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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경식 스포츠 마케팅 팀장 인터뷰

리스크 없이 잘나가기만 하는 선수는 없다 ‘실력+α’ 롱런하는 스포츠 스타의 조건

박용 | 54호 (2010년 4월 Issue 1)
SK텔레콤은 수영 스타인 박태환 선수 등 스포츠 스타, SK나이츠로 대표되는 프로 구단, e스포츠인 T1게임단 등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 자산을 운영하는 보기 드문 회사다. 이 회사 오경식(44) 스포츠 마케팅 팀장은 이러한 자산을 활용해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 팀장은 1999년부터 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어 프로 야구, 프로 농구 등 팀 스포츠와 박태환 선수 등 스타 스포츠 선수의 마케팅을 모두 경험한 ‘실전 고수’로 꼽힌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은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스포츠단 사무실에서 오 팀장을 만나 스포츠 마케팅 노하우를 들었다.
 
SK텔레콤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은 무엇입니까.
“SK스포츠단의 가장 큰 미션과 목표는 스포츠 자산을 활용해서 회사나 그룹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면서 이윤을 추구하거나 스포츠를 통해 고객, 팬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도 있는데, SK텔레콤 사례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는 거죠. 국내에서는 스포츠 구단을 운영해서 수익을 내는 게 아직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성적이 좋은 SK와이번스 프로 야구단만 해도 전체 운영비의 30% 정도만 자체 수입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모회사에서 광고비 등으로 지원할 정도니까요.”
 
SK스포츠단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수영이나 펜싱 등 아마추어 스포츠를 지원해 국제 무대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SK그룹은 핸드볼, 펜싱, 수영연맹을 지원하고 있는데, 박태환 선수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가장 큰 성과가 났죠. 물론 박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진하면 타격을 받기도 하고요. 비인기 종목 지원은 장기적인 투자로 봐야 합니다. 이 종목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간다는 시각이 필요해요. SK그룹은 2003년부터 펜싱을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펜싱을 후원하겠다는 기업이 없었죠. 런던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마케팅 측면에서 스포츠 구단 운영보다 선수 후원을 선호합니다.
“한국에서는 팀보다는 선수를 이용한 마케팅이 더 낫기 때문이죠. 팀을 활용할 때는 연고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팀 스포츠는 연고지를 떠나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죠. 야구는 그나마 전국적인 영향력이 있지만, 농구 등 다른 구기 종목은 선수를 활용하는 마케팅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선수는 팬의 저변이 넓고, 전국구 스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율성도 크죠. e스포츠와 같이 마니아층이 형성된 종목에서는 스타의 영향력이 더 큽니다. 종목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 구단을 운영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입니까?
“야구나 축구 모두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구장입니다. 구장이 구단 소유가 아니고, 시 소유이기 때문에 수익 모델의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 프로 야구단이나 농구단의 수익 구조를 보면 구장을 활용해서 발생하는 외식 사업, 광고, 주차료 수입 등이 약 40%, 관중 수입이 30%, 중계권 수입이 20%, 기타 수입이 10% 정도 됩니다. 구장 자체에서 파생되는 수익이 꽤 상당하죠. 구단이 구장을 갖지 못하는 한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구단이 광고를 유치해도 상당한 액수를 구장 소유 기관에 줘야 합니다. 결국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죠.”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국내 프로 구단에 대부분
관여하고 있으니,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농구장 하나 짓는 데 800억∼1000억 원, 돔 구장은 1조 원 이상 든다고 합니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 환경이 이 정도 거액을 투자해서 이윤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죠. 변형된 형태로 두산과 LG가 합의해서 잠실야구장을 장기 임대해 수익을 내려 하는데, 큰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겁니다.”
 
박태환 선수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 선수의 성적 부진으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2007년 6월부터 후원 계약을 체결해 지원해오다가 베이징올림픽 이후 전담팀을 꾸려 런던올림픽까지 준비하자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2008년 10월 전담팀이 출범했죠. 당시 전담팀은 박 선수 아버님이 대표로 있는 SP매니지먼트에서 위탁 운영하고, SK텔레콤에서는 훈련 지원을 해주는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전담 코치가 없었어요. 전담 코치 선임을 두고 연맹과 마찰을 빚게 되면 선수가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일단 세계선수권대회까진 코치 없이 가되, 국내 훈련 시에는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해외 전지훈련 시에는 미국 UCLA대 데이브살로 감독에게 위탁 훈련을 하는 형태로 가기로 했죠. 전담 코치 없이 트레이너 둘, 연습 파트너 둘, 지원팀 스태프 등 6명이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 결국 그게 패착이 됐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판단하고, 2009년 9월부터 대한수영연맹, 체육과학연구원, SK텔레콤 등 3자가 참여하는 ‘박태환 특별 강화위원회’를 만들고 경기력 제고 프로그램, 훈련 일정 등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기관이 전담팀에 참여한 이유는 뭡니까.
“예전에 골프 선수 박세리 전담팀이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박사급 전문가와 코치가 참여한 팀은 처음일 겁니다. 전담팀 개편을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수영연맹과의 협조 체제를 유지하고, 체육과학연구원 전문 박사들을 통해 스포츠 과학을 도입하자는 겁니다. 노민상 국가대표 감독의 총괄하에 체육과학연구원의 송홍선 박사가 데이터 분석을 맡고, 조수경 스포츠심리연구소장이 박태환 선수의 심리 상태를 체크합니다. SK텔레콤은 금전적 지원과 훈련 관련 인프라 지원을 하도록 역할 분담을 했습니다. 여기에 마이클 볼 호주 국가대표팀 코치가 합류하면서 11월에 열리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해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볼 코치는 호주 국가대표 코치 중에서 랭킹 2위에 속할 정도로 전문가입니다. 호주 선수들이 ‘한국에서 태환이의 위상이 도대체 어느 정도냐’고 물어올 정도로 체계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됐죠.”
엄청난 투자인데요.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훈련 지원금으로 약 1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태환이가 금메달을 따면서 그 이상의 홍보 효과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에서는 몇천억 원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측정하는 도구마다 다릅니다. 약 400억, 500억 원 정도의 홍보 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선수의 노력과 자세가 중요합니다.
전담팀은 박 선수를 어떻게 관리합니까.
“이전까지 전담팀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박 선수와 오랫동안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싫은 소리를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담팀 멤버를 교체했습니다. 직원 중에서 수영을 전공한 매니저가 1차 담당하고, 노민상 감독이 2차적으로 컨트롤을 합니다. 박 선수는 승부 근성이 강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많아요. 호주 코치에 대한 박 선수의 존경심도 무척 큽니다. 전담팀은 기술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 체력적인 부분까지 모두 체크합니다.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자신감 회복 같은 심리 상담 훈련도 해요. 이전까지는 방임 형태였다면, 이제는 시행착오를 거쳐 선수를 제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보면 됩니다. 우연히 대박이 터지는 로또가 아니라 성공 확률을 높이는 체계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거죠.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컨디션이 더 올라오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진해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에 따른 위험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언론에 계시니까 잘 아시겠지만, 솔직히 얘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윗분들에게 혼이 나더라도 박 선수가 말한 파벌 같은 문제는 솔직히 말하는 게 낫죠. 어떻게 보면 심각한 문제였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 문제도 아니었어요. 박 선수도 이게 왜 문제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죠. 당시 일을 겪으면서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도 얻었다고 봅니다. 박 선수가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딸 때는 ‘박태환=SK’라는 이미지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일을 겪으면서 ‘박태환은 SK텔레콤이 후원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또 여러 갈등 요소가 밖으로 드러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도약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아시안게임 준비 상황을 보면 호흡이 더 좋아졌다고 느껴집니다. 최악의 상황도 늘 대비합니다. 아무 리스크 없이 한 선수가 정상으로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사고가 터졌을 때는 파급 효과를 최소화시키는 쪽에 집중합니다. 막상 일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니까요. 로마에서 성적이 나빴을 때 전담팀이 그룹 홍보팀 등에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당시 나가던 광고나 대외 활동을 한 달 정도 중단했죠. 근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이끌어갔습니다.
 
스타 선수를 발굴하는 안목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스타가 된 뒤에는 후원이나 광고 계약을 하더라도 기업 이미지와 선수를 관련지어 각인시키기 어려워집니다. 어렸을 때부터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면 다르죠. SK텔레콤은 최나연 골프 선수를 고3 때부터 후원하기 시작했어요. 2008년 재계약을 하면서 ‘SK 선수’라는 이미지가 각인됐어요. 그 뒤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2승을 올렸죠. 최나연 선수는 우리가 처음부터 발굴해서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사례죠.”
 
선수 발굴을 위한 스카우팅팀이 있습니까.
“별도로 팀은 없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면 제안이 들어옵니다. 젊고 깨끗한 이미지인지, 월드 베스트가 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복수 후보를 선정하고, 업계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택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스포츠단도 에이전트처럼 선수를 발굴, 육성, 상품화하는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당장 성적을 내고 홍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를 어린 시절부터 키우는 일이 쉽지 않죠. 그래서 올해 중점 과제로 이런 꿈나무 육성 사업을 정했습니다. 수영, 육상, 요트 등 종목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큰 육상 등의 종목에서는
월드 베스트 선수를 발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적인 감으로도 육상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가 한두 명은 있다고 봅니다. 박 선수 정도의 투자를 한다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만한 선수가 있습니다. 체육과학연구원의 데이터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국내 대기업이 이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이미지나 개성이 마케팅이나 광고 측면에서
각각 다른 효과를 낼 것 같습니다.
“확실히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보다 마케팅이나 광고 측면에서 상품성이 큽니다. 박태환 선수보다는 김연아 선수가 광고 측면에서 훨씬 효과가 크죠.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여자 스포츠 선수를 선호합니다. 회사의 주력 상품과 스포츠나 선수의 이미지 적합성도 중요합니다. 이 점에서는 스포츠단과 광고팀이 서로 충돌할 수 있어요. 스포츠단은 선수를 많이 노출시키고 싶지만, 광고 담당자들은 선수 이미지가 상품 및 서비스에 맞는지를 따집니다. 서로 이미지가 맞지 않으면 ‘그 광고 이상해’라는 반응이 나오고, 광고가 취소될 수도 있죠. 그래서 선수 후원을 결정할 때 광고, 홍보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의견 조율과 협의가 필요합니다. 선수를 선택할 때는 일반적인 의견만 내고, 나중에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면 아주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김연아 선수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까.
“지금이야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박태환 선수와 김연아 선수를 모두 잡으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두 선수를 모두 잡으면 독식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죠. SK텔레콤 이미지와 맞는 박 선수를 잡은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을 하다 보면 선수와의 결별이나 구단의
해체도 불가피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선수들은 시간이 흐르면 실력이 처지게 됩니다. 실력이 떨어지면 적절한 시점에서 감정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깨끗하게 끝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 등의 은퇴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은퇴하고 나서 해당 분야의 지도자로 키우는 프로그램이죠. 선수의 공헌도를 판단하고, 향후 미래 지도자로 키웁니다. 농구 같은 종목은 매년 선수의 공헌도를 산출하고, 고과를 산정합니다. 순위가 높은 선수일수록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이미지가 생깁니다. 야구단 운영에 연간 250억 원이 들어갑니다. SK텔레콤은 스포츠단에만 연간 약 400억 원 정도를 투자합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일방적으로 해체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한국적 정서에서는 조금 아끼려다가 더 큰 손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국내 스포츠 마케팅이 선진국보다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장의 한계가 가장 큰 문제고, 둘째는 전문 인력의 한계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스포츠단의 직원이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무직 출신이거나 스포츠 경험이 있는 선수 출신입니다. 스포츠와 매니지먼트를 모두 아는 전문 인력이 드물죠. 공채로 스포츠 마케팅 전공자가 합격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전문 계약직으로 인력을 영입하는 데 아무래도 멀리 보는 중장기 계획이나 전략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시장의 룰이 정립되지 않아서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막대한 돈을 들여 선수를 어릴 때부터 키워도 갑자기 다른 쪽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미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사람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어야 합니다.”
 
SK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한 ‘스포테인먼트’ 등 스포츠를 확장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스포츠 시장이 작다는 점에서 고객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포테인먼트는 팬들이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 놀거리, 감동 등 세 가지 가치를 얻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자는 거죠. 그래서 골수팬이 만들어지면 결국 로열티 수입도 커질 수 있습니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은 선수들이 가진 다양한 정서적
이미지보다 실력에 너무 집착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선수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다만 실력 외에도 지식, 인성 등 측면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과 이야기하다가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초등학생조차 아는 역사 문제를 모르는 선수도 있죠. 선수가 실력은 물론 지식이나 인성 측면에서도 잘 다듬어져, 나중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까지 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를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수들에게 늘 홍명보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같은 사람이 되라고 얘기해요. 실력이 떨어져 위기가 와도 그동안 선수가 구축한 좋은 이미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거죠. 이는 선수, 구단, 후원 기업에게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성적에 따라 웃고 우는 스포츠 마케터의 스트레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무팀에서 근무하다가 농구단 직원을 사내 공모한다고 해서 지원했어요. 실제로 성적 부진에 따른 마케터들의 심적 부담은 엄청납니다. 임원들은 회의에 들어갈 마음이 싹 달아난다고 해요. 당연히 성적표를 챙길 테니까요. CEO가 직접 구단 성적을 챙기는 회사는 압박감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 박용 박용 | - 동아일보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 연구원
    -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책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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