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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 from the Field

마케팅 혁신은 글로벌시대 성장동력

이혁재 | 65호 (2010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기업의 비즈니스가 글로벌화할수록 복잡성과 비효율성이 커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에 지속적인 혁신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계 170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 IBM이 고객 중심의 마케팅 체계 구축에 성공한 비결을 DBR에 공개합니다.
 
마케팅 혁신은 시장이 요구하는 새로운 마케팅 역량을 기업이 체계적으로 갖춰나가는 과정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감량 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온 한국 기업들도 이제는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 등 매출 성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선진 기업들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마케팅 프로세스 표준화, 시장 수요 예측 운영모델 체계화, 마케팅 인력의 역량 강화, 마케팅 전문조직 설립, 온라인 인프라 통합 및 고도화의 6가지 영역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진행해 왔다. IBM은 이러한 마케팅 혁신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세계 2위로 끌어올리고, 1억 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했으며, 신채널의 마케팅 기여도를 30%로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왜 지금 마케팅 혁신이 필요한가?
최근 대부분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성장을 이룰 것인가’하는 문제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매출 성장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증대를 지향하고 있다. 고도 성장기를 누리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기업들도 부실한 외형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량경영을 시도해 왔다. 그 결과 대부분 국내기업들의 혁신 활동은 6시그마, 공급망관리(SCM) 등 운영 효율성 개선에 집중됐다.
 
하지만 비용구조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기업들은 이제 다시 어떻게 성장을 이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시성 확보와 브랜드 구축, 지역시장 특성에 맞는 상품 기획과 채널 구축 등 다양한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그림1)
 
시장도 변하고 있다. 소비자의 가치 추구 및 구매 패턴이 연령, 경제력 수준 등에 따라 극심한 차이를 보이면서 적당한 품질과 가격의 상품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졌다. 마케팅 채널도 TV 광고와 같은 매스 미디어의 효과성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점차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개인화되고 양방향적인 새로운 매체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웹 기술에 기반한 소셜 네트워킹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및 모바일 채널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시장 및 고객에 대한 보다 면밀한 이해에 기반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출시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다각화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글로벌 브랜드 구축의 중요성도 인지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이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주제가 마케팅 혁신이다.
 
마케팅 혁신의 핵심과제
마케팅 혁신은 시장이 요구하는 새로운 마케팅 역량을 기업이 체계적으로 확보해나가는 과정이다. 즉 매출 성장의 기본적 수단인 신상품 출시, 시장 확대 등을 더욱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역량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마케팅 운영모델 전반에 걸쳐 선진 모델을 도입하고 내재화하는 활동으로 정의된다.(그림 2)
 
선진 기업들은 이미 많은 영역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혁신을 진행해 왔으며 이는 6가지 핵심과제로 정리할 수 있다. ①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주제와 운영 모델을 집중화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추구하고, 마케팅 투자효율성을 높인다. ②마케팅 프로세스 표준화: 시장 전략 및 상품 전략 수립에서부터 마케팅 프로그램 실행까지의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를 보다 시장중심적으로 재조정하고 표준화한다. ③시장 수요 예측 운영모델 체계화: 전략적 의사결정을 더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운영모델을 구축한다. ④마케팅 인력의 역량 강화: 마케팅 인력을 세부 직군으로 전문화하고, 각 직군별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경력관리 제도, 평가 제도를 개발한다. ⑤마케팅 전문조직의 설립: 마케팅 기능별 업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전문조직(Center of Excellence)을 각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설립·운영함으로써 전문성을 배양하는 동시에 인력 운영을 최적화한다. ⑥온라인 인프라 통합 및 고도화: 고객의 일관된 브랜드 경험 구축과 신속한 신상품 정보 제공, 개인별 맞춤 상품 제안 및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한다.
 위의 각 핵심 과제별 주요 내용을 IBM의 마케팅 혁신 사례를 기반으로 자세히 살펴보자.
 
①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최적화
IBM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주제를 집중화하고, 마케팅 및 광고 에이전시(대행사)를 대대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IBM은 우선 42개의 광고 에이전시를 글로벌 운영 역량을 보유한 하나의 에이전시로 통합했다. 또 직접 마케팅과 이벤트,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각각 하나의 에이전시로 통합했다. 나아가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100여 개의 브랜드 캠페인을 하나의 캠페인으로 통합함으로써 전사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투자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IBM은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고, 최근 전세계 브랜드 가치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표1)
 
②마케팅 프로세스 표준화
IBM은 시장의 포괄적 분석을 통한 이해를 기반으로 중장기 시장 및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과, 개별 상품의 기획 및 출시,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을 위한 프로세스를 체계화·표준화했다. △시장 및 고객의 니즈가 반영된 상품 포트폴리오 설계 및 상품개발을 통해 상품 출시 성공률을 높이고 불필요한 상품개발 비용을 절감했으며 △시장의 변화방향이 사업 전략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마케팅과 사업전략을 연계했고 △본사 및 사업부의 기획에서부터 영업법인의 실행까지 책임·역할 정의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전략이 일관되고 신속하게 실행되도록 했다.
 
③시장 수요 예측 운영모델 체계화
IBM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데이터(시장 수요, 시장 점유율 등)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마켓뷰(GMV· Global Market View)’라는 운영모델을 구축했다. GMV는 전사 차원에서 시장 구조를 정의하고, 본사에서 각 세분시장별 데이터를 관리하는 모델로, IBM 내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시장 및 상품 포트폴리오 선정, 연간 매출 목표 설정, 각 부문별 사업성과 평가 등)의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 GMV는 각 국가(60개)와, 전체 상품·서비스, 산업(25개군), 기업 규모(3단계 분류)에 따라 목표시장을 세분화했으며, 각 세분군 단위의 시장 수요 및 시장 점유율을 8년(과거 4년, 미래 4년) 범위로 산정하고 있다. GMV 프로세스는 본사 수요관리 팀이 총괄 관리하며, 분기별로 갱신한 시장 데이터를 각 사업부와 영업법인에 제공하고 있다.
 
④마케팅 인력의 역량 강화
IBM은 마케팅 인력을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상품 및 마케팅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마케팅 관리(Marketing Management)’ △시장 조사 및 분석, 신사업 기회 발굴, 고객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시장 정보(Market Intelligence)’ △광고 및 캠페인, 이벤트, 웹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마케팅 예산 관리와 성과 평가, 프로세스 및 툴 관리를 담당하는 ‘마케팅 운영(Marketing Operation)’의 4개 직군으로 전문화했다.
 
또한 지속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각 직군별 필요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개별 인력의 역량수준을 지속적으로 평가 및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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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마케팅 전문조직의 설립
IBM은 마케팅 전문 조직의 역할을 수행하는 3개의 CoE(Center of Excellence) 즉, 시장 정보 CoE,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CoE, 마케팅 운영 CoE의 3개 CoE를 운영하고 있다. 각 CoE는 단일 글로벌 조직체로 운영되면서 각 사업부와 영업법인의 마케팅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IBM은 3개 마케팅 CoE의 운영을 통해 일관성 확보, 마케팅 전문 역량 강화, 사업 성과 창출, 생산성 향상, 마케팅 비용 절감 등 다양한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IBM은 과거 사업부별로 운영하던 80개 이상의 마케팅 프로그램을 9개의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통합함으로써, 목표 고객별로 일관된 마케팅 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또 마케팅 업무의 통합 운영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직 내 모범 사례 공유를 활성화했다. 그 결과, 마케팅 조직 간 중복 업무가 제거되면서, 사업부와 영업법인, CoE의 업무 목표와 역할, 프로세스가 보다 명확해졌다. 전체 마케팅 비용의 약 5%인 1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었다.
 
⑥온라인 인프라 통합 및 최적화
IBM은 과거 영업사원에 의존하던 채널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브랜드 관리의 일관성 및 시장 도달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웹(정보는 풍부하나 상호작용이 취약)과 콜센터(상호작용성은 좋으나, 정보가 제한적)의 약점을 상호 보완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웹과 콜센터를 통합한 IBM.com 모델을 구축했다. IBM.com은 이러한 수평적 채널 및 프로세스 통합을 통해 고객의 온라인 경험(정보검색→상품구매→사후 서비스) 전체를 지원하는 채널로 거듭나게 됐다. 현재 IBM.com은 IBM의 마케팅과 영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총 매출의 약 30%(30조 원)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또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채널로 인정받고 있다.
 
마케팅 혁신은 단번에 이뤄질 수 없다.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고, 적용하고, 충분히 내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있다. 첫째,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및 지원이 우선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둘째, 새로 적용하는 모델은 최대한 단순화해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마케팅 인력에 대한 적극적 교육이 수반돼야 한다. 넷째, 혁신 진행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수행돼야 한다. 다섯째, 초기 성공사례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마케팅 혁신의 결실은 새로운 모델이 기업에 내재화되고 일상적 업무로 수용될 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다.
 
 
 
필자는 연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조지아공대(조지아텍· Geo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IBM 글로벌 전자산업 마케팅·영업·서비스 혁신 리더며, 전자산업과 소비재산업의 성장 전략, 시장진입 전략, 채널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 이혁재 | - 한국 IBM 시니어매니징컨설턴트
    - 전자산업과 소비재산업의 성장 전략, 시장진입 전략, 채널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
    lhjae@kr.ib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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