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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낮은 고객을 관리하는 올바른 방법

비카스 미탈(Vikas Mittal),매튜 사르키스(Matthew Sarkees),페이잘 머쉐드(Feisal Murshed) | 7호 (2008년 4월 Issue 2)
비카스 미탈, 매튜 사르키스, 페이잘 머쉐드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2007년 6월 29일 1000명의 사람들이 스프린트 넥스텔(Sprint Nextel)사 에게“이 시간 이후로 회사와의 관계가 종료됐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편지의 수신자가 넥스텔의 직원이 아닌 고객이라는 사실이다. 무선통신 서비스 제공회사인 넥스텔은 약 1년간 ‘고유지비용 고객군’을 분류하고, 이 그룹의 상담전화 빈도와 횟수를 추적해왔다. 그해 7월 스프린트의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고객들은 어떤 경우에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 한 달에 수백 번씩 고객 상담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 문제가 벌써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도 말이죠.” 결국 넥스텔은 이런 소수 가입자가 지불하는 이용 요금과 회사가 이들의 서비스 요구를 맞추느라 드는 비용에 균형을 맞출 수 없다고 결정하고,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
 
텍사스의 전력회사인 TXU는 2005년 에너지 시장이 규제완화로 인해 경쟁이 격화하자 그 타개책으로 ‘가혹하지만 고객을 위한(tough-love)’ 마케팅 전략을 시행했다. 전기요금 납부가 지연된 고객에게 전기공급을 바로 중단하고 고가의 재접속 비용을 부과하는 전략이다. 반면 제때에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고객에게는 특별 혜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연체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악성 채무가 줄어들고 상습체납 고객에게 전기요금 납부를 독촉하는 직원들의 생산성은 상승했다. TXU의 재무담당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독촉전화를 해야 하는 고객보다 제때 요금을 납부해 전화를 할 필요 없는 고객이 훨씬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기업이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고객거부(customer divestment)’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기업이 이 방법을 전략적 선택으로 고려하고 있다.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환경에서 고객 유지는 분명 중요한 일이다. 몇몇 기업은 유익한 고객과 문제 고객을 손쉽게 가려낼 수 있는 새로운 소비자 세분화 방법과 기술을 사용하여, 장기간 기업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져 온 바람직한 고객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문제고객은 퇴출시키고 있다.
 
고객거부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고객을 퇴출시킨 경험이 있는 기업의 사례를 심층적으로 탐구했다. 신문기사와 보도자료, 소비자들의 블로그 및 잡지들을 면밀히 검토해 고객과 기업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파악했다. 2005년과 2006년 두번에 걸쳐 IT, 제조업, 건강산업, 금융, 전문서비스직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32개 기업에서 임원 38명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무작위 추출한 소비자 2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인터뷰 대상 임원 중 90%는 고객거부를 신중하게 고려중이라고 응답했고, 85%는 이미 고객거부를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고객 조사에서는 설문 대상자의 23%가 과거 1년 동안 고객거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위와 같은 연구를 통해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끝내는 네 가지 주요 이유가 확인되었다. 고객 수익성 감소 수익성이 낮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임직원의 생산성 저하 기업의 대량 고객 관리 능력의 변화 기업 사업 전략의 변화가 그것이다. 우리가 인터뷰한 관리자는 대부분 앞서 제시한 이유로 고객거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아무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객에게 보복당하거나 업계의 이단아가 되거나 까다로운 서비스 제공자라는 부정적인 평판을 얻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실제로 고객거부에 따르는 부가적인 피해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우선 경쟁자에게 새로운 사업기회(고객)를 제공할 수 있으며, 기업이 고객에게 비우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service-unfriendly)으로 인식돼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존 고객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또한 소비자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책임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고객거부와 관련된 행동을 하기 전에 본 연구에서 제시한 5단계 프레임워크를 기준으로 사업과 고객(B2B, B2C 포함)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거부의 파급효과가 단지 수익성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5단계 프레임워크를 통해 개별 고객과 고객 집단의 현재와 미래의 잠재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제시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면 고객관계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행동 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그림 ‘고객거부의 연속 단계’ 참조). 이를 바탕으로 먼저 현재의 고객관계를 재평가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고객을 교육하거나, 가치 제안을 재협상하거나, 고객을 다른 사업자에 이전하는 등의 작업을 해보라. 이를 통해 고객이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고객과의 관계 정리작업은 앞서의 단계를 거친 후에 남은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해야 한다.

   
고객거부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 프레임워크의 구성요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고객거부의 잠재적인 혜택과 위험을 생각해보자.
 
왜 고객을 거부하는가?
우리가 인터뷰한 임원들은 고객 기반의 축소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이 특정 고객을 거부하는 네 가지 주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알려줬다.
 
고객거부의 첫째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장기적인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을 거부한 B2B, B2C 기업의 사례는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고객 위험 요소가 기업 수익성을 좌우하는 금융과 보험관련 기업에서 흔히 나타난다. 2005년 올스테이트(Allstate)와 네이션와이드(Nationwide) 보험사는 플로리다 지역에서 각각 9만5000명과 3만5000명의 주택보험(home owner’s insurance) 고객을 자발적으로 정리했다. 이는 플로리다 지역이 2004년과 2005년에 7개의 대규모 허리케인으로 인해 심각한 손해를 입으면서 막대한 장기 손실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고위험 요인은 보험업계가 미국 전역에 걸쳐 수십만 건의 주택보험을 재검토하고 해지하는 데 좋은 구실이 되었다.
 
유통과 서비스 기업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고객을 거부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파일린즈 베이스먼트(Filene’s Basement)는 2003년 과도한 제품 반환과 불평으로 판매 담당자의 귀중한 시간과 기타 자원을 낭비하게 만든 두 고객에 대해 전국 모든 매장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시어즈(Sears)와 베스트바이(Best Buy)는 제철이 지났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가격을 깎아주는 특정 상품에 대해서 반환수수료를 부과했다. 이는 고객의 제품 반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렌터카 업체들은 과거 대여한 자동차를 훼손한 적이 있는 부주의한 고객을 거부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의 한 관리자는 “우리에게 이런 활동은 사업상 확실히 필요한 기능”이라고 응답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가 보유한 가치가 높은 자산을 남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은 이익이 되는 고객과 손해가 되는 고객을 체계적으로 분리한다. 이들은 분석적 도구와 접근법을 이용해 고객의 평생가치와 같은 분석치를 산출한다. 1990년대 후반 페덱스(Fedex)는 자사의 전체 매출과 취급 물량의 10%를 점유하는 주요 고객 30명에 대한 정보를 분석했다. 1999년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페덱스는 가정 배달을 많이 의뢰하는 고객을 포함한 몇몇 고객이 애초에 페덱스와 할인율을 협상할 때 약속한 만큼의 매출을 제공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고, 해당 고객의 요금을 인상했으며 요금인상에 불만을 표시한 고객에게는 다른 기업과 거래하도록 요청했다.
 
비슷한 내용이 2003년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되었다. 텍사스주 갤버스턴(Galveston)에 있는 텍사스대 의과대학은 자료 검토를 통해 6만4000명의 환자가 청구된 진료비를 지불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병원은 이들 고객을 거부하는 데 대한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하여, 이 환자들에 대한 할당관리(rationing care)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즉 대상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의 종류를 제한하고 진료비를 선불하게 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998년에는 26%이던 요금 비납부자의 비율이 2003년에 17%로 줄어들었다.
 
기업이 고객을 거부하는 둘째 이유는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다. 지나치게 무례하며 상습적으로 못된 짓을 하는 고객은 직원의 직무수행 능력은 물론 근무 의욕을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어느 레스토랑에 높은 매상을 올려주지만 종업원을 깔보고, 다른 손님들을 방해하는 단골 손님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레스토랑은 직원 유지를 위해(그리고 다른 수익성 있는 고객 유지를 위해) 이 손님을 마땅히 퇴출해야 한다. 특히 B2B 서비스에서는 문제 고객과 관계를 끊지 않으면 직원들의 이직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조직 내부에 축적된 지식마저 잃을 위험이 있다. 서비스 대기업의 한 임원은 “문제 고객을 처리하는 것은 직원 유지 여부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고객이 직원을 힘들게 하면 그들이 반항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원들을 소중히 여기므로 그런 고객은 정중하게 거절한다”고 응답했다.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의 한 고참 파트너는 언제나 앞서가기를 원하는 소비재 기업 고객에 대한 일화를 들려줬다. “그 고객은 모든 경쟁 기업이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승리감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제공했지만 그들은 언제나 결점을 찾아냈고, 그로 인해 우리는 지쳐갔다.” 결국 그 파트너는 이런 고민을 회사의 CEO에게 얘기했고, 회사는 그 고객의 프로젝트에 더는 입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객을 거부하는 셋째 이유로는 능력 부족을 들 수 있다. 어떤 기업은 특정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이나 물리적인 공간 또는 재정적인 자원이 부족하다. 고객의 요구나 새로운 규정의 영향 또는 환경요인의 영향력을 적절하게 평가하는 능력이 부족한 기업도 있다.
 
2개 회계법인의 파트너가 이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이 속한 회계법인들은 사베인스-옥슬리(Sarbanes-Oxley) 법안 통과 후, 대기업 고객들의 법률관련 업무에 투입되는 직원들의 시간이 증가했기 때문에, 수백 개 중소규모 기업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한 파트너는 “우리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제공할 만한 충분한 인력이 없었을 뿐”이라며 “우리는 원하지 않았지만 고객을 거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컨설팅 비용을 인상하거나,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소규모 기업에는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고객거부의 마지막 이유를 살펴보자. 어떤 기업은 고객거부가 자연스러운 일이며, 기업 전략이 진화하면서 생기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본다. 기업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거나,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에 기업은 고객에게 적절한 다른 사업자를 찾아보라고 간접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 AT&T는 2004년 일반고객보다는 기업고객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으나, 고객과의 관계 청산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대신 고객의 자연감소에 대응하지 않는 동시에 경쟁사의 침투를 용인해 일반고객을 상당히 감소시키는 효과를 봤다.
 
과거에 실시된 전략상의 실수를 정정하기 위해 고객을 거부하는 기업도 있다. 세계적인 텔레콤 회사의 한 관리자는 1990년대 후반 회사가 짧은 시간안에 높은 시장점유율 얻기 위해 많은 소기업과 무차별적으로 계약을 맺은 적이 있으며, 2004년에 그런 고객의 대부분이 폐업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고객거부, 내부적인 인원 삭감 및 조직 재구축 등”의 뼈아픈 구조조정을 겪음으로써 과거의 불합리한 결정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인정했다.
 
비슷한 사례로 대규모 보험회사인 마쉬 앤 맥레넌(Marsh & McLennan)은 2005년 자사의 스캔들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에 대응해 장기 미회수 이익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고객 중 25%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 때문에 전세계의 수 천 명의 고객과 거래를 중단했다. CEO인 마이클 G. 케라스키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단기 해결책은 명확했다”고 말했다. 마쉬 앤 맥레넌은 수익성이 낮은 고객을 자발적으로 거부하고 그들을 담당하던 직원들도 해고했다.
 
고객거부가 위험한 경우는 언제인가?
고객 거부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객거부의 성과보다 위험이 더 큰 경우도 있다. 기업이 고객을 거부하기로 결정했을 때 수익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다양한 영역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고정비용이 높은 기업이라면 나머지 고객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우리는 수익성이 낮은 고객군 두 개를 포기한 의사와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의사는 그로 인해 감소한 매출을 보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직원들을 해고할 수 없어서 결국 진료과목을 하나 더 추가해야 했다고 말했다.
 
고객을 거부하는 기업은 귀중한 정보, 도전기회 그리고 혁신의 원천을 잃을 수도 있다. 결국 최종 소비자의 아이디어와 제안이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더 신속하게 발견하고 최고의 경영 활동을 개발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한 기업에서 거부당한 고객은 보통 경쟁 기업과 연결되고, 이를 통해 경쟁 구도가 바뀌기도 한다. 예를 들면, AT&T의 기업고객 우대 정책에 따라 홀대당한 개인고객들은 다른 회사의 서비스에 더 만족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거부당하지 않은 고객들도 불안을 느끼고, 자기가 다음 거부 대상이 아닐지 두려워하게 된다. 고객들은 고객거부를 일종의 차별로 이해하고 다른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민감해진다. 아마존은 2000년 고객마다 약간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는 동적 가격(dynamic pricing) 전략을 성급하게 실시했다가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부딪힌 적이 있다. 언론 보도를 접하자 이에 관련된(관련되지 않은 고객도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격분했고, 아마존은 자발적으로 환불조치를 취했다.
 
기업이 고객을 거부할 때 고객과 만나는 직원들도 상처를 입는다. 마 쉬앤 맥레넌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고객 기반의 감소는 직원의 감소로 이어진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동료 직원의 갑작스러운 이직에 큰 충격을 받는다. 마쉬 앤 맥레넌에서는 해고되지 않은 브로커들도 좌절하고 낙담하여 경쟁사로 이직했다. 이를 통해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고객에 대한 대우는 경영진이 직원을 어떻게 대우할지를 알려주는 시금석으로 인식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고객 거부는 윤리적,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고객거부 전략은 많은 기업이 표방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 원칙과 직접적으로 배치된다. 서구 국가의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지불능력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서비스(전기, 수도, 위생, 난방)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라질의 선도적인 통신 서비스 기업인 엠브라텔(Embratel)의 사례를 살펴보자. 미납요금 독촉에 소요되는 고비용에 시달리던 이 기업은 결국 6개월 이상 미납자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러나 규제당국은 대중이 고통 받는다는 이유로 이런 활동을 저지했다. 후에 엠브라텔은 이 고객들이 전화 서비스를 취소하고 선불 전화카드 서비스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면서 금전적인 인센티브까지 제공해야 했다. 대부분의 고객거부 프로그램은 고객에 대한 세분화 및 차별적 대우가 기본이 된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규제당국, 정치가 그리고 소비자보호 운동가들에게는 차별로 인식된다.
 
고객거부 절차의 관리
고객과 기업은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공정한 가치의 교환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는 어렵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고객이 도출하는 가치보다 많다고 느껴질 경우 기업 경영진은 고객거부를 고려하게 된다. 그렇더라도 고객거부 전략은 고객에 대한 신중한 조사와 고객과의 ‘평행상태’를 유지하려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 후에 시행해야 한다. 우리가 개발한 고객거부 프레임워크가 이런 절차를 안내해줄 수 있을 것이다(그림 ‘고객거부의 접근법’ 참조).
 
현재의 고객 관계를 재평가하라 먼저 기업 임원들은 수익성 관점을 넘어서 문제시 되는 고객을 파악하는 데 사용한 정보를 세심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재검토 범위는 고객의 현재 및 미래 지출 같은 재무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기업의 환경 변화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포괄해야 한다. 이 때 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고객의 니즈가 변화했는가? 기업의 초점이 변했는가? 고객은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로 전환했을 때 혜택을 얻을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응답이 고객거부에 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B2B 기업의 경우라면 이런 분석을 수행하기가 비교적 쉽다. 일반적으로 좁은 제품 범위 안에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규모가 큰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각 고객에 대한 비용, 매출, 수익성 등과 같이 정보가 자세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B2C 기업은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고객들과 간접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각 고객 세분시장에 대한 질적, 양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기업은 때때로 고객을 오판했음을 알게 된다. 많은 이익이 나지 않는 고객은 소비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구매할 만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고객이 구매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 자체의 근시안 때문일 수도 있다. 이는 B2C나 B2B에서 모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연구한 광고대행사의 경우 포춘 500대 기업 등 대기업 고객에 큰 관심을 기울인 반면, 지방의 비영리단체 같은 작은 기업 고객에게는 신경을 덜 썼다. 결국 소규모 기업 고객은 대부분 다른 대행사로 옮겨갔다. 결국 자신들이 무시하던 작은 비영리단체에 이사로 참여하는 포천 500대 기업의 입찰에 참여했다가 혼쭐이 나고서야 그 광고대행사의 CEO는 비영리기관과의 관계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자기 회사의 부주의한 고객거부가 기업의 평판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물론 타깃 고객과의 거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고객을 교육하라 고객과 수익성 있는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복잡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기업의 귀중한 자원을 소모하는 질문이나 지원에 대한 요구는 더 적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관리자들은 ‘고객이 느끼는 지식의 격차는 무엇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어떤 고객은 거부하는 것보다는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법을 교육하고 사내 관계자와 효과적인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피델리티(Fidelity) 투자회사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몇 년 전에 이 회사는 전화문의가 많아서 비용 발생이 많은 고객집단을 발견했다. 피델리티는 이 고객들과의 관계를 중단하는 대신 비용이 적게드는 해결책으로 고객을 교육하는 방법을 택했다. 즉 콜센터 관계자는 고객에게 피델리티 자동응답 서비스와 웹사이트를 사용하도록 가르쳤다. 그래도 고객이 콜센터 관계자와 대화하기를 원하면 응답을 받기 위해서는 오래 기다리도록 순서를 조절했다.
 
B2B 영역에서 교육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고객을 전환하는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 B2C 영역보다 훨씬 성공적이다. 우리가 연구한 한 의료기기회사는 고객이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잘못 사용하는 데서 생기는 고장을 수리하기 위해 직원이 출장 가는 데 시간과 비용, 인력이 많이 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대부분의 문의전화는 기계에 익숙지 않은 의사들에게 걸려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훈련과정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의사들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사업의 수익 향상이란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교육을 받은 고객은 관계가 종료되더라도 기업을 탓할 가능성이 적다. 실제로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고객 관계’와 관련한 정보를 알려 줌으로써, 이후에 발생하는 시비나 고객 반응을 잘 관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정보는 B2C 고객보다는 B2B 고객에게 더 효과가 있다. 기업고객이 일반고객보다 관계 유지에 따르는 비용, 매출, 수익성에 대한 영향력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구한 한 금융 서비스 기업의 관리자는 상담중인 잠재 고객에게 자신들과 같은 금융 서비스 기업에게 대우를 받으려면 어떻게 거래해야 하는지, 정확히 어떤 요소가 금융사가 고객을 거부하는 결정적 요소인지를 미리 알려 준다고 한다. 고객에게 우대 고객으로 대우받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최소 잔액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가치제안을 재협상하라 재협상은 고객 재평가와 고객 교육 다음 단계다. 이 방법은 특히 기업이 다양한 고객 하위 집단 각각에 대해 서로 다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찰스 슈왑이나 피델리티 같은 증권 중개업자나 펀드 운영 기업이 거래가 적거나 잔고를 낮게 유지하는 고객에게는 서비스 수수료를 비싸게 부과하는 등의 전략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 임원들이 고객에게 가치제안을 하는 과정에 책임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숙지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 고객과 협상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지시를 전달하고 있는가? 우리의 최종 가격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든 2차 및 3차 서비스를 포괄하고 있는가? 고객은 우리의 가치 제안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B2B 시장에서의 재협상은 긴 조정 기간과 고객관계의 모든 측면에 대한 심도 깊은 검토를 요구한다. 우리는 중장비에 사용되는 금형을 제조하는 업체를 연구했는데, 이 기업은 몇몇 수익성 낮은 고객과의 재협상을 통해 현장 서비스에 대한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이는 고객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고객과 기업이 윈-윈 상황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을 이전하라 B2C 환경과 같이 고객과 일대일로 재협상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고객과의 재협상이 실패할 경우 기업은 일방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재구축할 수 있다. 즉 고객을 다른 채널, 다른 지불 방법, 심지어 다른 회사로 이전할 수 있다(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이는 사전에 기업의 관점에 대한 고객 교육을 실시한 후에 진행해야 하는 단계다). 이 경우의 고려 사항은 고객에게 적합한 다른 서비스는 무엇인가 고객이 이전에 응할 것인가 등이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에코스타(Echo Star)는 2006년 신용불량 기록이 있는 B2C 고객을 위한 선불 서비스 옵션을 개발하고 해당 고객들을 이전시켰다. 이런 이전 전략의 기본 개념은 재협상 단계에서와는 반대로 양측에서 생성되는 가치 변화에 대해 고객과 대화하지 않는 것이다. 해당 고객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에 맞게 재구축된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이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은 자신이 거부한 고객이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도록 적극 지원한다. 대개는 파트너 기업으로 이전하게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경쟁사로 이전하게 돕는 경우도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문제가 되는 고객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부정적 반응을 무마하며, 다른 기업으로 이동하는 데 따른 고객의 불안을 줄이도록 도와 주었다는 긍정적인 평판을 얻을 수도 있다.
 
고객을 거부하는 기업은 파트너와 협업함으로써 현명하게 처신할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한 한 대규모 시장 조사회사는 고객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자신이 수행할 수 없는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의 전문 기업을 추천한다. 반대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자원이 부족한 작은 회사는 더 큰 기업과 팀을 구성하거나, 더 큰 회사가 프로젝트를 맡도록 추천할 수 있다.
 
고객과의 관계를 종료하라 앞서 제시한 모든 단계를 시도하고서도, 고객과 거래를 지속할 만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우, 기업은 고객과의 관계를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알리는 데는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객에 따라 적절한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터뷰한 B2B 기업 관리자의 90%는 이런 의사결정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대면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들은 계약 갱신 시점 한 달 전부터 회사의 방침을 설명하고, 향후에는 좀 더 공평한 관계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논의는 물론, 관계 종료 그 자체도 상호 호혜를 기반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고객이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B2C 상황은 B2B와 많이 다르다. 조사에 따르면 거부당한 고객의 80%는 이에 대해 분노와 좌절, 창피함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많은 경우에 고객 거부전략을 수행할 때 고객의 기분이나 부정적인 구전 효과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B2C 기업에게 거부당한 고객의 70%는 거부 기업으로부터 어떤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사전 통보를 받은 사람의 절반은 대면통보나 육성에 의한 전화 통화가 아닌 편지로 연락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인터뷰한 고객은 대부분 대면통보나 적어도 전화에 의한 통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다른 조사에서 고객들은 ‘거부의 이유’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부 당한 이유에 따라 기업과 다른 외부 요인 중 고객이 비난하는 대상이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강력한 경쟁상황에 직면하여 어쩔 수 없이 거부당한 것으로 생각하는 고객은 단순히 수익성 때문에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고객보다 고객거부에 대한 반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지속적으로 진화함에 따라 적극적인 관리 활동이 필요해지고 있다. 고객은 기업이 마음대로 가졌다가 버릴 수 있는 소모품이 아니다. 고객은 경영진의 단순한 의사결정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권리가 있다. 고객과 기업이 상생하기위한 선택은 많이 있으며, 우리가 제시한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선택을 논리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고객거부는 전략적인 선택사항이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야 한다. 당신의 고객은, 수익성이 적은 고객이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쓸수 있는 자원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비카스 미탈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대 존스경영대학의 마케팅 및 경영학 교수다. 매튜 사르키스는 펜실베이니아주 맬번에 있는 펜스테이트대학 그레이트밸리 전문대학원에서 마케팅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페이잘 머쉐드는 메릴랜드주 투선에 있는 투선대학 경영경제학과의 마케팅과 e-business 담당 조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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