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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도기업 변화 트렌드

매일매일 평가와 실질적 피드백, 창의적 조직 위한 해법

박형철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글로벌 선도기업 변화 트렌드

 

매일매일 평가와 실질적 피드백, 창의적 조직 위한 해법

 

Article at a Glance

 

글로벌 기업들은신상필벌을 위한 평가가 아닌 조직원의 코칭과 역량 개발에 도움을 주는 방식다양한 목표와 변동성을 수용할 수 있는 목표설정 및 관리방법연중 행사가 아닌 상시적인 운영

△기계적인 보상이 아니라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성과평가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문화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고, 평가자로서 관리자의 역량이 부족한 한국 기업이 이런 방식의 변화를 바로 채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기업들은 성과 관리 목표의 재정립, 성과관리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기, 보상의 다양화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성과평가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관리를근본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는 글로벌 비즈니스 이슈 중 하나다. 경영환경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급격해짐에 따라 개인과 조직이 성과를 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조직과 일에 몰입하는 방식이 이전과는 다른 세대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써 과연 이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하고 인정해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성과관리 이슈와 연결된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저성장의 구조화, 경영성과의 일관성 약화, 글로벌 경영과 운영의 강화라는 거시적 요인도 기존의 성과관리를 다시 바라봐야 하는 중요한 동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2015 머서 글로벌 기업 성과관리 전환방향 심층조사

 

머서는 2015년 세계 70여 곳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에 대한 성과관리 실태를 심층 조사했다. 과반 이상의 기업들이과연 현재의 성과 관리가 전략적으로 맞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현재의 성과 관리가 정말로 사람들을 동기부여하며, 일과 조직에 몰입하게 하고, 더 나은 사업목표를 달성하는지에 대해 물음표가 생긴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성과평가에 대해해야만 하는 일’, 혹은 일종의필요악(necessary evil)’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약 75% 이상이 ‘2년 내에 성과관리제도와 운영의 변화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변화를 추진하는 기업 중 약간의 변화가 아니라 혁신적인 변화, 전혀 새로운 국면의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도 응답 기업의 과반에 가까운 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변화의 방향에 관련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향후 새로운 성과관리제도의 주요 방향으로 조사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자기 조직 특유의 사업목표와 산업과의 연계성 강화

● 프로세스와 운영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요소 강화

● 한 번 정해지면 불변하는 목표보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수정 가능한 목표 조정 방식의 도입

● 단순한 개인 과업 완수보다는 협력(collabo-ration)에 중점

● 코칭 및 역량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요소 강화

●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투명성

● 성과창출이 곧 조직문화로 체화될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의 강화

 

 

 

 

 

성과평가 결과 활용 영역 및 방안에 대한 인식변화

 

성과관리제도의 주요 요소는 지표, 프로세스, 결과 활용방안 등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이 중 성과관리제도의 존재 이유이자 작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활용방안이다. 즉 성과평가결과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가에 따라 성과관리제도의 모습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조직과 개인에 미치는 영향력의 모습과 크기도 영향을 받게 된다. 머서 조사에서 성과평가 활용방안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이 포착됐다. 전통적인 상식 혹은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프랙티스(practice)를 깨고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성과관리제도를 변경하거나 개선한다고 할 때의 단골 소재는성과와 보상의 연계 강화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 보상과의 연계 방식 변화를 고려하는 기업 가운데 약 22%는 오히려 평가결과와 개인보상 간의 연계성을 약화시키거나 폐지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의 기업은 평가결과를 입력하면 기계적이고 수학적인 공식에 의거해 임금 인상률과 보너스가 결정되는 방식을 탈피해 좀 더 탄력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평가결과와 보상 간 연계성을 변화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변화에 대한 욕구는 전통적으로 평가결과에 의거해 임금인상, 보너스, 승진 등을 결정하는 방식이 개인이 더 큰 목표로 나아가게 하거나, 조직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강화시키거나, 창의적이고 새로운 제품과 고객을 개발하는 데 몰입하고 몰두하게 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음을 인식하는 데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존 우수 성과자 못지 않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협력을 이끌어내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미래 시장에 대비하려는 의지가 강한 잠재적 미래 성과자의 개발도 중요해진 것이다. 현재 당장은 성과가 없더라도 보상하고 개발시켜야 할 미래의 인재에게 쓸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보상과의 연계성에서 탄력성을 증가시키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또 더 높은 보상을 받기 위해 쥐어짜듯 무리해 성과를 내거나 타인과의 협력보다는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등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싶은 것도 성과관리제도 변화 필요성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평가결과를 인재 육성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평가결과를 단지 신상필벌의 도구로 쓰기보다 개인 역량 개발, 리더로서 부하직원의 육성 등을 위한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성과평가는 목표를 달성하고, 결과에 대한 보상의 근거로 활용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보다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미래와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근거이자 도구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될 것이라 예상된다.

 

성과평가 방식의 전환 및 새로운 시도들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시험하고자 하는 분야는 결과의 활용에만 있지 않다. 평가방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는 강제등급배분 혹은 상대평가 요소를 덜어내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평가하는 연 단위 평가에서 벗어나 상시적으로 관찰하고 피드백하며 지속적으로 역량개발과 목표달성을 유도하는상시 평가 커뮤니케이션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미 구글, GE, 마이크로소프트, IBM, 딜로이트, 액센츄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평가방식을 전환했거나 추진 중이다.

 

 

다음은 액센츄어의 최고경영자(CEO) 피에르 낭텀(Pierre Nanterme)이 성과관리제도를 개편하며 남긴 말이다.

 

“우리는 일 년에 한 번 실시하던 연말평가와 평가결과를 개인별로 등급화하는 방식을 중단할 것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평가는 보상을 결정하거나 승진을 시키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 아니다. ‘이 사람이 이 일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재인가(right talent to the right job)?’그 일을 좀 더 잘하기 위해서 어떤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가를 알고, 실질적으로 개개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해서다. 직급이 비슷한,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을 묶어 강제적으로 랭킹을 매기는 방식을 통해서는 누가 그 일에 적합하고, 누가 그 일을 잘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인도 방갈로르에서 일하는 주니어 스태프와 미국 워싱턴에서 일하는 주니어 스태프를 직급이 같다는 이유로 묶어서 서열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무의미하며,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 간의 경쟁만을 조장한다.

 

이것보다는 당신의 역할은 무엇이며, 하는 일은 무엇인데, 그것을 당신이 과연 잘하고 있는지, 더 잘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는지, 그러려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넘치는지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고 의미 있다. 특히 새롭게 조직에 들어오는 새로운 세대(millennials)는 좀 더 즉각적인 변화, 피드백, 코칭을 필요로 하고 늘 변화를 추구한다. 이들에게 연초에 한 번 불변의 목표를 주고 연말에 가서 평가하는 방식은 전혀 맞지 않다. 비단 새로운 세대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에 대해서도 급변하는 환경과 경쟁양상에 맞서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매일매일의 일에 대한 평가와 실질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성과평가제도가 이런 목표들을 이룰 수 있도록 정착하고 전환시킬 것이다.”

 

 

이는 향후 성과관리의 구체적인 목표와 내용에 있어 이뤄질 많은 변화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과관리에 있어 평가의 목표는 개인이 해당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를 파악하려는 것(right fit between talent and position), 실질적인 성과유도를 위해 행동을 관찰하고 피드백하는 주기를 더욱 자주 세밀화해야 한다는 것, 성과관리는 근본적으로 정해진 목표달성은 물론 수시로 변동하는 사항에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기회를 잃지 않도록 조직과 개인을 관리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 새로운 세대를 육성하고 개발하는 데 적합해야 한다는 것 등이 핵심이다.

 

이런 변화 추세는 머서의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심층조사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환경에 가장 적합한 이상적인 성과관리의 모습을 각 요소별로 선택하게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상필벌을 위한 평가보다는 코칭과 역량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비탄력적으로 정해진 목표보다는 다양한 새로운 목표와 변동성을 수용할 수 있는 목표설정 및 관리방법이 고안돼야 하며, 1년에 한두 번 시행하기보다 상시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기계적인 공식에 의한 보상연결보다 좀 더 전략적이고 탄력적으로 결과가 보상에 연계되는 편이 낫고, 개개인에 대한 지도와 지침보다는 집단적으로 공통의 미래 목표에 협력하며 매진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시키는 근거로서의 유용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전적 선결 요인들이 존재한다.

 

①포지션 중심의 인사(position-based HR) 체계의 정착: 사람 중심이 아니라 직무, 나아가 개별 포지션이 인사의 시발점이 되는 방식으로의 정착이 필요하다. 즉 좋은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이 할 만한 일을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략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일과 포지션을 우선 도출하고 이를 가장 잘할 만한 사람을 뽑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인사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② 인사 데이터 및 인사정보 시스템의 고도화(Data-driven HR): 매일매일의 성과행동을 관찰, 기록,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과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사관리도 빅데이터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기존 PC에 의존해 기록하고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동료, 상사, 고객들로부터 평가가 이뤄지는 방식이 좋다. 언제 어디서든 의미 있는 순간을 기록하고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모바일 및 클라우드 기반의 인사정보 시스템이 필요하다.

 

③ 매니저 혹은 리더의 인재 육성에 대한 몰입도, 관찰, 커뮤니케이션, 코칭 역량 강화: 제도나 시스템이 아무리 완벽해도 인재의 행동과 역량을 관찰하고 개발을 유도하는 역량을 갖춘 리더들이 없다면 제도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효과적인 성과관리 및 인재평가를 위한 리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머서가 조사한 연구도 이와 비슷하다. 고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근 성과관리 개선 방향 혹은 이와 연관된 인사 체계 변화 방향을 보면 평가주기의 상시화, 강제등급 폐기, 직무(포지션) 중심 인사운영 강화, 인사 데이터의 적극적 축적 및 활용, 지속적인 리더의 인재 육성 역량 강화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변화를 꾀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먼저 직무 중심의 인사 체계가 정착되지 않고 여전히 사람 중심의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공채방식의 채용이 지속되는 한, 그리고 직무순환이 활성화돼 있는 경우 쉽게 변하기 어렵다. 개인정보보호, 노조 이슈, 인사 데이터의 기밀성 등으로 인해 인사정보의 축적과 이의 활용에 매우 소극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특히 인사정보가 외부 시스템에 축적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커 클라우드 기반의 인사정보 시스템 도입에 한계가 보인다. 성과평가 전환이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평가자의 역량 때문이다. 평가자들의 역량 수준, 직원 관찰 노력, 커뮤니케이션, 피드백, 코칭역량 등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같이 급격한 수준의 전환을 하기는 어렵다. 이런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직무 중심의 인사 체계로 전환하고, 평가자로서 리더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데 투자를 집중하고, 인사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이고 문화적인 저항감을 줄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현황과 변화 추세

 

사실 성과관리제도 개선은 머서가 2001년 한국에서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클라이언트로부터 가장 요청을 많이 받는 분야다. 2010년까지 그랬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들어 핵심 가치, 기업문화, 리더십, 사내 소통 강화 등의 무형적 조직 이슈가 대두되고 성과관리보다 근본적 기업 체질 개선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성과관리제도 개선에 대한 요청이 많이 줄었다. 필자는 이른바 인사의 3대 축인 성과, 역량, 직무(머서에서는 이를 3P-Performance, People, Position-라 표현한다) 중 성과관리에 대한 요청이 줄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들을 만날 때마다 주요 이유를 물었는데 답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개인 성과관리 무용론이다.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수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 성과관리 시스템 개선을 시도했지만 거시적인 측면에 따라 조직성과가 좌우될 뿐 성과관리로 인해 개인성과가 향상된다는 데 확신이 없다고 했다. 둘째, 개인 성과관리는 오히려 조직 내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구성원을 압박해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등급, 강제배분, 지표 등을 이용한 방식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개인들을 하나 또는 몇 가지의 표준화된 방식으로 평가하고, 등급화하고, 이를 보상과 승진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데 부담감을 토로했다.

 

세 번째는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역량에서 비롯됐다. 역량 부족은 목표설정, 조직과 개인 목표 간의 효과적 연계, 성과향상을 위한 관리자의 객관적 평가 및 효과적 피드백의 어려움 등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네 번째는 노조 이슈였다. 임금 인상, 보너스 지급재원 등은 노조와의 협상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했다. ‘성과관리라는 단어 자체가 노조와 갈등을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이 커서 현재 상황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슈화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본 것이다.

 

 

평가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자주 실시하거나, 상대평가를 포기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거나, 업적 외에 역량지표나 가치지표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졌음에도 이 네 가지 이유 때문에 뚜렷한 개선효과가 없었다. 제도로서는 형식적으로 존재하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사실상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죽은 성과관리제도가 돼버린 조직이 많아졌다.

 

하지만 2014년 중반을 기점으로 다시 성과관리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에 대한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성과관리를 적극적으로 운영하지 않았음에도 조직문화 활성화나 조직 내 갈등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조적 장기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성과관리에 대한 기업의 고민이 자연스레 커진 것도 한 이유다. 그렇다면 향후 성과관리 개선의 주요 고려사항은 과거와 어떤 점이 달라야 할까.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개선을 위한

핵심 요소 및 전환 방향

 

첫째, 성과관리 목표의 재정립이다. 특히 개인 성과 관리에 있어서는 그 목표가 단지 승진과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역량과 경력개발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성과관리가 조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나 자신의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구성원에게 정착돼야만 결과에 대한 수용성과 활용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성과 점검주기를 세분화하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목표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피평가자 스스로가 자발적인 해답을 찾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결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역량개선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도입하고 관리자들의 코칭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의 성공이 눈에 두드러지게 하면 조직 전체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둘째, 성과관리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단 제도는 바꾸기 쉽고 문화는 바꾸기 어렵다는 전통적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이의 동인이 되는 제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강화화고 일관되게 운영해야 한다. 성과관리제도야말로 조직 내 필수요소인 발전적이고 건강한 경쟁문화 형성, 목표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 등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제도다.

 

노키아와 HP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을 꼽으라면 아마도 조직 내 경쟁의 강도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복지가 훌륭하고 자유롭게 일하는 듯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모두 세계에서 개인 성과관리 체계의 강도가 가장 높은 회사다. 사실 이들은 전통기업에 비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거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조직문화와 관리 측면에서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회사이다.

 

즉 전통기업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효과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강도 높은 개인 성과관리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회사의 개인 성과관리의 핵심은 동료 압박(Peer Pressure), 자율성, 성취감이다. 잦은 성과 커뮤니케이션과 목표달성 진행과정에 대한 폭넓은 공유를 통해 조직 내에서 책임의식을 명확하게 한다. 또 보상은 기존 성과달성의 가장 큰 보상인 금전적 보상에서 나아가자율성과 권한으로 확대된다. 우수 성과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개개인은 스스로 더 나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경쟁을 스트레스로 생각하기보다 자기계발의 기회로 생각하고 활용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정착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잘못으로 팀이나 회사의 성과가 저해되고 있는지 자각하게 하고, 굳이 일부러 저성과자를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많은 조직들이 이런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교육이나 조직문화 개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성과관리제도의 구축과 지속적이고 일관된 운영이 함께 이뤄져야 달성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성과관리 결과에 따른 보상의 다양화다. 성과관리 결과는 당연히 승진과 금전적 보상에 연계돼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쳐선 안 된다. 보다 개인화된 역량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구성원들이내가 회사의 성과관리 시스템을 잘 따랐더니 이만큼 발전했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과 방식이 더욱 세분화되고 개인화돼야 한다.

 

즉 전통적인 역량개선 교육 외에 실질적으로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업무부여와 목표조정, 외부 프로그램의 활용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입증됐듯이 자율성과 권한 위임도 우수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적극 활용돼야 한다. 자신을 개발해 목표를 달성했고, 이에 따라 자신 특유의 목표달성 방식이 인정받았다고 느낄 때 더 높은, 더 새로운 목표에 대한 열정도 강해지는 법이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보상은 바로 자율성과 권한의 크기를 확대하는 것이다.

 

성과관리는 조직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활동이 될 것이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열정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에 핵심 성공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기업과 경영자들이 조직성과 관리만큼이나 개인 성과관리도 중요하게 다루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박형철 머서 한국법인 대표 andy.park@mercer.com

 

박형철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테네시주립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앤더슨 컨설팅과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머서(Mercer)의 한국 지사장 겸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글로벌 인재관리 전략, M&A 후 인사통합 및 성과관리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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