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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Management

성과가 하락하는 브랜드는 모두 버려야 할까?

김동균 | 78호 (2011년 4월 Issue 1)

 

편집자주

지난 10년 동안 국내 대기업에 브랜드·마케팅 전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온 비아이티컨설팅(bit consulting)의 대표인 김동균 박사가 다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와 통찰을 제시합니다. 생생한 케이스 스터디와 함께 제시될 브랜드 전략 스토리를 통해 많은 지혜를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코카콜라, 다시다, 신라면, 페리오치약, 박카스…. 모두 우리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는 전통의 브랜드로 아직까지도 시장에서 건재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모두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건 아니다. 어떤 브랜드는 어려운 상항에 빠져 있기도 하고, 어떤 브랜드는 아예 시장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이렇게 브랜드 간 운명이 갈리는 이유는 브랜드 라이프사이클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라이프사이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쇠락한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브랜드는 퇴출될 수밖에 없다.

브랜드 매출 성과 하락이 오래 지속될 때, 대개 기업들은 그 브랜드를 회생시키려 노력하기보다 즉각적으로 마케팅 투자를 줄이고 무조건 새 브랜드를 육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매출 성과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브랜드라고 모두 수명이 다한 것일까? 항상 그렇진 않다. 시장에서 막강한 위상을 가지고 있던 브랜드라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브랜드 자산이 있다. 브랜드 자산가치가 하락했다 해도 최소한 브랜드의 인지 자산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육성하는 것보다 브랜드를 재활성화(revitalization)하는 편이 위험 부담도 적고 비용도 적게 든다.

그렇다면 성과가 하락하는 브랜드를 재활성화 할지, 아니면 퇴출할지, 만약 퇴출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러한 의사결정은 기업의 성과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한번 결정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1997년 일리노이 대학(University of Illinois) 브랜드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활성화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보다 과거 브랜드 자산가치가 높았던 브랜드여야 한다. 즉 소비자가 인지하는 그 브랜드만의 차별적 특성이나 오랜 전통·명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수익성과 사업 용이성도 필요하다. 중간 이상의 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로 마진이 높고 재고관리 부담이 적어야 한다. 요약하면 높은 브랜드 자산가치는 재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며 수익성과 사업 용이성은 필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 광고나 판촉행사를 남발하지 않아 브랜드 이미지 손상 정도가 크지 않고 유통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재활성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브랜드 재활성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브랜드 자산 가치가 쇠퇴했다면서서히 브랜드를 소멸시키거나즉각적으로 퇴출시키거나신규 브랜드 출시로 기존 브랜드를 대체하거나 셋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브랜드의 자산가치가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퇴색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면 과감하게 신규 브랜드로 대체해 새로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반면 누적된 브랜드의 자산가치가 취약한데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면 방치(milking)를 통해 서서히 소멸시키거나 즉각적으로 퇴출(divesting)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그림 1) 브랜드 재활성화 및 대체 전략에 대해 실제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브랜드 재활성화

브랜드를 재활성화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따라서 재활성화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의 자산가치 정도나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원인 등에 따라 적절한 재활성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크게 브랜드의 차별성 회복을 통한 재활성화와 획기적 리뉴얼을 통한 재활성화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다.

브랜드의 차별적 속성 회복

재활성화를 시도할 수 있는 브랜드는 소비자 인식상 브랜드 자산 가치가 높았던 브랜드다. 특히 브랜드 자산가치는 하락하고 있더라도 소비자 인식상 경쟁자와 구분이 되는 뚜렷한 차별화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잃어버린 브랜드 자산가치 회복을 통해 재활성화할 수 있다. 차별화된 브랜드 속성을 강화해 브랜드 자산을 회복함으로써 재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로 모토로라코리아를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아날로그 휴대전화 시절 한국에서 모토로라는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휴대전화였다. 특히 상품 브랜드인 스타택(StarTac)의 독특한 디자인은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휴대전화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모토로라코리아의 시장 지위는 급격히 하락했다. 당시 삼성 애니콜과 LG 싸이언 등 국내 업체들은 카메라 품질, MP3 등 첨단 고기능 시장에서 첨예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모토로라코리아는 본사로부터 한국 시장에서 경쟁 제품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기술을 갖춘 제품을 공급받지 못해 제품 기능 측면의 시장 대응력(time to market)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보다 기술이 앞선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면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제품 판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제한된 시장을 겨냥한 제품보다 더 많이 팔 수 있는 범용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모토로라 본사의 판단이었다. 결국 모토로라코리아는 다른 한국 기업들에 비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제품 경쟁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그들의 치명적인 역량 한계였다. 급기야 2005, 한국 시장에서 모토로라는 애니콜, 싸이언은 물론이고 큐리텔, 스카이보다도 점유율이 낮은 시장 최하위 브랜드로 전락했다.

극도로 궁지에 몰린 모토로라코리아는 기업 브랜드이면서 대표 브랜드로 활용되고 있는모토로라브랜드의 재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이에 따라 스타일 기반의 기술 리더십(Technology Leadership) 구축을 중장기 브랜드 전략 방향으로 설정했다. , 제품기능보다는 독창적인스타일을 진보된 기술로 부각시켜 기술 수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제품 기능이 아니라 스타일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가장 경쟁력이 있었던 스타택 시절의 차별화 경쟁력이었던 스타일을 핵심 자산으로 적극 활용하고 다가올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브랜드 재활성화 전략이었다. 기술을 중시하던 주류 시장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포지셔닝 전략이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 방향에 따라 게임,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첨단 기능을 선호하는 10∼20대 보다는, 스타일에 대한 관여도가 높고 스타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25∼35세 연령층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해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브랜드 콘셉트도 독창적인 스타일을 강조한 ‘Design Technology’, 모토로라의 테크놀로지로 완성되는 샤프하고 이지적인 스타일 디자인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당시 이러한 디자인 콘셉트에 부합하는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라는 제품이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어 이를 국내에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5 5%대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은 2006년 레이저 출시 후 10%대로 올라갔다. 기존 브랜드 자산을 적극 활용한 포지셔닝 변경과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 브랜드 도입을 통해 쇠퇴해가던 모토로라 브랜드를 재활성화한 결과다.

획기적 리뉴얼

오랜 전통과 명성을 가진 브랜드지만 소비자 인식상 브랜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브랜드라면 제품이나 다자인의 획기적인 리뉴얼을 통해 새로움(newness)을 전달함으로써 재활성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전통을 가진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활용할 만한 자산 가치가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 인식상에 남아있는 브랜드 자산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즉 브랜드의 어떤 독특한 연상이나 호감이, 얼마나 많은(breadth) 소비자의 인식 속에, 얼마나 깊이(depth) 남아있는가 확인하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기존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현 포지셔닝을 유지할지 아니면 새로운 소비자 인식을 만들어 갈지 결정해야 한다.

2002년 필자가 LG생활건강의 치약 브랜드인 페리오 재활성화를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한 일도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페리오 브랜드의 자산을 진단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LG생활건강의 실무자들은 페리오의 로고 타입 및 글자 색깔 등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요소들이 소비자들에게 뚜렷이 각인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정성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를 기억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었다. 페리오라는 브랜드를 많이 알고 있기는 했지만 제품 속성 측면에서 차별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없었다. 요약하면, 인지되는 대상 범위(breadth)에는 문제가 없으나 소비자 인식 측면의 각인 정도(depth)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결국 브랜드의 폭넓은 인지도와 오랜 전통 외에 활용할 만한 브랜드 자산은 거의 없었으며 재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소비자 인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003 LG생활건강은 페리오라는 브랜드 명만 유지하고 거의 모든 것을 바꿔 새로움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과거 2001년과 2002년에도 브랜드 리뉴얼을 시행했었지만 변화 정도가 미미해 소비자들이 리뉴얼을 지각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면, 2003년엔 제품의 물성부터 성분, 패키지 디자인 등 대대적인 변경에 초점을 뒀다. 소비자들은 다시 새로워진 페리오 브랜드를 찾게 됐고, 리뉴얼 이전 12%대의 시장점유율은 29%대로 상승했다.

필자는 브랜드 매니저들에게 브랜드 전략 강의를 할 때브랜드를 리뉴얼할 때 브랜드 전략 컨설팅을 받지 않더라도 패키지를 완전히 변경해 새로움을 주면 성공할 확률이 70∼80%는 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가 강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이다. 브랜드 전략서에 따르면 로고, 심벌, 패키지 디자인 등 브랜딩 요소를 변경할 때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식별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바꾸기를 권고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산업 특성에 따라 혹은 경쟁 환경, 문화 환경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필자의 다년간에 걸친 컨설팅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생활용품, 식음료, 화장품 등 소비재 제품에서 패키지나 제품 특성이 확실히 바뀌지 않으면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포장 디자인 등 시각적 측면에 변화가 일어나면뭔가 좋아졌구나하는 심리로한번 사 볼까하는 구매 동기 유발 정도가 강하게 나타난다. 신제품을 좋아하는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싫증도 잘 낸다. 따라서 브랜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브랜드 리뉴얼이 필수적이다. 생활용품 등 소비재의 경우 적어도 2∼3년에 한 번씩, 내구재의 경우 적어도 3∼5년에 한 번 정도는 리뉴얼이 필요하다.

브랜드 대체 전략

브랜드 재활성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미 쇠퇴해버린 브랜드 가치를 다시 세우거나 성과가 하락하고 있는 브랜드를 새롭게 변화한 시장에서 경쟁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브랜드 자산 가치가 회생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으로 쇠퇴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시장 및 경쟁 구도다. 목표 시장에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한다거나 시장의 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방치(milking)나 퇴출(divesting) 전략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데다 마땅한 경쟁자도 없어서 신규 브랜드를 내놓았을 때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기 용이하다면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해 기존 브랜드를 대체하는 편이 낫다.

① Milking & Divesting

많은 기업들이 단일 브랜드(single brand)보다 다수의 브랜드(multi-brand)를 운영하곤 한다. 이때 특히 중요한 작업은 향후 시장 전망이나 브랜드별 경쟁력 수준에 따라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일이다. 쇠퇴해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해 마케팅 투자 없이 당분간 브랜드 생명을 연장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방치 전략도 중요한 전략적 대안이다.

시장 매력도 감소 추세가 그다지 급격하지 않고 시장의 가격 구조가 안정적이며 자사 시각에서 고객 충성도가 높은 세분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당분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퇴출보다는 당분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치(milking) 전략을 통해 서서히 브랜드를 소멸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브랜드 운영의 측면에서 해당 브랜드가 기업에 중요한 의미나 가치가 있는 경우 역시 즉각적인 퇴출(divesting)보다 방치를 통해 브랜드가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현명하다. 반면 시장의 매력도가 급격히 하락해 추가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가급적 빠른 퇴출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세탁세제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1992년 농축 세제시장을 열면서한스푼을 출시했고, 몇 년 후테크브랜드를 앞세워 농축 표백시장으로 시장을 다시 세분화했다. 하지만 농축 제품과 농축 표백제품 간 뚜렷한 차별성을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면서 한스푼과 테크 간 심각한 자기잠식(cannibalization) 현상이 일어났다. 한스푼의 핵심 브랜드 자산인 농축이라는 차별적 가치 역시 희석된 상황이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2003 10년 동안 유지해 왔던 한스푼 브랜드를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방치 전략은 단지 브랜드를 투자 없이 방치하는 게 아니라 퇴출하는 브랜드로부터 최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퇴출에 따른 손실 역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상되는 위험 요인들을 해소하는 단계적인 퇴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스푼의 경우 브랜드 퇴출로 예상되는 핵심 이슈는 한스푼 매출을 가급적 손실없이 테크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유통망 관리도 관건이었다. 한스푼이 입점된 점포와 대형 마트에서 원래 한스푼이 차지하던 매대를 테크로 전환하고 한스푼의 유통재고를 원활하게 정리하는 과제들이 있었다. LG생활건강은 1년간의 방치 전략 기간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유통 재고를 조절했다. 한스푼의 할인행사를 중단하는 기간 중 테크의 할인행사를 강화하는 등 한스푼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테크로 전환하도록 유도했으며, 한스푼 매대를 단계적으로 테크 매대로 전환 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단계별 상황 점검 등을 통해 매우 성공적으로 방치 전략을 끝마칠 수 있었다.

신규 브랜드로 대체

보유 브랜드의 자산 가치가 회생 불가능한 수준이거나 현재의 시장 상황과 맞지 않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면 과감하게 신규 브랜드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이트맥주는 2002년 하이트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하이트프라임을 내놓았다. 가격대는 ‘100% 보리로 만든이라는 차별적 제품 특성을 내세워 기존 하이트 브랜드 대비 10% 높게 포지셔닝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나온 신제품에 시큰둥했다. 하이트프라임은 100% 보리로 만든순수 맥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지만 소비자는 이에 따른 뚜렷한 편익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트프라임을 구매할 이유도 없었고 기존 브랜드보다 10%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결국 하이트프라임은 시장 점유율 1∼2%의 브랜드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하이트맥주는 하이트프라임을 버리고 맥스라는 새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커뮤니케이션 방향도 ‘100% 보리라는 제품 특성을 내세우기보다맛있다는 혜택을 강조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상승, 시장 내 3위 브랜드로 굳건한 위상을 구축하며맛있는 맥주라는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브랜드의 성과가 하락할 때조차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은 매우 다양하다. 자사 브랜드의 자산가치 및 재활용 가능성,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브랜드의 성과 창출 기반, 시장 매력도, 경쟁 브랜드의 위상 등 다양한 이슈를 검토한 후 최적의 전략 대안을 선정해야 한다.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리아리서치, 리서치인터내셔널코리아의 연구본부장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현대기아자동차, 비씨카드 등 국내 유수 대기업의 브랜드·마케팅 전략 컨설팅을 수행했다.

김동균 비아이티컨설팅 대표 don@consulting-b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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