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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이야기로 배우는 수익모델 찾기

손충만 | 20호 (2008년 11월 Issue 1)
사업을 할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즉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렵다. 대학 시절 수업 시간에 한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우화 하나를 소개한다.
 
지혜로운 젊은이와 버펄로 이야기
미국의 어느 마을에 젊은이 한 명이 나타나 주민들에게 별난 내기를 제안했다. 마을 근처 골짜기에 어쩌다 버펄로 떼가 지나가는데 이게 정말 장관이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되곤 했다. 주민들은 버펄로 떼가 언제 지나갈지 몰랐기에 그저 우연히 보면 운이 좋다고 여기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젊은이가 버펄로 떼가 지나가는 날과 시간을 맞추겠다고 나선 것이다. 판돈은 우리 돈으로 단돈 5000원. 젊은이가 예측한 날과 시간에 버펄로 떼가 정말 지나가면 그 돈은 젊은이가 다 가져가고 틀리면 판돈의 2배인 1만 원을 돌려주겠다는 게 아닌가.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버펄로 떼가 지나가면 좋은 구경을 했으니 관람료를 낸 셈 치면 되는 것이고, 안 지나가면 시간은 아깝지만 돈을 벌 수 있으니 이래저래 손해 볼 건 없네.’
이렇게 해서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의 내기에 선뜻 응했다. 젊은이가 말한 그날 마을 사람들이 약속한 장소에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해는 지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버펄로 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젊은이는 약속대로 마을 사람 모두에게 1만 원씩 돈을 돌려줬다.
 
그런데 정작 이 젊은이는 이 내기로 큰돈을 벌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사실 이 젊은이의 직업은 뱃사공이었다. 버펄로 떼가 나타난다는 장소는 강 건너편에 있었으니 사람들은 그곳으로 가기 위해 모두 젊은이의 배를 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젊은이는 오랫동안 한 장소에 머물 사람들을 위해 미리 물과 먹을거리를 마련해 판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익모델을 찾아라
비즈니스 수익모델은 이래야 한다. 눈에 보이는 1차적인 것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2차적인 것을 활용해 수익을 만드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손해가 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실속을 챙기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눈에 빤히 보이는 수익모델이라면 결코 손해 볼 일을 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2차적인 것에 대해 무감각하게 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지인이 가게 위치가 좋지 않아 매출이 적어 고민했다. 그런데 가게에 오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주변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소주를 사러 자주 오는 것이었다. 그는 파격적으로 소주 가격을 거의 이윤이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그러자 손님들이 위치는 안 좋지만 싼 소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몰려왔고, 소주뿐 아니라 안줏거리도 사게 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사업을 할 때 남들과 비슷한 제품, 비슷한 서비스라도 수익모델을 달리하면 같은 업종이라도 전혀 다른 형태의 사업을 할 수 있다. 또 그만큼 경쟁력도 가질 수 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도 애드센스를 통해 한 달에 수백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고소득 블로거가 등장하고 있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광고를 통한 수익에는 한계가 있다. 눈을 돌려 다른 수익모델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블로그 Problogger.net의 주인은 블로거들에게 블로그로 돈 버는 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애드센스 광고를 클릭하도록 만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애드센스로 돈을 벌 수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자신을 통해 구글 애드센스에 가입한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면 자연스럽게 수익을 배분받는다.
 
수익모델을 세울 때 엄청난 지식이 필요하진 않다. 조금만 바꿔 생각하면 누구나 충분히 멋진 수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자(본명 손충만)는 원자재 상품시장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경영과 투자, 미래학 등에 대한 책과 자료를 정리하고 관련 생각을 담은 블로그 ‘With Man-직관과 통찰’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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