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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커뮤니케이션

세일즈 용어, 호르몬에 맞춰 다르게

이수민 | 362호 (2023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와 양이 달라진다. 이를 세일즈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수 있다.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청년층은 현재의 즐거움에 집중하며 새로운 재미를 찾는 경향이 강하기에 이들에게는 제품이 지닌 독특한 면을 부각해야 한다. 중장년층은 코르티솔이 증가하는 시기로 이들에게는 제품의 편안함과 신뢰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내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이 몰래 구입한 최신 스마트폰을 발견했다. 잔소리가 시작됐다. 아이는 그 말이 듣기 싫어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아내의 목소리가 서재에서도 크게 들렸다. “생각이 있는 거니? 그 휴대폰이 얼마나 비싼 건 줄 알아? 미래를 위해 계속 저축해야지. 휴대폰은 통화만 잘되면 되는데 요즈음 최신 폰들은 쓸데없이 기능만 복잡해! 그런데 돈을 쓰다니….” 내가 듣기에는 아내의 말이 구구절절 옳은 것 같은데 과연 아이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신경마케팅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Hans-Georg Häusel) 박사는 자신의 저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서 연령별 소비 패턴이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의 분비량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호이젤 박사의 저서 및 다른 뇌과학 연구에 근거해 세일즈 대상 고객 연령별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아보자.1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은 뇌과학에서는 구분되는 용어이다. 하지만 이해의 편의를 위해 여기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을 신경계 호르몬으로 보아 호르몬이란 말로 통일해 사용한다.2 연령별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코르티솔이다. 연령별로 다음과 같은 분비 패턴을 보인다.3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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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파민(dopamine)

보상을 기대할 때 분비되는 쾌락 호르몬이다. 새로움에 호기심을 느끼고 학습하게 만드는 호르몬으로 18~25세 사이에 정점에 도달한다. 이 시기를 돌이켜 생각해보자. 친구와 만나거나,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더라도 마냥 즐거운 시기였지 않은가? 나이 들수록 일상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도파민 분비가 줄어드는 것과 관계가 있다.

●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공격적으로 도전하고 실행하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사춘기 때부터 분비량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20~30세 무렵 최고조에 도달한 뒤 점차 분비량이 줄어든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사춘기 때 청소년들이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이 호르몬의 폭발적 분비와 이를 억제할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미성숙에서 찾기도 한다.

● 코르티솔(cortisol)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불안하고 걱정할 때 분비가 많아진다. 연령에 따른 분비량은 도파민이나 테스토스테론과 반대의 흐름을 보인다. 청년기(20~30세)에 최저치로 낮아지지만 그 이후 분비량이 점점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조심성이 많아지고 안정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호르몬의 분비량과 관계가 있다. 코르티솔의 과다 분비는 뇌에서 기억 형성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외에 연령별 세일즈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신경전달물질)에는 세로토닌과 아세틸콜린이 있다.

●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과 함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행복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감정 조절이 힘들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우울증이 심한 환자일수록 세로토닌을 흡수하는 세로토닌 수용체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적다고 한다.4 나이가 들수록 감소 속도가 빨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 시간이 줄어들거나 숙면에 들지 못하는 것도 세로토닌 부족과 관련 있다. 수면을 촉진하고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도 세로토닌에서 합성된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작은 불편에도 과잉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고로 세로토닌 분비를 높이는 팁 하나를 소개하면 ‘감사하기’이다. 감사하기를 하려면 무엇이든 긍정적인 것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 단순한 행동이 세로토닌 생성을 늘린다.5 요즈음 기분이 자주 가라앉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기억에 중요한 호르몬이다. 기억은 학습의 시작이니 이 호르몬의 분비량이 떨어지면 학습 능력이 저하된다. 아세틸콜린의 결핍은 노인들이 복잡한 매뉴얼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반대로 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잊고 싶었던 기억까지 계속 떠오를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사린가스 테러를 당한 사람들이 겪은 이야기이다. 독가스 사린은 뇌 속에서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테러 생존자들은 옛날 고통스러웠던 기억들도 자꾸만 떠올리고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아세틸콜린과 기억의 관련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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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호르몬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전략

연령별 구매 태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하면 대상 고객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령은 청년층(청소년 포함), 중장년층, 노년층 3가지로 구분한다. 물론 구매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연령별 호르몬 분비만은 아니다. 환경, 교육, 재정 상태 등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도 많다. 70세 노인도 청년층 구매 태도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다만 예외는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이렇게 구분하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 청년층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돼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높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높아 복잡한 제품 설명도 빠르게 이해한다. 제품을 구매할 때도 꼼꼼하게 계산하거나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경우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드물다. 도파민이 현재 구매의 즐거움을 높이고 테스토스테론이 구매 행동을 공격적으로 촉진하기 때문이다. 전전두엽의 적절한 통제를 받지 못하면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는 세일즈 제품이 지닌 독특하고 새로운 면을 보여주면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이 장착돼 있는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패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크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기는 아직 수입이 많지 않은 시기이다. 구매 여력이 부족한 이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이다. 이러한 물음에 답하는 형식으로 세일즈 커뮤니케이션을 하자. 그들에게 원하는 반응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을 하나 구입하면 무료로 하나 더 드리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한 달 사용은 무료입니다. 마음껏 이용해 보시고, 천천히 결정하세요!”

● 중장년층

걱정과 불안감을 불러오는 코르티솔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어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는 적다. 따라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브랜드나 신뢰할 만한 곳에서 만든 제품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구매 형태를 보인다.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고객층으로 편안함과 신뢰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제품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사용한 브랜드 제품입니다.”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한 자동차입니다.”

“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 ◯◯에서 새롭게 출시된 노트북을 소개합니다.”

중장년기의 초반은 청년기에 가깝고, 후반은 노년기와 유사한 구매 형태를 보인다.

● 노년층

이 시기에 행동을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코르티솔이다. 도파민과 아세틸콜린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정보처리 능력과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25세가 초당 약 40비트의 정보를 처리한다면 65세의 경우 이 수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7 젊은 시절보다 세로토닌 분비가 적어 사소한 일에도 과잉 감정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세일즈 대상이 노년층인 경우 두 가지만 기억하자. ‘간단’과 ‘안심'이다. 이들의 저하된 정보처리와 기억력을 고려해 전달 내용을 최대한 간단하게 작성해야 한다. 청년층들에게는 효과가 있는 창의적인 세일즈 문구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변화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노년층 고객에게는 먼저 그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행동 변화가 적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그들에게 익숙한 것과 비교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커피가 알아서 만들어집니다.”

“고객님이 사용하시던 ◯◯과 사용법은 동일한데 성능은 훨씬 좋아진 신제품입니다.”

전략은 목적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세일즈를 할 때 연령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청년 같은 노인 고객을 만날 수도, 노인 같은 청년 고객을 만날 수도 있다. 호르몬 분비 정도나 호르몬에 따른 소비 태도 변화 역시 개인차가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연령에 따른 세일즈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먼저 공략하자. 그것이 효과적인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이수민 SM&J PARTNERS 대표 sumin@smnjpartners.com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 전문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 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및 전략 프레임워크’ ‘잡 크래프팅’ ‘사내 강사 강의 스킬’ ‘비즈니스 글쓰기’ ‘보고 스킬’ ‘조직관점 MBTI’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
  • 이수민 | SM&J PARTNERS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프레임워크 이해 및 활용’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몰입’ ‘사내강사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
    sumin@smnj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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