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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작성법

제안서는 소설과 달라…핵심부터 제시하라

송진선 | 30호 (2009년 4월 Issue 1)
제안서는 논문이나 소설과 다르다. 작성된 목적과 읽는 사람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구조부터 차이가 난다. 소설에서 사람들은 결말을 모른 채 찾아가는 여행 자체를 즐긴다. 그래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여러 스토리가 복잡하게 얽힌다. 또 한참 스토리를 전개한 후 결론을 제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논문 역시 결론을 지지하기 위한 수많은 전제와 가정, 증명들이 먼저 본문에서 제시된다. <그림1>에서 보듯 논문이나 소설은 보통 역삼각형 구조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제안서는 평가자에게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해줘야 한다. 평가자는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시간이 없고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안서는 역삼각형이 아니라 삼각형 모양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제안서를 논문처럼 작성하곤 한다. 왜 그럴까? 많은 이들이 논문식 글쓰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서론, 본론, 결론 형태의 글쓰기가 너무 편한 것이다. 이런 형식논리에 맞춰 논지를 펴야만 상대방을 더 잘 설득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이들에게 헤드라인식(두괄식) 논리구조는 생뚱맞고 비논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다음에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안서 작성 방법론을 알아보자.
 
헤드라인식 논리구조
제안서는 소설이나 논문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제안서는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와 유사한 형태를 취해야 한다. 기사에서는 먼저 결론이 나오고, 그 다음에 이를 증명하는 구체적인 증거들이 제시된다. 최고경영자(CEO) 등 매우 바쁜 사람들은 신문 헤드라인만 본다. 제안서가 5쪽이든 5000쪽이든 executive summary(제안서 요약)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설적이게도 중요한 의사결정자일수록 제안서를 자세히 읽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피라미드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정보를 신문의 헤드라인처럼 구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은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제시하는 제안서의 ‘신호등’ 역할을 한다.

설득력 있는 제안서는 5가지 기본적인 구조화 원리를 따른다.
 
①고객 니즈에 따라 중요한 것부터 차례대로 설명하라 고객들은 입찰에 참여한 후보자들이 고객사의 비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효용 창출에 도움을 줄지, 후보자의 역량은 갖춰져 있는지, 제시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알고 싶어 한다. 제안서는 고객들의 이런 궁금증에 확실한 대답을 해줘야 하며, 가급적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부터 설명해줘야 한다.
 
②유사한 아이디어들을 그룹화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용이 복잡해지고, 문서 분량도 불어나 혼란만 가중된다.
 
③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처음에 배치하라 제안서를 읽는 사람들은 문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메시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요도가 높은 메시지를 앞부분에 배치해야 한다.
 
④도입부를 짧게 하라 도입부는 읽는 이가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길어질수록 읽는 사람은 내용을 놓치게 된다.
 
⑤읽는 이들을 위해 제목을 사용하라 안내 표지판이 잘 설치돼 있으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제목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게 만들고, 주제에 대한 이해도 및 흥미를 높여준다.
 
고객 관점에서 제안서를 만들어라
쉬플리가 4개 대륙, 25개 국가 1000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품질과 가격을 가진 솔루션에 대해 테스트한 결과, 70%가 특정 문서를 1등으로 선택했다. 국가 및 문화에 따른 차이는 없었으며 직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1등 문서를 상대적으로 더 선호했다. 이 조사에서는 고객 관점에서 작성된 문서가 1등을 차지했다. 1등 문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충족시켰다.
 
①고객의 비전을 간결하게 기술하고 이번 구매 결정이 비전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보여준다
고객의 구매 행위를 단순한 구매로 치부하지 말고 그 근원에 있는 고객사의 비전을 조사해 기술한다. 이번 구매가 고객사의 비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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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핵심 이슈(hot button)를 고객 스스로 언급했음을 명확히 하고, 중요한 순서대로 표시한다. 고객의 핵심 이슈를 가정하거나 추측하지 말라. 그들이 언제 어떻게 핵심 이슈를 언급했는지 밝히고, 핵심 이슈를 나열하며, 중요한 순서대로 상세히 언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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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모든 단락과 문장에서 고객을 자주, 그리고 먼저 언급한다. 공급자 중심의 제안서가 아니라 구매자, 즉 고객 중심의 제안서를 만들려면 문장의 주어가 고객이 돼야 한다. 구매자의 관점에서 기술한 문장은 자연스럽게 공급업체 솔루션의 특징보다는 솔루션을 통해 고객이 얻을 효용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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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benefits)을 특징(features)보다 강조한다. 고객은 솔루션보다는 그 솔루션이 고객에게 가져다줄 효용에 관심을 갖는다. 효용과 특징을 연결하고, 고객의 효용 중심으로 문장을 기술한다.

-제안서의 구조를 소개한 후 이를 따른다. 구매자가 제안서의 구조를 이해하면 원하는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객 관점에서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한다. 다른 고객의 추천이나 독립적 기관의 데이터를 제시하면, 해당 솔루션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훨씬 높아진다.
 
executive summary
가 핵심
많은 사람들은 executive summary가 제안서의 요약본이기 때문에 본론 작성을 마무리한 후 마지막에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제안서 작업 초기(가장 바람직한 것은 제안 킥오프 미팅 이전)에 작성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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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를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이전에 고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세일즈 부서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executive summary를 작성해 이를 제안 부서 및 솔루션 부서에 잘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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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영진이 executive summary를 검토함으로써 제안서의 큰 방향에 대해 초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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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성원들이 제안서를 함께 작성하면 내부 의사소통의 기초가 된다.
 
제안서의 목적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executive summary는 제안서의 핵심 포인트를 요약해야 한다. 또 제안서의 각 부분들을 안내해주는 지도 역할도 하고, 평가자로 하여금 제안서 전체의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ecutive summary는 전체 제안서가 피라미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제안서 중 헤드라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내부에서도 피라미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4-box 구조를 도입하면 된다.
 
①요약 주제와 핵심 메시지(솔루션의 핵심 차별화 요인) 제시.
②소개 고객의 핵심 이슈를 확인해 이에 따른 본론 구조 소개.
③본론 고객에게 중요한 순서대로 핵심 이슈부터 솔루션과 증거, 자료 제시.
④검토 본론 요약과 다음 단계 제시.
 
차별화된 상용 컨텐츠를 사용하라
보통 제안서를 작성할 때 과거 제안서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과거 제안서에 사용됐던 내용을 ‘상용 콘텐츠(reused material)’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업별로 정도의 차이(30∼80%)는 있지만 대부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잘못 사용하면 매우 진부한 제안서가 될 수 있다. 즉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안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상품 설명서로 전락할 수 있다. 대체로 상용 콘텐츠에는 제품과 서비스의 내역 설명, 이력서, 공정 설명, 설치 목록, 조직도, 조직의 역사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회사의 풍부한 경험과 수행 능력에 대한 증거나 자료를 포함해야 한다. 그것은 성공담, 인용문(잠재 고객, 독립적 출처, 자사 직원 등), 공정도, 현장 사진(카메라로 직접 찍을 것), 고객이 받게 될 서비스, 직원, 고객, 시설, 장비에 대한 사진, 효용을 뒷받침하는 정량화된 데이터, 수행 실적표를 포함한다.
 
모든 제안서에 똑같은 상용 콘텐츠가 들어가서는 안 되며, 고객의 질문(니즈)에 직접 연관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수시로 자료를 업데이트해 최신 자료로 고객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상용 콘텐츠 속에는 반드시 고객사의 이름과 특정 프로젝트가 담겨 있어야 한다.
 
제출하기 전, 검토하고 수정하라
검토와 수정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이 단계를 통해 내부 제안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①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반드시 검토와 수정을 해야 한다.

②최선의 방법은 별도의 제안서 검토팀을 구성하는 것이지만 소규모로, 혹은 개인이 제안서를 작성했을 때에는 별도 팀을 구성하기 어렵다. 이럴 때에는 자기 평가 체크 리스트를 사용해 자기 스스로, 그리고 동료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③자기 평가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 7개 영역에서 제안서의 품질(충실도, 반응도, 전략적 초점, 경쟁사 초점, 서술의 품질, 시각화, 페이지 및 문서 디자인)을 검토하라.

④시간이 부족할수록 의사결정자의 눈길을 끄는 executive summary, 표제, 주제문, 섹션 요약, 그래픽과 그림 설명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라.
 
필자는 인하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웅진씽크빅에서 교사교육팀 팀장을 역임했다. 2005년부터 ㈜아그막과 한국프로토콜스쿨에서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금호렌터카, 우리은행, 두산그룹, 하이마트 등 여러 기업 및 공공기관에 컨설팅을 했다.
  • 송진선 | - (현) 쉬플리 코리아 R&D 실장
    - 웅진씽크빅 교사교육팀 팀장 역임
    - ㈜아그막, 한국프로토콜스쿨 강사 및 컨설턴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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