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멕시코 노동자 결근율을 10분의 1로 줄인 비결은?

251호 (2018년 6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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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노동생산성이 낮고 인적자원 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진출할 때 효과적인 HR 전략을 삼성전자 멕시코 현지 법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HR 전략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질 높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인재 채용-학생장학제도와 농촌지역 출신 채용을 통해 직원들의 이직률을 낮추고 애사심을 높였다.
2. 교육 훈련-사내검정고시 제도(SEP)를 통해 직무 향상 동기를 부여하고 안전, 차별 금지 같은 현장 교육으로 글로벌 시민 의식을 고취했다.
3. 맞춤형 배려-미혼모, 임산부 등 여직원들의 육아와 출산을 지원하고 고충 처리를 강화했다.
4. 생산방식 개선-근로자들의 작업 통제 권한을 높임으로써 멕시코 노동자의 낮은 생산성을 스스로 개선하도록 유도했다.



1979년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 처음 진출한 지 40년이 지났다. 그동안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무려 1800여 개에 이르고, 투자 금액은 3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성과도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2017년 멕시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26%)를 차지했다. 2017년 기준 멕시코 가전 시장점유율 상위 5위권에 동부대우전자, LG전자,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 내 철강 생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도 멕시코 내 생산을 시작했다.

[DBR minibox 1] 왜 멕시코인가?
한국 기업들이 앞 다퉈 멕시코로 가는 이유는 첫째, 멕시코의 지리적 경쟁 우위 때문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3141㎞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미국-멕시코 국경은 미국의 4개 주와 멕시코의 6개 주에 걸쳐 있다. 이 국경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멕시코 전쟁을 알아야 한다. 1848년 전쟁에서 패한 멕시코는 현재 미국의 서부지역인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텍사스를 미국에 이양했고, 그 결과로 현재의 국경이 만들어졌다. 특히 멕시코 쪽 국경지대는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와 지리적 위치 덕에 오래전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전략적 생산기지로 각광을 받아 왔다. 실제로 국경 인근의 산업단지를 지칭하는 마킬라도라의 경제적 규모는 멕시코 경제의 6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미지역 경제가 다시 활황세를 보이면서 멕시코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 지고 있다.
둘째, 멕시코는 중남미 지역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다. 잠재적 내수시장 역시 거대해 한국 기업은 물론 전 세계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멕시코에서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셋째, 노동 비용이 저렴하다. 지난 10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린 중국의 시간당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저임금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은 3.6달러로 멕시코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 2.1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멕시코의 제조업 임금 수준은 중국, 브라질 등 주요 생산밀집국가에 비해 안정적인 편인데 2016년부터 2018년 3월 현재 2.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 1)




멕시코의 낮은 임금인상률의 원인은 첫째, 비공식노동의 시장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넘쳐나는데 일손이 부족하면 시장 임금은 오르지만 반대로 일자리는 부족한데 일손이 남아돌면 시장 임금도 낮아지게 마련이다. 멕시코는 후자의 경우로 볼 수 있는데 비공식 부문의 노동이 임금 수준을 낮추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공식 노동이란 임금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내지 않고 사회보장제도에도 가입되지 않은 노동자를 의미한다. 남미 전역에 비공식 노동의 규모가 상당하다. 비공식 노동자의 대부분은 중소·영세기업에서 근무하거나 농업 및 가사 노동에 종사한다. 멕시코의 비공식 노동의 규모는 2860만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67.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둘째, 낮은 수준의 최저 임금도 저임금을 유지하는 원인이다. 2018년 현재 멕시코의 하루 최저 임금은 약 88.3페소(4859원)이다. 최저 임금은 2001년 이후 매년 4~5%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미국을 포함해 각국의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 중남미만 보더라도 브라질은 매년 최저 임금이 10% 이상 오르고 있다. 반면 멕시코는 최저 임금도 낮은 편이지만 최저 임금 인상률도 높지 않다. 현재 멕시코 노동인구의 20%가량이 최저 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종합해보면 멕시코의 지리적 위치, 잠재적 내수시장,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인해 직접투자 대상국으로서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활발한 경제 활동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의 멕시코에 대한 지식수준은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심지어 ‘일하면서 배우는’ 게 한국식 특유의 경영 기법이라며 사전 조사도 없이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멕시코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이 현지 인력 관리에 관해 애로사항을 토로한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현지 근로자들의 노동 의식 결여와 낙천적 성격, 낮은 생산성, 높은 결근율 및 높은 자발적 이직률 등을 꼽을 수 있다(국세청 2010). 산업별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근속연수는 평균 2년, 전자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근속기간은 약 9개월, 섬유와 화학은 각각 3개월과 2개월에 불과하다(Peña, 2000). 근로자들의 짧은 근속기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규 채용과 신입 훈련 비용은 저임금 구조 때문에 큰 부담이 안 될 수 있지만 20% 이상이 넘는 자발적 이직률은 안정적인 생산 활동을 저해할 수 있어 위험하다.
문제는 대부분 멕시코 기업들도 종업원들의 높은 자발적 이직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종업원들의 이직률을 낮추려면 인적 자원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늘려 이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데 오히려 투자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Cardona, 2012: 7~8). 이는 생산직원들의 숙련도와 역량을 저하시키고 종업원들의 조직 충성도와 몰입도를 약화시켜 이직이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본고는 멕시코 현지 근로자들의 이직률을 낮추고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인적자원관리의 사례로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 두 곳 티후아나(Tijuana) 공장과 케레타로(Querétaro)공장1   을 분석한다. 연구진은 두 곳을 각각 방문·조사해 멕시코의 높은 이직률과 결근율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실현한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봤다.2
삼성전자 케레타로 공장과 티후아나 공장의 자발적 이직률과 결근율은 제조업 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케레타로 공장의 결근율은 1.6%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국경지대 공단의 평균 결근율 12%(The offshore group, 2016)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 결과, 삼성전자 멕시코 현지 법인은 질 높은 인적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지인의 선발, 채용, 동기부여, 교육 훈련 같은 인적자원 관리 관행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연계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채용 전략
인적자원 관리 측면에서 티후아나 공장의 고민은 생산직보다 관리직 직원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있었다.3 티후아나 공장의 한국인 주재원은 13명에 불과하며 대부분 관리직은 현지인들로 이뤄져 있다. 주재원들은 현지인 관리자와 본사를 연결하고 코디네이터로서 협의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중요한 결재권과 인사권은 현지인 관리자들이 가졌다. 예컨대 10억 원 이상만 법인장이 결재했으며 그 이하의 결재는 현지인 관리자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그만큼 생산일정과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현지인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능력 있는 중간관리자는 삼성전자 티후아나 공장의 운영 및 생산에 핵심적인 자원이었다. 하지만 멕시코의 중간관리자들이 외국계 대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난 뒤 더 좋은 조건의 인근 기업으로 이직하는 일이 많았다.
학생장학금제도는 유능한 중간관리자들을 육성하고 유지(retention)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삼성전자 티후아나법인은 15년 전부터 지역의 우수한 학생 20여 명을 해마다 선발해 대학까지 장학금을 제공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 채용을 약속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300명 이상이 중간관리자로 채용됐다. 이 중 필자들의 조사 시점까지 남아 있는 관리자들은 50여 명 수준이었는데 이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충성도와 애착은 매우 높았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주재원들은 멕시코 문화가 인간관계를 매우 중시하는데 학생장학생 출신 관리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학생 시절에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삼성에 대해 다른 관리자들과 차별화된 애사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이들이 티후아나공장의 경영진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티후아나법인은 학생장학생제도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티후아나가 관리자 관리에 고충을 겪은 반면 케레타로 공장의 고민은 관리직이 아닌 생산직을 채용하는 데 있었다. 일반적으로 멕시코 내 기업은 생산직을 채용할 때 공장 주변 도시에 거주하는 중학교 졸업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케레타로 공장은 대도시에 위치하지 않아 생산인력을 안정적으로 확충하기 어려웠다. 이에 케레타로 공장 경영진은 농촌 주민들로 시선을 돌렸다. 농촌지역 현지인들은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일자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이런 일자리의 미스매칭에 주목해 농촌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전략을 추진했다. 기존 채용지역인 도시에서 벗어나 비교적 멀더라도 소외된 인근 농촌지역, 예컨대 구하나후아토 같은 곳으로 관심을 돌렸다.



농촌의 상황을 고려해 생산직을 채용할 때 처음부터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열린 채용을 실시했다. 대신 낮은 학력을 감안해 멕시코 교육청 및 사회교육기관과 연계해 임직원을 위한 SEP(Samsung Education Program)를 포함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또 농촌지역 출신의 직원들의 출퇴근을 위해 셔틀버스 운영거리를 인근 25㎞(소요시간 25분)에서 최대 108㎞(소요시간 1시간 45분)로 확대했다. 현재 노선 수도 35개로 일일 148대를 운행하고 있다. 그 결과 농촌지역 생산직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강해졌고 직업에 대한 열의가 높아져 거의 이직하지 않았으며 이는 안정적인 생산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소외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채용 활동과 재교육 과정은 현지 지역 사회의 경제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지화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
멕시코는 교육에 관한 사회적, 제도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현지 진출한 기업들이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빈부 격차가 커서 부유한 상류층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나머지의 교육 수준은 낮은 편이다. 비록 과거에 비해 취학률이 높아지고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지만 고등학교 이상 진학하는 비율은 아직도 16%에 불과하다. 현지 생산직 대부분의 학력은 중학교 졸업 수준에 그친다.
실제 교육의 성과도 부진한 편인데 OECD 교육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 중학생의 54%는 기본적인 연산을 어려워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학습 능력은 정부의 교육에 대한 부실한 투자에도 기인한다. 예컨대 정부의 교육 예산 중 거의 90% 이상이 교사 임금으로 쓰이고 있어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또 멕시코는 교직을 세습할 수 있으며 교직을 매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교육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의 두 공장은 직원들의 저(低)역량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케레타로 삼성 법인은 현지 교육청 및 사회기관과 협력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초, 중, 고 교육과정 검정고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 검정고시제도인 SEP(Samsung Education Progam)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직의 경우 SEP를 통해 2016년 18명이 중학교 졸업 자격을 획득했고 63명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했다. (표 1) 또 핵심 인력은 대학과 석사 과정의 전액 학비 혹은 일부를 지원해 과정을 수료하게 했다. 이런 고등 교육 프로그램은 생산직 직원들이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동기부여하고, 이직률을 낮추고, 직무 태도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이 외에도 2013년부터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교육을 실시해 누적 기준 330명의 수료자를 양성했다. 멕시코 대학생도 실습생으로 고용해 훈련하고 있는데 현재 215명에 이르고 있다.



티후아나 삼성 법인엔 글로벌 인재 교육, 리더십 교육, 본사 방문 교육 등 대기업이 추진하는 일반적인 직무 교육 이외에도 안전, 인권 존중, 차별 금지를 위한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예컨대 생산직에 많은 여성 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차별 금지의 일환으로 직원 중에 에이즈 감염자가 있으나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가르치고 있다. 안전 교육도 강화해 업무로 인해 다치는 직원이 없도록 사전 예방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은 업무 중에도 지속된다. 티후아나 공장은 현장 교육 후에 법과 규정을 준수한다는 의미에서 ‘Compliance’라고 쓰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새겨진 팔찌를 나눠주고 현장에 있을 때 착용하도록 했다. 전화번호는 인권 유린, 차별, 안전 위반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보할 수 있는 번호다.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팔찌를 착용한 이후 다양한 제보가 늘고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 멕시코 두 공장은 생산성 향상만을 강조하기보다 직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이들이 서로 존중해 장기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장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교육 관행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도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여성 등에 대한 맞춤형 배려
멕시코 전자 산업에는 여성 직원들이 많은데 이들의 높은 이직 원인 중 하나가 극심한 육아 부담이다(Romero and Cruthirds, 2010). 멕시코는 다른 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혼모가 많고 이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류상 이혼보다 실제 별거하는 경우도 많아 어린아이를 둔 경우 직장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여성 직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삼성의 두 공장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티후아나 법인은 여성 근로자의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어린이집(Child-care Center)을 짓고, 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시에 헌납했다. 어린이집의 건축과 운영비는 티후아나 공장이 제공하지만 실제 운영은 시에서 담당한다. 어린이집은 갓난아이부터 5세까지 약 280명의 어린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데 공장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어 근로자들은 일하는 중간에도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린이집 신청은 여성 직원만 가능한데, 특히 미혼모나 이혼 여성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티후아나 공장은 노사협의회를 적극 활용해 직원들의 개별 고충을 조사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을 통해 현장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케레타로 공장은 임신한 여성 종업원을 위한 맞춤형 특수 의자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임신한 여성 종업원들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작업 의자를 높게 만들고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의자 양옆에 가드를 설치한 특수 의자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작업 중에 여성 직원이 모유를 착유할 수 있는 장소를 따로 마련해 착유한 모유를 냉동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케레타로 공장에서는 5명의 변호사가 차별과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법률 자문을 하며 인사부서가 24시간 전화 상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작업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춤으로써 이직률과 결근율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연계된 HR 전략을 통한 생산성 향상
위와 같은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채용, 교육, 배려 정책은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두 법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 티후아나 공장은 전통적인 컨베이어벨트 방식을 탈피하고 셀 생산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해 생산성을 크게 개선했다. 케레타로 공장 역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생산방식은 일, 주, 월 단위로 생산을 계획하고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노동자 자신이 수행해야 할 목표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 방식의 공통점은 노동자들의 작업에 대한 통제권 및 권한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직원들의 업무 역량과 책임감을 갖추지 못하면 불가능한 운영 방식이다.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은 자율적 생산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멕시코 특유의 높은 이직률로 인한 생산 차질을 개선하고 재무적 성과 또한 높이고 있다.



멕시코인 특유의 문화를 현장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경영진과 노동자 간 상호 피드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멕시코는 오랜 식민지 역사로 인해 권력 격차가 큰 편인데 이는 멕시코 노동자 개개인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또 시간에 쫓겨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멕시코인은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완수하지 못한 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크지 않으며 오히려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회사가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약속한 시각을 넘겨 일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었다.

한국과 다른 이 같은 문화적 특성을 현장 업무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자 멕시코법인은 노사가 머리를 맞댔다. 노사가 함께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경영진은 해당 목표를 완수해야 하는 시간, 어떻게 해당 목표를 완취할 수 있는지에 관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이 처음에는 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켰지만 작업자의 권한이 강해지면서 노동자 스스로 자신이 수행한 작업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

특히 멕시코 현지 노동자들의 창의성은 삼성전자 멕시코 자회사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핵심 역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 멕시코 법인 현지 노동자들의 창의성은 매년 실시되는 라인 개선 작업 과정에서 발휘된다. 고품질 상품을 빠른 시간 안에 생산하기 위한 목적의 라인 개선 작업 과정에서 작업자들은 토론을 통해 라인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새벽시장’은 매일 수행한 작업 공정에서 주요한 불량품을 선정해 잘못된 부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을 토론하는 장이다. 이런 관행들은 단순 반복 작업에 따른 직무 만족도 하락과 작업자들의 자발적 이직률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Maertz, Stevens, & Campion, 2003; Galhardi, 1997; Samstad & Pipkin, 2005: 807). 매년 삼성에서 실시하는 직원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 만족도는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2017년 결과는 전년 대비 약 7% 상승했다. 특히 케레타로 법인의 경우 종업원들이 팀 작업과 가족 같은 조직문화에 만족도가 높다고 밝히고 있다.



[DBR mini box 2] 멕시코의 가족 중심 문화
멕시코의 낮은 생산성은 멕시코 특유의 문화와도 관련돼 있다. 멕시코 사람들은 일보다는 가족을 중시하는 가족 우선주의 성향이 매우 강하다. 회사가 바쁘게 돌아가더라도 직원들은 시간이 나면 연장근로를 선택하기보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삼성 케레타로 공장은 현지 종업원이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월 각 부서 우수사원을 선발해 깜짝 행사로 임직원 모르게 가족을 사내로 초청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충성도 및 동기부여 수준을 높이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축구를 좋아하는 멕시코 종업원들을 위해 매년 9월 사내 축구대회 결승전에 전 임직원 4200명의 가족을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문구가 “Invitamos a la familia de nuestra familia(우리 가족의 가족을 초청합니다)”이다. 모든 가족이 축구대회 결승전에 응원단으로 참여해 응원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과 Mariachi(멕시코 전통 음악단)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는 자녀 학용품 지원 제도를 2012년도부터 실시하고 있다. 매년 멕시코 학기가 시작하기 전 자녀 1인당 220페소를 지원한다. 최근 3년 동안 약 7000명의 임직원 자녀들이 학용품 지원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가족지원 활동에 힘입어 2014년 연방 노동청은 삼성전자 케레타로 법인을 가족존중기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삼성전자 케레타로 공장의 농촌지역 출신 직원들의 임금은 가족들의 생계에 큰 보탬이 됐다. 직원들은 이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삼성전자 케레타로 공장의 농촌지역의 소외 주민 채용 관행이 회사와 지역공동체 모두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셈이다. 회사는 이직률을 줄여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게 됐으며 농촌지역의 생활환경 또한 일자리를 갖게 된 거주민 덕분에 크게 개선됐다.



시사점
한국 기업의 해외 직접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투자국의 낮은 인건비, 내수시장 규모 등 경제적 여건만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다 보니 막상 현지 국가의 제도 및 문화를 잘 알지 못해 손실을 입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멕시코 역시 경영 환경은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중국이나 브라질보다 낮은 인건비와 북미와 가까운 지리적 특징, 대규모 내수시장 등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작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현지인들의 낮은 생산성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삼성전자 멕시코 두 법인의 사례는 한국 기업이 어떻게 멕시코 현지 직원들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관해 다음의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된 채용과 교육 훈련 관행으로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를 실현했다.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 활동을 기부금을 내거나 봉사활동 등 눈에 보이는 외부적 활동으로 이해하고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간과할 때가 많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양성평등, 노동조합 존중, 산업안전, 일-가정 양립 같은 기업의 내부적 책임(Internal CSR)과 기부 활동, 환경 보호, 취약 계층 보호 등과 같은 사회 공동체를 위한 기업의 외부적 책임(External CSR)이 균형을 이룰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들은 이를 잘 활용해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 성과에도 기여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둘째,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은 멕시코 현지인들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삼성 공장을 방문 조사한 현지 멕시코 연구진은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의 멕시코에 대한 문화적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공장 내 종업원들이 작업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는데 그 공간 한편에는 성모마리아의 상징인 과달루페 성모의 제단(Altares de la Virgen de Guadalupe)이 걸려 있었다. 국민의 90%가 가톨릭교도인 멕시코인들의 종교적 특성과 종업원들의 신앙과 믿음을 존중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멕시코 법인은 상대적으로 인적자원 개발의 인프라가 부실하고 한국과 문화가 매우 이질적인 멕시코에서 한국 기업이 CSR과 HR 전략을 통합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다.

Reference(참고자료)
1. 국세청 (2010) 멕시코 진출기업을 위한 세무안내
2. Cardona, M. (2012) Algunas Reflexiones Sobre la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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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이재학 교수는 고려대 학생처장과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EML(Emerging Market & Latin America) 융합전공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중남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위험요인 분석’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 진출전략’ ‘라틴아메리카 비즈환경의 이해’ ‘라틴아메리카 역사·문화의 이해’ 등을 주제로 국내외 다수의 기업 등을 대상으로 강연 및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

김주희 교수는 고려대 스페인·라틴아메리카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멕시코 Tec de Monterrey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멕시코 노동법, 브라질 노사관계 시스템, 라틴아메리카 기업 환경 등이다. 라틴아메리카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자문과 한국 기업과 학계 간의 산학협력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정흥준 부연구위원은 미국 뉴저지주립대 Post-doc, 고려대 경영대학 연구교수 등을 거쳐 현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에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는 노사관계, 비정규 고용관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다. Journal of Business Ethics, Human Ressource Management Journal, Management Decision, Business Ethics: European Review 등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1호 Cost Innovation 2018년 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