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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과 교육

실제 같은 경험과 팀 간 효율적 협업, AR/VR이 기업의 교육 전략 바꾼다

김성완 | 237호 (2017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AR과 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디바이스가 사용하기 불편하고 비싼데다 아직 교육 콘텐츠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AR이나 VR 기술이 기업교육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임은 자명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창의적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AR 및 VR 기술을 활용한 교육은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

1)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Experience) 제공

2) 언제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어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

3) 학습활동에 대한 데이터 축적으로 학습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인적자원관리 가능

4) 교육 몰입도가 높고 학습 결과물의 현업 전이가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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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과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AR과 VR 기술이 적용된 팀장 후보자 교육 모습을 상상해 봤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김 과장은 올해로 과장 5년 차다. 회사로부터 팀장 후보자에 선정됐다며 팀장 후보자 리더십 역량강화 교육에 참가하라는 안내 메일을 받았다. e메일을 열자 교육에 대한 자세한 사항들이 안내돼 있었다. 교육은 사전 학습-본 교육-사후 학습으로 구성돼 있었다. 사전 학습은 온라인 과정으로 재무/회계, 마케팅, 조직관리 등의 과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20시간짜리 프로그램이었다. 일과 시간을 쪼개 틈틈이 사전 온라인 학습을 마친 김 과장은 학습결과 분석표를 e메일로 받았다. 과목별 점수뿐 아니라 개인별 역량분석과 미흡한 부분에 대한 추가 학습 안내까지 제시돼 있다.

본 교육에서는 3명이 1조가 돼 2박3일 동안 프로젝트 중심 학습(Project-based learning)을 진행했다. 본 교육에 참석한 김 과장은 개인별 역량과 직무를 고려해 배치된 좌석에 앉았다. 김 과장은 먼저 온 같은 조의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각 교육생에게는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가 지급됐다. 김 과장은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상대방의 인사기록 및 경력사항 정보를 훑어볼 수 있었다. 이 스마트 글라스는 AR 모드와 VR 모드가 모두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본 교육에 앞서 교육 담당자가 교육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조별 과제를 안내했다. 스마트 글라스 화면을 통해서는 각 과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내외 전문가들의 세부 경력과 과거 수행했던 프로젝트들이 나타났다.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언제든 이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안내가 끝나고 3인1조 팀 구축 시간을 가졌다. 먼저 자신에 대한 소개와 수행했던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사가 끝나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정했다. 이번 교육의 과제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었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리더(영업 담당), 개발 및 디자인 담당, 생산 및 관리 담당으로 각자 역할을 나눴다. 김 과장은 제품 디자인과 개발 담당의 중책을 맡았다. 현업에서 차체 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영향이 컸다.

역할 분장이 끝난 조들은 3일 동안의 학습 플랜을 짰다. 프로젝트 수행 중 필요한 학습 정보나 지식은 개인별 스마트 글라스에 표시됐다. 상황에 따라 개인별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스마트 글라스로 그때그때 확인하며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팀 전체가 새로운 정보에 대한 학습이나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면 스마트 글라스의 VR 모드를 활용해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3명이 함께 직접 체험해보며 학습과 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 과장이 속한 조는 1일 차에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과 시장조사, 2일 차에 아이템 콘셉트 구체화, 3일 차에 제품 모델링 제작의 순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본 과정 학습결과를 토대로 현업에서 3개월 동안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본 교육 기간 동안 학습시간과 휴식시간, 취침시간은 조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었다. 전체가 다시 모이는 시간은 3일 차 오후에 본 교육 결과 발표시간으로 정해졌다. 이때 조별 과제결과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상호 피드백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습 진행 과정 중에는 별도의 강의나 전체 대상 수업은 없다.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면 개인별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서 정보를 찾거나 영역별 전문가를 연결해 조언을 들을 수도 있고,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교육은 팀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학습은 맞춤형이면서 자기주도적 방식으로 진행한다.

김 과장 조는 토론을 통해 미래 자동차의 핵심 요구사항을 선정했다. 교통 체증에서 자유로운 공간 이동, 자율주행에 의한 운전 편의성, 실용적 디자인 등이 선정됐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미래형 자동차의 콘셉트는 ‘비행 자동차’로 정했다. 비행 자동차는 자동차와 드론이 결합된 트랜스포머형 자동차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드론의 구조역학에 대한 학습을 VR로 진행했다. 모두 스마트 글라스를 VR 모드로 전환하고 3차원 영상 속에서 드론의 구조와 세부 내용에 대해 공부했다. 비행 자동차의 핵심은 날개 부분이 접히면서 펼쳐지는 구조설계, 비행을 위한 차체의 무게와 안전을 위한 차체 강도 구현에 달렸다. 비행 엔진은 전기자동차의 전력을 이용하며 운전은 자율주행방식을 채택했다. 비상시 수동 운전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며 위기 상황에 대비해서 전후방에 낙하산을 부착하기로 했다. 차체의 강도와 무게를 구현하기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소재에 대한 학습도 추가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알루미늄 합금이 강도가 높으면서도 변형, 용접, 내식성이 용이함을 알 수 있었다.

비행 자동차의 날개는 윙 타입의 드론 날개가 4개의 차 문 안에 들어 있다가 나오면서 펼쳐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드론 형태의 비행이 되기 위해서는 양력과 추진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날개가 최소 4개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VR 교육을 통해 배웠다. 또한 차체의 무게를 이기고 날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력을 낼 수 있는 배터리의 성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도 터득했다.

김 과장 조는 1일 차 학습을 마무리면서 학습 계획에 따라 2일 차에는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개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시간 부족을 해결하고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각자 작업을 진행한 후 저녁식사 1시간 전에 모여 작업의 결과를 공유하고 보완하기로 했다. 2일 차에는 이 과장이 비행 자동차에 대한 경쟁 제품 조사와 시장조사, 타깃 수요층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품 개발 담당인 김 과장은 제품에 대한 초도 설계를 진행하고 윙 타입의 문이 드론 날개로 변형되는 부분의 기계적 메커니즘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았다. 생산 및 관리 담당인 최 과장은 재료의 구입, 필요 기술의 소싱, 생산을 위한 자사 생산라인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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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차 학습을 마치고 보니 시계는 벌써 새벽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1일 차 학습 결과와 2일 차 학습계획을 단말기의 학습 노트에 정리한 후 저장 버튼을 눌렀다. 조별 학습결과와 계획은 교육담당자의 단말기에 자동으로 표시되고 학습자의 직속상사에게도 자동으로 전달된다.

2일 차 아침,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한 뒤 조별 학습룸에 모였다. 조별 학습룸은 사면이 전자칠판이어서 언제든 펜으로 무언가 쓸 수 있고 이렇게 작성된 메모들은 자동으로 저장된다. 또한 각자의 스마트 글라스 화면을 칠판에 디스플레이할 수도 있다.

김 과장은 자동차 문의 날개 부분 설계를 위해 드론 전문가에게 대화 요청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게 오후 3시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답신이 왔다. 우선 자신이 궁금한 사항을 정리해 e메일로 송부했다. 그 사이 차체 설계와 날개 부분의 기체변경 설계 초안 작업에 들어갔다. 구조설계를 진행하면서 자사 구조해석 분야의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차체 구조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문가도 김 과장의 스마트 글라스에 내장된 카메라가 보여주는 작업 현황을 직접 보면서 적절한 조언을 해줬다.

3명의 조원들은 각자가 작업한 결과를 정리해 오후 5시에 모였다. 스마트 글라스 덕분에 작업의 진척 속도가 빨랐다. 모두 각자의 결과물을 공유한 뒤 보완 사항은 식사 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장의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은 비행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초기에는 얼리어댑터를 중심으로 한 주문 제작 방식이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과장은 초기 프로모션을 위한 비행 자동차 경주대회도 제안했다. 이 과장은 이어 자동차와 항공기 산업에 대한 법규와 규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과제로 제시했다. 최 과장은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설계를 모듈식으로 하고 제작 방식은 일체형 구조로 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자사의 생산라인 중 고급 승용차 라인 중에서 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소식도 있었다.

2일 차 학습을 마치면서 3일 차에는 각자의 학습결과를 모아서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또한 비행 자동차의 3D 모델링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제품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기로 했다. 3일 차 작업은 함께 모여서 진행하기로 했다.

3일 차 중식 후 본 교육에 참가했던 개별 조원들이 전체 미팅룸에 모였다. 조별로 수행한 과제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이 보고회는 참가자의 직속 상사들이나 회사의 경영진, 시청을 원하는 직원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 조의 과제 결과물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제품의 시장성, 기술성, 독창성과 실현가능성을 중심으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흡사 스타트업의 데모데이 같았다.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각 조의 발표를 보면서 평가도 할 수 있다. 전체 평가 결과 우수한 평가를 받은 조는 별도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평가 결과에 따라 과제 수행에 필요한 지원이 차등 지급되는 것이다.

김 과장 조가 발표한 비행 자동차는 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아 3개월 동안 500만 원의 개발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 지원금은 실제 프로토타입 개발에 쓰인다.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실제 현장에서 성과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려는 의도다. 각 조원들은 현업으로 돌아가 원격으로 작업 결과를 공유하면서 프로토타입 개발과 사업화 과제를 수행한다. 3개월 후 전체 발표에서 통과된 우수 아이템은 회사의 중장기 과제로 등록돼 본격적인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상 AR/VR 기술을 적용한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아직 AR/VR 기술이 실제 기업 교육 현장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례보단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가상의 교육 모습을 그려봤다.

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교육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IT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병합한다면 교육의 몰입과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에서 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의 현황과 기대효과, 그리고 장애요인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AR/VR 기술의 기업교육 현황

먼저, AR과 VR의 개념을 간단히 살펴보자. AR은 실제 현실 위에 디지털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앞 유리창에 속도 등을 보여주는 HUD(Head up Display)와 한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 ‘포켓몬고’다. 반면 VR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보여준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기어 VR과 같이 HMD(Head Mounted Display)를 머리에 착용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가상의 디지털 정보를 말한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혼합현실(Mixed Reality·MR)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혼합현실(MR)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HoloLens)라는 제품이 대표적이다. 현실과 상호작용하면서 현실 위에 정보를 제공하는데 증강현실보다는 조금 더 많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AR과 VR, MR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으며 구현하고자 하는 초점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지만 가상의 현실을 실제에 구현한다는 점에서는 지향점이 같다고 할 수 있다.

AR/VR은 구성요소가 다양하다. AR/VR은 콘텐츠(Contents)와 서비스 플랫폼(Platform), 네트워크(Network), 디바이스(Device)가 결합한 산업 생태계다. (그림 2) 사용자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앱스토어 등 플랫폼에 접속해 AR/VR 콘텐츠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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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AR이나 VR 기술을 활용한 교육 및 훈련 분야는 콘텐츠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직 AR과 VR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은 미진하다. 그 이유는 AR/VR 기기의 불편함, 장비의 가격, 기술적 구현의 한계, 콘텐츠의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산업 현장과 교육 분야에서 시범적으로 AR/VR 콘텐츠 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ICT 기술의 발전 방향이 곧 AR/VR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향후 다양한 AR/VR 콘텐츠와 장비들이 개발된다면 스마트폰처럼 AR/VR이 대중화할 것이다.

현재 AR/VR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군사 분야와 의료 분야다. 일반 산업 분야에서는 기술 교육을 중심으로 AR/VR 기술을 활용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DBR 207호 스페셜 리포트 ‘증강·가상현실’ 참고.)

국내에서 교육용으로 활용되는 AR/VR의 예로는 VR을 활용한 어학 콘텐츠, VR 여행 테마 콘텐츠, AR을 사용한 전자책, 안전 예방용 VR 콘텐츠 등이 있다. 해외에서는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신체체험 프로그램, 원격진료 프로그램 등이 개발돼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 또한 도시설계, 건축설계, 부동산 개발, 가상 박물관, 가상현실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도 개발돼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표 1)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 기술을 활용한 의료용 콘텐츠 개발은 해부실험에 사용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외과적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예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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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 교육의 기대효과

AR과 VR 기술을 활용한 기업 교육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향후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기술 발달 수준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e러닝이 최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m러닝으로 발전했듯 향후 VR/AR-러닝, 로봇러닝 등의 새로운 기업교육 모델이 나타나면서 현실과 가상의 연결이 활발해지고 교육의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R 및 VR 기술,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이 기업교육에서 중요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대량 생산방식에 대한 종언이 핵심이다. 시장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생산과 네트워크에 기반한 물류관리시스템은 최적화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정형화된 지식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들의 영역이다. 기업 구성원 입장에서 생존은 비정형화된 상황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그렇기에 협업에 의한 창조적 사고가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런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시키기 위한 교육에 AR/VR 기술이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AR/VR 기술을 활용한 교육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홀로렌즈를 활용한 외과의료용 교육 프로그램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교실에서 책자나 사진으로 볼 수 있었던 생체 구조와 외과 지식을 AR과 VR 기술을 통해 3차원으로 보며 가상의 수술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직접 가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기업 내 교육 분야로 한정해 생각해 보면 AR/VR 교육은 미숙련 기술자들의 교육에 효과적이다. 지금도 회사에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이 직원의 직무 교육을 위해서는 숙련된 전문가가 일일이 붙어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AR/VR 교육이 상용화되면 이런 방식의 교육이 필요 없다. 앞의 김 과장 사례처럼 스마트 글라스와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해 네트워크상에서 전문가와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회사 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직접 기술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숙련된 작업자들이 수행할 수 있었던 작업이나 기술을 미숙련 작업자들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길이 열린다. 또한 숙련 노동자들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되고 전파되는 효과도 있다.

AR/VR 교육 프로그램은 위험하거나 안전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AR/VR 기술은 학습자 스스로가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넘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유용한 학습 도구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동료 모피어스와 가상공간에서 1대1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네오는 무술 문외한이지만 다양한 무술을 실시간으로 습득해 모피어스와 대등하게 싸운다. 일반인들도 AR/VR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전문 기술을 습득해 현장에 활용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둘째, 언제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어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된다.

AR 기술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과제에 대한 정보 공유가 쉽고 빠르며 문제 해결을 위해 실시간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얻기가 용이하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 습득을 하는 데 있어서 탁월하다는 평가다. VR 기술은 기존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넘어 가상의 3차원 공간에서 입체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그 때문에 몰입도도 기존의 다른 교육 방식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특히 이 기술들을 활용하면 협업이 쉬워진다. 다른 공간에 있어도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듯 가상의 공간에 들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AR/VR 기술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기술과 결합하게 되면 기존 교습법은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AI와 빅데이터는 머신러닝을 가속화할 것이고 다양한 정보나 지식으로 무장한 AI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셋째, 학습활동에 대한 데이터 축적으로 학습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인적자원관리가 용이해진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은 데이터에 있다. AR/VR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도 데이터다. 또한 각각의 정보와 전문가의 조언, 각종 매뉴얼 등 기초 정보들이 데이터로 정립돼 있어야 AR/VR의 운영이 가능하다. 교육과정에서 만들어진 정보나 지식도 데이터로 축적돼야 실시간으로 공유 및 확산이 가능하다.

AR/VR 기술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들은 엄청난 데이터 사용량과 빠른 처리 속도를 필요로 한다. 지금의 4G 기술을 넘어선 5G 통신망이 요구되는 이유다. 3차원의 동영상이나 고해상도 그래픽 기술은 빠른 전송 속도를 요구한다. 서두에서 살펴본 김 과장의 AR/VR 가상 교육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각 조에서 발표한 학습 결과물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공동의 평가가 이뤄지며,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주어졌다. 이처럼 정보의 공유와 실시간 처리가 이뤄지는 관리 시스템은 AI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적·물적 자원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다.

끝으로 AR/VR을 활용한 교육은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학습 결과물의 현업 전이를 용이하게 한다.

지금까지 교육 담당 부서들은 교육 효과에 대한 객관화와 정량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 그래도 바쁜 현업 부서에 교육 참여를 독려하려면 교육을 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자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해도 생산성을 높이는 데 교육 외 다양한 외부 효과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AR이나 VR을 활용한 교육은 교육 활동의 효과 측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왜냐하면 이 기술들을 활용하면 실제와 유사한 학습활동으로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결과물의 현업 전이를 용이하게 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현업 전이를 높이려면 현업의 실제 문제나 과제를 교육장으로 가져와야 한다. AR/VR을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도 현업의 문제나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 프로그램으로 설계돼야 한다. AR/VR 교육에 액션러닝이나 PBL(Problem-based Learning), 플립러닝(Flipped learning)1 방식이 결합돼야 하는 이유다. 증강현실(AR) 기술은 현실 세계에서 가상의 화면에 정보나 전문가와의 대화가 디스플레이되는 방식이므로 현장에서 학습하고 바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현업 전이에 효과적인 교육 도구다. 교육 담당자나 교수들이 AR/VR을 활용한 액션러닝, 플립러닝, PBL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할 경우 학습 만족도 향상과 현업 전이를 통한 성과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AR/VR 기업교육의 장애요인과 활성화를 위한 제언

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AR/VR 기술을 활용한 교육적 콘텐츠 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듯이 AR/VR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될수록 AR/VR 교육 콘텐츠 역시 증가할 것이다.

문제는 비용.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기에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제작업체들의 규모는 영세한 편이다.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되는 절대적 비용이 인건비지만 그 인건비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AR/VR 콘텐츠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AR/VR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들이 AR/VR 콘텐츠 개발이나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홀로렌즈를 활용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50만 달러를 투자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기어VR을 제작하는 삼성전자가 VR 관련 교육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정부 역시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련 콘텐츠 제작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발표한 ‘가상현실 산업육성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VR 신규 사업에 배정된 예산이 120억 원에 이른다. 많은 예산은 아니지만 의지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120억 원으로는 수억 원씩 하는 장비가 필요한 VR 신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AR/VR 콘텐츠 개발과 투자에 참여한다면 AR/VR 산업 활성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AR/VR 기기들의 가격이 비싸고 기술 발전이 요구된다. VR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HMD)를 머리에 써야 한다. AR/VR 기기의 현재가는 구글 카드보드 15달러, 삼성전자 기어VR은 99달러, HTC Vive가 799달러, MS 홀로렌즈는 3000달러 등으로 대부분 고가다. 기술이 발전되면 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일찍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많은 전문가들이 AR/VR 기기들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기능을 포함한 HMD를 일반인들도 소유할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다. 통화, 인터넷, 가상 디스플레이 기능까지 갖춘 HMD가 상용화한다면 AR/VR 교육은 언제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셋째, 원활한 AR/VR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원격 제어와 영상 전송 등 5G 수준의 통신망이 구축돼야 한다. AR/VR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의 양과 빠른 처리속도를 위해서는 5G 통신망이 있어야 가능하다.

넷째, AR/VR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 담당자와 교수들의 AR/VR 기술에 대한 이해와 사용 능력이 높아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자주 회자되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AR/VR, 로봇 등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대량 생산 방식에 의거한 주입식 교육에서 개인 맞춤형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급격하게 전환할 것이다. 기초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을 제외하고는 주입식 집합교육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대신 과제해결형 팀 학습, 액션러닝, 플립러닝이 결합된, 스스로 배우면서 소규모 그룹을 중심으로 과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의 교육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53995.png

생각해볼 문제
 
1. ICT의 발전은 기존 HRD(Human Resource Develoment) 부서에는 큰 도전일 수 있다. 기존 교육 프로그램이 변화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타날 기업 교육의 변화 모습을 자유롭게 상상해 보자.

 

2. AR/VR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기업 교육이 가능해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업 교육의 수준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은?

 

3. AR/VR 기술을 이용한 교육의 증가가 초래할 부작용은 없을까?


김성완 통코칭 대표 coach@tongcoaching.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와 인화원에서 인사 조직 관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며, LG디스플레이 HRD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창조적 문제해결자 가치경영』이 있다.

  • 김성완 김성완 | 통코칭 대표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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