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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테니스공이 아닙니다”

Maxmedic | 41호 (2009년 9월 Issue 2)
세계 4대 그랜드슬램 중 하나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지난 7월 5일 끝났습니다. 남자 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가, 여자 단식에서는 세레나 윌리엄스가 우승했지요. 기업들은 이번 윔블던에서도 치열한 마케팅 싸움을 벌였습니다.
 


공식 스폰서 명단에 없어
저는 이번 윔블던 마케팅의 백미(白眉)는 ‘프링글스(Pringles)’ 과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프링글스는 정말 기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2009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공식 스폰서 명단에 프링글스나 제조사인 P&G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프링글스는 소위 말하는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한 것이지요.
 
많은 기업들이 큰 스포츠 경기 즈음에 공식 스폰서인 양 마케팅을 합니다. 월드컵 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브랜드는 나이키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공식 스폰서는 아디다스입니다. 이런 인식의 중심에는 나이키의 앰부시 마케팅이 있습니다. 나이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경기장에 ‘나이키 공원’을 만들어 관객들을 끌어들였습니다. 관객들이 공놀이도 하고 나이키 제품 구경도 하는 사이, 그들의 뇌리에는 ‘나이키가 월드컵 공식 스폰서’란 생각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월드컵 당시 SK텔레콤이 ‘붉은 악마’와 손잡고 공식 스폰서인 KT와 KTF를 무색하게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다 보니 요즘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스폰서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진정한 ‘매복’이란?
사실 앰부시 마케팅은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프링글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조용하게, 그리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대단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프링글스야말로 진정한 앰부시 마케팅 성공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매복(ambush)’이란 소수의 병력으로 조용히 숨어 있다 적을 치는 것이니까요. 앰부시 마케팅의 원래 의미는 ‘조용히, 은밀하게 공식 스폰서를 보내버리자’가 아닐까요? 나이키나 SK텔레콤은 아마도 꽤 많은 돈을 썼을 겁니다.
 
프링글스는 제품을 담는 캔이 테니스공 캔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것은 테니스공이 아닙니다!(THESE ARE NOT TENNIS BALLS!)’라는 문구가 들어간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문구에 장난스럽게 테니스공 사진도 넣었고요. 프링글스는 윔블던 대회 기간 동안 약 2만4000개의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관람객들은 아주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기존 제품에 ‘이것은 테니스공이 아니다’라는 문구만 적었을 뿐인데 그 효과는 실로 대단했던 것이지요.
 
‘공식 스폰서들에 의해 경기장 내부로 프링글스를 반입하는 게 금지됐다’란 소리도 들리는데(정확한 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뛰어난 아이디어라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경기장 내부에 반입이 됐다면 TV 중계를 통한 노출도 상당하지 않았을까요?
 
필자는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활발한 블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셜 네트워크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해외의 다양하고 유익한 마케팅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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