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olumn

기본기를 다지며 혁신에 나서라

한경민 | 322호 (2021년 06월 Issue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국내 외식 산업이 큰 충격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도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외식업 브랜드 수가 전년 대비 12.8% 늘어난 데 비해 가맹점 수는 5.3% 증가한 데 그쳤다. 외식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산업 등 모든 프랜차이즈 중에서 특히 외식업이 가장 낮은 규모의 성장세를 보였는데 폐업률도 외식 업종이 12.3%로 가장 높았다.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청년다방’으로 잘 알려진 한경기획은 2020년 매장이 15%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배달을 제외하고도 12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유례없는 위기를 타개하면서 시장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다른 이해관계자보다도 ‘가맹점주(이하 점주)’의 성공을 모두의 성공 척도로 삼은 상생의 전략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한경기획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최고 고객은 가맹점주라고 여기고 위기 속에서도 개별 점주들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가맹점이 굳건해야 본사 또한 성공할 수 있다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우선 점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인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본부 차원에서 상생키트라는 이름의 ‘밀키트’를 소량 제작해 무상으로 배포했다. 점주들은 밀키트를 판매함으로써 추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었고 고객들도 집에서 매장에서와 같은 품질의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점주들의 생계 우려를 덜기 위해 일정 기간 로열티를 면제하는 정책도 추진했다. 특히 상권에 따라 매출이 급감한 가맹점에는 광고비를 일부 지원하기도 했다.

또 본사가 가맹점 주의 입장에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음을 알리며 소통했다. 일례로 가맹점들이 급변하는 외부 상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푸시 알람을 통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뉴스 등 정보를 전파했다. 또 ‘청년 늬우스’라는 자체 블로그를 통해 각종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발전을 지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가맹점주들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본사의 리더십하에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가맹점을 최우선에 두는 전략은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하는 혁신을 확산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프랜차이즈업의 특성상 본부가 아무리 디지털 혁신에 대한 로드맵을 잘 구축하고 디지털 혁신을 적절하게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전국에 퍼져 있는 가맹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익히는 것은 점주 입장에서 까다로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대한 저항을 타파하기 위해 점주들의 통점(pain point)을 우선적으로 해소해 줌으로써 자발적으로 변화에 참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예컨대, 코로나19 이후 점포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급증하는 배달 매출을 가시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었다. 본사는 이를 파악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배달 매출 현황을 제공하고 각 메뉴 및 상권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또 언제, 어디서든지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통해 본사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창구를 구축했다.

최근 많은 열정과 재능을 지닌 이들이 외식 업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자신의 삶을 사업에 바치고 있다. 이들이 인생을 건 사업에서 성과를 내도록 돕는 것이 프랜차이즈 기업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혁신에 눈뜨기’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한다.


012

한경민 한경기획 대표
한경민 대표는 2010년 프랜차이즈 회사 한경기획을 설립해 봉구비어, 은화수식당, 청년다방 등의 브랜드를 런칭했으며 현재 한경기획 대표이자 블랙탑바리스타학원 대표, 어니스트트레이팅코리아대표,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이사, 한국아시아 우호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