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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Management

사람을 이해하라, 중도의 리더십이 보인다

양창순 | 121호 (2013년 1월 Issue 2)

 

편집자주

오랫동안 CEO들을 대상으로 심리클리닉 강좌와 상담을 진행해온 신경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마인드앤컴퍼니 대표가 리더들에게 필요한 마음경영 방법을 제시합니다.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경영자들이야말로마음의 힘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강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인생을 변하게 하는 마술 같은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새해의 화두는 단연상생조화에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단어의 나열만 놓고 보면 이 시점에서 그보다 더 의미 있는 말도 없을 듯하다. 문제는 그 백분의 일이라도 실천을 하는 것이겠는데 그러자면 꼭 필요한 것이 중도가 아닌가 싶다. 그것은 정신분석과 주역을 통한 상생과 조화의 리더십을 연구하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인간은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하고 입체적인 존재다. 의과대학 시절, 해부학 시간에 경험한 인간의 신체는 도저히 진화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게다가 그처럼 신비한 몸에 깃든 정신의 영역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간 존재에 대한 온갖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신비 그 자체의 존재인 것이다.

 

리더십의 핵심요소는 그들과 더불어 창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해 가는 가운데서 일어나는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을 해결하며 끊임없이 조직원들에게 열정과 인내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돼야 할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이해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리학자가 돼야 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가 돼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심리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인간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진정한 리더십 연구들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다.

 

리더십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연적인 리더십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필연적인 리더십이 그것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우리 모두 각자 자신의 리더가 돼야 한다. 각자가 자기 삶의 리더, 자기 조직의 리더, 자기 사회의 리더가 돼야만 비로소 이 복잡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이 중용이다. 그런 중용을 이루는 것이 균형과 조화다.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삶의 본질인 인간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그 특성의 핵심은삶의 시작과 끝은 바로 나라는 데 있다. 내가 있어야 세상도 우주도 존재한다. 따라서는 이 세상의 중심이며 세상은 그런를 이해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대인관계도, 리더십도 그것을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인간을 움직이는 핵심 심리인 나르시시즘의 본질이기도 하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서하늘과 땅이 나와 함께 생겨났다고 한 말은 그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진정한 리더십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르시시즘의 욕구를 가진 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나에 대해 이해할 때 비로소 우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융은자기자아를 구분했다. 자아가 의식적이고 일상적이며경험적인 나라면 자기는 그러한 자아를 초월하는본래적인 나’ ‘의식 초월적인 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기를 찾는 것이 융이 주장하는 자기실현화다. 그것은 유학에서 말하는중용혹은중도의 개념과 일치한다. , 조화롭게 정신의 전체성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유학에서는 그것을 가리켜()’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의 성과 더불어 남의 성도 같은 하늘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가 성을 찾으면 비로소 너와 내가 한마음이 돼 상생과 조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놀라울 만큼 긍정적이며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융이 서양의 어떤 철학이나 이론보다도 자신은 공자와 주역의 사상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도 이해가 간다.

 

‘중’의 개념에 대해 성균관대 이기동 교수는중이란 두 끝, 즉 양단을 제거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모두 포괄해 다시 그 두 끝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원리라고 말한다. , 모순되거나 대치되는 것을 조화롭게 통합하고자 하는 개념이이다.

 

사실 이 세상은 서로 모순되거나 대치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집단에서든 리더란 그처럼 대치되고 갈등을 일으키고 모순되는 상황을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상생을 이루도록 이끌어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매순간 직면해야 하는 존재다. 대치된 양단을 제거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모두 포괄해 다시 그 두 끝을 조화롭게 통합해야 하는 것이 리더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생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해답은 앞서 언급했듯이인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기질 및 대인관계 양상을 가진 개인들은 당연히 대립을 일으킨다. 그런 대립으로 일어나는 여러 갈등들이 바로 우리 삶의 구성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인간은 서로 다른 것이 당연하다. 또 그 다양성 때문에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다. 그런데 왜 우린 유독 인간관계에서만은 상대방이 나와 같이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심리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이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나의 생각, 감정, 행동이 옳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다. 그것이 에리히 프롬이2의 생존본능이라고 이름 붙인 인간의 나르시시즘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심리상태와 가치관, 성격과 기질 등이 나와 합치되는 부분이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 나는 인정받기도 하고 거부당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타고난 기질이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나는 나와 기질이 다른 사람을 힘들어하는 것이다.

 

모순과 대립은 자연 그 자체에도 존재한다. 하늘과 땅, 낮과 밤, 물과 불 등 모든 것이 대립한다. <주역>은 그것을 인정하고 보여주고 있다. “굳은 것과 부드러운 것이 서로 밀어서 변화가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으며천둥과 번개로 인해 팽창되고 바람과 비로 인해 윤택하게 되며 해와 달의 운행으로 인해 추위와 더위가 번갈아 갈마들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것의 대립과 마찰로 인해 자연의 에너지가 생겨나는 것처럼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서로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우린 발전하고 성숙해 나간다. 그러므로 그런 마찰과 대립을 문제라고 인식할 것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 인간관계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려는 상생의 마음이 필요하다. <주역>을 서양에 소개한 빌헬름도대립이 없다면 경험 또한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밝음과 어둠의 차이가 있어야 감각 인상도 생겨날 수 있으며 의식이 활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것끼리의 대립이 있어야만 우리 삶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중국 청나라 초기의 한 문인은세상은 본래 공연 중인 무대다. 수천 년 이래로 여기서 공연하고 있는 자는 두 사람밖에 없다. 하나는 여자요, 하나는 남자다라는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역시 인간의 삶은 갈등과 대립의 연속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세상은 양과 음으로 대립되지만 양은 음의 성질을 품고 있고 음은 양의 성질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기질이 다른 사람과의 문제는 기질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단지 같은 것의 나눔으로 보는 마음과 관점이 필요하다. “문을 닫는 것을 곤이라 하고 문을 여는 것을 건이라 하며 한번 닫고 여는 것을 변화라고 하고 끝없이 왕래하는 것을 통이라고 하며 외부로 드러나는 현상을 상이라고 한다 <주역>의 말처럼 문을 열고 닫음에 있어서는 열 수만도 없고 닫을 수만도 없다. 열면 닫아야 하고 닫으면 열어야 한다.

 

그런 것처럼 기질이나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끼리만 영위하는 삶은 존재할 수가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대립과 마찰로 인해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 속에서 소통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궁극적으로 큰 꿈을 이뤄나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상생과 조화를 넘어서 중도를 실천하려는 노력이야말로 리더십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양창순 마인드앤컴퍼니 대표 mind-open@mind-open.co.kr

양창순 대표는 정신과, 신경과 전문의로 현재 마인드앤컴퍼니 대표다. 연세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성균관대에서 주역과 정신의학, 리더십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두 번째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정신의학회 국제회원, 미국의사경영자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음을 읽다> <미운 오리새끼, 날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등 자기계발, 대인관계, 리더십을 주제로 한 책들을 10여 권 넘게 저술했다.

  • 양창순 | - (현) 마인드앤컴퍼니 대표
    - 신경정신과,대인관계클리닉 원장 미국정신의학회 국제의원
    - 미국의사경영자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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