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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4.0 시대의 인재

Knowing보다 Sharing과 Doing, 교실 밖 경험과 실천이 인재 만든다

이찬 | 237호 (2017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식의 습득’과 ‘정답 찾기’에만 몰두한 인재육성 방식 대신 ‘활용’ 과 ‘창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재 육성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기법으로 ‘70:20:10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70:20:10 프레임워크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학습 방법 중 경험과 실천을 통한 자기주도형 학습이 70%, 조직 구성원 간 의사소통과 공유를 통한 사회적 학습이 20%, 전통적 형식학습이 10%의 비율로 이뤄져야 한다는 교육 방법이다. 이 교육법은 강의실에서의 집체 교육보다 교실 밖 경험과 실천 학습, 그리고 상호 간의 소셜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수동적 학습법인 ‘learning by knowing’보다는 소통하고 나누며 학습하는 ‘learning by sharing’과 경험과 실천을 통해 학습하는 ‘learning by doing’을 중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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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4차 산업혁명’이다. 각종 포럼, 학술대회, 다큐멘터리, 정책 세미나 등의 키워드를 보면 분야별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은 혁명적 기술의 발달로 산업 지형과 일자리 지형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Schwab, 2017).
4차 산업혁명은 사람, 기계, 지능, 데이터, 서비스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Cyber-Physical System)의 시대다(Global Challenge Insight Report, 2016). 이로써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며 로봇과 인공지능의 역할이 점차 넓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직업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의 유토피아의 도래로 봐야 할지, 디스토피아의 시작으로 봐야 할지는 단언하기 이르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하는 국가 연구기관인 독일 공학한림원(Acatech·아카텍)은 인더스트리 4.0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를 다음의 두 가지 시각으로 압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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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인더스트리 4.0으로 인한 변화가 사회 전체의 삶의 질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이다. 반면 인더스트리 4.0으로 인한 혜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됨으로써 사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아카텍은 이 같은 두 가지 시각을 바탕으로 고용, 조직, 노동환경, 역량 등의 각 4가지 영역에서 예견되는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데 고용 영역에서는 인더스트리 4.0으로 인한 자동화가 노동력을 대체해 일자리 시장의 규모가 전체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 오히려 자동화로 인한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수 있다는 희망이 양립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단순반복적인 사무행정과 저숙련(Low-skills), 저소통(Low-communication) 업무는 로봇, 인공지능 등의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Chui et al., 2015),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강조되는 영역에서 새로운 직업들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인간의 노동력 자체에 대한 수요가 줄지, 늘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자동화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에 대한 강조와 이에 따른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의 변화는 분명하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주요 HR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과 비교해 2020년에 요구되는 역량으로서 ‘품질 관리 역량’과 ‘경청 역량’ 대신 ‘감성지능’과 ‘융통성’이 순위에 올랐으며 2015년에는 10위에 머물던 창의성이 2020년에는 3위를 차지하며 미래 가장 요구되는 역량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같은 결과는 직업인들이 가져야 하는 필수 역량이 산업유형과 지역 등을 불문하고 단기간에 급변할 것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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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직업인들이 가져야 하는 역량, 상위 10개를 살펴보면 1위 복합적 문제해결능력(Complex Problem Solving), 2위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3위 창의력(Creativity), 4위 인적자원 관리 역량(People Management), 5위 대인관계 역량(Coordination with Others)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 아카텍이 발표한 ‘인더스트리 4.0에 따른 역량(Skills for Industrie 4.0)’ 보고서에서도 현재 기업 교육 훈련 현장에서 요구되는 필요 역량으로 다음 5가지가 꼽혔다. 1위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간학문적 사고(Interdisciplinary thinking), 2위 프로세스 노하우(Process Knowhow), 3위 리더십 역량(Leadership competencies), 4위 혁신 과정 촉진(Promoting innovation processes), 5위 문제 해결(Problem-Solving skills) 순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한 2020년 요구 역량과 아카텍이 발표한 기업요구 역량 순위는 공통적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기계가 대체하기 힘든, 인간 고유의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보다 고차원적인 사고와 그에 따른 실천적인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필수역량이 단순히 익히고 아는 것만으로는 습득되기 어려우며,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조직 내 인재가 육성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지식의 습득과 ‘정답 찾기’에만 몰두한 인재 육성 방식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학습과 훈련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돼 온 ‘아는 것’과 ‘기술 습득’에 대한 초점을‘재료를 쓸 줄 아는 것’ ‘없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등으로 옮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재 육성 방법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즉 ‘활용’과 ‘창조’에 방점을 찍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 육성 방법에 대한 집중 조명을 통해 AI와 협업 가능한 인재 육성 전략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인더스트리 4.0 시대의 창의적 인재 육성 방안: 70:20:10 모델

‘활용’과 ‘창조’에 방점을 둔 인재 육성은 어떻게 실현이 가능할까? ‘활용’과 ‘창조’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의 결과로 도출될 수 있는 산물이다(Takahashi, Hatano, Inaba, Onoda, & Simunovic, 2013). 지속적인 도전과 시도, 아는 것에 대한 실천이 이뤄질 때 조직 내 ‘활용’과 ‘창조’가 활발해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육성에 걸맞은 방법으로 새삼스레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70:20:10 프레임워크’다. 70:20:10 프레임워크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학습 방법 중 경험과 실천을 통한 자기주도형 학습이 70%, 조직 구성원 간 의사소통과 공유를 통한 사회적 학습이 20%, 전통적 형식학습이 10%의 비율로 이뤄져야 한다는 교육 방법이다. 이 교육법은 강의실에서의 집체 교육보다 교실 밖 경험과 실천 학습, 상호 간 소셜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집합식 교육을 통해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learning by knowing’, 소통하고 나누며 학습하는 것을 ‘learning by sharing’, 경험과 실천을 통해 학습하는 것을 ‘learning by doing’이라고 할 때, 우리는 그동안 주로 knowing을 학습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인재 육성은 더 이상 knowing만으로는 길러내기 어려우며 doing과 sharing에 집중된 학습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대 요구에 적합한 인재 육성이 가능하다.

이 같은 학습은 업무 현장에서 조직 구성원이 자유롭게 도전과 실험의 기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학습의 ‘장(場)’을 설계함으로써 구현된다. 즉, 형식 학습의 틀에서 벗어나 도전과 실험을 통해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의 경계가 허물어진 자발적 학습과 상호의존적 학습이 활발해지도록 업무현장과 학습의 현장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 같은 70:20:10 프레임워크의 적용은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디딤판으로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필자는 DBR을 통해 70:20:10 프레임워크의 실천 사례와 각 사례가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해 각 기업에 맞는 인재 육성 전략과 세부적인 개입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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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 전략 70: 마이크로소프트사의 Garage Building 및 CJ E&M의 Global Talent Academy

70%, 즉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은 업무 현장 속에서 이뤄지는 체험적이고 실천적인 무형식학습을 의미한다. 업무 수행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동료들과의 동시적, 비동시적 상호작용을 통해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형식적, 무형식적으로 습득해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엔 비주도적 학습과 자기주도적 학습이 혼재하며 상호의존적 학습뿐만 아니라 학습도구나 학습정보로부터 활성화되는 독립적 학습도 포함한다.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은 습득된 지식의 직접적인 ‘활용’이 즉시 가능하기 때문에 학습 전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인 동시에 새로운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 도전과 시도가 반복되는 ‘창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70%의 학습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의 Garage Building & Project를 들 수 있다. 미국인들이 차고(garage)에서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통해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며 배우는 문화에서 개념을 차용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차고와 같이 혁신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Garage Building을 만들고,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싶은 도전 과제를 Garage Project로 두어 직원들의 자율적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Garage Building은 일명 ‘창조창고’라고도 불리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지사가 위치한 16개국의 주요 도시에 이를 설치하고, 각 Garage Building이 상호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Garage Project는 주 업무와는 별도로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연구개발 주제를 선정해 1인 또는 소그룹으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원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산출물을 시장에 공개하고 이후 수집된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수정함으로써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직원들에게 시행착오와 실패, 도전 및 실천의 장(場)을 물리적, 심리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의 창출을 유도하며 임직원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통한 혁신적 업무행동을 촉진하고 있다.

국내에도 70%의 학습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CJ E&M이다. CJ E&M은 한국 문화를 글로벌 주류(主流)시장으로 진입시키고, 2020년까지 글로벌 톱10 문화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적 목표 아래 글로벌 전문가 양성을 위한 글로벌 육성체계(Global Talent Academy)를 도입했다. 글로벌 육성체계는 신입사원을 포함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언어는 물론 다른 문화의 이해, 글로벌 리더십 등 글로벌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70%를 가장 잘 실천하는 프로그램이 ‘글로벌 인사이트 트립(Global Insight Trip)’이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에 신사업 기획, 콘텐츠 기획, 벤치마킹 등 주제 선정, 사전조사 및 실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탐방 기회를 부여해 글로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는 최장 16일 동안 사업 진출 희망 국가를 방문해 시장 동향 탐색, 글로벌 트렌드 및 신규 아이템 발굴 등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프로그램 참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 및 이문화 이해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실제 신사업 진출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로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 속의 학습 전략 20: Tesla의 Townhall Meeting 및 Gore & Associate 의 대블타임(Dabble Time)

20%는 직장 상사 및 동료 등 타인을 통한 상호의존적 학습을 의미하며 흔히 소셜러닝(Social Learning)으로 잘 알려진 방법이다. 소셜러닝은 조직구성원들 간의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집단지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전문적인 외부 코치가 조직의 임원들을 심리적인 측면과 리더십에 중점을 두며 개별적인 역량개발을 도모하는 ‘임원코칭’, 임원이나 경영진이 자신의 부하와
1대1 관계를 형성하면서 멘토링을 받게 되는 역발상의 ‘리버스 멘토링’, 학습을 목적으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실천공동체(CoP)’, 오프라인 학습이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백채널’ 등 무궁무진하다. 이와 같은 활동은 동료 간 학습(peer learning)을 발생시킨다. 소셜 러닝은 조직구성원 개인의 한정된 지식과 정보를 정해진 플랫폼을 경유해 집단지성화하기 때문에 개인 및 조직의 창의적 역량 제고에 유리하다.

이러한 소셜 러닝의 기능을 모범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사례로는 테슬라(Tesla)의 타운홀미팅(Town hall Meeting)이 있다. 토론을 통한 참여민주주의 방식에서 착안한 활동으로 테슬라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전사적인 현안을 임원을 포함한 조직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 중이다. 본래 최고경영자-임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타운홀 미팅을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만 테슬라처럼 참가를 희망하는 직원을 모집해 이들 모두를 대상으로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이를 생중계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테슬라에서는 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사 운영 방식 및 제품 현안 등과 관련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

또 다른 소셜러닝 사례로는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Gore & Associate)의 대블 타임(Dabble Time)이 있다. 대블타임은 일명 장난치는 시간으로 불리는데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 정도로 여길 수 있다. 잡담, 휴식, 운동 등 그 어떤 것도 상관없이 말 그대로 물장구치듯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그 과정 안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실제로 그렇게 도출된 많은 아이디어가 제품 개발과 혁신적 성과로 이어진다. 대블타임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같이 고민해 보고 질문해 보는 시간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열리는 압박이 있는 회의(미팅)의 개념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시간으로 연결된다.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는 대블타임을 창조와 혁신의 구심점으로 삼으며 임직원들 간에 보다 풍성한 대블타임을 갖도록 격려하고 있다.



강의식 학습 전략 10: GE의 예술을 통한 교육, 에어비앤비 데이터 대학교, 그리고 서브원 소행쉼

10%는 전통적으로 제공하던 집합식, 강의식 교육 등을 포함하는 형식학습을 의미한다. 최근엔 형식학습에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나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스마트러닝, 학습 큐레이션 등을 적용해 학습몰입도와 현업 적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10%를 새로운 관점으로 도입해 교육을 진행하는 사례로는 GE가 있다. GE는 임원들의 리더십 교육을 음악과 미술 등 예술을 통해 진행한다. 현악 4중주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조화와 지휘자의 역량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하며 워터 마블링 기법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당면할, 통제될 수 없는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강사 주도의 강의 형태가 아닌 교육 참가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참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 형태인 것이다. 이 같은 예술을 통한 리더십 교육은 스스로 통찰을 얻고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반추해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형식 학습임에도 자기성찰과 비판적 사고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도록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10%의 형식 교육에서 다뤄야 할 핵심 콘텐츠로는 데이터 활용 역량을 꼽고 있다. 아카텍은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또한 사회의 변화에 맞춰 데이터 역량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으며 해당 기술은 공공, 민간영역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형식교육을 잘 실천하고 있는 사례로는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bnb)’를 꼽을 수 있다. 회사 안팎의 데이터 분석 및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에 대한 증대되는 요구에 대응해 에어비앤비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수준별로 교육하는 사내 대학을 설립했다. 에어비앤비 내 데이터 대학교는 100-level, 200-level, 300-level 등의 3가지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00-level 프로그램의 경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결정 과정의 기초를 학습하는 초급 과정으로, 전 직급 및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200-level 프로그램 이후부터는 SQL, Tableau, ERF 등 특정 소프트웨어를 학습하는 중급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일반 직원들도 PM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주목표다. 300-level 프로그램은 파이톤 언어, 머신러닝 등 심화된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으로 전문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의 집합교육을 새로이 활용하고 있는 방안들도 있다. 직무 역량이나 리더십 등과 같은 영역은 70%, 20%에서 모두 해결하고 집합교육을 통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이다. LG서브원은 소행쉼(소중하고 행복한 쉼의 시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진정한 몸과 마음의 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은 주임에서 책임까지 모든 직원들이 참여하는 전사 과정으로, 1박2일간 진행된다. 요가, 명상, 숲 활동, 아쿠아 테라피, 밸러스 워킹, 약선 식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입소 시 1대1로 몸의 전반적 상태를 검사하고 퇴소 시 재검사해 프로그램이 실제로 참가자들의 몸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를 확인한다. LG서브원은 소행쉼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 및 조직 내 관계 개선 등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10%의 집체교육을 임직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챙기는 데 활용함으로써 조직 몰입도를 높이고 업무 능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인재육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BMW 사례

4차 산업혁명의 태동지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은 제조업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을 제시했다. 독일은 각 기업, 연구기관, 노동조합 등에서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산업 인터넷을 통한 자동화를 이끌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는 독일 전역의 제조기업에서 스마트팩토리 등을 구현하고 있다. 독일의 스마트팩토리의 특징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에 의존해 구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카텍(2017)의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국가별 혁신 지수는 스위스(75점)가 1위, 독일(55점) 2위, 영국(52점) 6위, 미국(51점) 11위, 한국 (50점) 13위, 일본(42점) 20위 등이며, 2017 국가별 디지털화지수는 핀란드(70점) 1위, 영국(64점) 4위, 미국(62점) 9위, 한국(49점) 12위, 독일(44점) 17위에 머물고 있다.

독일이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위치하지 않더라도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제 무대에서 미국, 영국, 중국 등에 패권을 뺏기지 않아야겠다는 절박함에서 우러나온 국가적 전략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BMW 벨트는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중 하나로 현재 유비센스, 지멘스, SAP 등과의 합작을 통해 약 99%의 공정을 자동화하기에 이르렀다. 즉, BMW의 차가 한 대 탄생하기까지 99%의 단순 조립 과정은 로봇의 노동력으로 채워지고 인간의 노동력은 1%만 개입되는 것이다. 인간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1%는 대부분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데 고객의 세부 주문사항에 맞춰 차체를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의 고유 능력인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요구한다. 단 1%이지만 이는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BMW의 스마트팩토리가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이끌 수 있었던 기저에는 BMW에서 1921년 이래로 진행하고 있는 도제 제도가 핵심이다. 2015년 말까지 약 4600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해낸 도제 제도는 전 세계 BMW 각 지사에서 약 200개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급속하게 발전하는 기술의 속도와 이에 대한 공정 과정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조직 구성원을 해당 변화에 ‘소외’시키는 것보다 이들을 적극적인 수용자로 ‘참여’시키는 것이 곧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신념을 도제 제도를 통해 지켜온 것이다. 이 같은 믿음은 혁신적 변화라 불리는 인더스트리 4.0 시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으며 BMW는 변화를 주도하는 흔들림 없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같은 결과의 근간에는 조직 구성원에 대한 꾸준한 인재 육성 전략이 있었다.

아카텍(2017)은 인더스트리 4.0을 대비해 조직 전체가 경쟁우위를 점하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모든 조직 구성원의 역량 수준이 향상되는 ‘업스킬링(Upskilling)’ 현상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직이 전문화된 역량 수준을 모든 조직 구성원이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끈다면 조직 전체의 역량이 향상돼 ‘업스킬링(Upskilling)’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곧 조직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러나 이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곧 조직 내 구성원의 역량은 ‘양극화(Polarisation)’될 것이며 일부 조직 구성원에 대한 소외, 박탈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인더스트리 4.0에 대비한 인재 육성이 필요한 이유, 조직과 조직 구성원이 모두 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결론 및 제언

4차 산업혁명은 그 어떤 산업혁명보다 빠르고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에 특히 더 큰 파급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농업적 근면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한강의 기적’과 같은 방식이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재료를 쓸 줄 아는 것’ ‘없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즉 ‘활용’과 ‘창조’ 역량이 절실하다. 이에 조직 내 창의적 인재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필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 가이드라인으로 ‘70:20:10 프레임워크’를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치적 비율의 의미보다는 경험과 실천을 통한 학습과 소셜러닝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역할로서 70:20:10 프레임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조직의 인재 육성 패러다임의 혁신적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70:20:10 모델의 실천적 방안으로 필자가 강조했던 도전과 실험을 통한 학습의 ‘장(場)’ 설계를 통해 단지 지식을 전달했던 과거 인재 육성 패러다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현승준(가톨릭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이찬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chanlee@snu.ac.kr

필자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LEGO Korea에서 HR Specialist로 일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HRD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LG전자 서비스 미국법인 인사부에서 일했다. 현재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육연수원 원장이기도 하다. 한국창의성학회 부회장, ATD Korea Summit 위원장 등의 경력도 갖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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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catech. (2013). Securing the future of German manufacturing industry Recommendations for implementing the strategic initiative INDUSTRIE 4.0 Final report of the Industrie 4.0 Working Group.

3. Acatech. (2017). Skills for Industrie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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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 | - (현)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 전 레고코리아 인사 담당
    - LG전자서비스 미국법인 인사팀 근무
    chanle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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