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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ification

게임화:일, 재미를 만나다

김상균 | 107호 (2012년 6월 Issue 2)

 




SNS
에 지인들이 올린 근황에 대한 글을 살펴보면 몇 개의 유형화가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것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괴로움이다. 반복되는 야근,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 인간관계의 트러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등이 직장인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먹고 살려면 별 수 있나’ ‘눈치 보면서 적당히 일해라’ ‘직장생활이 다 그렇다등의 답글이 붙지만 별로 위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활동 가능한 시간 중 우리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의 절반이 넘는다. 원시시대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위해 하루에 2∼3시간을 소모했다고 하니 그들보다 서너 배는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우리가 소모하는 물질의 질과 양을 원시시대 인류의 그것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직장에서 받는 급여와 혜택이 일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과하다고 여기는 직장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직장을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가정하면 개인은 직장이라는 시스템에 개인의 시간을 투자(인풋)해 급여라는 보상(아웃풋)을 받는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개인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인풋을 줄이거나 아웃풋을 높이면 된다. 인풋을 줄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근무시간이나 노동에 소요되는 노력의 크기를 줄이면 되고 아웃풋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적 보상을 높이거나 다른 형태의 만족도를 늘려주면 된다. 본고에서 다루는 내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인풋을 줄이고 아웃풋을 높이기 위해 게임이라는 수단을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다루려고 한다. 절대적인 근무 시간을 줄이지는 못해도 시간을 투자하면서 개인이 경험하는 느낌이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라면 어떨까? 급여가 높아지지는 않더라도 처리한 업무 결과가 본인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면 어떨까? 이에 대한 해답을 게임화(Gamific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게임화는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요소들을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Grove, 2011). 이를 통해 재미없는 일, 지루한 작업을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게임화는 직장 내의 업무 관여도(Engagement)를 높이기 위한 수단(Reeves & Read, 2009)이나 다자참여 협력(Mass Collaboration)을 촉진(McGonigal, 2011)하기 위해 많이 활용된다 .1)

 

일은 왜 재미가 없을까?

 

업무에서 재미를 충분히 느낀다면 게임화는 필요 없다. 완전한 관여 상태에 도달한 경우에는 재미라는 추가적 요소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워크홀릭의 경우에도 재미가 아닌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완전한 관여상태도, 워크홀릭도 아닌 대다수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일이 재미없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게임이 게임답고 재미있게 느껴지도록 해주는 게임 설계의 기본원칙을 활용해서 우리의 업무가 왜 게임과 달리 재미없게 돌아가는지 살펴보자.

 

게임의 특징은 크게 목표(Goal), 규칙(Rule), 피드백(Feedback System), 자발적 참여(Voluntary Participation)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McGonigal, 2011). 우리가 즐기는 게임은 장르를 불문하고 이와 같은 특징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특징을 바탕으로 게임과 직장 속 상황을 비교해보면 < 1>과 같다.

 

< 1>에서 게임의 특징을 통해 설명한 직장 속 상황은 직무탈진(Job Burnout) 증후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직무탈진을 발생시키는 여섯 개의 요인으로 부적절한 업무 부하, 비효율적인 통제, 경제적/사회적 보상의 부족, 타인과의 긍정적 교감 결여, 공정성 부족, 직무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가치 인식 부재를 들고 있다(Maslach & Leiter, 1997). 이러한 요소들은 <그림 1>과 같이 게임 속 특징들이 직장 내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 직장의 상황은 마치 플레이어들에게 외면당하는 재미없는 게임과 같으며 이는 결국 아무도 선택하지 않거나 억지로 하게 되는 게임으로 전락하게 된다.

 

업무를 어떻게 게임화할까?

 

큰 틀에서는 < 1>에서 설명한 직장 속 상황을 게임 속 상황처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인간이 갈망하는 긍정적 감정, 즐거움, 재미를 업무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간이 느끼는 즐거움, 재미에 대해서는 철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인문학에서 연구된 바 있다. 특히 게임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여러 프레임이 존재하는데 대표적 프레임 중 하나인 PLEX(Playful User Experience)를 소개한다. PLEX는 기존에 존재하던 10여 개 이상의 프레임을 조합해 완성한 것으로 매혹, 도전, 경쟁, 완성, 통제, 발견, 에로티시즘, 탐험, 표현, 판타지, 동료의식, 육성, 휴식, 가학, 감각, 시뮬레이션, 전복, 고난, 공감, 전율의 20개 항목을 제시한다(Korhonen et al., 2009). , 사용자가 게임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 이 20가지 감정의 조합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게임화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PLEX 20개 요소를 업무 환경에 모두 반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은 게임 속에서나 존재한다는 주장도 잘못됐다. 일례로 판타지를 생각해보자. 놀이공원에 가면 동화 속 캐릭터를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어른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캐릭터 탈을 뒤집어 쓴 사람일 뿐이야라고 생각하며 별 흥미를 못 느끼고 피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어린 아이들처럼 함께 즐거워하고 사진을 찍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구글을 필두로 다수의 기업들이 업무 공간을 판타지화하는 현상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게임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게임의 오감적 효과를 주로 사용하는 기술적 게임화, 게임의 메커니즘적 구성요소를 사용하는 요소적 게임화, 게임의 설계 방법을 사용하는 절차적 게임화로 나뉜다(Bree, 2011).

 

①기술적 게임화

 

게임에서 사용하는 시각적, 청각적 자극을 조직의 정보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 내부의 직원용 포털사이트, 기업 외부의 고객용 홍보사이트 등에서 게임 같은 아기자기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장 기초적 형태의 게임화에 해당한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게임화에서 추구하는 목적의 범위와 수준 면에서 만족도가 매우 제한적이다.

 

②요소적 게임화

 

Reeves & Read는 게임화에 적용할 수 있는 10가지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아바타, 3차원 환경, 서사적 이야기 구조2), 피드백, 평판/랭크/레벨, 시장과 경제, 경쟁 규칙, 팀 구성, 의사소통 시스템, 시간 제약이 그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연구에서 게임의 주요 메커니즘적 요소를 적게는 6개 정도, 많게는 50개 정도로 분류하고 있다. 요소적 게임화는 이러한 게임의 메커니즘적 요소의 일부를 조직의 기존 업무 환경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번치볼3)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여섯 개로 분류하고 각각의 욕망이 게임의 일반적 메커니즘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는지 < 2>와 같이 제시한다(Bunchball, 2010). 즉 번치볼의 모델은 기본적 게임 메커니즘 6개를 활용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전반적으로 다뤄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일 메커니즘이 여러 욕구를 만족시키는 부분도 주의해서 볼 만하다. 예를 들어 프로그레스바(Progress Bar)의 경우는 개인의 진척도를 타인이 볼 수 있도록 해 개인의 과시욕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본인이 전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현재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는 효과적인 피드백 장치로도 작용한다(Singer & Schneider, 2012).

 

유사해 보이는 메커니즘이 구체적 적용 방식과 효과에서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보너스와 포인트 메커니즘을 보면 정해진 과업을 완수했을 때 보상(Payoff)을 준다는 방식은 유사하지만 구체적인 면에서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보너스 메커니즘은 일련의 과업을 모두 완수했을 때 부여되는 보상이고 포인트 메커니즘은 단일 과업의 완수에 대한 보상을 의미한다. 보너스 메커니즘은 연속된 과업에 대한 성취와 경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포인트 메커니즘은 구성원이 단일 과업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작게나마 만족할 수 있게 해준다. 보너스나 포인트 메커니즘이 경제/가상화폐와 연동돼 사용될 경우 포인트 메커니즘은 경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1) 이외에도 기능성게임(Serious Game·교육, 훈련 과정에 게임을 적용하는 것)을 게임화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③절차적 게임화

 

게임의 설계과정을 조직 업무 및 구조 설계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게임은 규칙, 오감적 콘텐츠,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으로 구성된다. 게임의 가장 기본적 요소는 게임의 논리적 흐름, 수리적 구조가 존재하는 규칙이고 이 부분이 오감적 콘텐츠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제공된다. 최종적으로 플레이어는 게임의 규칙, 오감적 콘텐츠의 설계 내용에 따라서 사회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절차적 게임화는 이러한 규칙, 오감적 콘텐츠, 사회적 맥락의 설계 흐름에 따라서 조직의 구조나 업무 프로세스를 새롭게 설계하는 방식이다. 게임의 경우는 규칙이 동일해도 오감적 콘텐츠, 사회적 맥락에 따라 플레이어의 만족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게임에서 규칙, 오감적 콘텐츠, 사회적 맥락이 서로 조화를 이뤄서 플레이어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듯이 조직 내의 업무에서도 이러한 접근 방식은 참고할 만하다.

 

재미있는 일에 성과도 따를까?

 

게임화를 통해 지루한 업무에 재미를 더해줄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잖은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업무에 더해지는 재미의 가치가 투자를 결정한 만큼의 의미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게임화에 대한 효과는 직접적 효과와 간접적 효과로 나뉜다. 직접적으로는 게임화를 통해 단기적으로 조직 내의 개방성, 투명성, 에너지가 증가하고 직무에 대한 탐구욕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장기적으로 조직의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의 이해도를 증진시킬 수 있다(Bree, 2011). 간접적으로는 직무탈진을 피하기 위한 투자로 볼 수도 있다. 게임화를 통해 추가 가치 창출, 성과향상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직장무력증을 피함으로써 업무 결손과 구성원의 이탈을 일정 부분 방지할 수는 있다.

 

여러 분야에서 실시되고 있는 게임화 중에서 서로 다른 영역의 게임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게임화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성과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Taskville: 일을 하면서 도시 키우기(Nikkila, 2011)

 

이 프로그램은 도시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SimCity)를 업무에 접목한 사례로 볼 수 있다.4)조직 내 부서별로 업무 진척도에 따라서 건물을 건설할 수 있는 형태다. 하나의 과업을 달성하면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수 있는데 건물의 형태는 업무에 소요된 시간, 협력의 유무 등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림 2>는 태스크빌의 모습인데 건물에 보이는 깃발의 색깔이 건물의 소유주(부서)를 의미한다.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부서가 성과를 많이 내고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시스템은 조직의 규모가 매우 큰 경우에 더 효과적이다. 실제 태스크빌을 사용한 구성원들은 그들의 전체 조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 게임화를 통해서 목표 의식을 활성화시키고 진척도를 보여줌으로써 공동 노력과 업무 지속성을 높이고 조직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PowerHouse:

 

게임을 통한 에너지 절감(Reeves et al., 2011)

 

사람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면 소모되는 에너지 중 22%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와 관련해 개발된 게임이 파워하우스다. 파워하우스는 온라인 게임으로 가정의 전력계, 컴퓨터, 네트워크를 묶어서 운영되는 형태다. 참가자는 <그림 3>과 같이 리더보드를 통해 에너지 절감 상황을 개인, 팀 단위로 비교해서 볼 수 있다. <그림 4>와 같은 형태의 가상마을을 통해서도 내용을 관찰할 수 있다. 파워하우스에는 가상화폐가 존재하며 사용자들의 에너지 절감 지식과 의식수준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미니게임을 제공한다. 미니게임 결과도 전체 시스템과 연동된다.

 

INSTANT 프로그램:

혼잡완화 인센티브(Merugu et al., 2009)

 

INSTANT 프로그램은 2008∼2009년 인도의 방갈로르에서 교통 밀집지역을 지나는 총 1400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실험이다. 오전 8시 이전, 8∼830, 830분 이후 등 총 세 개의 구간으로 나눠 각각의 시간대 별로 1.5, 1, 0점의 포인트를 부여했다. 참가자는 본인의 포인트를 가지고 복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포인트의 규모에 따라서 3점은 500루피( 48명 당첨), 7점은 2000루피( 12명 당첨), 12점은 6000루피( 4명 당첨), 20점은 12000루피( 2명 당첨)의 복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실험 결과 오전 8시 이전 통근 차량, 8∼830분 사이의 통근 차량 숫자가 각각 두 배로 증가했다. , 차량 통행이 적었던 이른 아침 시간대의 통행량이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본 모델은 포인트, 가상경제, 게임의 확률 등이 적용된 사례다. 혼잡완화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이외에 고전적인 방식으로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은 혼잡시간의 통행에 대한 벌금이나 벌칙의 개념보다는 부자들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도로 사용권을 정당하게 구매한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스라엘의 데이케어센터 사례와 유사하다.5) 또한 교통 혼잡 지역의 상권을 약화시키는 문제도 있다. 인도의 INSTANT 프로그램은 혼잡통행료 지불에 대한 도덕적 해이나 상권 약화의 문제점을 발생시키지 않았으며 실제 혼잡도가 큰 폭으로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Roadwarrior:

SAP의 영업사원 교육용 프로그램(Herger, 2012)

 

SAP사는 영업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용 교육 프로그램인 로드워리어를 게임화해 제공한다. 로드워리어는 고객과의 상담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용자는 게임에서 제공하는 상황에 적절히 응대해야 레벨업을 할 수 있고 게임에서 배지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업종의 고객에 대한 미션을 성공시켜야 B라는 업종의 고객이 언록(unlock)6)되는 형태다. 이러한 형태의 프로그램은 기존의 영업 직원용으로 많이 사용되던 소프트웨어인 전자책이나 동영상 교본에 비해 실전에 가까운 경험, 다양한 인터액션, 사용자 동기 부여 등의 차원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SAP사는 이외에도 자사 고객, 파트너, 개발자, 관련 전문가 등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사이트(SCN·SAP’s Community Network)에도 목표설정, 경쟁, 배지, 레벨제도, 팀 구성 등 게임화의 요소를 다양하게 적용해 운영 중이다. SCN에는 현재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Chore Wars: 허드렛일을 놓고 벌이는 전쟁

 

제목 그대로 허드렛일을 놓고 벌이는 게임이다. 사무실, 가정집에서 발생하는 허드렛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게임에서는 화장실 청소, 설거지, 빨래, 시트 정리, 구두 닦기 등의 기본적 아이템을 허드렛일로 나열한다. 게임을 함께하는 플레이어들은 서로 이러한 허드렛일을 실제 세상에서 처리할 때마다 게임 속에서 포인트를 얻고 레벨업을 목표로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에서 열거되는 허드렛일은 플레이어의 설정에 따라서 첨삭이 가능하며 게임 속 포인트, 레벨을 실제 세상의 보상과 연동해 플레이할 수도 있다. , 참가자들이 일정 규모의 상금, 상품을 미리 정해놓고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에 따라서 실제 상금이나 상품을 지급하는 형태이다. 무료로 공개된 게임이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게임화에 대한 효과는 과연 어떨까? 아직 게임화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고 적용 사례의 수가 적으며 결정적으로는 효과 검증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게임화의 긍정적 효과를 고려해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화의 효과와 관련해 대기업의 SNS에서 게임화 기능을 제거했을 때 어떠한 현상이 발생했는가를 다룬 실험에 대해 살펴보자(Thom et al., 2012). 이 실험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에서 실시됐다. 다양한 국가에서 총 40만 명의 종업원을 고용한 기업의 사례이다. 이 기업은 SNS를 통해서 다양한 국적, 소속, 지역의 직원들이 서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활성화를 위해 포인트와 레벨업 제도를 운영했다. 실험은 게임화 기능이 제공된 기간, 제거한 기간을 각각 2주씩 잡아서 그동안 SNS를 통해 올라온 사진, 프로파일, 코멘트의 증감을 분석했다. 실험결과 게임화의 기능을 제거한 후에 SNS에 올라오는 사진, 프로파일, 코멘트의 수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게임화, 함정은 없는가?

 

IT 전문 조사회사 가트너는 2014년까지 전 세계 상위 2000개 기업의 70%가 게임화를 적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임화는 기업, 정부, 교육, 가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택적 상황이 아닌 보편적 추세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화를 완벽하게 검증된 도구, 부작용이 없는 도구 등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게임화와 관련해 주로 거론되는 두 가지 측면의 함정을 살펴보자.

 

①도덕적 해이&가치 상실(Burke & Hiltbrand, 2011)

 

게임화를 통해 제공되는 게임 머니, 포인트 등에 몰두해 이를 얻기 위해 본질적인 업무가치와 절차보다는 점수 획득에만 집중하거나 편법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양상은 게임 속에서 제공되는 보상이 현실적 가치와 연계되거나 교환되는 경우에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게임화 과정 속에 윤리적 안전장치에 대한 고민을 포함시켜야 한다.

 

게임화에서 제공되는 보상이 자칫 개인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느끼는 자족감(自足感)을 훼손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내적 동기요소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본인의 업무에 대한 현실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여기는데 게임화를 통해서 본인의 성과에 대해 게임 머니, 보너스, 포인트 등 하찮은 보상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본인의 성과를 평가절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게임화에서 이뤄지는 피드백과 보상이 업무에 대한 절대적 평가가 아니며 평가의 전부도 아님을 인식시켜야 한다. , 게임화에서 제공되는 피드백이나 보상은 보완적인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②경영진의 의무 회피를 돕는 만능열쇠

 

경영자가 조직의 목표를 못 잡고 있는 상태에서 게임화에 등장하는 배지, 레벨, 트로피만을 직원들에게 부여하면 목표 의식이 생길까? 기본적 수준의 금전적 보상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 머니, 포인트를 쏟아부으면 직원들이 만족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게임화가 업무의 본질적 가치를 바꿀 수는 없다. 게임화는 업무라는 메인 요리를 더욱 빛내주는 예쁜 그릇에 해당한다. 중요한 본질은 그릇이 아니라 요리 자체다. 물론 요리가 더 없이 훌륭하다고 해도 그 요리가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에 담겨 있는 경우보다는 멋진 도자기에 담긴 경우가 모든 이의 미각을 더 자극할 것이다. 경영자는 요리와 그릇 모두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결언

 

미국의 경우 72%의 가정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며 연령대를 살펴보면 18∼49세의 사용자가 53%, 50세 이상의 사용자가 29%에 이른다. , 중고교생만 게임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노동이 가능한 연령대 인구의 70% 정도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기업들이 컴퓨터, 인터넷, 정보시스템 등을 처음으로 도입하던 상황을 돌아보자. 직원들의 어느 정도가 그러한 기술을 원래부터 사용하고 있었을까? 짐작하건대 70%보다는 한참 낮은 수치였을 것이다. 게임, 게임화를 바라볼 때의 심리적 불편함은 어떠한가? 컴퓨터, 인터넷, 정보시스템 등에 투영되는 첨단 기술의 이미지에 비해 한결 마음이 편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즐거운 도구, 이게 바로 게임이다. 이러한 도구를 일에 접목해서 일을 더 즐겁게 하고 더 높은 효율을 얻고자 하는 것이 게임화의 목적이다.

 

2) 과업의 진척도가 조직의 목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또는 게임화된 세계 내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서 보여주는 구조.

 

3) Bunchball, 미국에 소재한 게임화 전문 기업.

 

4) 태스크빌을 운영 중인 기업에서 실제 이 게임이 심시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음.

 

5) 이스라엘의 데이케어센터에서 운영 시간이 넘어서 아이를 찾으러 오는 보호자의 수를 줄이기 위하여 벌금을 부과한 사례다. 시간(지각)을 돈으로 구매한다는 거래 관계가 형성돼 오히려 늦게 오는 부모의 수가 실험 7주 만에 두 배가 됐음.

 

6) Unlock, 게임의 진행과정에서 일정한 과업을 수행하거나 특정한 아이템을 획득한 경우 새로운 기능이 제공되거나 막혀 있던 경로가 열리는 것을 의미.

 

참고문헌

 

Bree, J.V. (2011) The end of the rainbow: in search of crossing points between organizations and games. Proceedings of DiGRA 2011 Conference: Think Design Play, 1-16.

 

Bunchball (2010) An Introduction to the Use of Game Dynamics to Influence Behavior. Bunchball.

 

Burke, M. & Hiltbrand, T. (2011) How gamification will change business intelligence. Business Intelligence Journal 16, 8-16

 

Gneezy, U. & Rustichini, A. (2000) Pay enough or don’t pay at all.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115, 791-810

 

Grove, J. (2011) Gamification: How Competition is Reinventing Business, Marketing & Everyday Life. Mashable INC.

 

Herger, M. (2012) Roadwarrior: How SAP Trains Its Sales People on Mobility. Enterprise-Gamification.com.

 

Korhonen, H., Montola, M., & Arrasvunori, J. (2009) Understanding playful user experience through digital game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esigning Pleasurable Products and Interfaces 2009, 274-285.

 

Maslach, C. & Leiter, M.P. (1997) The Truth About Burnout: How Organizations Cause Personal Stress and What to Do About. Jossey-Bass.

 

McGonigal, J. (2011) Reality Is Broken: Why Games Make Us Better and How They Can Change the World. Penguin.

 

Merugu, D., Prabhakar, B.S., & Rama, N.S. (2009) An incentive mechanism for decongesting the roads: a pilot program in Bangalore. Proceeding of NetEcon ‘09 Conference.

 

Nikkila, S., Linn, S., Sundaram, H., & Kelliher, A. (2011) Playing in Taskville: designing a social game for the workplace. Proceeding of CHI 2011 Workshop Gamification: Using Game Design Elements in Non-Game Contexts.

 

Reeves, B., Cummings, J. J., & Anderson, D. (2011) Leveraging the engagement of games to change energy behavior. Proceeding of CHI 2011 Workshop Gamification: Using Game Design Elements in Non-Game Contexts.

 

Reeves, B. & Read, J.L. (2009) Total Engagement: Using Games and Virtual Worlds to Change the Way People Work and Businesses Compete.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Singer, L. & Schneider, K. (2012) It was a bit of a race: gamification of version control, Proceedings of The 2nd International Workshop on Games and Software Engineering.

 

Thom, J., Millen, D.R., & DiMicco, J. (2012) Removing gamification from an enterprise SNS. Proceeding of CSCW2012.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saviour@kangwon.ac.kr

 

필자는 중앙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산업공학, 인지과학으로 석사, 박사를 받았다. IT 분야의 벤처 및 중견기업에서 10여 년간 근무했으며 2007년부터 강원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9년도에 강원대에서 최우수 수업상을 받았고 현재 10여 개 국제저널의 부편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창의적 혁신과 위험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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