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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거스트 러쉬’로 본 스토리텔링의 기술

황코치 | 45호 (2009년 11월 Issue 2)
최근 ‘어거스트 러쉬’란 영화를 DVD로 본 후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재미있게, 또 나름 감동적으로 본 영화이긴 하지만, 이야기 구조가 ‘스펙터클’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남녀가 첫눈에 반해 사랑을 나누고, 아이가 태어났지만 본의 아니게 헤어지고, 그래도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가족이 다시 만난다는 동화 같은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이런 단순한 스토리의 영화를 보고 스토리텔링을 생각한 게 역설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거스트 러쉬’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에 관객의 흥미를 끌고, 줄거리를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다음은 <스토리텔링의 기술>이란 책에 나오는 4대 요소를 중심으로 ‘어거스트 러쉬’를 분석한 내용입니다.
 
첫째, 재미있는 스토리는 ‘메시지’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왜, 무슨 목적으로 하는데?’란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을 통한 회복(희망)’이란 메시지를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밴드 활동을 하던 남자 주인공은 사랑을 잃어버린 상처 때문에 음악을 포기하고 직장 생활을 하지만, 결국 다시 밴드로 돌아가 음악을 통해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받습니다. 여자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촉망받던 첼리스트의 삶을 포기하고 지내다가, 아이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다시 첼로를 붙잡습니다. 아이 역시 끊임없이 들려오는 음악이라는 메시지를 들으면서 부모를 찾겠다는 희망을 가집니다.
 
둘째, ‘갈등’이 존재해야 합니다. 당신이라면 ‘남녀 주인공이 집안의 반대 없이 축복 속에 결혼하고, 천재 음악성을 가진 아이를 낳아서 행복하게 잘 지냈다’란 영화를 보겠습니까? ‘어거스트 러쉬’에서는 남녀가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고, 임신한 몸으로 당한 교통사고에서 잃은 줄 알았던 아이가 딸의 장래를 염려한 아버지에 의해 고아원에 보내졌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갈등은 스토리에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셋째,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다양한 등장인물이 필요합니다. 주인공은 물론 갈등을 고조시키는 ‘악당’이나 위험한 순간에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가 있어야 하지요. ‘어거스트 러쉬’에선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앵벌이를 시키는 사람(로빈 윌리엄스)이 등장해 영화에 계속적인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요즘 흔히 ‘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의 악역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넷째, 마지막 요소로 ‘플롯’이 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플롯은 우리가 어린 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계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어줍니다. 관객들이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장점도 있지요. ‘어거스트 러쉬’에도 5단계 플롯이 있습니다. 특히 우연에 의해 세 사람이 뉴욕의 공연장에서 재회하는 절정 장면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립니다.
 
물론 상품이나 서비스의 스토리텔링이 위의 4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4요소의 일부는 포함을 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신화와 소설, 게임 등 성공한 이야기는 앞서 얘기한 공통의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배우 장미희 씨가 등장했던 LG텔레콤의 드라마 형태 광고가 짧은 분량 안에 4가지 요소를 다 담았던 것이 기억나네요. 잘 만든 이야기는 제품(서비스)이 소비자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해주고, 타사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줍니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날로 커질 것입니다. PR 커뮤니케이터 입장에서 볼 때 스토리텔링은 어느 분야보다 PR 분야에서 선점해야 하고,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PR 담당자들이 기획 아이템을 가지고 기자들을 설득할 때의 핵심 포인트가 바로 스토리텔링이거든요. 신문의 독자나 방송의 시청자들은 ‘스토리’가 담긴 뉴스에 눈길을 먼저 보냅니다. 우리가 요즘 포털의 ‘낚시 헤드라인’에 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보다는, 그 안에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전 번번이 낚입니다.)
  • 황코치 | - 본명 황상현
    - 글로벌 PR 컨설팅사 에델만에 재직 중
    - 국내 기업 대상 소셜미디어 컨설팅 서비스 제공
    - PR, 소셜미디어, 코칭, HRD 분야 블로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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