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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블랙베리가 책임감을 없애버렸다

DBR | 4호 (2008년 3월 Issue 1)
루 맥크리어리
 

원래 의도했던 용도 이외의 시도를 하다가 새로운 것이 발명되곤 한다. 때때로 원래 용도와는 다르게 시도한 일이 개선의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디슨은 축음기를 원래 여가 생활이 아닌 기록을 목적으로 발명했다. 이후 축음기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보급됐다. 에디슨은 자신의 원래 목적을 숨기고 레코딩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종종 원래 목적에서 벗어난 시도는 발명품과 그 사용을 개선하기보다는 망치기 십상이다.
 
암묵적으로 혹은 명백하게 개인적 책임을 단말기로 떠넘긴 개인화된 기술을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오랫동안 공격적인 도구라는 비난을 받아왔던 휴대전화는 개인들의 권력을 보여주는 용도로 활용돼왔다. 나는 최근에 공항 출발 라운지에서 다음과 같이 뻐기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오늘 오후에 가서 그 사람 해고시킬 거라고 전해!” 휴대전화는 사람들이 태만해졌을 때 사업상 통화로 바쁜 척 하는 용도로도 악용됐다.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는 에스컬레이터와 회의실 탁자 밑으로 다른 사람들을 엿보는 혐오스러운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예(‘excuse techno-logy, 즉 변명 기술’이라고 칭한다)를 들 때 내가 잘 제시하는 사례에는 미국 조달청장인 루리타 돈이 등장한다. 2007년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돈은 조달청이 부당하게 정치화되는 일을 경험했다. 점심시간에 조달청 직원들은 이들의 지위를 활용해서 공화당 선거를 도우라는 압력을 받았다. 돈은 점심시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선서하라는 요구를 받자 블랙베리(스마트 폰의 일종)로 이메일을 보내느라 그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내가 돈의 기억력이나 동기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적절한 부주의함을 이유로 완벽한 변명을 만들어 냈다. 기술이 무미건조하게 발전함에 따라 ‘개가 내 숙제를 먹어버렸다’는 식의 만능 속임수가 바쁜 어른들의 전유물이 됐다. 따라서 당신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된 중요한 사항과 당신이 팀원들에게 했던 지시사항들이 블랙베리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미리 경고하면 미리 준비하게 된다. 당신은 중요한 회의 시간 동안 앞서 언급한 (스마트폰 같은) 도구들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물론 당신은 회의 중 누군가가 주의 깊게 회의 내용을 받아 적게 해 이를 참석자들에게 돌려서 모두 확실하게 책임감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만약 직원들이 지루한 회의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일의 효율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면 그 회의는 하지 마라.
 
저자 Lew McCreary는 HBR의 수석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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