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느낀다면 조직목표를 바꿔라 부적합 요소 제거하면 성장이 온다

154호 (2014년 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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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 HR

 조직설계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조직의 구조를 설계할 때는 우선 우리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조직의 여러 특성들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잘 구성돼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듀크대 버튼 교수의 조직 진단 설계법은 4분면 그래프를 이용해 이 과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풀어낸다. 방어자, 분석자, 방관자, 모색자 등 크게 4가지로 나뉘는 기업 목표를 우선 확인하고 여기에 맞지 않는부적합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 진단 및 설계의 대가인 듀크대의 리처드 버튼(Richard M. Burton) 교수는 그의 대표적인 조직 진단 설계 매뉴얼 북 ‘Organizational Design: A Step-By-Step Approach’에서 조직이 추구해야 할 단 하나의베스트 프랙티스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버튼 교수는 한 조직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요인들이 다른 방향의 목표를 설정한 조직에서는 큰 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같은 조직이더라도 조직의 목표가 변경되면 조직의 다른 요인들도 역시 적절히 변경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에부적합(misfit)’이 발생하게 되고 이 부적합은 필연적으로 조직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 조직 진단은 이 부적합을 찾는 행위다. 조직설계는 이 부적합을 제거해 나가는 행위다.

 

이런 관점에서 앞서가는 조직을 무작정 벤치마킹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이를테면 조직설계의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고 해서 버튼 교수가 진단 설계했던 나사(NASA·미우주항공국)의 조직 요인들을 내 조직에 무작정 가져오는 것은 자멸의 길에 다가가는 것이다. 나사의 조직 목표와 내 조직의 목표가 방향이 같지 않다면 이런 벤치마킹은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우선 내 조직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조직 진단 및 설계의 출발점이다. , 버튼 교수가 제시하고 있는 13개의 조직 요인인 전략, 환경, 조직구성, 조직 복잡성, 지역 분포, 지식 교환, 과업설계, 사람, 리더십, 조직 풍토, 조정 및 통제, 정보 시스템, 인센티브가 해당 조직의 미래 목표를 향해 정조준하고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 요인들 중에서 조직의 목표가 아닌 엉뚱한 곳을 조준하고 있는 부적합 요인들을 찾아내고 제거함으로써 조직은 성공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아래에 제시할 내용은 필자가 목표가 다른 두 조직을 조사한 사례연구다. 이 두 조직은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버튼 교수의 조직 진단 및 설계 방법1 을 기반으로 이 두 조직이 어떻게 목표에 다가가는지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단계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1 단계: 조직의 목표 진단

버튼 교수의 조직 진단 및 설계 방법은 조직의 목표와 조직의 요인들을 하나의 캔버스에 함께 올렸을 때 조직의 목표와 요인들이 같은 사분면에 놓여 있다면 조직의 요인들이 조직의 목표와 잘 정렬돼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필자가 분석한 두 기업이 각각 어떤 기업인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를 우선 확인해보자.

 

A기업은 2만여 명의 직원과 4조 원 규모의 매출을 가진 국내 유수의 식품제조 및 유통기업으로 주력은 제과 및 제빵이며 다양한 연관사업 다각화를 통해 현재 건실한 재무현황과 함께 탄탄한 국내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포화되고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을 극복하고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자 한다.

 


A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해당 업계에 종사한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과의 인터뷰 결과 지금까지 A기업의 목표는 우수한 원료를 엄선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경쟁사보다 앞선 R&D를 통한 신제품 출시에 바탕을 둔 시장점유율 확대가 핵심이었다. , 조직의 효과성(effectiveness)에 초점을 맞춘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A기업의 미래 목표는 포화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의 마진 폭을 넓히는 동시에 국외 시장 진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효율성(efficiency)와 효과성(effectiveness)에 공히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변화했다.

 

필자가 진단한 또 다른 기업인 B기업은 국내에 처음으로유기농 전통주의 개념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급성장한 외식 기업이다. A기업만큼의 대중적 인지도는 없지만 미식가나 외식산업에 관심 있는 사람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차별화된 한식 및 전통주 메뉴 포트폴리오가 특징인 전형적인블루오션지향 기업이다. 충성도 높은 마니아 고객층을 바탕으로 국내 여러 매장과 해외 매장까지 운영하며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10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B기업의 최고경영자는 30대의 젊은 여성으로 최근 대학가에 일고 있는 창업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B기업은 고객 재방문율이 매우 높고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 5만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차별화를 위한 개별 조달 기반 현지 직송 식자재와 급격한 지점 확장, 전통주 시장의 변화, 모방 업체의 등장 등에 기인한 낮은 수익률이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B기업 최고경영자는 차별화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의 확장을 자제하고 현재의 경영 현황을 개선하고자 한다. , 조직이 추구했던 극도로 높았던 효과성을 낮추고, 낮았던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의 미래 목표를 설정했다.

 

그림 1 A, B기업의 조직 목표

 

 

2단계: 요인 진단

 

a. 조직전략 진단

조직은 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므로 1단계에서 조직의 미래 목표가 설정되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를 달성할 적절한 전략이 현재 잘 구사되고 있는지를 진단한다.

 

어떤 전략을 택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을 구분하기 위해전략적 탐색전략적 활용이란 개념을 두 가지 기본 차원으로 삼으면 조직의 전략은 반응자, 방어자, 모색자, 분석자로 구분할 수 있다.

 

1) ‘반응자는 전략적 탐색이나 전략적 활용의 기회를 잡는 일에 관심이 없는 전략이다. 혁신을 하려는 뜻이 별로 없다. 급한 필요나 문제가 있을 때만, 혹은 꼭 그렇게 해야 할 때만 마지못해 변화한다.

 

2) ‘방어자는 전략의 탐색 정도는 낮지만 활용 정도는 높다. , 혁신의 영역이 좁고 특정 분야에 머무르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 초점은 분명한 전략이다.

 

3) ‘모색자는 반대로 전략적 탐색의 정도는 높고, 전략적 활용의 정도는 낮다. 혁신에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으며 새로운 변화를 꾸준히 실험한다.

 

4) ‘분석자는 모색자와 비슷하지만 전략적 활용에 좀 더 무게를 둔다.

 

그림 2 A, B기업의 조직 전략

 

그림 3 A, B기업의 조직 환경

 

A기업은 이 중분석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A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으면서 또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자원과 역량에 변화를 가하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다. 제품 생산과 관련된 프로세스의 혁신과 표준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있으며, 높은 공장가동률과 통합구매시스템을 통해 내부 자원 활용 시 빈틈이 없도록 하는 등 높은 전략적 활용도를 갖추고 있다. 동시에 A기업은 1년에 무려 200여 개에 육박하는 신제품을 개발해 내고 있는데 단기 수익유지를 위한 계절 상품 개발 및 미래 기회 창출을 위한 혁신적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맞추기 위해 A기업의 주력 제품인 제과, 제빵의 주변 제품군, 예컨대 유제품 산업, 신선식품 산업 등에 대한 다양한 자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는 높은 전략적 탐색도를 의미한다.

 

B기업은 전형적인모색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다른 산업군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업으로 영입하고 새로운 식자재와 레시피,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대체재 산업인 와인 산업에도 진출하고 해외 진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조직의 성장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놓여 있으므로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곳으로 언제나 한 발짝 앞서 나가고자 한다. 이는 높은 전략적 탐색도를 의미한다. 반면, 끊임 없는 변화를 추구함으로 인해 조직의 프로세스는 표준화보다는 임기응변적인 쪽으로 초점을 맞춰 고객의 니즈에 쉽게 적응하도록 최적화됐으며 인적 자원의 활용도 연구소 조직의 인적자원 활용과 유사한 형태를 유지하는 등 전략적 활용도는 낮춰 놓은 형태다.

 

그림 4-1 A, B기업의 조직 구성

 

그림 4-2 A, B기업의 조직 복잡성

 

 

b. 조직환경 진단

두 번째 요소는 조직 환경 진단이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사하는 전략의 토대를 의미한다. 대형 식품제조 및 유통업체인 A기업은 변동적 환경에 놓여져 있다. 거의 1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고 이는 원료 공급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의미한다. A기업이 속한 식품제조업은 경쟁이 매우 심한 산업군으로 많은 경쟁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시시각각 새로운 신규 진입자들이 시장의 문을 두드리다가 사라지곤 한다. 정부의 규제도 심하며 판매 조직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즉 환경 복잡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A기업은 확고한 국내 시장점유율과 생산 공정의 표준화를 기반으로 상당한 수급 안정화에 이미 진입해 있다. 또한 성숙기에 있는 식품제조업은 대체로 예측이 용이하므로 예측 불확실성이 낮은 것으로 진단된다.

 

반면에 유기농 전통주를 바탕으로 한 외식업체인 B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복잡성은 보통 정도다. B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은 주요 개별 고객들과의 관계, 각 매장이 위치한 건물주와의 관계, 전통주를 납품하는 공급업체와 다양한 식자재 업체들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주와 관련한 협회 등의 조직들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다. 위생검사 및 주세 관련 공공기관, 매장이 위치한 지역 커뮤니티들과도 복잡한 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들은 상호의존적이지 않고 비교적 독립적으로 관리 가능하다. 따라서 B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복잡성은 보통 정도로 볼 수 있다. 또한 전통주와 관련한 외식 비즈니스의 변화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환경이므로 B기업을 둘러싼 환경은평온한 환경변동적 환경의 경계선 정도로 진단된다.

 

c. 조직구성과 복잡성 진단

조직의 구성과 복잡성은 조직의 구조도로 쉽게 파악된다. 이는 어떻게 조직이 전문화나 상품에 따라 큰 과업을 더 작은 세부 과업들로 나누는지를 보여주고 또한 의사소통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규정한다.

 

1) 방울형은 조직이 과업들을 하위 부서 단위로 형식을 맞춰 나눠두지 않아서 마치 물방울처럼 일이 뭉쳐 있는 형태다. 과업의 전문화가 거의 없고 직무 명세가 없거나 대충 마련돼 있다. 방울형 기업은 유연하고 지속적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나 고객사나 조직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겐 혼란을 안겨준다. 경영자의 정보 처리 부담이 크다.

 

2) 수직형은 수평적 차별화 수준은 낮지만 수직적 차별화 수준이 높다. 최고경영층과 하부조직을 연결하는 여러 층의 중간 관리 조직이 있다. 정보를 아래로 내려 보내거나 위로 올려 보내는 일을 담당한 중간관리자의 정보처리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3) 수평형은 반대로 수평적 차별화 수준이 높고 수직적 차별화 수준은 낮은 형태다. 따라서 중간관리자의 숫자가 매우 적고 이들이 다루는 정보도 최소한이다. 각 단위 조직이 자율성을 기반으로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개별적으로는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지만 최고경영자가 하위부서들 간의 업무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기업 전체로 보면 비효율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4) 대칭형 기업은 수평적, 수직적 차별화의 수준이 모두 높다. 여러 수평적 조직이 병렬적으로 움직여 같은 종류의 일을 동시에 수행해낸다. 수평과 수직적 차별화의 이상적 균형을 맞추려는 조직 구조로 수평적, 수직적 차원에서 모두 정보 흐름을 조정해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정보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A기업은 기업 활동의 초점이 대부분 제품과 고객에 맞춰져 있다. 조직의 1단계 하부조직이 기능적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개별 시장을 가지고 있는 사업단의 형태로 나눠져 있는 사업부형 조직의 구성을 갖고 있다. 또 각 사업단은 독립적인 기능적 하부 조직을 가지고 있다. 조직의 복잡성에 있어서 A기업은 5단계로 이뤄져 있어 수직적 분화가 높다. 또한 가장 아래 단계인 각 사업단의 하부 기능조직이 세세히 분화돼 있으므로 수평적 분화 역시 높은 대칭형 조직으로 진단된다.

 

B기업의 경우도 기업 활동의 초점이 고객에게 맞춰져 있으며 각 지점별, 즉 지역별로 1단계 하부조직이 나눠져 있으므로 역시 사업부형 조직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B기업은 조직의 복잡성에 있어서 A기업보다는 단순한 편이었다. 보통 정도의 수직적 분화(3단계)와 부서 간 기능조직의 차이가 크지 않은, 낮은 수평적 분화를 갖추고 있는 방울형과 수직형의 경계에 있는 조직이다.

 

그림 5 A, B기업의 과업설계

 

그림 6 A, B기업의 리더십

 

d. 과업설계 진단

과업설계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위 업무 간의 조율을 고려하면서 조직의 과업을 나누는 행위다.

 

A기업은 전형적인 제조업이다. 조직의 가치사슬이 강하게 결합돼 있고 순차적으로 업무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원료를 조달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다시 각 매장으로 배송 판매되고 있으며 각 단계의 업무 분리도가 매우 낮다. 가치사슬에서의 각 하위 업무는 철저히 매뉴얼화돼 높은 반복성을 보이고 있고 실행과정에서의 변동이 거의 없다. 따라서 A기업의 과업설계는 전형적인복잡한 과업설계. 이런 복잡한 과업설계 형태를 가진 조직은 주로 빠른 속도와 정교함을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한다.

 

B기업은 외식 서비스업으로 분리성이 낮고 반복성이 높은 과업설계를 하고 있다. 고객응대, 주문접수, 주방 전달, 조리, 제공, 결제, 환송 등의 순차적 프로세스에 의해 과업이 완성되므로 업무 분리성이 낮다. 또한 각자 맡은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맞춤형 응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외식업체의 반복적인 업무 수행과는 차별화된 업무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B기업은 이를 위해 비정규직 직원의 활용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의 행동을 철저히 관찰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하는 서비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분리성이 매우 낮고 반복성은 비교적 높은 복잡한 과업설계 형태를 가지고 있다.

 

e. 리더십 진단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하기 위해서 위임 선호도, 불확실성 회피도라는 두 기준이 사용된다. 우선 A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신중하고 돌다리도 두드리는 성격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주기적인 시장 조사를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기 제품 전략, 장기 제품 전략을 수립해 시장에 접근한다. 특히 최근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고 대중소기업상생과 관련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그는 A기업의 국내 시장 관련 주요 행보에 매우 신중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최고경영자 리더십의 불확실성 회피도는 높다.

 

그러나 그는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매우 빠른 속도로 실행에 옮기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이 말단 조직원에게까지 전달되는 데까지는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의사결정에 대한 위임을 선호하는 성격으로 최고경영자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할 부분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중간관리자에게 그 역할을 맡김으로써 조직의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A기업의 판매 관련 주요 의사결정은 영업 담당자 중심의 소그룹 회의와 지역별 중그룹 회의를 통해 중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위임 선호도가 높은 것이다. 따라서 A기업의 최고경영자 리더십은 프로듀서형으로 진단된다.

 

반면에 B기업의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은 A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정반대인 마에스트로형이다. B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대단히 저돌적이며 직관적인 판단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도가 매우 낮아서 시장에서 오는 위험 시그널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작은 기회라도 포착되면 빠르게 비즈니스 확장의 계기로 만들어 나간다. 국내의 웰빙 트렌드를 미리 포착해 누구보다도 빠르게 유기농 전통주 외식 시장에 진입했으며 한류 트렌드 역시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포착, 해외 시장에 진입했으며 한류의 변화에 따라 현지 메뉴에 빠르게 변화를 주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전통주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미세한 시그널을 받아들이자마자 신속하게 대체제인 와인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민한 의사결정은 B기업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조직의 의사결정은 본인이 직접 관여하며 의사결정을 위한 모든 정보의 수집부터 분석까지도 본인이 직접 관리한다.

 

2단계: 조직설계

 

a. A기업

앞서 말했듯이 버튼 교수의 조직 진단 및 설계 방법은 조직의 목표와 조직의 요인들을 하나의 캔버스에 함께 올렸을 때 조직의 목표와 여러 조직 요인들이 같은 사분면에 놓여 있다면 조직의 요인들이 조직의 목표와 잘 정렬돼 있다고 판단한다. 즉 이렇게 잘 정렬된 조직 요인들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반면에 조직 요인들이 조직의 목표와 다른 사분면에 놓여져 있으면 부적합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부적합이 발생하면 조직은 이 부적합 요인들로 인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부적합 요인들을 찾아내서 해결해야 한다. 이 조직 진단 방법은 진단자가 매우 직관적으로 부적합 요인을 찾아 낼 수 있도록 해주고 부적합 요인이 조직의 목표와 같은 사분면으로 이동시키도록 함으로써 조직설계를 매우 간단하면서 강력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림 7>을 보자. A기업의 미래 목표는 1사분면, 즉 높은 효율성과 높은 효과성을 추구하는 사분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직의 전략, 복잡성, 리더십은 같은 1사분에 놓여져 있어 적합한 상태에 있다. 이에 반해 조직의 환경과 과업설계는 2사분면, 조직의 구성은 4사분면에 놓여져 있어 부적합 상태에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A기업이 자신의 미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저해 요인이 된다. 이에 필자는 A기업에 다음과 같은 조직설계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림 7 A기업의 조직설계

 

1) 환경: 격동의 환경으로 진입하라

A기업은 환경의 예측 불확실성을 오히려 더 올려야 한다. , 더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을 통해 격동의 환경으로 진입해야 한다. 과감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에 머뭇거릴 필요 없이 현재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투입하라.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강점인 리더십에서의 높은 위임선호도가 이러한 리스크 테이킹과 결합되면 충분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직이 설정한 미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이를 위해서 A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크고 빠른 정보처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2) 조직구성: 매트릭스 조직으로 변신하라

조직의 목표가 지향하는 높은 효율성, 높은 효과성은 격동의 환경에서 분석자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달성 가능하다. 이를 지탱하는 조직의 구성은 현재의 사업부형 조직구성이 아닌 매트릭스조직이어야 한다. 조직이 효율성과 효과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조직의 동맥과 정맥에서 빠르게 흐르는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조직구성이 필요하다. 매트릭스 조직은 조직의 한정된 자원을 조직의 우선순위에 맞게 활용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상황에 조직을 순응시키는 일에 상당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A기업은 우선 조직의 기능적 전문화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하부 조직의 자율적 의사결정권의 위임의 폭을 더욱 확대해 기능적 특화를 제고하라.

 

3) 과업설계: 업무의 반복성을 낮춰라

업무의 반복성은 앞서 언급한 격동적 환경으로의 진입과 유연한 매트릭스 조직으로의 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낮아지게 된다. 현재의 생산관리 및 서비스 관리에 있어서의 높은 표준화는 유지하고 업무 반복성을 낮추는 변화를 부자연스럽게 추구할 필요는 없다.

 

b. B기업

<그림 8>에서 보듯 B기업의 조직 목표는 2사분면에 위치해 높은 효율성을 지향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효과성을 지향하고 있다. B기업의 환경, 과업설계, 조직 복잡성은 B기업의 목표와 비교적 적절히 배치돼 있으나 조직전략, 조직구성, 리더십은 목표와 다른 사분면에 위치해 부적합하다. 이는 조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므로 부적합 요인은 제거돼야 한다. 이에 B기업에 다음 세 가지의 조직설계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림 8 B기업의 조직설계

 

1) 조직 전략: 내부 자원 활용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방어하라

뛰어난 외부 자원에 대한 관심을 낮추고 내부 자원의 활용 방안을 수립하라. 현존하는 자원과 주어진 상황을 활용하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제품이나 서비스 혁신에 대한 추가적인 자원 투입을 자제하라.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으며 마진의 폭을 넓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를 가지도록 점검하고 조직 내부 프로세스 혁신을 준비하라. 이를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자.

 

2) 조직구성: 지점별 상품/고객 지향도를 낮추고 기능적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라

지점별 식자재 구매를 최소화하고, 통합 구매부서를 신설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라. 현재의 각 지점의 하부 조직별로 운영되고 있는 기능 조직들을 통합해 상위로 올리고 장기적으로는 일부 품목을 표준화할 수 있는 센트럴키친(Central Kitchen) 신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개선된 수익률은 조직 효율성의 극대화로 직결된다.

 

3) 리더십: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

조직의 많은 부분을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리더십을 유지해 조직의 효율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며, 동시에 의사결정 시 큰 그림뿐만 아니라 세세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 즉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단기적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추라. 전략적 결정보다는 운영상 통제에 관한 의사결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에필로그

버튼 교수의 조직설계법에서는 조직의 목표와 13가지의 조직 요인들을 진단하고 설계하도록 구성됐다. 필자가 수행한 상기 두 사례는 조직설계법을 소개하기 위해 그중 6가지 조직 요인들에 관련된 내용만을 제시했다. 또 상황을 매우 단순화해 기술했다. 이런 조직설계 프로세스 후 두 기업은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을까?

 

A기업은 격동적인 환경에 진입했다. 포화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국내에서는 연관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최근 양 부문에서 모두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연관사업의 다각화에서 성공하기 위해 조직 전략에 있어서의 전략적 탐색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A기업은 거대한 기업으로, 조직의 형태를 사업부형 조직에서 매트릭스형 조직으로 쉽게 바꿀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직의 가상화(virtualization) 정도를 높여 하부 조직 간 지식교환의 유연성을 끌어올려 사업부형 조직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B기업은 먼저 조직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정했다. 내부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고 특히 현 상황에서의 시장점유율 유지 및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충성 고객과의 관계를 SNS를 통해 강화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매뉴얼화를 포함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매장 운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 메뉴의 전략적 개선 등을 통해 수익률이 가시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B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내부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순차적인 변화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조직설계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부교수 moonj@snu.ac.kr

문정훈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AIST 경영과학과를 거쳐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에서 식품 비즈니스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식품기업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컨설팅하고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식품산업 기업전략, 식품 마케팅 및 소비자 행동, 물류 전략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1호 Cost Innovation 2018년 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