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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Planning

직접 리드하고, 체크하고, 희생하고 PM의 리더십, 열정을 불 지핀다

허헌 | 182호 (2015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HR, 자기계발

 

 

직급이 올라갈수록혼자 잘하는 전문가보다는조직과 구성원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 특히 조직 내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직원을 한데 모아 일하는 프로젝트팀에서는 프로젝트매니저(PM)의 역량이 일의 성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좋은 PM의 필수조건은 구성원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사적 목표관리를 설정하고 구성원 간 공감대 형성에 힘써야 한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직접 리드하고 돕고 체크하기, 부서 간 이기주의가 발현되지 않도록 평가 체계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팀은 상황에 따라 조직 내 구성원 중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고 프로젝트 완료 후 각자의 소속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매우 활용도가 높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에서 프로젝트 단위의 유동적인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각기 다른 소속의 구성원들을 아울러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이하 PM)키 맨(Keyman)’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한 사람의 유능한 PM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장비 관련 연구개발(R&D) 및 제조, 생산 체제를 갖춘 T업체는 창립 초기인 2000년대 초 업계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대규모 신규 사업을 추진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투자가 신규 사업에 집중되면서 기존 사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들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기존 사업의 매출 및 이익 확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존 사업 조직구성원들은 신규 사업에 집중하는 회사의 방침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에 대한 열정마저 약해져 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결국 P 사장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는 프로젝트의 리더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P 사장은 A 임원을 선택했다. 당시 전략 및 사업기획을 맡았던 A 임원이 과연 이 프로젝트를 실행해낼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영업 전문가를 리더로 선택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 사장이 A 임원을 선택한 것은 그가 갖고 있는 리더로서의 역량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P 사장의 선택은 적중했고 회사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위기의 T사를 구한 A 임원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공감대를 형성할 줄 아는 탁월한 소통능력

당시 T사는 마케팅, R&D, 생산, 구매 등 각 부서별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선정해 사업계획에 의한 목표를 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 부서별 KPI 평가에 집중하다 보니 부서 간 이기주의가 팽배해졌다. 전사 차원의 종합적인 목표관리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A 임원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전사적 목표관리에 대해 구성원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여겼다. A 임원은 먼저 해당 본부장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매우 비협조적이었던 본부장들도 경영상황에 대한 공감대 형성(consensus building)이 이뤄지며 PM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전 구성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A 임원은 전체 워크숍에 사장이 직접 참석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전 구성원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이 자리를 통해 기존 사업 구성원들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위기 탈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했다.

 

2) 조직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능력

A 임원은 상품기획심의 단계에서부터 PM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았다. 종전에는 상품기획을 마케팅본부가 주도하고 R&D 본부, 구매부서 등은 이를 팔로업 하는 형태로 제품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가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R&D, 구매, 생산본부 구성원들은 마케팅본부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업무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경쟁사 대비 원가구조 경쟁력이 떨어졌고 불량률도 높아졌다.

 

그러나 A 임원이 상품기획단계에서부터 해당 부서 팀장들을 한자리에 모아 집중 논의 과정을 거친 끝에 결론을 도출하기 시작하면서 각 부서의 역할 이해는 물론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요인도 해소되기 시작했다. 상급자끼리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하부 구성원 간 상호합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구성원들의 열정도 배가돼 제품 개발, 생산 및 판매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3)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조직역량 향상 스킬

A 임원은 전사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상품기획심의에서 확정된 R&D 일정 및 원가실적은 물론 구매원가 목표 대비 실적, 생산일정 목표 대비 실제 생산일정, 마케팅 납기일정 대비 실제 납기 등 각 부서 간 역할에 대한 관리지표를 만들어 이를 각 제품단위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목표와 연동된 본부단위 KPI 지표를 재설정하고 연초 확정한 부서별 KPI를 수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성과관리를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해당 제품의 이익과 이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어느 부서에 있는지 책임을 가리기 쉽게 했다. 성과평가에 있어서도 각 본부가 한 일을 PM 부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이를 각 부서가 공유함으로써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공개원칙을 내걸었다. 성과평가에 대한 불만이 줄면서 R&D부서와 생산부서, 구매부서가 상호 자발적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4) 직접 리드하고, 돕고, 체크하는 추진력과 통제력

PM 운영의 핵심 성공요인(Key Factor for Success)은 프로젝트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해당 부서 간 역할 조정과 구성원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A 임원은 부서 간 역할 조정 및 성과관리지표 설정 후 각 부서장에게 맡겨놓는 데 그치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내 직접 직원들을 이끌거나(Lead), 돕기도(Help)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Check)했다. 해당 부서 팀장과 핵심 담당자를 회의실에 모이게 한 후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 밤샘토의도 불사했다. R&D상의 문제점을 생산부서에서 해결하도록 하기도 하고, 구매부서의 문제점을 R&D 부서에서 해결하게 하는 등끝장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했다.

 

처음에는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던 각 부서 간의 이해관계가 집중토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결국은 최선의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A 임원은 주간 단위, 월간 단위 및 때로는 수시로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독려함으로써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오랜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도했다.

 

Mini Box직급별 경력관리 포인트

 

사원-대리급직무전문역량을 키워라

자신의 업무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입사할 때부터 자신의 전문성을 갖기란 쉽지 않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Plan-Do-See에 입각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것은 곧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음을 보여준다. 대리급부터는 자신의 전문 영역을 발견할 수 있는 시기다. 전문성은 독자적인 영역에 관련된 정보와 지식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열심히 학습하되 얇고 넓은 지식보다는 좁더라도 깊이 있는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이 직무전문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내 일, 내 직무만 생각하는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전사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차장급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워라

본격적으로 실무에서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이므로 팀과 개인의 성과가 더욱 중요해진다. 파트장이나 팀장의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테스트받게 될 때이므로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조직 전반의 목표뿐 아니라 동종 업계의 흐름과 경쟁사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그 맥을 잘 파악해야 통찰력 있는 리더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계 내의 네트워크 구축과 활발한 정보 교류 활동이 중요하며 여기서 얻어지는 정보들은 앞으로의 경력관리를 어떤 방향으로 해나갈지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부장급소통과 관계의 역량을 키워라

소통은 기술이다. 소통의 기술이 부족하면 우호적인 관계형성이 어렵다. 불통으로 인해 자칫 아래와 위 모두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직급이므로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노력으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이 정도의 직급이 되면 더 이상 노력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해진다. ‘나는 너희 속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식의 잘못된 사고를 버리지 않으면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거시적인 안목은 절대 생길 수 없다. 자신을 경영하는 마인드가 없는 사람에게선 조직을 경영하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는 인재는 더 이상 조직에서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5) 개인적 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마인드

A 임원은 프로젝트 초기에 구성원들의 열정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PM 실무부서를 연구소 내에 두고 24시간 풀타임 운영체제를 가동할 수 있게 했다. 주말도 없이 진행되는 야근에 대비해 직원들과 숙식을 같이하면서 제품 개발 및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PM이 직접 Lead, Help & Check 함으로써 동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불만이 줄었고한번 해 보자라는 오기와 열정이 생겨 프로젝트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9개월간 진행된 프로젝트의 1차 종료 결과 기존 계획 대비 200% 초과 달성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6) 프로젝트 이후를 생각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

A 임원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을 공유하는 임원회의에서 이후 기존 사업은 물론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도 PM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PM 조직을 사장 직할조직으로 운영함으로써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했다. 또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채널을 구축함으로써 사전 및 사후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 상품기획심의를 통해 해당 부서 간 갈등요인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마케팅, R&D, 생산 및 구매업무가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A 임원의 사례는 개인의 역량이 스펙보다 더 중요해지는 현 시대의 기업환경 변화를 보여준다. A 임원은 영업 전문가도, R&D 전문가도 아니었다. 목표와 성과중심의 유동적인 조직구조로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서는 단순히 오랫동안 경험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탁월한 성과를 통한 역량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직급이 올라갈수록혼자 잘하는 전문가보다는조직과 구성원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 , A 임원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중재자로서의 역량을 가진 적임자였던 것이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있어도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그저 그런 평범한 음식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일류 요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역량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허헌 HRKorea 대표 hh@hrkorea.co.kr

필자는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SK그룹에서 인력개발팀장, 전략기획실장,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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