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인터페이스’의 CSV 사례

조직 혁신 없는 공유가치 창출은 불가능

265호 (2019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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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부단히 조직을 혁신해 환경에 미치던 부정적 영향을 획기적으로 줄였을 뿐만 아니라 매출도 끌어올린 카펫 회사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결코 공유가치 창출(CSV) 전략을 서두르지 않았다. 직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했고, 외부 기관에서 만든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받아들였으며,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받아 변화 영역과 주제를 정했다. 실행에 있어서는 직원이 참여하는 혁신 프로그램과 교육, 인센티브 등을 도입해 내부 조직원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와 섬세하게 디자인된 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냈기에 CSV 전략의 성공이 가능했다.



공유가치 창출(CSV)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성과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어떻게 CSV를 받아들이고, 실행해서 성과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채 해당 프로세스는 마치 ‘블랙박스’처럼 남아 있었다. 이 블랙박스를 해독하지 않고서는 CSV 혁신의 성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의 블랙박스를 들여다봐야 좋은 교훈을 추출할 수 있을까. 해당 기업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춰야 했다. 첫째, 사회적 가치의 증대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인과관계가 확실히 연결돼 있어야 한다. 둘째, CSV 개념의 도입부터 성과 창출, 재투자 과정 전반에 걸친 가치사슬의 변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이런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기업으로 필자는 인터페이스(Interface)라는 미국의 모듈형 카펫타일 회사를 선택하고 CSV 도입 및 전략 실행 과정을 분석했다.


혁신의 시작
인터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레이 앤더슨(Ray Anderson)은 2009년 TED 강연에서 “언젠가 나와 같은 사람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Someday people like me would go to jail)”라는 말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이 만든 모듈형 카펫타일 회사 인터페이스가 어린이들, 혹은 후손들의 미래를 희생시키며 운영돼 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1994년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영업사원이 보내온 편지가 계기가 됐다. 영업사원은 편지를 통해 “일부 고객들이 인터페이스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문의를 해오고 있는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Rothaemel and Janovec, 2010).

앤더슨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모듈형 카펫타일은 애초에 석유 자원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제품이며 인터페이스가 환경 관련 법을 어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적어도 법은 지킵니다”라고 말하는 게 고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점도 알고 있었다. 앤더슨은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TF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TF팀의 발족에 맞춰 스피치를 하기로 했지만 관심도 없고 전문 분야도 아닌 환경이라는 주제에 대해 별 의욕이 생기지 않았던 앤더슨. 3주 동안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이 시간을 보내던 그는 우연히 지인이 보낸 책 한 권을 읽은 후 달라졌다. 1993년 출간된 『비즈니스 생태학(The Ecology of Commerce, Paul Hawken)』을 읽고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었다. (Anderson, 1998)



이후 앤더슨은 TF팀에 그의 깨달음을 전달했다. 또 인터페이스가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며, 지금까지 자연에서 가져온 것을 되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기업들이 본받을 만한 최고의 프랙티스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앤더슨이 이렇게 웅장하면서도 막연한 생각을 밝히자 많은 TF팀원은 혼란에 빠졌다. TF팀의 목표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에서 갑작스럽게 ‘장기적 관점에서 석유 연료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기업을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앤더슨 역시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에게 이미 지속가능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돼 있었다. 그는 『비즈니스 생태학』의 내용을 인용해가며 TF팀에 혁신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수자원과 토양의 손실, 삼림의 무분별한 채벌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 기후 변화로 인한 수많은 멸종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바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줄여 쓰고(Reduce), 다시 쓰고(Reuse), 재생시키고(Reclaim), 재활용하고(Recycle), 새롭게 디자인해내고(Redesign), 또 모든 유용한 수단을 학습하고 공유하자는 것이었다. 동시에 그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이뤄낸 환경적 성과가 곧 경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TF팀원들은 탁월한 명분과 사명감에는 동조했지만 실제로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앤더슨의 강력한 의지를 토대로 인터페이스는 공급망을 하나하나 검증했다. 1995년 인터페이스는 총 12억 파운드 상당의 자원을 사용했는데 4억 파운드가 원재료로, 나머지 8억 파운드가 원재료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소비됐다. 가공 공정에 쓰이는 8억 파운드 상당의 자원 중 천연가스, 석탄, 석유 등 재생할 수 없는 자원이 5억 파운드 이상을 차지했다. 5억 파운드 이상의 자원이 원재료를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모두 불타 사라졌으며 그 과정에서 극지방의 얼음을 녹이고 모두가 마시는 공기에 매연을 흩뿌렸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앤더슨은 이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어느 누구도 이것 때문에 그를 고소하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는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을 주고 자원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장의 가격이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하고 있을까?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Anderson, 1998) 인터페이스의 공정은 지속가능하기는커녕 지구에 해악을 끼치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공정, 그것이 바로 인터페이스가 도달해야 할 높은 목표였다.

1996년부터 2008년에 이르기까지 12년간의 혁신 성과(예: 온실가스 사용량 82% 절감, 생산단위당 석유 연료 사용량 60% 감축)는 놀랍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개선함과 동시에 인터페이스의 매출은 3분의 2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두 배로 뛰어올랐다. 앤더슨은 인터페이스의 방식이야말로 모두에게 필요한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한다.

혁신의 성과
인터페이스는 끊임없는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첫째, 인터페이스는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에코드림팀(Eco Dream Team)을 구성하고 스웨덴의 환경단체(The Natural Step)가 만든 ‘전략적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프레임워크(FSSD, Framework for Strategic Sustainable Development)’를 적용했다. 둘째, 연구개발(R&D)을 위한 자회사인 IRC(Interface Research Corporation)와 교육과 훈련을 위한 조직 OWL(One World Learning)을 설립했다. 셋째,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그램인 QUEST(Quality Utilizing Employee Suggestions and Teamwork)와 에코센스(EcoSense, 1997년에 QUEST와 통합)를 개발했다. 1994년부터 시작된 위 3가지 준비작업은 2년 후인 1996년 본격적인 혁신을 위한 디딤돌이자 새로운 비전 ‘미션 제로(Mission Zero®)’를 시작하는 원동력이 됐다.

1996년 공표된 미션 제로는 2020년까지 인터페이스의 공정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독한 화학약품과 물, 그리고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모듈형 타일 업계에 속한 인터페이스가 과연 미션 제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사 안팎에서 큰 의문이 제기됐다. 너무 극단적인 목표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환경보호 노력이 기업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통념을 뒤집고 싶었다.

실제로 미션 제로의 비전을 바탕으로 인터페이스는 혁신에 성공했다.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혁신을 시작해 첫 3년간 전체 폐기물의 40%를 줄이며 6700만 달러의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절감된 비용은 다른 혁신에 재투자됐다. 2000년에 시작된 LCA(Life Cycle Assessment, 원재료의 수급부터 소비까지 모든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는 기법)는 더욱 놀라운 성과를 냈다. LCA를 통해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의 70%가 원재료 때문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인터페이스는 2000년부터 원재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최소화(Dematerialization)’ 캠페인을, 2012년부터 가난한 해변지역에서 버려진 그물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Net-Works’ 캠페인을 시작했다. 인터페이스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10만3400톤의 폐기물을 줄였으며 원가 절감액은 4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현재 공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의 49%는 재활용, 혹은 친환경 소재다.



또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서 환경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했다. 공장에서는 모듈형 타일을 접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고, 이동할 때만 컨베이어벨트가 작동하도록 설비를 개선했다. 타일 바닥 부분의 실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무실에서는 화면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제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정화하기 위해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카풀을 이용하도록 유도했고 교육도 강화했다. 다양한 환경 관련 인증도 획득했다.

그 결과, 경기 침체가 이어졌던 2001∼2003년 동종 업계 평균 매출이 36% 줄었지만 인터페이스 매출은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 점유율은 30% 가까이 성장했다. 순이익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환경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면 비용이 상승한다는 업계의 통념을 깨트린 것이다. 브랜드 평판도 급상승했다. 미국 포천지는 ‘가장 존경받는 미국 기업’ 중 하나로 인터페이스를 꼽았고 영국 여왕이 수출, 과학기술, 환경 등의 분야에서 우수 기업에 수상하는 ‘영국 여왕상(Queen’s Award)’을 받기도 했다.

계속 최고가를 경신하던 인터페이스의 주가는 강한 리더십을 행사했던 CEO 레이 앤더슨이 2011년 8월 사망하자 같은 해 11월까지 무려 40%가 떨어졌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념이 조직에 내재화됐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는 세계 1위 모듈형 카펫타일 회사의 지위(글로벌 시장 점유율 35%)를 잃지 않고 있다.

조직 변화의 네 가지 요소
인터페이스의 혁신은 컨셉 정의, 혁신을 위한 조직 변화, 가치사슬 혁신, 교육 훈련과 동기부여 등 4가지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1. 틀: 컨셉 정의
레이 앤더슨의 연설을 통해 TF팀은 하나의 목표 의식을 갖게 됐다. 하지만 당장 비전을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목표가 너무나 원대했다.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앤더슨은 발품을 팔아가며 환경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인터페이스의 환경 전문가 단체, 에코드림팀이다.



에코드림팀과 네추럴스텝
앤더슨은 환경 전문가 존 피카드(John Picard)와 『비즈니스 생태학』의 저자인 폴 호큰(Paul Hawken) 등을 인터페이스의 환경 자문위원으로 임명했다. 이후 이들의 추천을 받아 다양한 시각과 전문 지식을 가진 이들을 모아 인터페이스 에코드림팀을 만들었다(Anderson, 1997). 이 팀은 미션 제로의 비전을 구체화하며 자문을 제공했으며 이들을 통해 스웨덴 NGO인 ‘내추럴스텝(The Natural Step)’의 창립자인 칼헨릭 로버트(Karl-Henrik Robèrt)와도 만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진출을 고민하던 내추럴스텝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한 과학적 프레임워크인 FSSD(Framework for Strategic Sustainable Development)를 개발했다.



FSSD는 세 가지 기본 개념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전반적인 환경 시스템에 대한 유기적 이해(whole systems thinking)다. 둘째,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네 가지 필요조건으로 ①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은 자연에 대해 ②석유나 중금속 등의 매장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③다이옥신이나 DDT 등의 화학적 혼합물을 생산하지 않으며 ④생태계를 훼손하는 무리한 벌목 혹은 건축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이다. 셋째는 원하는 미래상으로부터 오늘날 달성해야 할 목표에 역순으로 접근하는 것(backcasting from principles)이다. 이 세 가지 개념을 기본으로 한 FSSD의 사고법을 통해서 인터페이스는 ‘미션 제로’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앤더슨은 미션 제로에 도달하는 과정을 ‘지속가능성의 산(Mount Sustainability)’으로 이름 붙였다. 미션 제로의 비전을 달성하는 과정이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과정처럼 멀고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앤더슨은 정상 도전을 위해 구체적이고 당장 도달할 수 있는 하위 목표를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앤더슨은 구체적으로 7가지 주요 영역에서의 세부 목표인 ‘7 프런트(7 Fronts)’를 설정했다. 미션 제로가 산의 정상이라면 7 프런트는 그곳으로 향하는 등산로 역할을 했다. 이는 전체 공정을 개념적으로 분할한 것으로 생산, 프로세스 디자인, 구성원의 참여, 제품 자체와 그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으며 서로 깊게 연결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표 2]는 7 프런트의 간단한 요약과 성과를 보여준다(The Natural Step, 2013).



이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앤더슨은 ①경영진(TF팀)에게 자신의 뜻을 명확히 밝혀 관점을 통일시킨 후 ②인터페이스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명확하게 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관련 지식과 방법론을 획득했다. 이어 ③에코드림팀을 만들고 FSSD의 행동 원리와 방법론을 통해 ‘미션 제로’라는 비전을 완성했고 ④비전을 ‘지속가능성의 산’이라 명명하면서 7 프런트를 세부 과제로 설정했다.

2. 조직: 혁신을 위한 조직 변화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정비가 불가피했다. 인터페이스는 R&D 조직인 IRC와 교육 및 훈련을 위한 조직인 OWL을 만들어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실행 동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조직 정비를 통해서 인터페이스는 장기적인 혁신이 가져오는 부담을 줄이고 조직원들이 공통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IRC(Interface Research Corporation)
IRC는 친환경 접착제(TacTiles) 개발 등 ‘미션 제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더해 IRC는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준도 마련했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높은 산을 등반하듯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가야 하는 인터페이스에는 반드시 정밀하고 구체적이며 장기간 적용 가능한 측정 기준이 필요했다. 측정 기준이 마련돼야 과거, 현재, 미래를 동일한 기준에서 바라보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느 정도의 진전을 거뒀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또 각 공장과 부서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성과를 정량화하고 가시적으로 드러내 조직원들에게 성취감을 안겨주고 우수한 성과를 낸 부서나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줄 수 있었다. 이를 위해 IRC는 에코센스와 에코메트릭스(EcoMetrics)를 만들었다.

1995년 IRC가 만든 에코센스는 인터페이스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에코센스는 인터페이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문제를 정의하고 연구하며 전사 차원의 지속가능 활동을 측정하고 보고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에코센스는 환경관리 시스템 등 8가지 요소로 구성됐다. (표 4)



에코센스에서 특히 어려웠던 요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이 바로 7번 항목인 ‘계량적 분석과 지표(Metrics and Indicator)’였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에코메트릭스다.

에코메트릭스는 회사 전체의 공정상에서 어떠한 자원이 투입되고, 또 투입된 자원 중 얼마나 많은 양이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가치로 전달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자원이 폐기되거나 낭비되고 있는지, 또한 공정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터페이스는 공정에 활용하고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자원(Take), 완제품(Make), 폐기자원(Waste)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또 생산공정에서는 6가지 항목을 측정했다. 바로 폐기자원(Waste to Landfill), 온실가스 배출량(Greenhouse Gas Emission), 재생자원 비율(Recycled and Bio-based Content), 모듈형 카펫타일 1스퀘어야드당 수자원 사용량, 에너지 사용량,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사용량 등이 그것이다.

에코메트릭스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라그랑주에 위치한 ‘카일 I(Kyle I)’ 공장을 꼽을 수 있다. 마감 공정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 공장은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건물 자체는 1973년에 지어져 열효율이 대단히 낮았다. 이로 인해 공장의 천연가스 사용량이 여름철에 3000∼4000MMBtu 1 였다가 겨울철이 되면 5000∼9000MMBtu로 뛰어올랐다. 특히 공장 지붕이 낡아 열기가 빠져나가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처음에는 열가소성 폴리올레핀재(TPO, Thermoplastic Polyolefin)로 지붕을 모두 교체하려고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변이물질(PCM, Phase Change Material)이라는 새 기술을 발견했다. 상변이물질은 외부의 열전도 상태에 따라 고체 상태에서 젤 상태로 변하면서 액화열을 흡수하거나 젤 상태에서 고체 상태로 변하면서 응고열을 방출해준다. 상변이물질을 지붕과 천장 사이에 설치하면서 카일 I 공장의 열효율은 과거 대비 6배 이상 높아졌다. 이 공장은 설비 개선 후 열에너지 절감액을 산출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 CO2 배출량 등 다양한 수치를 측정했다. 예를 들어, CO2 배출량은 ‘(천연가스 1MMBtu당 CO2 배출량)×(천연가스 사용량)’으로 산출했다. 측정 단위와 계산법(일일 열손실, 연 평균 열손실) 모두 에코메트릭스를 통해 규정했다(Blackford, 2013).

물론 측정 지표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참고할 만한 기존 자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거래를 통해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와 달리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레이 앤더슨은 “에코센스는 인간의 재화(화폐)가 아닌 ‘신의 재화’(자연)를 다루는 일이며, 에코메트릭스는 신의 재화를 측정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에코메트릭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개별 자원들이 공정을 거치면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산출하고 그 영향을 비교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기업의 생산공정이 구체적으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할 수 없다면 실질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①10파운드의 자원을 사용하는 경우와 ②6파운드의 자원을 사용하지만 1파운드의 파라핀도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경우, 둘 중 어떤 것이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지 정밀하게 측정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든 게 바로 에코메트릭스였다. 이를 통해 측정한 자원 소비량과 환경에 끼친 영향은 고스란히 에코메트릭스 리포트로 정리됐다.


OWL(One World Learning)
인터페이스가 FSSD(Framework for Strategic Sustainable Development)를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면서 조직 내에는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했다. 에코드림팀이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조직원들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내 월급이나 올려달라’고 말한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앤더슨은 조직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임원진부터 시작해 일선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교육을 확대했으며 1997년에는 OWL이라는 이름의 교육 전문 자회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패스트 포워드 2020(Fast Forward 2020)’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표 5]에 이 프로그램의 3단계 구성 내용을 정리했다. 3단계 교육을 모두 이수한 직원은 앰버서더(Ambassadors)라는 호칭을 얻게 되며 인터페이스의 지속가능 경영 캠페인이나 개인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OWL은 내부 직원 외에 외부 고객에게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사업 파트너나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3. 실행: 가치사슬 혁신
인터페이스는 단순히 원재료 공급부터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혁신만 추진한 것이 아니다. 미션 제로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원재료 공급을 시작으로 제조-판매-소비를 거친 후 재활용을 통한 원재료 재공급이라는 더욱 큰 범위의 순환 고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터페이스는 에코드림팀을 구성한 후 가치사슬의 효율성 및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원재료 조달과 제조 공정, 소비 영역에서 각각 리엔트리(ReEntry), QUEST, 에버그린 리스(Evergreen Lease)라는 이름의 혁신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QUEST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이전인 1994년부터 추진됐다(DuBose, 2000). QUEST 프로그램을 위해 인터페이스는 폐기물(waste)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내렸다. 폐기물을 단순히 생산 과정에서 발행하는 물리적 부산물뿐만이 아니라 ‘고객에게 상품 가치로 전달되지 않는 모든 비용’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자원낭비뿐만 아니라 악성 부채나 행정 착오, 파손 상품부터 송장 오류로 인한 비용까지 모든 것이 폐기물에 포함했다. 원재료나 에너지 사용의 관점을 넘어 전체 공정의 최적화를 통해 모든 방면에서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것이다. QUEST는 이처럼 비용 절감이란 동기에서 출발한 과제였다. 앤더슨은 초기 QUEST를 ‘낮은 가지에 달려 있는 과일’로 비유했다. 눈앞에 보이는 비효율을 제거하는 등 손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인터페이스에는 수많은 비효율이 존재했던 만큼 개선의 여지도 많았다. 실제로 인터페이스는 QUEST를 통해 10년간 3000만 달러를 절감했다. 이 과정을 통해 환경과 효율성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QUEST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는 본사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해당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팀을 운영해 성과를 내도록 유도했다. 각 지역에서 성과를 낸 사례들은 1년에 두세 차례 전 세계 QUEST 추진 팀원들 모임을 통해 공유되고 전파됐다. 이를 통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지역별 맞춤형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독려했다. 예를 들어, 미국 동북부 메인주에 자리 잡은 인터페이스 자회사 ‘길포드(Guilford of Maine)’는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장마다 개별 QUEST팀을 꾸려 지속가능성을 위한 혁신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그러던 중 한 공장에서 물이나 기름 등 자원의 소비를 측정하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했다. 그러자 다른 나머지 3개 공장에서 이 노하우를 공유해 통합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 인터페이스는 4개 공장에서 이뤄진 사례를 전사적으로 전파해 글로벌 사업장에서 이를 활용하도록 유도했다.


QUEST의 운용
QUEST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했다. 공정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의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각 지역의 공장이나 부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사내 문화를 만드는 것은 QUEST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해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인터페이스 본사 TF팀에서는 각 지역 QUEST팀을 지원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지침인 PLETSUS(Practices Leading Towards Sustainability)를 제공했는데 세부적인 요소는 [표 6]과 같다.

PLETSUS에는 ‘고객을 공장에 초대하기(People-Customer)’ ‘포장지를 재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기(Product-Design)’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할 것(Place-Facility)’ 등 200개가 넘는 다양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으며 ‘고객에게 항상 진실된 정보를 제공하기’와 같은 규범적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인터페이스는 아울러 IRC에서 개발한 재생에너지 및 원재료 재활용 등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며 각 지역의 혁신을 도왔다.



PLETSUS나 IRC의 기술 지원처럼 본사에서 하달되는 사항도 있었지만 공장의 직원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사례도 많았다. 현장 직원들은 개선 아이디어가 있을 때 QUEST 박스에 제안하거나 팀장에게 직접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제시된 의견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면 QUEST팀은 1주일 주기로 미팅을 갖고 토론을 진행했다. 공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안에 대해서는 ReQUEST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짧은 시기 동안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자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QUEST든, ReQUEST든 직원들의 문제해결 능력에 전적으로 의지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들은 직원들의 주체성, 자발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던 것이 바로 에코메트릭스다. 에코메트릭스를 통해 달러나 퍼센트 단위로 성과가 측정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직관적으로 자신들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알 수 있었다. 지표의 산출 과정과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표 관련 교육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또 화학약품이나 유해 물질 사용을 줄여나가면서 공장 근로자들은 작업 환경이 개선됐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QUEST 프로그램이 성과를 낼수록 직원들은 점점 더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바뀌었다. 나 자신이나 동료의 제안으로 조직이 바뀌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동기부여가 이뤄졌다(Rosenberg, 2005).

공정의 효율화를 위한 이러한 노력과 별개로 인터페이스의 가치사슬은 그 구조 자체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가치사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QUEST와는 전혀 다른 혁신이 필요했다. 인터페이스는 재활용 혁신인 리엔트리와 판매방식의 혁신인 에버그린 리스를 통해서 이를 이뤄냈다.



리엔트리
산업혁명 이래 일단 생산된 모든 제품은 소비라는 결말을 맞이해야 하는 게 상식처럼 여겨졌다. 생산된 상품의 존재 가치는 소비돼 사라지는 것에 있었다. ‘생산에서 시작해 소비로 끝난다’는 직선적인 관점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전까지 인간이 영위했던 순환적인 시스템에 비춰보면 이는 분명 파괴적이었다. 직선적 모델에서는 소비가 증가할수록 생산 역시 증가한다. 따라서 소비가 커지면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 역시 급증한다. 이런 모델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요람에서 무덤(Cradle to Grave)’이라는 직선적 인식에서 벗어나 ‘요람에서 요람(Cradle to Cradle)’이라는 새로운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람에서 요람’이란 관점은 자연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생산과 소비의 순환 구조를 그대로 산업에 적용한 것으로 소비가 끝난 상품을 다시 생산에 투입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Lee and Bony, 2009). 가장 이상적인 ‘요람에서 요람’ 모델은 소비된 가치와 재생산에 투입된 가치가 일치하는 것이다. 생산에 연관된 투입자원(Take), 완제품(Make), 폐기자원(Waste) 중 완제품(Make)이 투입자원(Take)으로 환원되는 구조다. 즉, 완벽한 ‘요람에서 요람’ 모델이 실현된다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자원(Waste)을 제외하고는 새롭게 투입되는 자원(Virgin Material)이 없게 된다. 공정 진행을 위한 에너지 자원이 대부분인 폐기자원(Waste) 이외에 자연에서 더 이상 재료를 가져오지 않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면, 제품 가치사슬 공정을 인풋(10)=8(완제품)+2(폐기자원)으로 단순하게 가정하면, 다음 공정에서는 사용한 완제품을 수거한 후 인풋으로 재투여하는 부분(8)과 폐기자원으로 필요하게 된 새 인풋(2)으로 총 인풋(10)이 이뤄진다는 것. 그를 통해 8(완제품)+2(폐기자원)로 재생산된다는 의미다. 이 ‘요람에서 요람’ 모델은 『비즈니스 생태학』을 통해 레이 앤더슨에게 전달됐고 인터페이스의 비전인 ‘미션 제로’의 토대가 됐다.

인터페이스의 미션 제로를 한마디로 “어떠한 것도 가져오지 말고, 해도 끼치지 말아라(Take Nothing, Do No Harm)”(2009, Ray Anderson)고 할 수 있다. 즉, 공정에서 어떠한 유해한 물질도 배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어떠한 자원도 가져오지 않아야 미션 제로를 제대로 실천했다고 할 수 있다. ‘요람에서 요람’이란 개념하에 인터페이스는 소비된 타일을 어떻게 다시 생산에 투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했고 이 고민의 시작이 바로 리엔트리(ReEntry)다.

1995년 당시 사용을 마친 타일은 모두 매립지로 향했다. 리엔트리 프로그램을 토대로 인터페이스는 사용한 타일을 모아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타일형 카펫의 상태가 좋은 경우는 기부, 또는 재사용하고(Repurpose), 재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타일을 분해해 재활용했다. 재활용은 4가지 형태로 진행됐다. 첫째, 타일의 아래쪽 면인 백킹(Backing)의 비닐을 추출해 백킹의 원료로 다시 사용하는 형태의 재활용을 진행했다. 둘째, PET 등의 섬유를 재가공해 더 높은 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도 실행했다. 셋째, 고무나 패딩 등 낮은 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드는 다운사이클도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부분은 연료로 사용하는(Waste-to-Energy) 방법으로 폐기물을 최소화했다(Lennon, 2005).

리엔트리는 단순히 말하면 재활용을 하자는 것으로 다른 과제들에 비해 혁신성이나 참신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리엔트리는 ‘요람에서 요람’ 모델의 가장 기본이며 동시에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했다. 리엔트리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을 위한 기술력과 실(Yarn) 공급자의 참여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했다. 1995년 당시의 재활용 기술은 효율성이 높지 않았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는 R&D 자회사인 IRC를 통해 재활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했다. 이를 통해 2007년 리엔트리 2.0이라는 이름 아래 진화된 재활용 기술을 활용, 재활용된 섬유로만 제작한 ‘바이오스페라(Biosfera)’를 출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인터페이스는 나일론 공급자에 재활용 재료로 만든 실을 제공하는 등 공급업체들과 긴밀하게 연계해 전반적으로 재활용 원료의 비율을 높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인터페이스는 2012년 기준 바이오스페라 이외의 다른 제품군에서도 적게는 39%에서 많게는 79%의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본 전제가 있다. 바로 사용된 타일을 잘 수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인터페이스의 타일을 어떻게 모두 수거할 것인가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기존 판매방식으로는 고객이 어떻게, 얼마나 인터페이스의 카펫을 현재 사용하는가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인터페이스는 전혀 새로운 판매방식을 고안했다. 바로 에버그린 리스다.

에버그린 리스
에버그린 리스는 인터페이스의 여러 성과 중에서도 혁신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인터페이스는 모듈러 타일형 카펫 업계 최초로 영구 임대라는 판매방식을 선보였다. 제품을 판매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제품을 매개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에버그린 리스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모듈형 카펫타일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신 소비자는 임대 비용과 관리 비용을 매달 지불하면 된다. 인터페이스는 품질 관리, 손상된 타일의 교환, 실내 공기질 관리(Indoor Air Quality)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카펫의 구매와 설치 등을 위한 초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카펫을 사용할 수 있으며 더불어 교체, 청소, 품질관리 등의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이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카펫 소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주기적인 정비를 통해서 카펫 수명 자체를 늘릴 수 있었다. 이는 소비 및 폐기되는 모듈러 타일의 총량이 줄어듦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생산되는 모듈러 타일의 양 역시 줄일 수 있었다. 이는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줄여준다.

에버그린 리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듈러 타일에 대한 소유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페이스가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책임 주체가 바뀜을 뜻한다. 기존 판매방식에서는 제품의 소비와 폐기가 오롯이 소비자의 책임이었다. 하지만 에버그린 리스에서는 모든 책임을 인터페이스가 지게 된다. 인터페이스는 소비를 관리해서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소비가 끝난 물품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수명 연장을 위한 관리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고, 모듈러 타일을 만들 때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재료를 구성하고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모듈러 타일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는 서비스 전문 자회사(Re:Source Americas)를 만들었다. 리스 서비스 특성상 서비스를 위한 인력이 추가로 필요했는데 이 자회사가 카펫의 설치, 관리, 수거를 맡았다. 이 자회사는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수거된 모듈러 타일이 리엔트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공급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 혁신은 가치사슬의 효율화에 크게 기여했다. 1996년 미션 제로와 7프런트가 정립되면서 이 세 혁신 역시 그 틀 안에 들어가게 됐는데 그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 3]과 같다.

인터페이스의 가치가슬은 크게 공급자(Supplier), 운영(Operation), 소비(Consumption)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앞서 프레임워크 부분에서 설명했던 7 프런트의 구성요소 중 몇 가지는 각각 가치사슬의 특정 부분에 대응하며 인터페이스에서 이뤄낸 혁신들 대부분 역시 이 틀 안에서 설명할 수 있다. 단,
7개 프런트 중 2개, 즉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프런트 3)는 아직 태양광 설비를 갖추는 수준이며 이해관계자와의 인식 공유(Sensitize Stakeholders: 프런트 6)는 가치사슬 내에서 언급하기가 어렵다. 그 외 5개 프런트(프런트 1, 2, 4, 5, 7)는 비록 경계가 다소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가치사슬에 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프런트 1(Eliminate Waste)은 전체 가치사슬에서 폐기물을 없애는 게 목적이다. 프런트 1에서는 LCA와 QUEST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인터페이스는 LCA를 통해서 공정별로 자원 소비량을 분석, 가장 많은 자원이 사용되는 부분이 원재료라는 것을 파악하고, 제품당 원재료의 양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QUEST는 18개의 다기능팀으로 구성돼 인터페이스의 모든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쳤지만 QUEST가 가장 집중하고 성과를 낸 부분은 운영(Operation)이었다. LCA가 전체 가치사슬을 조망한다면 QUEST는 LCA의 분석을 바탕으로 운영 항목들을 점검, 비효율을 개선해 나갔다.



프런트 2(Benign Emissions)는 공장, 차량, 제품에서 나오는 모든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런트 2는 프런트 1과 마찬가지로 광범위한 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공장은 운영, 차량은 운송, 제품은 소비에 해당해 공급자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프런트 2는 IRC가 주도했는데, 무엇이 유해물질인지 파악하고 해당 유해물질을 대체할 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IRC에서는 각 재료의 환경적 유해 요소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두 물질을 비교해 덜 유해한 재료를 쓰거나 유해한 접착제를 대신할 새로운 접착 방식을 만드는 등의 역할을 했다.

프런트 4(Close the Loop)는 순환적인 고리 형태의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리엔트리와 버려진 그물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Net-Works 프로그램이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제 인터페이스는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둔다. 리엔트리는 앞서 언급한 대로 리스 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리스 서비스는 프런트 7(Redesign Commerce)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Net-Works 프로그램은 가치사슬 내부에서 소비된 것을 생산에 재투입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회사의 제품도 수집해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페이스는 가난한 국가의 해변 지역에 떠밀려온 그물까지도 수거해 생산에 활용했다. 인터페이스는 이런 광범위한 Net-Works 프로그램으로 생산비를 절감하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가난한 지역을 경제적으로 원조하는 또 다른 CSV 모델을 만들어냈다.

프런트 5(Resource Efficient Transpor tation)는 물류의 운송 경로를 최적화해서 운송에 드는 비용과 유해물질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운송은 가치사슬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 하지만 현재의 운송 기술상 어쩔 수 없이 석유 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매연을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는 프런트 5를 실현하기 위해 두 가지 방식을 택했는데 첫째는 오프셋(Offset, 상계)이며, 두 번째는 최적화다. 오프셋은 인터페이스가 소비하고 배출한 것만큼 생산하고 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7년 시작된 ‘트리 포 트래블(Trees for Travel)’로, 비행기로 이동 시 전체 항공 마일 2 을 계산하고 이때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상쇄할 만큼의 나무를 심는 것이다. 2002년 시행된 ‘Cool Fuel’과 ‘Cool CO2mmut’ 역시 각각 선박 운행과 직원들의 통근과 관련해 배출된 유해물질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다. Cool CO2mmut에서는 카풀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트리 포 트래블의 결과 11만8000그루가 넘는 나무를, 2002년부터 시작된 Cool CO2mmut를 통해 10년간 4만5000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오프셋은 자원 사용과 배기가스 배출에 근본적인 해답이 되지는 못한다. 그 때문에 인터페이스는 운송 최적화도 함께 추진했다. 인터페이스 공장은 주로 네덜란드, 미국, 태국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태국에서 만들어진 제품도 전 세계로 수출됐고, 미국에서 만들어진 제품도 마찬가지였다. 인터페이스는 생산지와 소비지의 불일치가 비효율을 유발한다고 판단하고, 지역의 수요를 그 지역에서 최대한 충족하는 동시에 원재료 역시 가능한 같은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유럽에서 생산된 제품의 99%가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지와 소비지의 일치는 선박 운송의 필요성을 크게 줄여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물류 관리 업체(Meridian IQ)와 파트너십을 맺고 운송 과정 하나하나를 최적화하는 스마트웨이(Smartway)를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웨이는 기차와 선박 등 운송수단의 효율성을 그때그때 비교해서 수송 방법과 시기를 결정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운송의 최적화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뿐만이 아니라 인터페이스의 물류비용을 줄여줬다.

이처럼 인터페이스는 가치사슬 전체를 요소별로 구분한 뒤 지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모든 부분에서의 혁신을 추진한 것이다. 출퇴근에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유도했고, 공장에 태양광을 설치했으며, 리스 형태의 새로운 판매 방식을 구축해 지속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레이 앤더슨의 리더십과 에코드림팀의 강한 실행력이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였다. 하지만 조직을 바꾸는 것은 리더 개인이 아니라 리더에 감화된 구성원들이다. 조직원들이 같은 방향성을 갖지 않으면 혁신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진취적인 조직문화를 심어준 QUEST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에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조직 변화의 근본 동력으로 작용했다.

4. 인사: 교육 훈련과 동기부여
과감하고 도전적인 목표 아래 추진된 인터페이스의 혁신은 매우 급진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혁신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절차를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완수했다. 그래서 인터페이스의 혁신은 급진적이라는 말보다 섬세하다는 평가가 더 잘 어울린다. 인터페이스의 섬세함은 앞서 설명한 혁신의 과정에 잘 녹아 있다. 직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했고, 외부 기관에서 만든 잘 정리된 프레임워크를 받아들였으며, 전문가 집단의 지식과 권위에 기반해 변화 영역과 주제를 정했다. 반면 실행에 있어서는 준비 과정과 달리 외부보다는 내부 조직원들의 참여를 중시했다. 혁신은 모든 구성원이 동참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내 문화의 변혁을 함께 추구했다. 혁신 과정에서 이뤄진 역량 계발 및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조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역량 계발
플레이 투 윈 & 파워 오브 원
인터페이스는 직원의 역량 계발을 위해 OWL을 설립하면서 ‘가르치다(Teach)’라는 단어 대신 ‘학습(Learning)’이란 말을 쓰기로 했다. 주입식 교육 대신 능동적 참여를 전제로 역량 향상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인터페이스는 직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그것을 목표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런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슬로건이 바로 ‘플레이 투 윈(Play to Win)’과 ‘파워 오브 원(Power of One)’이다.

‘플레이 투 윈’은 혁신을 일구기 위해 요구되는 구성원의 태도에 대한 슬로건인 동시에 동명의 자체 프로그램이다. 인터페이스는 이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들이 갖고 있는 불안과 위험, 한계를 동료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유도했다. 여기서 승리(Win)란 누군가의 위에 서거나 어떤 목표를 성취하는 것, 즉 패배의 대척점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바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는 것”이다(Pecos River Learning, 1997). 직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때 상호 관심이 형성되고, 이는 개인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에 강한 동기를 부여해준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인터페이스가 역량 계발 프로그램을 통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다.

‘파워 오브 원’은 기업 차원의 분석에서 출발한다. 인터페이스는 지속가능성으로의 여정을 지속가능성 곡선(Sustainability Curve)으로 그려냈다. 이는 ①이해(Understanding) ②성취(Achievement) ③영향(Influence) ④글로벌 베네핏(Global Benefit) 등 네 가지 곡선으로 구성됐다. (그림 4)

우선 1단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게 핵심이다. 지속가능성의 개념이 무엇인지, 이 개념이 카펫 산업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 인터페이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분석한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가면서 각 단계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정의하고, 이를 어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파악한다. 즉, 어떤 기술과 태도로, 어떤 행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설명한 에코드림팀부터 7 프런트까지가 이 영역에 속한다. 2단계에서는 실행을 통한 성취가 핵심이다. 1단계의 이해도와 2단계 성취의 차이는 ‘기술적 도전(Technical Challenge)’으로 표현된다. 자원이나 기술적인 차이로 인해서 아직 실현되지 못하는 부분이지 헌신이나 의지의 결핍에서는 오는 차이는 아니라는 의미다. QUEST 등이 대표적인 실행 수단이다. 확산이 핵심인 3단계는 내부의 공정을 넘어서 외부에 미치는 영향력을 나타낸다. 앞선 두 곡선이 인터페이스 내부에 대한 이해, 혹은 내부 공정의 혁신을 나타낸 것이라면 3단계 곡선은 환경에 대한 인터페이스의 영향력을 나타낸다. 다른 기업에 모범사례가 되고 영감을 주면서 인터페이스는 환경에 대한 우호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앞의 두 곡선과 달리 파급효과가 외부로 향하기 때문에 발산의 한계가 없다. 마지막 4단계는 성취와 확산을 합한 것으로 인터페이스가 세계에 미친 영향력을 나타내는 곡선이다. 내부의 성과와 외부에 준 영향력을 합한 것이 바로 인터페이스의 세계에 대한 기여가 된다.



인터페이스는 이러한 구분을 개인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적용하며 이것이 바로 ‘파워 오브 원’이라는 슬로건과 연결돼 있다. 세계 경제 규모의 3만3000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공급업체이자 세계 경제의 600분의 1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두 거대 기업 뒤퐁(Dupont)과 바스프(BASF)에 영향을 주는 것과 같이 한 명의 개인 역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가진 영향력은 사회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이 영향력은 위의 그래프에서 언급했듯이 한계가 없다. 구성원의 이해도와 행동이 곧 인터페이스에 대한 영향력이 되고, 그것이 모여 사회 전체에 대한 영향력이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개인의 힘을 강조한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했는데 각 가정에서의 자원 절약을 추구하는 가정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지역의 중·고등학교에 직원을 파견해 지속가능성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페이스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보태 사회를 바꾸어 나간다는 ‘파워 오브 원’의 정신을 체득하고 있다. 이같이 개인들의 힘을 강조함에 따라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게 됐다. ‘파워 오브 원’이라는 슬로건은 ‘플레이 투 윈’과 맞물려 인터페이스의 혁신 동력이 됐다.



역량 계발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결과론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 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역량 계발 프로그램임은 명확하다. 기업이 유기체적 특성을 갖는다 하더라도 그 본질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집합이며,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개인의 변화가 기업의 변화에 선행돼야 한다. 이처럼 개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슬로건과 교육 프로그램은 톱다운 방식의 혁신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인터페이스는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달라고 직원들이 요구할 정도로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도가 높았다.



인센티브
에코센스 보너스 프로그램
인센티브는 정신적 강화와 물질적 강화로 구분된다. 앞서 언급한 에코메트릭스를 통한 직관적인 성과 측정과 공표는 정신적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QUEST에는 PLETSUS와 같은 다양한 하위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도 인센티브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중 가장 잘 활용된 게 바로 에코센스 보너스(EcoSense Bonus Supplement) 프로그램이다. 인터페이스는 폐기물을 내부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것과 외부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것, 기타 회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류했고 1995년에 10%, 이듬해에 15%, 1997년에 추가로 25%를 감축하기로 했다. 즉, 3년간 1994년 대비 50%의 폐기물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 목표하에 전체 1995년 QUEST 보너스 시스템을 만들었다. 폐기물 감축과 관련해 주어진 보너스는 전체 보너스의 15%로 직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1996년 말, 인터페이스는 이듬해인 1997년의 목표인 25% 감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3년간 총 50%의 폐기물 감축이란 애초부터 매우 도전적 목표였고,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직원들의 노력은 충분히 평가할 만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목표에 미달하더라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보너스를 주기 위해 이미 정해진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게다가 몇몇 공장은 50% 감축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었기에 목표치를 낮추면 이들의 동기부여를 방해할 수도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에코센스 보너스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에코센스 보너스 프로그램은 QUEST의 성과에 따라 각 부서에 점수를 매겨 그것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표 8]은 1997년 사용된 프로그램을 정리한 것이다. 왼편에는 대주제별 세부 항목이 나열돼 있고, 오른편에는 항목별 포인트와 1997년 당시 해당 포인트를 얻은 사업부의 숫자가 표시돼 있다. 대주제와 세부 카테고리, 점수를 제공하는 기준 등은 [표 3] 에코센스의 8가지 기본 요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표 8]에서 6번째 대주제인 환경경제효율성(Eco-Efficiency, [표 3] 에코센스의 8번째 요소) 중 ‘우리가 생산에 사용한 것(What We Take)’을 예로 들어 표를 읽는다면 공정에 투입되는 원재료를 1% 줄일 때마다 1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서 3개의 사업부가 에코센스 보너스 포인트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여도 하나하나가 인센티브로 변환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구성원들은 회사가 어느 부분에서 어떤 성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는지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명료한 포인트 제도를 통해서 자신들의 행동이 어떻게 금전적 성과로 연결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에코센스 보너스 프로그램 도입 이전까지 직원들은 주로 단기적이거나 성취하기 쉬운 수준의 과제를 중시했다. 하지만 새로운 인센티브 체제 도입 후 장기적이고 복잡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효과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이 설계되면서 조직원들이 장기적 관점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보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페이스는 각 지역에서 어떤 혁신이 벌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으며 조직원들 간 의사소통 역시 활발해졌다. 각 지역이 어느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점수표 하나로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자연스럽게 비교 분석이 이뤄졌다. 인센티브 제도를 효과적으로 설계하면 동기부여 외에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추가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인센티브 제도에 투입되는 비용 문제다. 인센티브 제도는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구성원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그대로 기업의 비용으로 돌아간다. 결국 인센티브 제도 역시 효율성의 문제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좋은 인센티브 제도는 구성원에게 효율적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인데 만약 성과를 측정할 수단이 없다면 성과에 대해 주어지는 인센티브 역시 효율적인지 알 수 없다. 인터페이스는 에코센스를 통해 각 공장과 부서의 행동이 기업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지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뒀다. 그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에코센스 보너스 프로그램의 점수표는 인터페이스가 성과에 따른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줄 수 있는 기준이 됐다.

이렇게 인터페이스는 컨셉 정의, 조직 변화, 실행을 위한 가치사슬 혁신, 교육훈련과 동기부여와 관련해 다양한 조직변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높은 경제적 이윤을 성취할 수 있었다. (표 9)



1994년 이후 인터페이스의 영업이익률은 3년간의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터페이스의 내부 공정이 점점 효율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얘기로, 인터페이스가 혁신을 통해서 얻은 이익이 비용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에 관한 대부분의 혁신이 QUEST와 에코센스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센티브 시스템이 매우 효율적으로 운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역량 계발 프로그램을 통한 조직문화의 혁신, 인센티브를 통한 동기부여는 공정 효율성을 높였을 뿐만이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포천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오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결론: 조직 혁신 없이 CSV는 없다 3

인터페이스의 성과는 부단한 자기 혁신을 통해 전략에 맞는 조직을 구현함으로써 달성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했다고 성과가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작업일 뿐 전략적 방향을 구현하는 일은 부단한 조직 혁신을 통해 인력과 자원을 업그레이드하고, 각각의 가치사슬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꾸준히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완성된다. 때로는 전략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의 부재로 전략이 표류하기도 하고,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거친 저항으로 실행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과 바람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하듯이 기업의 성과는 바로 이런 조직적 관성을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페이스의 혁신은 조직의 미션을 정하고, 조직을 정비하고, 가치사슬 혁신을 진행하고, 교육과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적으로 인적 관리를 해냄으로써 이뤄졌다. 직원들의 자발성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와 섬세하게 디자인된 프로그램이 시너지를 냈음은 자명한 일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CSV 전략의 실행도 예외가 아니다.


필자소개
김태영 성균관대 SKK GSB 교수 mnkim@skku.edu
김태영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에서 경영전략, 조직설계, 네트워크 분야의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조직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동엽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팀 up0617@gmail.com
이동엽은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삼성전자 선행연구기관 삼성리서치의 SW 엔지니어로 AI센터 내 Data Service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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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273호 언더그라운드 정보와 기업 전략 2019년 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