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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TREND Idea

은근함과 반전, 재미를 주는 ‘감추기’의 미학

유인오 | 101호 (2012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보고서에 실린 ‘Hot Product’를 소개합니다. 참신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에 감성을 불어넣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노골적으로 모든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제품은 기능적이고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어떤 용도인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제품에 기능적 만족감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기능성과 함께 감성적인 충족감 역시 사람들이 제품에 기대하는 중요한 요소다.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디자인 방식의 하나로감추기가 있다. 감추기의 본질은 숨기는 데 있지 않다. 노골적으로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은근하게 드러냄으로써 우아함은 물론 반전과 재미까지 선사한다. 평소에는 감춰진 채로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만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순화된 외형 속에 숨겨진 친절한 인터페이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스토리를 감췄다가 이를 발견해서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감추기가 제공하는 매력이다.

 

● 자동차용 페인트의 성능을 홍보하기 위한 스마트폰 케이스 Nissan Scratch Shield iPhone Case, Nissan

 


 

어떤 제품이 감추는 대상이 제품 자체나 인터페이스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제품의 의미를 감추는 경우도 있다. 닛산(www.nissan-global.com)의 아이폰 케이스가 바로 그런 예다. 이 제품은 자사 차량에 적용된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Scratch Shield Paint)를 사용함으로써 자사 차량에 적용된 신기술을 홍보하고 있다. 닛산 쥬크(Juke) 등 여러 차량에 사용되고 있는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는 일종의 젤 타입 도료로서 흠집이 생겨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회복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소비자가 직접 경험해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런 점에 착안해 닛산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며 흠집 문제로 고민하는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품 속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낸 사용자들은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의 성능을 직접 느끼면서 닛산의 기술적 발전을 알게 된다.

 

● 가장 얇은 콘택트 렌즈 패키지 Magic Flat-Pack, Menicon

 


 

일본의 콘택트렌즈 회사인 메니콘(www.menicon.com)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콘택트렌즈 패키지, ‘매직 플랫팩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일반 렌즈 용기와 비교 시 두께는 12.5%, 부피는 40%에 불과해 별도의 렌즈 보관용 케이스가 아닌 주머니나 지갑에 넣고 다닐 수도 있을 정도다. 렌즈의 용기 치고는 패키지 디자인도 상당히 독특하다. 검정색과 흰색의 단조로운 색상을 사용했으나 기하학적인 형태가 더해져 지루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 제품 패키지는 지난해 117일부터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 주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투명 스피커 People People Speaker, People People

 


 

피플피플(peoplepeople.se)피플피플 스피커는 존재감을 감춘 투명한 스피커다. 어떤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작동하지 않을 때는 있는지조차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리가 날 때만 은근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스피커는 주변과의 조화, 동화되는 특징 외에도 반전을 통한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이 제품은 현재 콘셉트 디자인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조만간 판매될 계획이다. 스피커의 기능보다도 스피커가 갖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한 제품이다.

 

● 단단한 소재와 유연한 형태를 가진 테이블 Intuition, Koket

 


단단한 소재를 부드러운 형태로 감춤으로써 반전의 재미를 제공하는 코켓(bykoket.com)인튜이션은 금속 소재를 마치 리본처럼 활용해 눈길을 끈다. 리본으로 감싸면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테이블의 기둥은 금속으로 만들어져 단단하게 세워져 있다. 형태를 통해 소재를 감추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신선함과 반전이 주는 재미를 경험하게 한다.

 

● 사회적 의미를 담은 주얼리 디자인 Mechanical Cufflinks, Fonderie 47


제품에 담긴 스토리와 사회적 메시지를 일부러 감추는 경우도 있다. 폰더리 47(fonderie47.com)의 주얼리 디자인이 바로 그런 예다. 이 제품들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내전 무기로 사용되는 소총, AK-47을 부수고 그 금속을 원료로 사용해 만들어진 넥타이 단추, 남성용 반지, 귀걸이 등이다.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폰더리 47의 반지 하나를 주문 제작하면 금속 장인들이 무기용 소총을 부수고 이를 재료로 활용해 주얼리로 재탄생시킨다. 만들어진 제품에는 파괴된 소총의 시리얼 번호를 기록함으로써 진정성을 확보하고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이 제품에는 럭셔리 디자인의 아름다움과 높은 가치가 담겨 있지만 무엇보다도 평화를 얻기 위해 무기를 파괴한다는 메시지를 은근하고 우아한 방식으로 전달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 캡슐 형태의 유골함 디자인 Capsule Urn, Capsule Urn

 


 

스티브 프랏츠카(Steve Prastka, www.capsuleproject.com)는 유골함이 아닌 마치 보석함이나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는 스타일리시한 유골함을 선보였다. 사람들이 유골함에 대해 갖는 선입견, 즉 죽음에 대한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언뜻 보기에는 무슨 용도인지 모를 만큼 간접적으로 은근하게 본질을 내비친다. 캡슐 유골함은 현대적인 디자인과 고가의 소재를 가지고 죽음을 준비하려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유골함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죽음이라는 본질을 세련된 외형으로 감추고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 단순한 외형의 첨단 터치패드 헤드폰 ZIK, Parrot SA

 


 

인터페이스가 감춰진 디자인은 심플하고 시크한 매력을 발산한다.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 디자인한 패럿(www.parrot.com/usa)의 헤드폰(ZIK)’은 음악 감상만이 아니라 스마트폰과의 연결, 통화 등 모바일 사용 환경을 깊이 고려한 헤드폰이다. 직에는 터치 센서, 중력 센서 등 여러 센서와 노이즈 캔슬링, 이퀄라이저, 사운드 효과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화된 외형을 갖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능을 제어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품의 표면을 터치하는 등의 NUI(Natural User Interface)를 사용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스마트폰 등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첨단의 다양한 기능을 단순한 외형으로 감춘 이 제품은 반전과 재미, 편의성을 모두 만족시킨다.

 

 

● 아이폰으로 작동시키는 커피 머신 Topbrewer, Scanomat

 


 

인터페이스가 모두 감춰진 제품은 심플함과 우아함을 드러낸다. 스캐노맷(www.scanomat.com)탑브루어는 수도꼭지 형태의 커피머신으로 보통의 커피머신과는 달리 작동 버튼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 커피머신은 아이폰 앱을 통해서만 작동한다. 아이폰 앱을 켜면 커피의 종류와 양을 선택할 수 있다. 메뉴를 고르고 버튼을 누르는 즉시 커피머신으로 해당 내용이 전송돼 개별 취향에 따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머신의 형태가 극도의 미니멀리즘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앱을 컨트롤러로 활용한 덕분이다. 용도를 알 수조차 없는 단순화된 외형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willbe@metatrendmedia.com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dyshin@metatrendmedia.com

메타트렌드연구소(METATREND Institute·www.themetatrend.com)는 상품 중심의 최신 마이크로 트렌드를 분석해 전 세계 주요 미디어, 글로벌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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