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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개발 교육

단점 의미없게 만드는 장점 개발이 최고의 인재육성법

신좌섭 | 99호 (2012년 2월 Issue 2)



기업교육이란 기업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돕고 직무역량을 강화하며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환경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의 지식, 기술, 태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행위다.
 
기업교육은 학교에서의 제도교육과는 다르다. 첫째, 교양 있는 시민으로서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목적보다는 실제적인 업무능력 향상을 중시한다. 둘째, 기업교육은 풍부한 지혜와 경험을 갖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과 성인교육(andragogy)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셋째, 기업교육은 통상적인 집합 교육훈련과 더불어 개인 간의 코칭, 멘토링 등도 중요하다. 또 최근에는 조직 안팎에서 일어나는 매일의 경험을 구성원들이 성찰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지혜를 터득하는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전통적인 문제해결 중심의 기업교육은 개인이나 조직이 갖고 있는 결함이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것을 고쳐서 보완하는 데 역점을 뒀다. 개인의 성과가 기대 수준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바람직한 상태와 현 상태의 차이(gap 혹은 discrepancy)’를 찾아내 이를 좁히는 교육훈련을 시행한다. 조직의 성과가 기대 수준보다 낮으면 시스템의 문제를 찾아내 해결한다.
 
그러나 최근 대두되고 있는 긍정중심의 인간관, 조직관인 AI(Appreciative Inquiry·장점 탐구), 긍정조직학(Positive Organizational Scholarship),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의 영향으로 개인과 조직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것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업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조직과 인간이 가진 단점과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압도할 정도로 강한 장점을 발견하도록 교육함으로써 변화를 유도하고, 구성원 간의 비판과 경쟁적 대화를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적 대화를 통해 창의적인 코칭과 멘토링, 조직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접근 방식은 일찍이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말한 ‘리더가 할 일은 단점들이 의미가 없어지게끔 장점들을 잘 정렬(alignment)하는 것’이라는 경구를 연상시킨다.
 
장점들의 정렬이란 교육 측면에서 본다면 조직 구성원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꽃피도록 하고 장점과 장점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이나 조직의 단점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강점 중심의 기업교육은 피터 드러커의 통찰을 교육 영역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직구성원의 역량의 갭(gap), 결함, 문제에 초점을 맞춘 기존 기업교육과 대비되는 이 새로운 경향은 교수-학습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며 기업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해결식 접근의 한계
 
20세기 산업화시대의 전통적 패러다임인 분석적 문제해결의 사고틀은 ‘문제발견과 원인분석 → 해법창출 → 적용 → 평가’의 순환 고리(cycle)로 이뤄진다. 이 접근은 기계론적 조직관·인간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분석적 문제해결 방식은 그동안 조직이 직면해온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유용할 것이 틀림없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①기계론적 인간관·조직관
 
문제해결식 접근은 기계에 고장이 나면 결함이 있는 부속을 찾아내고 이를 기계로부터 분리해 수리한 후 다시 기계에 결합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나 조직은 기계가 아니다. 인간이나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 문제를 따로 떼어내 수리하고 다시 결합하면 원래의 기능이 회복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사실 로봇 놀이를 하는 어린아이의 천진한 생각에 비유될 수 있다.
 
이런 접근은 필연적으로 교육훈련 참가자를 ‘수리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피동성, 대상화라는 부작용이 초래된다. 집합교육 참가자 중에는 으레 피동적일뿐더러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참가자를 죄수(prisoner)라고 부른다. 출소를 앞둔 죄수처럼 교육이 끝나기만 기다리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로부터 분리된 부속을 고친 후 다시 결합했을 때 원래의 현업에 적합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전이·transfer)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조직이라는 복잡한 ‘생물체’에서 모든 부분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현업 환경(현실세계)은 강의실(실험실)과 다르다.
 
②현상유지를 지향하는 보수적 접근
 
문제해결식 접근은 문제를 존재하게 만든 바로 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한계를 갖는다. 인간이나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처음에 디자인한 마인드가 이제 먹히지 않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존재하게 만든 바로 그 마인드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서는 진정한 변화는 불가능하다. 뻔히 알면서도 이런 함정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일찍이 윈스턴 처칠 경이 지적했듯이 ‘당초 건물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우리 인간이지만 나중에는 건물이 우리를 형태 짓기’ 때문이다.
 
피터 셍게(Peter Senge)를 인용하자면 이런 사고틀로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현재의 서비스나 상품, 시장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은 가능하다. 하지만 항상적 실험과 분절화되지 않은 통합적 사고, 통상적 문제의 범위를 뛰어넘는 생성적 학습(generative learning)은 불가능하다.
 
③결함·결핍 중심의 사고방식
 
문제해결식 접근은 아주 간단하고 명백해 이해하기가 쉬울 뿐더러 단기적으로는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나타나 어려움이 발생한다. 드러난 문제점이 고쳐지더라도 문제가 나타났던 원래의 상황만큼 혹은 더 심각한 새로운 문제점들이 이곳저곳에서 생겨난다. AI를 하는 사람들이 애호하는 유명한 경구처럼 ‘당신이 문제를 발견하려고 하면 틀림없이 문제를 발견할 것이고 더 많은 문제를 창출’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갖는 좁은 시야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하나의 문제점에만 주목해 하나의 해결책만 찾으면 시스템과 시스템 환경이라는 더 큰 관점이 무시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피터 셍게의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이론이다. 예를 들어, 교육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참여와 학습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면 당장은 참가율과 학습열이 높아진다(우리 눈에 쉽게 들어오는 ‘강화 고리’).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초기의 인센티브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돼 더 많은 인센티브를 기대하게 되고 인센티브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긴다(인센티브의 효과를 줄이는 ‘균형 고리’). 균형 고리는 우리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으며 늦게 발생(‘발생지연’)한다.
 
해리슨 오웬(Harrison Owen)이 지적하듯이 시스템 사고는 다소 지나치게 표현하자면 ‘헛된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강화 고리, 균형 고리, 발생지연 등 시스템에서 작용하는 요소들과 관계들을 파악하면 할수록 요소들의 관계는 끊임없이 복잡해져서 궁극적으로는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해결식 접근을 하는 조직에는 ‘아무리 많은 문제를 해결해도 뭔가는 또 잘못되기 마련’이라는 무기력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 결과 새로운 창의적 가능성을 발견하기보다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을 고쳐나가는 데 골몰하게 된다. 때문에 조직 안에는 문제해결의 전문가와 소영웅들이 양산된다. 그러나 아무리 잘해도 뭔가는 잘못되기 마련이라는 생각은 다시 무기력의 원천이 된다.
 
④분절화된 세계관
 
시스템 사고에 따르면 조직이라는 복잡한 ‘생물체’에서 모든 부분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우리가 분석을 통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목한 하나의 결함은 실제로는 다른 문제의 표출을 억제하고 있는, 긍정적 기능을 가진 통제장치일 수도 있다. 복잡한 것을 작은 부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 따라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그와 연관돼 전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같이 분절화된 세계관은 전체를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의 세부 분야만 미세하게 들여다보는, 독립적인, 다른 분야와 담을 쌓은, 협소한 시야(tunnel view)를 가진 전문가를 양산한다. 분절화된 세계관을 가진 전문가는 자신의 영역에서만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를 평가한다. 따라서 조직의 한 부분은 개선됐는데 그 결과 시스템 전체의 성과는 오히려 떨어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⑤관계자들 간의 방어적 자세
 
문제해결식 접근은 협력적 조직 문화 및 학습 문화에 장애가 되기 쉽다. AI를 창시한 데이비드 쿠퍼라이더(David Cooperrider)는 지도교수 서레시 스리바스바(Suresh Srivastva)의 클리브랜드 클리닉 조직개발 프로젝트를 돕다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조직개발을 위해 조직 구성원들을 인터뷰하면서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발견하면 발견할수록 사람들이 실망하고 서로 비난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제해결식 접근에서 조직구성원들은 문제를 발견할수록 자기 방어를 하고 남 탓을 하기에 급급해진다. 학습자의 방어적 자세는 순기능적인 학습을 어렵게 하며 학습의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접근방식을 발견하기보다는 책망을 피하는 데 초점을 두게 된다. 때문에 교육담당자와 학습자는 서로 소외된다. 교육담당자는 기본적으로 학습자의 결함을 지적하고 이를 고치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어적 자세는 구성원 상호 간에 경쟁을 부추긴다. 에드워드 데밍(Edward Deming)이 지적하듯이 지나치게 경쟁적인 분위기는 학습의 장애로 작용한다. 코프만과 셍게(Kofman & Senge)의 지적대로 경쟁이 과도하게 강조되면 학습자들은 ‘실제로 개선되는 것’보다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겉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개선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학습의 최대 적이다.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를 인용하자면 학습과 실패의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에는 전문가이면서 자신의 무능력에 대해서는 무지한 ‘숙련된 무능력(skilled incompetence)’이 나타나는 것이다.
 
강점개발 교수설계의 4-D 프로세스
 
분석적 문제해결 패러다임을 교육에 그대로 옮겨 놓은 ADDIE 모델(분석·Analysis → 설계·Design → 개발·Development → 시행·Implementation → 평가·Evaluation)로 대표되는 전통적 기업교육은 요구분석으로부터 시작된다. 요구(needs)란 개인이나 조직이 갖추고 있는 역량의 이상적 상태(ideal state)와 현 상태(current state)의 격차다.
 
예컨대 서비스 직원이 100명의 고객 중 최소 95명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80명밖에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면담, 설문조사 등을 통해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 요구분석이다. 이 요구분석 결과를 토대로 교육 프로그램의 설계와 개발이 이뤄진다. 직원이 고객 만족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으면 해당 지식을 가르치고 표정이나 화술이 부족하면 적합한 기술이나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교육훈련 대상자들을 수리해야 할, 뭔가 결핍돼 있는, 부족한 존재로 간주하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접근이다.
 
그러나 강점개발 교육은 학습자나 조직이 갖고 있는 결핍, 부족, 문제점에 주목하는 대신 학습자나 조직이 ‘천부적으로 잘하는 것, 인생을 살아오면서 남보다 제법 잘해온 것, 남보다 쉽게 편안하게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더 많이 개발해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둔다. 인간은 누구나 남보다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천부적인 것일 수도 있고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경험과 훈련을 통해 개발된 것일 수도 있다. 후자가 특히 기업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 대상자가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갖고 있는 성인학습자이기 때문이다.
 
조직이 갖는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조직을 변화시키는 AI 조직개발의 4D 프로세스는 ‘발견(discovery) → 꿈꾸기(dream) → 설계(design) → 숙명(destiny)’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 발견 단계에는 조직구성원들이 서로를 인터뷰해 변화의제(change agenda)와 관련해서 조직이 갖고 있는 긍정적 경험, 전통, 지혜, 역량, 노하우 등 유형·무형의 자산들(긍정핵심·positive core)을 찾아낸다. 발견의 다음 단계는 꿈꾸기(dream)다. 이 단계에서 조직구성원들은 조직의 핵심역량을 토대로 ‘우리에게 이런 자산이 있으므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미래상은 무엇인지’를 토론한다. 꿈꾸기의 다음 단계는 설계(design)로서 이 단계에는 꿈이 ‘필연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도록’ 하기 위한 조직설계를 한다. 마지막 숙명(destiny)은 조직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로 조직 재설계를 실천하는 단계다. 조직구성원들은 설계 단계에서 도출된 조직설계 요소들을 나열하고 군집화한 후 이를 실행할 팀을 구성한다.
 
이와 같은 4-D 프로세스는 강점개발 교수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강점개발 교수설계의 과정을 전통적 교수설계 과정과 비교하면 <표 1>과 같다. 강점개발 교수설계의 첫 단계인 발견 단계(discovery)에서는 먼저 교육 참가자 조사를 통해 해당 교육영역에서 과거와 현재의 최상의 성과 수준과 최상의 학습경험을 발견한다. 교육 대상자가 천부적으로 잘하는 것, 혹은 지금까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역량을 발휘한 스토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조사는 인터뷰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검증된 검사지를 통해 할 수도 있다.
 
인터뷰를 통해 최상의 경험 스토리를 얻으면 이를 분석해 반복적 테마(긍정핵심·positive core)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는 면담자가 생각하는 긍정핵심을 피면담자에게 알려주는 과정이 매우 유용하다. 인간은 누구나 덜 활용되고 있는, 감추어진 가치와 장점을 갖고 있으며 이것은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더 쉽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긍정조직학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나(private self)에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나(public self)를 더하면 새로이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나(possible self)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흔히 사용되는 검사지로는 갤럽사의 강점유형검사시스템(StrengthsFinder) 등이 있다. 이 시스템은 수십만 명의 응답자로부터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34개의 강점유형을 추출해놓고 개인이 설문조사에 응하면 각 개인의 상위 강점유형 5개(top five talents)를 알려주며 이 강점들을 어떻게 개발하면 좋은지 조언을 해준다.
 
발견의 과정에서 개인이나 조직의 단점과 문제점도 드러난다. 그러나 강점 및 가치를 중심으로 한 정체성이 명료하게 드러난 위에서 다뤄지기 때문에 강점을 최대화하기 위해 관리해야 할 부수적 과제로 다뤄진다.
 
꿈꾸기 단계(dream)에서 교육 참가자들은 발견 단계에서 얻은 데이터에 근거해 꿈꿀 수 있는 이상적 성과와 이상적 교육훈련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이것은 교육훈련의 결과 자신들이 스스로 도달할 목표가 된다.
 
자신의 강점과 더 확장된,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나를 발견하고 나면 인간은 보다 창의적으로 변화를 꿈꿀 수 있다. 강점, 가치, 즉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positive core)’을 끌어안고 꿈꾸는 변화는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을 넘어선 생성적 학습(generative learning)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의 결핍과 부정성을 인식하는 상태의 부정정서는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드는 반면 자신의 가치와 긍정성을 인식하는 상태의 긍정정서는 우리의 시야를 확장한다. 강점과 가치에 근거한 꿈꾸기를 통해 얻은 도달목표(이상적 상태)는 단점과 결핍의 분석을 통해 얻어지는 도달목표보다 강렬할뿐더러 상식을 뛰어넘는 창의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문제를 존재하게 만든 바로 그 사고방식을 질적으로 뛰어 넘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확장 가능한 자아를 발견하고 나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장점에 눈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된다. ‘나의 장점과 다른 사람의 장점을 결합해 생길 수 있는 변화에 눈을 떠서’ 서로를 질타하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협력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설계 단계(design)에서는 발견 및 꿈꾸기 단계에서 얻은 데이터로부터 교육훈련을 통해 발전시켜야 할 역량개발 영역 및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훈련 설계요소를 결정한다. 설계의 목표는 ‘꿈’이 필연이 되도록 교육훈련 시스템을 창의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전통적 교수설계에서와 달리 이 과정은 교육대상자들 자신에 의해 이뤄진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화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단점 및 문제점을 잘 관리하기 위해 어떤 교육훈련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교육훈련의 방법으로는 강의, 멘토링, 코칭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훈련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상호보완적인 장점을 갖고 있는 주변 동료와의 파트너십을 설계하는 것도 이 단계에서 이뤄지는 일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 숙명 단계(destiny)에는 개인과 조직의 변화를 위해 공식적 교육훈련과 자기생활관리, 성찰과 피드백을 시행하고 보완·평가한다. 평가결과는 이후 교수설계의 발견단계 자료로 활용된다. 이를 AI의 4-D 프로세스로 도식화하면 <그림 1>과 같다. 

 

 

 

강점개발 교수설계의 원칙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지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 교수는 재임시절인 20세기 말까지 30여 년 동안의 심리학 연구들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무려 4만5000개의 연구가 인간의 우울 및 질병에 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인간의 기쁨, 희망, 행복에 관한 것은 겨우 300여 개에 불과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셀리그먼 교수는 인간의 긍정성을 탐구하는 긍정심리학을 제창해 21세기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셀리그먼 교수는 긍정심리학이 연구해야 할 영역으로 ‘긍정적인 개인 혹은 대인 특질(trait), 긍정적인 주관적 경험, 긍정적 조직’의 3개 영역을 제시했다. 강점 중심의 교육은 이 3개 영역 중 특히 긍정적인 개인 혹은 대인 특질(trait)의 개발과 깊게 관련이 있다.
 
버킹엄과 클리프턴(Buckingham & Clifton)이 지적하듯이 전통적인 교육은 인간에 대한 두 가지 잘못된 신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하나는 ‘인간은 누구나 학습을 하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은 가장 취약한 영역에서 가장 큰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강점개발 접근은 이와 정반대의 생각을 전제로 한다. 강점개발 교육은 ‘인간의 재능은 남과 비교할 수 없는 특유의 존재이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과 ‘인간은 가장 뛰어난 영역에서 가장 큰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갤럽사는 ‘회사에서 최선을 다할 기회’를 가진 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170만 명의 회사원에게 물은 결과 단지 20%만이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직장에서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1세기 초 한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종업원들을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으로 나누고 실험집단 참가자들에게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도록 하고 피드백을 준 후 강점을 개발하도록 했다. 6개월 후 측정한 결과에서 대조집단의 업무몰입과 생산성에는 변화가 없었던 반면 실험집단의 몰입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고 이들의 생산성은 50% 올랐다.
 
도대체 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 긍정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개인 수준에서 강점개발 인터뷰를 하면 피면담자에게는 아래 3단계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강점개발 인터뷰는 상대방의 강점과 성공경험을 묻는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 결과를 종합해 상대방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과정이다.
 
①강점의 확인: 내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강점·특질을 발견한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함에 따라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된다.
 
②자아로의 통합: 새로이 발견한 강점을 자아와 통합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③행동 변화: 더 잘 학습하기 위해서 나의 강점을 활용한다. 나의 강점을 더 많이 활용할수록 강점 개발에 더 투자를 하게 된다.
 
전통적 교수설계와 강점개발 교수설계의 특성을 요약해 비교하면 <표 2>와 같다. 전통적 교수설계는 쉽게 변하지 않는 구인(construct)과 쉽게 변하는 구인을 두루 측정하고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후 약점을 수리하는 데 역점을 둔다.
 
반면 강점개발 교수설계는 유전적 성향이 강한, 쉽게 변하지 않는 구인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서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후 강점개발 중심으로 학습을 하도록 한다. 그 다음 단계에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관리(보완적 파트너와의 협력 등)할 수 있도록 업무전환, 배치, 팀 구성 등을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변화 가능한 구인들(직무만족, 태도, 기술 등)을 변화시킨다.
 
강점개발 교육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 하지만 인간과 조직의 단점과 문제점에 초점을 둔 전통적 기업교육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참고문헌
 
Argyris C. Reasoning, Learning, and Action. San Francisco: Jossey-Bass, 1982
Barrett FJ. Creating Appreciative Learning Culture. Organizational Dynamics. vol 24 issue 1. pp 36-49, 1995
Buckingham M., Clifton DO. Now, Discover Your Strengths. New York: The Free Press, 2001
Cooperrider D., Srivastva S. Appreciative Inquiry in Organizational Life. Research in Organizational Change and Development. vol 1. 1987
Owen H. Wave Rider. San Francisco: Berrett-Koehler, 2008
Quinn R. Deep Change. San Francisco: Jossey-Bass, 1996
Senge P. The Fifth Discipline. New York: Doubleday, 1990
 
신좌섭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hismed1@snu.ac.kr
 
필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학을 가르치고 동 의과대학 의학교육연수원에서 교수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퍼실리테이터 조직인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Facilitators’의 Certified Professional Facilitator이며 긍정조직개발 분야 세계적 컨설팅 그룹인 ‘Corporation for Positive Change’의 Certified Appreciative Inquiry Practitioner, Certified Appreciative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Trainer이기도 하다.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 <임상윤리학> 등의 저서와 <이타적 유전자> <의학의 역사> 등의 역서, 의학교육 관련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 신좌섭 | - (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현)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교육연수원 교수개발 담당
    -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전문위원회 위원장
    -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Facilitators’의 Certified Professional Facilitator
    - ‘Corporation for Positive Change’의 Certified Appreciative Inquiry Practitioner, Certified Appreciative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Tra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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