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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Insight: 개인정보 보호-활용은 ‘동전의 양면’

고객의 생각 훔치려고 하면 부작용만
신뢰-공감으로 최적의 메시지 전달해야

최세정 | 327호 (2021년 0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디지털 환경에서 맞춤형 광고는 소비자의 광고 회피를 감소시키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프로그래매틱 바잉과 프로그래매틱 크리에이티브의 발전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맞춤형 광고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맞춤형 광고의 확산과 더불어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에 부응해 최근 애플과 구글도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 생태계에서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기업은 새로운 광고 기법을 개발해 맞춤형 광고의 유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개인정보 보호 윤리 기준과 장치를 마련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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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Anderton! You could use a Guinness right about now?(존 앤더튼! 지금쯤 기네스 한 병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쇼핑몰을 걸어가던 중 벽면의 맥주 광고가 그의 극 중 이름을 부르며 맥주를 권하는 대사다. 같은 장면에서 자동차, 신용카드 등의 광고도 지나가는 그를 순식간에 알아보고 그에게 꼭 맞는 맞춤 메시지를 전한다. 신분 위장을 위해 남의 홍채를 이식한 후 방문한 의류 매장에서는 그가 장착한 홍채를 인식해 원래 주인의 개인정보와 구매 이력을 반영한 제품을 추천한다. 가상의 미래 세계를 다뤘던 이 SF 영화는 미래의 광고를 보여주는 참고 자료로 활용돼왔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이런 광고는 미래가 아니라 이제 현실이 됐다. 바야흐로 맞춤형 광고의 시대다.

개인화 광고(personalized advertising)라고도 불리는 맞춤형 광고(customized advertising)는 불특정 다수 혹은 공통적 특성을 가진 소비자 집단(segment) 대신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각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작되고 전달되는 광고를 의미한다. 인구통계학적 속성, 위치, 라이프스타일, 관심사, 과거 구매 이력, 사회관계망 등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다.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의 필요와 선호를 반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광고의 핵심이다.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도 전화, 우편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광고는 존재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기술의 발달과 함께 우리의 일상과 행동은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데이터화(dataficiation)돼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가공, 활용될 수 있어 맞춤형 광고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맞춤형 광고의 성장

디지털 환경에서 맞춤형 광고는 활용되는 정보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1 첫 번째, 맥락 광고(contextual advertising)는 가장 기본적인 유형으로서 소비자가 방문한 웹사이트나 이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의 행동 정보를 이용한다. 즉, 방문한 웹사이트 혹은 애플리케이션의 콘텐츠와 관련이 있는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 프로파일(profile) 기반 맞춤형 광고는 소비자가 온라인 서비스 가입 혹은 등록 시 제공하는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행태 정보를 결합해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광고다. 세 번째, 행동 기반 맞춤형 광고는 온라인상에서의 소비자 행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 저장, 분석해 개인화한 광고를 의미한다.

디지털 광고의 성장은 맞춤형 광고가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는 본질적으로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회피의 대상이다.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는 소비자는 피로감을 느끼며 광고를 피하고 싶어 한다. 광고에 대한 노출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광고 회피는 물리적 회피, 기계적 회피, 인지적 회피 등으로 구분된다. 2 광고를 피하려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은 물리적 회피, TV 채널을 변경하거나 온라인 동영상 광고의 건너뛰기 버튼을 눌러 광고의 전체 혹은 일부를 차단하는 것을 기계적 회피, 광고를 보더라도 무시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인지적 회피라고 일컫는다. 광고를 회피하는 정도는 이용하는 미디어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수동적 이용의 양상이 강한 레거시 미디어를 이용할 때보다 능동성, 상호작용성이 강한 온라인 미디어를 이용할 때 광고 회피가 더 적극적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는 온라인 광고가 전면적으로 차단되게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높은 주목도로 환영을 받았던 팝업 광고는 팝업 차단 소프트웨어(pop-up blocker)의 등장으로 실효성이 급락했다. 이제는 애드블록 플러스(Ad Block Plus)와 같은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가 배너 광고, 동영상 광고를 포함한 모든 온라인 광고를 차단해 노출의 기회조차 박탈할 수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맞춤형 광고는 광고 회피를 감소시키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다.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회피를 감소시킨다. 그런데 광고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광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다. 광고의 가치는 긍정적 요소인 정보성(informativeness), 오락성(entertainment)과 함께 부정적 요소인 성가심(irritation)을 바탕으로 평가된다. 3 모바일 환경에서는 소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웹 브라우징과 구매 이력뿐 아니라 위치 정보도 활용해 양방향성, 연결성을 갖춘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거나 관심을 가질 만한 광고를 선제적으로 적시적소에 제공하는 정교한 맞춤형 광고는 소비자가 광고에 대해 느끼는 관련성과 관여도를 극대화하고 유용성을 증대하는 반면 불필요하고 관심 없는 광고에 노출되는 불쾌감을 막아 우호적인 광고 태도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회피는 줄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광고 효과는 높이는 장점이 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발전

그렇다면 디지털 환경에서 맞춤형 광고는 어떻게 실행될까. 우선 정확한 타기팅은 거래 방식과 관련이 깊다. 광고 미디어로서 온라인 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선택의 폭을 가진다. 오프라인 미디어에 광고를 게재하고 싶다면 담당자와 직접 연락해 거래할 수 있지만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있는 온라인 환경에서 담당자와 일일이 연락해 광고를 거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불가능할 수 있다. 프로그래매틱 바잉(programmatic buying)은 어떤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 등을 특정해 거래하는 전통적인 미디어 중심의 광고 구매(media buying)가 아니라 소비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소비자 중심의 광고 구매(audience buying)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즉 프로그래매틱 바잉은 광고 수익을 얻으려는 미디어와 광고를 게재하려는 기업 혹은 대행사 간 거래를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연결한다. 4 실시간 경매 방식(RTB, Real-time Bidding)을 활용한 프로그래매틱 바잉은 거래를 통해 광고가 노출되는 전체 과정이 0.1초 이내에 이뤄진다. 타깃 소비자의 특성과 노출 조건 등을 상세하게 설정한 후 자동화된 유형으로 실시간 입찰을 통해 광고를 게재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거래가 이뤄지며 원하는 광고 효과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즉 미리 특정 웹사이트 등을 정해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 소비자가 실제로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실시간으로 파악, 구매해 원하는 횟수만큼 노출할 수 있다.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사용하는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광고 관리 기능을 통해 프로그래매틱 바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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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매틱 바잉이 광고 노출을 개개인 소비자에게 최적화한다면 프로그래매틱 크리에이티브(programmatic creative)는 광고 내용 면에서 맞춤화를 가능케 한다. 즉 프로그래매틱 크리에이티브는 개별 타깃 소비자에게 적합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실시간으로 제작, 생성하고 노출함으로써 개인화 광고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CO(Dynamic Creative Optimization)를 이용하면 광고의 이미지, 텍스트 등을 수동으로 제작하지 않고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 구성 요소를 개별 소비자에게 최적화해 자동으로 생성하고 광고 플랫폼과 연동해 전달함으로써 정교한 맞춤형 광고를 운영할 수 있다. 거래와 크리에이티브를 결합한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는 단순 맥락이나 일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광고가 아니라 DMP(Data Management Platform)와 광고주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데이터를 결합해 고도화된 맞춤형 광고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맞춤형 광고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비자는 자신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광고에 노출됐을 때 자기도 모르게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이 이뤄졌다고 생각해 불안, 불쾌감, 거부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는 맞춤형 광고에 대해서 소비자가 양가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즉, 맞춤형 광고의 개인화 정도가 높을수록 유용성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커져 긍정적, 부정적인 반응을 동시에 가진다는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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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맞춤형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은 주로 리타기팅 광고(retargeting advertising)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마케팅 광고(remarketing advertising)라고도 불리는 리타기팅 광고는 인터넷 브라우징 이력을 바탕으로 이전에 클릭하거나 검색했던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다른 제휴 웹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노출시킨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심 있는 제품을 봤지만 어떤 이유에서 구매하지 않았는데 이후 소셜미디어의 뉴스피드를 보거나 기사를 읽다가 그 제품의 광고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그 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쇼핑몰 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이러한 광고는 상기 효과(reminder effect)를 바탕으로 하기에 일반적인 배너 광고에 비해 높은 반응률을 가져온다. 이전에 자발적으로 찾아본 제품이나 서비스는 해당 소비자의 필요나 관심을 반영하기 때문에 다시 노출됐을 때 관련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 행동과의 명백한 관련성은 소비자에게 경계심과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반복적으로 동일한 광고에 노출되거나 이미 구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없는 광고에 노출되는 등 리타기팅 광고의 기술적 미비점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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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의 조치가 가져올 변화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외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맞춤형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며 개인정보와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커졌다. 이에 부응해 스마트폰 OS의 점유율 99%를 차지하는 애플과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발표하며 모바일 광고 생태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애플과 구글은 쿠키(cookie, 웹사이트 방문자 데이터)나 광고 ID(AD ID, 모바일 앱 디바이스 식별코드)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 개개인의 행태를 파악하고 추론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기법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먼저 애플이 2020년부터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강화를 예고했고 2021년 봄 앱 추적 기능을 사전에 결정할 수 있는 ‘iOS 14.5’를 배포하며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정책을 실시했다. 이제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을 사용할 때 팝업 형태의 공지를 통해 해당 앱의 데이터 추적에 동의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 앱의 접근 내용을 사전에 투명하게 보여주고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구글이 2021년 하반기 배포할 예정인 안드로이드12는 ‘프라이버시 대시보드’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다. 대시보드는 이용자에게 각 앱이 어떤 데이터에, 얼마나 자주 접근하는지 보여주며 앱의 접근 권한을 쉽게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3월 구글은 “웹사이트 방문 이력 등을 수집해 만드는 맞춤형 광고 사업을 중단한다”면서 자사 브라우저 크롬(Chrome)의 제3자 쿠키(third-party cookies) 지원도 2022년 초에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올해 6월 2023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우선 이용자는 데이터 추적을 통한 자신의 개인정보 수집 여부와 범위를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앱이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와 서비스의 정교함이 감소해 자신과의 연관성이 적은 광고에 접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이런 정책 변화가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게재하는 중소 사업자들에 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반발한 것처럼 기존의 개인정보 기반이 아닌 새로운 맞춤형 광고 기법이 개발될 때까지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투자와 데이터 확보를 통해 광고 ID의 비활성화를 극복하는 정밀한 맞춤형 광고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앱들은 오히려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앱이 그런 여력이 있지는 않다. 오히려 정책 변경의 당사자인 애플과 구글은 다른 앱과 광고주의 접근은 차단하면서도 자사의 접근 권한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은 역동적이며 위기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이 새로운 디지털 광고 기법들의 개발과 확산을 자극할 수 있다. 구글이 쿠키의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는 FLoC(Federated Learning of Cohort)라는 기술은 인터넷 브라우징 행동을 분석해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이용자를 집단(Cohort)으로 묶어 맞춤형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다. 아직은 실효성이 좀 더 검증돼야 하지만 이론적으로 소비자는 집단 안에 속해 있으므로 개인으로서의 노출은 막더라도 집단 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타기팅 광고는 가능한 것이다. 페이스북 역시 개인 식별 데이터 없이 비공개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MPC(Multi Party Computation) 기술을 통해 광고주가 보유한 개인 식별 구매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 중이다.

한편 쿠키를 대체해 타기팅하는 솔루션도 개발됐다. 대표적인 글로벌 DSP(Demand Side Platform) 기업인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의 Unified ID 2.0은 이메일을 암호화해 통합 ID를 생성하고 웹, 앱, CTV(Conntected TV) 등 여러 디바이스에 걸쳐 활용할 수 있는 크로스 디바이스 타기팅이 가능하다. 여러 매체사가 제휴해 이용자 동의하에 로그인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크리테오 등 경쟁사였던 애드테크(AdTech) 기업들도 동참해 데이터 호환 노력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디지털 데이터의 확보와 활용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각 기업의 자체 데이터를 관리하는 CDP(Customer Data Platform)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CDP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아울러 다양한 접점에 분산된 소비자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개인화된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 5월 출범한 NHN데이터가 대표적 CDP 사업자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의 관련 시장 규모에 비하면 국내는 아직 시작 단계다. 또 이용자에게 거부감을 덜 주는 관심사 기반의 맞춤형 광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커뮤니티, 모바일 앱 서비스와 관련된 부동산, 인테리어, 뷰티, 맛집 등 관심사, 취향, 컨텍스트(Context, 맥락) 등을 파악해 관련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데이블은 이용자가 소비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관심사를 파악하고 관련 광고를 노출한다.

건강한 맞춤형 광고 생태계의 구축

애플발(發)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의 영향이 아직 체계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맞춤형 광고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 소비자에게 불안과 거부감을 유발하는 맞춤형 광고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맞춤형 광고를 둘러싼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수집과 활용, 사생활 침해를 비판하고 이를 감시하는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사업자들이 자정 노력을 해야 할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때 해당 서비스의 혜택과 개인정보 제공의 위험을 비교하며 혜택이 위험보다 크다고 인식할 때 개인정보를 제공할 확률이 높다. 6 또 해당 사업자의 신뢰도는 위험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해당 맞춤형 광고나 서비스가 유용하다고 생각할수록, 또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충분히 노력한다고 생각해 위험이 적다고 여길수록 소비자의 개인정보 제공 의향은 높아진다. 더 나아가 소비자는 개인화 수준이 높을수록 맞춤형 서비스의 유용성을 높게 평가한다. 7

결국 현재까지 보편적이었던 데이터 접근은 차단되지만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 고도화된 개인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맞춤형 광고와 서비스의 유용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윤리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고 준수한다면 소비자의 신뢰와 더불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은 균형을 이뤄야 하며 적절한 보호를 전제로 한 활용이야말로 맞춤형 광고의 기반이 돼야 한다. 결국 모든 선택과 결정은 소비자에게 달렸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관련된 디지털 환경의 변화는 현명하고 능동적인 소비자의 위상을 반영하며 이러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방식의 맞춤형 광고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글을 시작하며 소개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장면에서 누명을 쓰고 추격당하던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광고에 당황한다. 소비자는 마케터가 자신을 알아보고 마음을 읽어 맞춤형 메시지와 서비스로 대접하길 원하는 동시에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을 가진다. 맞춤형 광고의 성패는 데이터 확보뿐 아니라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에 달린 것이다. 기계적인 데이터의 활용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고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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