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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조직 구축 위한 솔루션

비전과 공정한 보상이 신바람 불러온다

조범상 | 80호 (2011년 5월 Issue 1)
 

 
‘긍정’의 수준은 각 개인이 직장에서 느끼는 행복의 수준으로부터 출발한다. 비전이 있고 자기 업무에 만족을 느끼며 대인 관계가 원만하다고 생각할수록 ‘긍정’의 수준은 높다. 그러나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느끼는 직장에서의 행복 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영국의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FDS가 23개국 직장인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영국 등 유럽계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은 높은 반면, 한국(20위), 일본(23위) 등 동아시아계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LG경제연구원이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행복’ 수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100점 만점에 49.7점(2006년), 51.5점(2007년)으로 나타나 앞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림1)
 

2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을 가늠해 본다면 100점을 기준으로 볼 때 절반 수준, ‘보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직장이 하루의 3분의 2 이상을 보내는 자아실현의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장인들의 행복 수준은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월 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은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바로 이것이 사업 수익의 진정한 원천이다”고 말했다. 행복한 직장인은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
 
블루칩 직장인, 행복한 인재를 찾아라
주변을 돌아보면 다양한 유형의 직장인들이 있다.(그림2)
 

먼저, 갖은 불만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투덜이형’ 직장인들이 있다. 물론 신입 때부터 투덜이가 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입사할 때는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자신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조직이 운영되는 모습을 보고 차츰 실망감이 커진다. 게다가 직장 상사가 자신과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면 불만은 배가 된다. 그렇다고 당장 이직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라는 애착과 이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직장인들은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불만도 표출하고 비판도 한다”고 말한다.
 
둘째, 여기저기 이직 기회를 찾아 기웃거리는 ‘곁눈질형’ 직장인들이 있다. 이직을 시도하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나 직장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이직을 시도하는 일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셋째, 현 상황에 안주하며 시키는 일과 주어진 일만 기존 방식대로 하는 ‘매뉴얼형’ 직장인들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으면 회사나 조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IT업체에 입사한 K씨는 “얼마 전 회사 시스템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고 개선 사항을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큰 불편없이 써 왔던 시스템인데 굳이 고칠 필요가 있냐는 이유였다. 답답하긴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에 먼저 나서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주변이 매뉴얼형 직장인들로 채워지면 자신도 별 저항 없이 기존 관례를 따르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하게 된다.
 
마지막 유형은 ‘행복한 인재’들이다. 주식시장에서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블루칩(Blue chip)이라고 한다. 직장인들 중에서도 블루칩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직에서 인재로 인정받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업무나 주변 환경에 만족하며 일하는 직장인들을 의미한다. 이들을 일명 ‘행복한 인재’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른 직장인들에 비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탐색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행복한 직원이 성과 창출의 원동력
행복한 인재는 조직과 기업에 어떤 가치를 줄까? 매년 포춘에서 발표하는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과 ‘S&P 500’ 기업의 7년간 연평균 주가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전자가 후자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에 속한 기업의 평균 매출 성장률이 KOSPI 100대 기업에 비해 약 2.5배 높았다.
 
긍정, 행복 등에는 사람의 정신을 집중시키고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묘한 힘이 숨어있다. 정서가 일종의 동기 요인이 되는 것이다. 동기는 목표 행동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개인의 욕구, 욕망, 흥미와 같은 요소들로 일종의 로켓 추진체 역할을 한다. 동기가 있는 행동은 동기가 없는 행동보다 오래 지속되고 활발할 뿐만 아니라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보인다.
 
행복 조사를 해 보면, 행복한 직장인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에 비해 스스로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응답한다. 더불어 현재에 만족하니 이직에 대한 고민도 덜하는 편이다.(그림3)
 

설문 조사가 아닌 좀 더 구체적인 이론과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이론으로 바버라 프레드릭슨 교수는 행복과 성과와의 관계를 ‘확장 형성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행복이라는 긍정적인 정서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과 자원들을 통해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고, 도전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이 순환되면서 보다 큰 행복과 성공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이론의 주된 내용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좀 더 창의적인 사고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코넬 대학의 앨리스 아이센 교수는 감정이 창의적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했다. 참가자들에게 세 단어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하나의 단어를 찾게 했다. 그 결과, 평소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문제를 더 잘 해결했다. 아이센 교수는 “행복한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짜증내거나 회피하기보다 좀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성원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
일을 통한 육성 기회
구성원에게 배울 가치가 있는 일, 자신의 업무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LG전자는 구성원들에게 TDR(Tear Down & Redesign)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으로 기존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혁신 과제를 발굴해 해결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직무 순환
구성원들의 업무를 1∼2년 단위로 바꿔줄 수 있다. 범위를 확대한다면 완전히 다른 직무로의 전환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본 미쓰이 물산은 다양한 사업 경험을 갖춘 Manager급 인재 육성을 목표로 2개 이상의 직무, 2개 이상의 해외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승진 필수 요건으로 두고 있다.
 
핵심 인재 관리 프로그램
실력 있는 인재를 동기부여하고 조직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후계자 또는 핵심 인재 관리 방안이다. GE, IBM 등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을 대상으로 후계자 승계 관리(Succession Plan), HPI(High Potential Individual)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무 교육
적절한 때에 상위 수준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직원들도 어렵고 복잡한 일들을 하나씩 배워갈 때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직군(영업, 생산 등)을 구분한 뒤 직급에 따라 직무 교육과 관련된 육성 로드맵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긍정이 살아 숨쉬는 조직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행복을 챙기려는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휴가 제도나 사내 이벤트 등을 통해 직원들에게 활력을 북돋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일회성, 이벤트성으로 끝나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우선 경영진이 ‘행복한 직원이 긍정적인 태도로 회사의 성과에 기여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장기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긍정적이고 행복한 직원들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직원들을 행복하고 신바람 나게 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①비전을 꿈꾸게 하라
‘직장 생활의 비전’이 직장인의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현 직장에서의 성장 비전이나 회사의 장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현 직장에서 10년, 20년 후를 상상했을 때 자신의 지위가 불안정하다고 느끼거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직원은 결국 이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조직이 구성원 개개인의 비전을 설계해서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오히려 조직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고 회사의 각종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성장 기회를 주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인트다(TIP 참고). 일상적이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만 하다 보면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직원들이 비전을 꿈꾸게 하려면 좀 더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공정한 인사 평가를 위한 방법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라
구성원들의 도전의식을 고취하고, 힘든 목표의 완수에 따른 성취감을 심어줄 수 있는 정도의 목표 설정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합리적인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목표 의식을 심어주는 것과 동시에 적절한 지원도 필요하다.
 
‘감(Feeling)’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평가를 하라
평가의 객관성 확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영업이나 생산직은 실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직무에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 직원들이 수행했던 프로젝트나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집하라
평가 대상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공정성 확보에 유리하다.
 
조직 리더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면서 겪어 본 사람이 더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상사, 부하, 동료들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의 ASTD 연구에 의하면 조사 기업의 73%가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유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팀워크를 저해하거나 인기투표 형태의 평가는 경계해야 한다.
 
평소에 관찰,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라
인사고과가 마치 연말 행사처럼 여겨져서는 곤란하다. 상사가 밀린 숙제를 하듯 연말에 한꺼번에 몰아서 평가하면 직원들의 진면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평가를 연말에만 하지 말고 분기나 반기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더 나은 방법은 평소에 직원들의 행동이나 성과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GE의 전임 CEO였던 잭 웰치도 평소에 부하 직원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특이한 사항들은 간단히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②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중요
비전 못지않게 요즘 직장인들은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갈수록 연봉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금액 차이가 커지다 보니 직장인들도 자신이 창출한 성과에 대해 제대로 평가 받고 공정하게 보상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기업 차원에서는 직장인들의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평가, 보상 제도의 운영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TIP 참고) 제도는 서구 선진 기업들의 것을 도입하면서 과거처럼 승진 대상자 중심으로 평가하거나 연공서열 또는 나눠먹기식으로 보상 제도를 운영하면 직원들의 불만족을 초래할 것이다.
 
③일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정해진 업무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면 일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인 행복 조사에서도 실제 성과에는 큰 영향이 없는 자투리 업무 때문에 자신의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목표를 설정한 뒤 성과와 직결되지 않는 부수적인 일을 없애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부서별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낭비 제거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 밖에 ‘One page’ 보고서 만들기, 집중 근로 시간 제도, 불필요한 업무의 아웃소싱 등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
 
④직장 생활의 ‘웰빙’ 지원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주 5일 근무제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야근에 허덕이고 ‘월화수목금금금’처럼 주말을 직장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이 많다.
 
직장인들이 휴식 없이 일에 내몰리면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생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관리학회(Stress Management Society)의 창립자인 닐 샤(Neil Shah) 박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의 뇌는 정보의 20∼40%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 기업은 구성원들이 직장을 다니면서도 적절하게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재택 근무 제도나 탄력적인 업무 시간 제도, 장기 휴가 제도 등을 활용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관리자의 평가 항목에 구성원들의 휴가 사용 여부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⑤‘관계’를 경영하는 지혜 필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직장에서의 대인 관계 갈등이 이직 사유 1위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었다. 가족 같은 조직 분위기를 만들려면 개인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기업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직원들이 성과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간에 대인 관계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기업의 손해도 크기 때문이다.
 
GE는 직장 상사와 부하 간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Employees-Leader Connection Program)을 운영 중이다. 평소 직장 생활에서 상사와 부하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 의식이나 기대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줌으로써 갈등없는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범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bscho@lgeri.com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LG경제연구원 인사조직연구실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기업체를 대상으로 인사 및 조직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팀장 심리 프레임> <2010 대한민국 트렌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인이 사는 법> <행복한 직원이 성과도 좋다> 등이 있다.

직원들의 어깨에 긍정이라는 날개를 달자

더글러스 맥그리거 교수의 X이론과 Y이론은 지금도 조직을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원들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할 비용으로 보는 시각(X이론)과 존중하고 개발해야 하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시각(Y이론)은 조직운영의 근간이 되고 있다. 개인보다는 조직의 의사결정, 개성보다는 질서, 예측하기 어려운 ‘대박’보다는 예측 가능한 ‘평균’ 성과를 지향하는 조직일수록 X이론형 조직운영이 성과창출에 더욱 적합하다. 이런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행복한지 아닌지의 여부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성과 혁신이 중시되고, 현장에서의 빠른 실행력이 요구됨에 따라 조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얼마나 행복한 감정(긍정 심리)을 갖고 있는지가 현재 및 미래의 조직성과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긍정심리학의 대가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조직 내에서 발현되는 긍정심리의 상태를 Flow(몰입)로 정의내렸다. 직원들의 몰입이 기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그림1)
 
2010년 타워스왓슨은 전 세계 주요국 2만여 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현 직장에서의 몰입수준을 묻는 서베이를 진행했다. 영국, 미국 직원들 중 20%는 자신의 업무에 완전히 몰입돼 있다고 답한 반면 한국, 일본은 이러한 직원들의 비율이 5∼6%에 불과했다. 몰입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일한다고 응답한 직원들의 비율이 영국과 미국은 30∼40% 인 반면, 한국은 48%, 일본은 65%나 됐다.(그림2)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긍정적 심리 수준을 측정한 뒤 이를 해석하고, 개선해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살펴보면서 긍정적인 조직운영 솔루션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긍정적인 조직 만들기 솔루션은 의견수렴 → 측정 → 공유 → 개선방안 → 실행의 사이클로 이뤄진다.
 
①조직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조직에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직원들의 긍정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직원들의 현재 긍정심리 정도와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긍정적 조직 설계의 첫 단계다. 직원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재 조직 내의 이슈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일반적으로 연구기관 및 컨설팅사들은 긍정심리와 관련한 각자의 모델을 갖고 있다. 타워스왓슨은 긍정심리상태를 직원들이 몰입(engaged)돼 있다고 해석하고 이를 이성적, 감성적, 행동적 측면으로 나눠서 살펴본다. 즉 △직원들이 회사 전략이나 가치에 얼마나 동의하는지(이성적) △회사에서 충분한 격려를 받고 있고, 회사를 자랑스러워 하고, 주변인에게 추천할 수 있는지(감성적) △회사를 위해 역량을 최대한 자발적으로 발휘할 의지가 얼마나 충만한지(행동적) 등의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직원들의 긍정적 심리수준을 파악한다.
 
의견수렴 단계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어떤 요인으로 직원들의 몰입 수준이 감소 혹은 증가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부문 간 벽이 높고 권위적 조직일수록 직원들이 마음 속에 있는 얘기를 잘 꺼내려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잘 만들어진 진단도구를 도입해도 사람들이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에는 긍정심리 상태를 진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따라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직원들과 대화할 때 최대한 눈높이를 맞추고, 개인정보 보장을 전제로 어떤 피드백이든지 경청하면서 직원들의 정서와 심리상태를 진단해 가야 한다. 조직에서 긍정심리 상태를 진단할 때 자주 범하는 오류는 현재의 몰입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에만 신경 쓰고, 정작 직원들의 실제 목소리는 간과하는 것이다.
 
②벤치마크와 비교해 객관적 시각을 확보하라
전 직원 서베이를 통해 직원들의 긍정심리 수준과 각 영향 요인들에 대한 긍정 응답률을 파악한 후에는 측정된 수준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필요하다. 적정한 비교대상을 선정해 벤치마크 대비 우리 조직의 수준이 어떠한지 살펴보면 직원들의 긍정심리 상태가 보통인지 문제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다. 과거 대비 우리조직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동종업계 대비 수준은 어떠한지 비교와 판단이 필요하다. 벤치마크가 없다면 앞서 수행한 직원들의 의견수렴 결과나 서베이 시 직원들에게 가장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대한 질문을 추가해 이를 바탕으로 핵심 문제요인을 파악해야 한다. 서베이 질문이 수십 개나 되기 때문에 결과를 해석할 때 혼동과 어려움을 경험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인과관계 분석(Key driver analysis: 결과변수인 몰입과 영향요인 간의 인과관계를 통계적으로 파악)을 통해 핵심동인을 파악하거나, 직원을 다양한 그룹으로 나눠 같은 환경에서도 유독 긍정 심리 수준이 낮은 직원들을 찾아내는 분석을 시도해볼 수 있다. 특히 직장 내 세대 간의 갈등이 많이 목격되고 있는 요즘, 세대별로 직원들의 상이한 관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③ 참여형 조직문화를 구축하라
현재의 몰입 수준이 예상보다 높든 낮든 직원들과 솔직하게 결과를 공유하고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이야말로 긍정 심리를 극대화하는 데 최고의 성과를 발휘한다. 마치 직원들의 마음을 엿보기라도 하듯이 설문을 진행한 이후 아무런 피드백이나 액션이 따르지 않으면 직원들의 마음에는 오히려 부정적 심리가 증폭된다. ‘내가 작성한 설문 결과 때문에 인사 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솔직하게 답해서 우리 부서 결과가 나쁘게 나와 부서장한테 찍힌 건 아닐까’ 등의 생각을 갖게 하면 안 된다.
 
기업에서 조직 진단을 진행하다 보면 자주 목격하는 상황이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해집단 간의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조직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부터 바뀌어야 나는 물론, 동료, 회사, 고객 및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발전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조직 내에 긍정심리를 확산시키는 지름길이다.
 
 
최현아 타워스왓슨 부사장 Hyuna.Choi@towerswatson.com
이민영 타워스왓슨 수석 컨설턴트 Minyoung.Lee@towerswatson.com
 
최현아 타워스왓슨 부사장은 포항공대에서 산업공학 학사 및 경영정보시스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 싱가포르국립대 산하 품질생산성 본부 책임연구원, 맥킨지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했다.
이민영 수석 컨설턴트는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시티은행을 거쳐 2003년부터 타워스왓슨에서 재직 중이다. 현재 타워스왓슨 서울오피스에서 조직진단 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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