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소통을 위한 마인드셋

소통은 처음 타는 두발자전거와 같아
두려움 이겨야 더 빨리 달릴 수 있어

265호 (2019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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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불편한 의견일지라도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다. 물론 조직 내 불합리한 요소들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해당 조직을 책임져야 하는 리더들에게는 뼈아프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뼈아픈 소리도 들어야 조직이 성장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서는 신규 입사자 교육 자료에 직원들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서 토론한 내용을 가감 없이 싣는다.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한 궁금증, 오해할 수 있는 이슈를 파악하고 그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서다. 세일즈포스, 에어비앤비도 임직원들이 블라인드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미팅에서 블라인드에서 이슈가 된 문제들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곤 한다.



소통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는 시대다. 기업, 정부기관 등 산업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SNS를 비롯, 다양한 방법으로 조직 구성원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한국 사회의 풍경이 때로 생경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이 같은 모습은 1980, 90년대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군대 문화, 수직적인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는 그 시절, 한국 회사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직원보다 상사의 말을 잘 따르는 직원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곤 했다.

그때도 소통이라는 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10여 년 전 IT 대기업에 근무할 당시 그 기업에서도 소통이란 말을 자주 썼다. 다만 그 회사가 사내 소통이라고 이야기했던 대표적인 방법은 최고 임원이 이야기한 회사의 미래 전략을 동영상으로 찍어 수천 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처럼 그 시절 소통이란 고위직의 의중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불과했다. 꽤 많은 회사에서 이와 유사한 의미로 소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오늘날 이야기되고 있는 소통이란 더 이상 위와 같은 일방향 정보 전달이 아니다. 요즘 기업들이 말하는 소통은 기업과 직원 사이, 직원과 직원 사이의 양방향 정보 교환을 뜻한다.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다.

개인의 삶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가 이제 기업의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주역이 됐다. 이에 따라 기업 문화도 단체의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삶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개인의 성장과 만족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는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어려워짐에 따라 오늘날 많은 기업이 수평적인 소통문화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소통의 주체가 돼야 할 기업 임원들 가운데는 아직 이런 시대적 흐름에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조직 내 실행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조직의 이익을 최우선시했던 문화 속에 성장해 온 시니어 직원들은 주니어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불평이나 불만으로 느끼기 쉽다. 그래서 직원들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집단의 결속력을 해치는 요소 혹은 문제로 인식하곤 한다.

최근 국가보훈처에서 소통을 목적으로 운영하던 내부 게시판 ‘보톡스’를 폐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보훈처장을 비롯한 조직 내 인사에 대한 비판의 의견이 해당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는 등 게시판이 도리어 조직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폐쇄의 이유였다고 한다. 비단 국가보훈처뿐 아니라 꽤 많은 기업에서 나타나는 익숙한 패턴이다. 조직 리더의 의견이 조직 구성원의 의견보다 우월하며, 따라서 구성원이 리더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조직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라 추론된다.

2018년 팀블라인드는 인디애나주립대 연구진과 함께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상대로 기업 문화와 소통에 대한 서베이를 진행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직원들이 회사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할 경우 징계나 보복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 75%, 그렇지 않다: 25%)
남성 (그렇다: 75%, 그렇지 않다: 25%)
여성 (그렇다: 75%, 그렇지 않다: 25%)

“업무 문제에 관해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기가 두렵다”
(그렇다: 66%, 그렇지 않다: 34%)
남성 (그렇다: 66%, 그렇지 않다: 34%)
여성 (그렇다: 71%, 그렇지 않다: 29%)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우려 사항을 경영진과 공유하도록 장려한다”
(그렇다: 34%, 그렇지 않다: 66%)
남성 (그렇다: 36%, 그렇지 않다: 64%)
여성 (그렇다: 24%, 그렇지 않다: 76%)


이 서베이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소통에 얼마나 취약하고 경직된 문화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수많은 기업이 다양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이벤트 등을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는 경영진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 같은 사내 문화는 그대로 일 수밖에 없다.

소통이 왜 중요한가?
조직 몰입도를 측정하는 여러 방식 중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개념으로 ‘정서형 몰입(Affective Commitment)’과 ‘유지형 몰입(Continuance Commitment)’이 있다. 정서형 몰입이란 소속된 조직에 애착을 느낄 뿐 아니라 조직이 개인의 성장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 생활을 하는 유형이다. 반면 유지형 몰입은 생계를 위해, 이 회사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재 회사에 남아 있는 경우다. (당연하게도 직장 내 경험이 긍정적일수록 유지형 몰입형보다 정서형 몰입이 많다.)

팀블라인드와 인디애나주립대 연구진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정서형 몰입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네 가지 질문을 했고,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나는 이 회사에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 (10%)
- “나는 이 회사에 정서적 애착이 있다” (9%)
- “이 회사는 내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17%)
- “이 회사에서 나의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18%)


서베이를 진행하기 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한국 직장인이 조직 몰입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이후 추가로 진행한 심층 조사를 통해 우리는 직장 내 ‘표현의 자유(workplace freedom of speech)’가 정서형 몰입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형성하는 것만으로도 직장인들의 정서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직원들의 조직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직원 발언권(employee voice)’이라는 개념이 특히 주목을 받으며 학계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이 파악할 수 없는 실무상의 문제 혹은 잠재적인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2) 부적절한/불공정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며 3) 회사의 업무 절차는 물론 제품/서비스 개선에 도움을 주고 4) 직원들의 행복도 및 업무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해외 조사기관을 통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 미국 직장인의 69%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회사라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글로보포스 리포트

●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목표를 공유하고 상호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이렇지 못한 직장인보다 세 배가량 더 열정적으로 일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갖춘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25% 이상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여러 자료가 증명하듯 직장인이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기업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집단의 이익보다 개인의 성장을 더 중요시하는 밀레니얼세대가 기업 실무의 주 전력이 된 지금 시대는 더욱 그렇다. 기업이 더이상 빡빡한 규칙과 수직적인 문화로 이들의 생각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 때문에 이제 기업은 개인을 통제하기보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조직원에게 자발적인 동기 유발을 기대하려면 결국 조직이 조직원의 생각을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며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 방향을 일치시키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통은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가
1.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의견이든 수용하는 자세다. 때론 그것이 불편한 의견일지라도.
국내 IT 대기업 N사 재직 당시 오프라인으로는 부서 간, 직급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달리 인트라넷 내 익명게시판을 통해서는 구성원들이 아주 활발하게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며 토론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당시 필자에게도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회사의 조직 체계와 관계없이, 계급장도 이름도 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소통의 활성화에 있어 아주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이 채널이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에 의해 만들어진다면 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블라인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12월 한국에서 먼저 출발한 블라인드는 한국에서 70개 이상 업계, 4만여 기업의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미국에서도 서부의 톱 테크 회사들을 중심으로 3만여 개 회사의 직장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그 어떤 채널보다 가장 정확하고 솔직한 직장 내 목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됐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블라인드는 회사에 불만이 많은 사람만 쓰는 플랫폼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분들을 종종 만난다. 이런 블라인드를 통한 소통을 불편해 하는 회사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회사는 직원들의 휴대폰을 직접 조사한다는 이야기부터 블라인드 이용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돌린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를 종종 듣거나 기사로 접하고 있다. 앞에 보았던 국가보훈처에서 게시판 폐쇄를 주문했던 누군가와 비슷한 생각에서 나오는 조치들일 것이다. 기업에 존재하는 불합리한 요소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해당 조직을 책임져야 하는 리더들에게 뼈아프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업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기성세대들에게는 비판적인 의견도 수용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마치 두발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처럼 불안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 두 바퀴에 의지해 페달을 밟는 순간 옆으로 넘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든다. 하지만 소통의 문제와 방법에 대한 고민에 앞서 개인의 성장과 만족이 기업의 성장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이런 흐름을 누구도 바꿀 수 없다는 점, 이런 흐름이 선택적으로 수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도 블라인드를 활용하지만, 특히 미국의 테크기업들 가운데는 블라인드를 소통의 창구로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기업이 많다. 그중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내 전체 직원 7만5000명 중 5만여 명이 블라인드를 이용하고 있다. 블라인드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보다 더 자주 접속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퇴직 인사도 블라인드를 통해 할 정도다. 그 때문에 회사에서도 이제 블라인드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를 항상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개선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에서는 신규 입사자 교육 자료에 기존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토론한 내용을 수록한다.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회사에 대한 궁금증,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미리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또 이런 자료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에어비앤비: 두 기업은 창립자 혹은 C 레벨 간부가 전 직원이 모이는 All hands meeting에서 직접 블라인드를 언급하며 블라인드를 통한 전사적 소통을 독려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회사의 핵심 임원이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음을 내부 직원들에게 알린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직원들이 블라인드에 올린 궁금증에 대해서 전체 미팅에서 다시 언급하며 설명하는 등 블라인드를 활용한 소통에 더없이 적극적인 태도를 견지해 직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앞서 소개한 세 기업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블라인드를 이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단순히 블라인드를 직원들의 불만이나 궁금증을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블라인드를 활용해 필요한 인재 채용에 나선다. 그뿐만 아니라 블라인드를 기반으로 넷플릭스의 기업 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다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잠재적인 채용 대상들이 블라인드를 많이 이용할 것이라 생각해 회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이를 통해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술 기업은 자신의 회사, 나아가 업계 사람들이 가장 자주 방문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블라인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 기업 임직원들의 직장 만족도가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그림 1)



2. 회사가 인지하는 것과 실제 직원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라.
개방성(Openness)과 다양성(diversity), 평등(equality)을 그 누구보다 강조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기업에서도 경영진과 임직원 사이에 회사와 회사의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 차가 존재한다. 이런 차이를 단기간에 해결하려 하다가 더 심각한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2018년 구글에서는 다양성 성명서(Diversity manifesto) 이슈가 있었다. 구글 개발자 중 한 명이 ‘여성은 객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급여 등에 있어서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내용의 문서를 만들어 구글 내부에서 회람하다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해당 직원이 해고된 사건이었다. 구글에는 최고다양성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라는 별도 직책이 존재할 만큼 다양성(diversity)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회사라고 업계에 알려져 있었기에 파장이 컸다.

이 사건이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실리콘밸리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블라인드의 서베이 결과였다. ‘이 사람이 해고된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률을 회사별로 살펴봤다. 그런데 ‘해당 직원의 해고가 정당하지 않다’고 답한 구글 재직자가 전체 구글 직원의 56%에 달했다. 구글이 외부에 홍보하는 것에 비해 구글은 다양성(diversity) 이슈에 대해 훨씬 더 보수적인 조직이라는 것이 알려진 셈이다. (그림 2)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2018년 3월 블라인드는 직장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성폭력이 발생할 경우 인사팀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물었고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림 3)



이 결과만 본다면 ‘역시 한국은 아직도 경직된 기업 문화를 갖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만 직군별로 응답 양상을 비교해본 결과는 훨씬 흥미로웠다. ‘인사팀의 대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설문 참여자가 경영 지원 직군일 경우 28%로 꽤 높은 수치였으나 기타 직군인 경우 12%에 머물러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적으로 낮은 것 자체가 문제겠지만 응답률 차이도 직원들 사이에 얼마나 큰 온도 차가 존재하는지를 보여줬다. 즉, 회사의 방침과 회사가 인지하는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이 실제 현실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3. 자주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구글은 회사와 조직 분위기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펄스(Pulse)’라는 서베이를 매년 실시할 만큼 직원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생각하는 회사의 개방성과 직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수준은 너무 달랐다. 직원들의 의견을 편견 없이 수렴하기 위한 방법론적 고민과 함께 자주 들으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 회사가 뒤늦게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거나 이로 인해 파생된 문제가 생기고 난 이후일 수 있다.

맺으며
경영자들은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이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필수 자원이라는 확신을 갖고 소통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기업은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가야 한다. 두려움을 던져 버리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경청의 리더십이 담긴 소통 노력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열고 기업의 미래도 활짝 열어줄 것임을 확신한다. 소통이라는 처음 접하는 두발자전거에 대한 어색함과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 기업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소개 문성욱 팀블라인드 대표 polock@teamblind.com
필자는 여행 정보 서비스 업체 윙버스, 네이버, 티켓몬스터를 거쳐 2013년 블라인드를 만들었다.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발판 삼아 직장인들이 솔직하게 소통하는 채널을 만든 것. 대한민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파란을 일으킨 블라인드는 이제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계적인 IT 기업 직원들도 아끼는 소통 공간이 됐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71호 HR Analytics 2019년 4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