오늘날 대부분 기업에 분석 리소스가 부족한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분산되고 파편화된 팀 간에 서로 업무를 파악하지 못하고 동일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중복된 분석 틀을 사용하면 막대한 비용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때는 CRM과 애널리틱스 기능을 중앙집중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앙 부서는 단독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여러 척도에 관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여러 부서에 분배해야 한다. 다음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구체적인 고객 서비스 성공 모델을 살펴보겠다.
 

신속한 대응이 생명이다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소비자의 분노를 신속하게 잠재우지 못하면 기업 이미지가 속절없이 추락할 수 있다. 2007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 게임 콘솔에 불만을 품은 어느 게이머가 유튜브에 올린 ‘브랜드 죽이는 방법(How to kill a brand)’이라는 노래의 조회 수는 550만 건에 달했다. 2009년 캐나다의 컨트리 뮤지션 데이브 캐럴이 자신의 기타를 파손한 유나이티드항공을 비난하며 만든 유튜브 동영상은 870만 건의 조회 수를 올리며 항공사를 손들게 했다. 2010년 영화 감독 케빈 스미스는 한 좌석에 앉기에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사우스웨스트 기내에서 쫓겨난 후 이 사실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160만 명 정도의 팔로어를 지닌 파워 트위터리안이었고 그가 올린 트윗은 200건 이상 트윗으로 이어지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반면 2009년 <비즈니스위크>의 ‘최고의 고객서비스’ 리스트에 오른 UPS의 사례를 보자. <비즈니스위크> 기자가 저녁 9시까지 물건을 배달해달라고 UPS에 주문했지만 9시가 가까워올 때까지 물건이 도착하지 않자 UPS 배달을 기다리느라 개를 산책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기자의 팔로어인 자포스 CEO 토니 셰이가 우연히 함께 식사 중이던 UPS 서부지회장에게 이를 알렸고 UPS 회장은 즉시 담당자와 통화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음날 아침 9시까지는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튿날 아침 9시, UPS 배달기사는 물건과 함께 꽃, 초콜릿, 그리고 개를 위한 특별 선물 장난감을 들고 나타났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 지원 서비스에 소셜미디어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이 회사의 고객이 제기하는 제품 개선 의견이나 불만 등은 연간 23억 건에 달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중 5%가량만 전화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좀 더 신속하게 고객 불만을 처리하기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의 사용률과 예산을 매년 50%씩 늘렸으며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직원들을 골라 배치하고 최근 트위터 전담팀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이때 기업은 친구나 친척, 지인과의 연락 수단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직원이라면 누구라도 고객 서비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을 해야 한다. 이는 특정 부서 직원에게만 맡겨두기에 지나치게 방대한 업무다. 모든 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고객 응대에 나서야 한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이는 서비스의 신속한 응대에 크게 도움이 된다.
 
고객 반응을 상품 개발에 활용하라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털 제조 판매회사인 스와로브스키는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당장 제품으로 내놓아도 손색없는 디자인 아이디어 수백 개를 얻을 수 있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충성고객 확보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혁신 네트워크’를 만들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아이디어나 특별 제품 등에 대한 직원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접수 결과 50개 넘는 아이디어가 들어왔고 이 중 뛰어난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만 7개가 보고됐다.
 
P&G는 Connect+Develop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 아이디어를 모집하는데 이를 통해 수집된 외부인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한 사례는 2006년까지 전체의 35%에 이른다. 이를 통해 절약된 제품 개발비만 수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셜미디어는 고객의 요구와 취향을 수집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얻은 고객 특성을 활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파악해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로 마케팅하라
던킨도너츠의 ‘던킨 런’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를 구성해 커피, 도넛 등을 사게 한 훌륭한 사례다. ‘던킨 런’은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 등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소비자는 ‘던킨 런’에 접속해 본인이 러너(runner)가 됐다고 설정하면 직장동료들이나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공지하는 e메일이 보내진다. 이들은 e메일 화면상에 있는 도넛이나 커피 메뉴 사진을 클릭해서 주문을 할 수 있다. 이 주문들은 한 페이지에 모여져 다시 러너에게 전송된다. 러너는 이런 방식으로 여러 사람의 주문을 쉽게 모을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매상을 올려서 좋고 러너는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어 좋다.
 
마운틴듀가 1년에 걸쳐 진행한 광고 캠페인 역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얼마나 열렬한 호응을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마운틴듀는 여러 가지 신제품 음료를 시음하고 선호하는 맛을 선택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자를 모집했다. 대상 제품은 마운틴듀 디스토션, 마운틴듀 화이트아웃, 마운틴듀 타이푼 등 세 가지였다. 마운틴듀는 각각의 맛을 지지하는 소비자를 모아 ‘맛 나라’를 만들었다. 각 나라는 자신이 지지하는 맛의 라벨 디자인과 색깔, 대리점 선별, 광고제작 승인 등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전 과정에 대한 책임이 주어졌다. 지금까지도 각 맛 나라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내고 있다.
 
일본 전자기기 제조회사인 소니는 온라인 게임 마케팅에 소셜미디어 전략을 활용했다. 소니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상위 20위 안에 드는 커뮤니티 운영자들을 본사로 초청해 서비스 개선방안을 들었다. 그리고 이를 실제 게임 운영과 서비스에 반영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기업뿐 아니라 정치 세계에서도 소셜미디어는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버락 오바마는 2008년 대선 캠페인 당시 그의 메시지를 퍼뜨릴 지지자들을 모았다. 오바마 캠프는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맞수인 존 맥클레인 상원의원 측보다 활용에 능숙했다.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2008년 11월 오바마는 300만 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포함해 총 15개 소셜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500만 명의 ‘친구’를 확보했다. 페이스북 친구는 맥클레인 측보다 4배 많았고 트위터 팔로어는 23배나 많았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는 5000만여 건, 총 재생시간은 1400만 시간 정도로 집계된다. 많은 전문가가 소셜미디어상 지지자 동원 성공을 오바마가 대선에서 승리한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지금까지 소셜미디어 빅데이터의 특성과 다양한 활용 방법을 알아봤다. 소셜미디어에서 접수되는 대중의 의견을 모아 기업 각 분야에 적용하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하지만 이로부터 단기간에 성과를 얻기는 매우 어려우며 그 방법과 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경우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진한 우정이 하루 만에 생기지 않듯 소셜미디어 사용자 사이에서 기업이 신뢰를 얻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화하는 소셜미디어에 맞춰 기업 내부 조직과 조직원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점이다.
 
김석태 액센츄어코리아 경영 컨설팅 전무 suktae.kim@accenture.com
 
김석태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앤더슨컨설팅, PwC컨설팅 등에서 은행과 카드사,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시장 및 고객 세분화,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액센츄어에서 마케팅 서비스와 애널리틱스 부문을 총괄하며 해외 유통채널 전략 수립,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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