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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문화가 정신 사납다고? 그것이 바로 혁신의 샘이다!

톰 데이븐포트(Tom Davenport) | 7호 (2008년 4월 Issue 2)
발라 라이어, 토머스 H. 데이븐포트
번역 이유진 krazylois@naver.com
 
인터넷 기반 회사 중 구글은 단연 성공적이며 혁신적인 회사로 손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이후 단시일 내에 그렇듯 큰 성공을 거둔 회사는 없다. 구글은 IT, 비즈니스 아키텍처, 실험, 즉흥적 시도, 분석적 의사결정, 참여적 상품 개발, 새로운 혁신 방법 등에서 모두 뛰어난 기업이다.
 
구글은 혼돈 상태와 같은 아이디어 창출과 데이터 기반의 엄격한 아이디어 평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해왔다. 구글의 기업 문화는 최고의 기술 인재를 끌어 모으고 있다. 급속한 직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구글의 공개채용에는 직위 하나에 100명이 넘는 구직자가 몰려들고 있다. 구글은 검색 상품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신규 상품을 개발하거나 확보해왔다. 구글의 성장, 수익성, 주주 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최고의 전성기가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구글은 분명 현명한 길을 걸어왔다.
 
구글은 경영 혁신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창안했으며 선구자로 군림해왔다. 구글의 수많은 비즈니스 활동이 신화적 IT 인프라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글에서 기술과 전략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로 기술이 전략의 DNA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 어느 쪽이든 구글은 기술이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는, 즉 “IT는 전략적 기회를 창출하고 그 목적에 맞게 구축돼야 한다.” 는 IT 전문가들의 오랜 비전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은 경영의 교과서라 불리는 GE나 IBM이 그랬듯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이상적 기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구글 본사인 구글플렉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구글의 구내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식사 메뉴도 하나밖에 맛보지 못했다. 구글플렉스 뒤뜰에서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을 발견하곤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려 했으나 그는 보안요원을 부를 태세로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다행히 구글은 꽤나 개방적인 회사다.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공식 또는 비공식 블로그 접속이 가능하다. 외부인도 구글의 혁신 전략에 대한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다. 우리가 찾아낸 정보 중 다수는 구글 검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구글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수년간 관찰한 내용에 근거해 우리는 여타 기업에 적용할 만한 구글의 주요 혁신 방법을 추려냈다.
 
범주를 초월한 검색 엔진, 대규모 IT 인프라 같은 요소는 분명 다른 기업들이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조직전략과 기업문화, 혁신에 맞게 설계된 기술 등 일부 요소는 많은 기업이 성공적으로 활용할 만하다.
 
전략적으로 인내심을 가져라
전세계의 정보를 체계화 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만든다”는 구글의 기업 이념은 매우 장엄하고 광범위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이 이념을 분명 실천하고 있다. 검색 및 광고 사업 이외에 구글은 온라인 생산성 관련 비즈니스, 블로그, 라디오 및 텔레비전 광고, 온라인 결제, 소셜 네트워크, 휴대전화 운영체계, 기타 정보 관련 영역에 속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구글은 자사가 개발하지 않은 정보 관리 툴을 인수를 통해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온라인 비디오 부문의 유튜브(YouTube), 웹 광고 부문의 더블클릭(DoubleClick), 위성사진 부문의 키홀(Keyhole, 현재의 ‘구글 어스’ 서비스), 웹 분석 부문의 어친(Urchin, 현재의 ‘구글 애널리틱스’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구글은 최근 전기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저비용 그린 전기 개발이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사업들의 수익성은 낮지만 모두 구글의 전략을 이끌어가는 초석이다. 구글의 추진력과 역량에 의구심을 품는 이는 별로 없다. 구글은 거의 매일 정보 조직화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상품이나 기능을 발표한다.
 
이처럼 멀리 내다보는 기업 이념을 바탕에 둔 구글은 여타 기업과 달리 신규 서비스의 단기 수익성 연연하지 않는다. 구글의 관리자들은 전략적으로 인내심이 많다.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츠는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30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쓴웃음 짓게 하는 말이지만 가치를 구축하고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구글이 얼마만큼 장기적 시각과 관점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글은 사업성이 낮은 부문을 모두 상쇄할 만큼 커다란 수익을 올리는 검색 기반 광고 덕분에 광범위한 기업 이념과 혁신을 추구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 구글 역시 고객을 늘리는 데 관심이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업 모델과 매출은 스스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견지한다. 2007년 베어스턴스 컨퍼런스에서 에릭 슈미츠는 “유비쿼터스가 우선이고 수익은 그 다음이다. 지속 가능한 광고 사업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은 언제든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는 구글이 추진하는 모든 신사업이 300년씩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구글이 천명하는 기업 이념이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것이라면 구글의 중요한 상업적 목표는 검색 및 기타 인터넷 사용 행태를 통해 드러난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검색 기반 광고는 이 목표를 달성한 구글의 첫번째 성공작이다.
 
전략적으로 인내심을 발휘하는 구글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목표의 정확성과 세부 사항도 놓치지 않는 치밀함 때문이다. 구글이 추진하는 모든 일은 밖으로 뻗어나간다. 구글의 정보망은 철저히 내부 원칙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뿌리를 내린다. 이로써 사용자의 의도 분석을 통해 정보의 조직화가 가능해진다. 구글을 배우고자 하는 기업들은 구글의 광대한 인프라와 외면적 무질서 뒤에 우리가 이 글에서 기술하려는 명확하고 단순한 원칙이 자리잡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구축을 위해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하라
구글은 인터넷 기반 운영 플랫폼과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구글은 특정 서비스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초 단위 이하의 신속한 응답 시간도 가능했고, 자사와 파트너가 고안한 신규 서비스를 신속하게 개발 공급할 수 있었다. 독자적인 기술로 구글은 자사의 인프라, 새로이 출현하는 전략의 디자인, 진보에 대한 전례 없는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글 인프라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확장성
모든 회사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은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비공식적이지만 널리 알려진 집계에 따르면 구글은 100만 대의 컴퓨터로 이뤄진 네트워크 인프라를 소유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새로운 컴퓨터 클러스터를 연결할 경우 전세계적으로 인식 가능하고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처럼 놀라운 기능을 수행 하는 운영 소프트웨어는 구글 비즈니스에 맞춰 변형된 오픈 소스 리눅스다. 리눅스는 원래 제3자가 향상된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게 만들어진 운영체계이기도 하다.
 
구글 인프라의 다른 특징은 인터넷 플랫폼을 화장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 데이터 센터가 더 많이 필요할 때 구글의 운영 체제는 이를 쉽게 추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 구글은 데이터를 세계로 전송해 사용자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구글은 페타바이트(1페타=1000조)에 달하는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특별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툴이 필요하다. 기존 체계는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지원하지 못했다. 구글은 빅테이블(bigtable)이라는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다. 이는 구글의 운영체계에서 계속 늘어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준다.
 
빨라진 상품 개발 주기
구글의 인프라는 전체적인 상품개발 주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플랫폼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 어느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의 관심을 끌면 개발자는 베타 버전을 발표해 구글의 광대한 고객층이 호응하는지를 확인한다.
 
애플리케이션이 큰 반응을 얻으면 구글의 막강한 컴퓨팅 역량이 힘을 발휘한다. 제품을 알파에서 베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 구글은 사용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제품 테스트 와 마케팅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 사실상 테스트와 마케팅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고객과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구글의 신제품이 모양새를 갖춰가는 동안 고객은 중요한 상품개발자 역할을 담당한다. 구글은 단지 알파 및 베타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자사의 인프라를 통해 호스팅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후 구글의 고객들은 테스트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듯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제3자 개발 및 매쉬업(mashup)
구글은 고객에게 더 좋은 경험과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사의 독자적인 인프라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인터넷 대체재로 만들었다. 하드웨어, 운영체계,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대한 이런 투자로 구글은 G메일(Gmail), 맵스(Maps), 애드워드(AdWords), 광고관리 프로그램인 애드센스(AdSense) 등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총체적인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구글은 이것이 인프라에 어떻게 들어맞을지에 주안점을 둔다. 따라서 구글 맵스는 구글이나 제3자 엔지니어가 부수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모듈로 만들어졌다.
 
구글의 유연성 있는 인프라는, 제3자가 구글의 기능적 요소를 병합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혁신의 허브다. 제3자 기업은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테스트하고 소개할 수 있으며 구글을 통해 호스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1억3200만 명에 달하는 구글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고객 반응을 보여주는 척도다. 이는 구글과 제3자 기업에게 모두 이익이다.
 
구글은 자사의 상품이 널리 채택되게 할 수 있으며 협력사는 고객에게 중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질로닷컴(Zillow.com)과 같은 부동산 회사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도와 기타 요소를 구현하는 동안 매입 혹은 매각된 부동산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글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제3자 기업은 외부 데이터와 프로그램 기능을 고객 경험과 결합하는 IT 애플리케이션, 이른바 매쉬업을 생성한다. 예를 들어, 하우징맵스닷컴(Housingmaps.com)은 크레익스 리스트의 데이터를 구글맵스와 결합시켜, 세를 놓은 아파트나 매물로 나온 주택을 해당 지역의 지도에서 찾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유용한 서비스가 조직의 범위를 넘어 병합되는 이러한 개념은 경쟁 환경과 조직 효율성에 대한 흥미로운 의미를 던져준다. 게다가 ‘일단 시도부터 하기’ 는 식의 혁신도 창출한다. 엄밀히 말해 이는 XML과 같은 웹 프로토콜, 로제타 넷과 같은 업계 표준에 의해 가능해졌다. 이들은 IT 사용자들이 오래도록 요구해온 시스템간의 호환성을 구현하고 있다.
 
구글의 모델은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다. 상호작용을 통해 구글의 제품 향상이나 기능 추가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운영 플랫폼은 검색 용어를 통해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구글의 광고주들이 타깃으로 삼는 고객에게 메시지도 전달한다. 구글, 제3의 혁신자, 사용자, 광고주 간의 역동적 상호 작용은 모두에게, 특히 구글에게 혜택을 주는 선순환을 창출한다.(그림표 구글의 ‘혁신 생태계’ 참조)
 
구글처럼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기업은 얼마 없다. 하지만 급격한 혁신을 이뤄내는 디자인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은 많다. 예를 들어 구글 파이낸스(Google Finance)를 론칭한 인도 방갈로르의 엔지니어들은 구글 인프라를 뒤져 기존 컴포넌트들을 결합시켜 신제품을 만들었다.
 
기업은 재사용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만들고, 이들을 자사의 인프라로 병합하며, 타 기업 또는 그 구성원들에게 접근성을 부여해 그들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게끔 만들 수 있다.
   
자사의 생태계를 통제하라
우리가 지금까지 기술한 생태계 내에서 구글은 초석의 기능을 한다. 마르코 이안시티와 로이 레비언의 저서 ‘초석 어드밴티지(Keystone Advan-tage)’에서 언급했듯 모든 다른 요소를 포함하는 구성 요소로서 기능한다. 소유자이자 운영자로서, 구글은 자사 생태계의 진화를 통제하고 생태계 내에서 창출한 가치의 일부를 차지한다.
 
모든 업무가 구글 플랫폼을 통해 처리되므로 구글은 이 과정에 발생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접근할 수 있다. 구글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는 수익 흐름의 허브 역시 구글이다. 구글의 데이터베이스에 정보가 저장되므로 구글은 생태계 내에서 시장조사나 트렌드 예측을 위한 통계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
 
구글 플랫폼 자체의 뛰어난 확장성과 검색 기술에 대한 지배력은 구글만의 강력한 자산이다. 하지만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이러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타기업도 가능하다. 기업들은 자사의 가치 체계 내에서 협력사와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정보 교환의 허브가 될 수 있다.
 
1906년 중국 광저우에서 설립된 리앤풍(Li & Fung)은 의류업계 내에서 이와 같은 일을 했다. 자사가 허브 기능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자 리앤풍은 무역회사가 아니라 고도로 맞춤화한 공급망 관리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리앤풍은 재료 공급, 의류 제조, 상품 배송을 위한 물류 관리에 이르는 수많은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리앤풍의 글로벌 플랫폼은 수천 개의 협력사가 즉각 상호작용하고 업무를 조율할 수 있는 표준화 방식을 만들어냈다.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은 개별 개발자,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최종 소비자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자사의 애프익스체인지(AppExchange)를 사용해 왔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인프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하고 통합하며, 사용자의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센터를 지원한다.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영역 내에서 모든 활동의 허브 기능을 하므로 세일즈포스닷컴은 자사의 상품 이용자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었다. 개발자들은 애프익스체인지 인프라를 통해 혜택을 얻고 고객에게 접근할 수도 있다.
 
아키텍처 통제력을 행사하라
적절한 조건에서 기업은 아키텍처 통제력을 창출하고 행사할 수 있다. 구글은 매쉬업의 활동을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자사 인프라가 지닌 힘을 증명했다. 그런데 이런 인프라가 없는 회사들도 자사의 생태계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생태계 전략을 수행함에 있어, 인터넷 기반 운영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에는 강력한 경쟁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제3자가 운영하는 서비스에 자사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 아마존의 경우를 보자. 아마존은 이를 통해 고객의 웹 사용 행태를 추적하고 이들의 서비스 실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이득을 얻었다.
 
아마존은 제3의 개발자인 아마존라이트 4.0이 상이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아마존의 서적 데이터베이스에 첨부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아마존라이트 4.0은 야후 뉴스, 구글 블로그, 이베이 검색 기능을 동일한 서비스에 결합시켰다. 사용자가 책 한 권을 구매하기로 결정할 경우 이 서비스는 아마존에 주문 정보를 전송한다. 아마존라이트 4.0은 원래 넷픽스(Netfix)와 아이튠스(iTunes)에 대한 링크를 포함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자사의 거래와 수익을 가져오는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태계에서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모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이처럼 기회를 창출하는 협력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혁신의 초기 단계에서 수익은 가변적이다. 구글도,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제3자도 고객이 그 애플리케이션을 유용하다고 여길지 알 수 없다. 이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제3자는 계약 및 수익 분배에 대한 협의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개선하고 테스트하기를 선호한다. 상당수 사용자가 제품에 호응을 보낼 때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논의를 미뤄두는 것이 실패 위험을 줄여준다.
 
구글은 자사 플랫폼에 더 많은 트래픽을 끌어올 수 있는 추가 선택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득을 본다. 개발자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구글과 수익 분배를 협의 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창출할 경우 이득을 본다. 구글의 아키텍처 통제력은 신규 서비스의 중요도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 서비스 제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 서비스의 기능적 가치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력과 야망은 과시할 만한 것이 아니다. 생태계 중심의 혁신자는 모두를 도울 것을 자처함으로써 경쟁을 피하려 애쓴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영진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디어나 콘텐츠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미디어를 협력사로 간주한다.
   

 

모든 이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거대 광고 기업인 WPP 그룹의 최고경영자 마틴 소렐은 2006년 연례 보고서에서 구글이 파트너인지 적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글이 진행중인 계약들을 볼 때 구글의 야망은 단지 온라인 광고에 머물러 있지 않다. 구글은 광고 구매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과 자사의 플랫폼을 사용해 미디어 회사들이 광고 효과를 측정하도록 돕는다. 또 광고주들이 인쇄 매체, 라디오, 텔레비전, 모바일 기기, 웹에 걸쳐 마케팅 비용을 효과적으로 안배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구글은 생태계의 협력사를 위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왔다. 현재 스스로 부인하고 있지만 구글이 향후 미디어 회사의 경쟁사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구글의 생태계 모델 역시 취약점이 있다. 인프라 공급자로서 구글은 자사의 고객 집단이 경쟁사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고객과 구글이 확보한 많은 광고주는 떠나갈 것이다. 구글이 고객 데이터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구글의 플랫폼 서버가 심각하게 다운되는 사태에 처한다면 이 또한 대규모 고객 이탈을 불러올 것이다.
 
혁신과 지속적인 개선은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한 전략이다. 구글은 기술과 인프라보다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구글의 조직 문화가 이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혁신을 조직 구조 안으로 구축하라
구글을 모델로 삼고자 하는 기업들은 구글의 조직 구조도 잘 살펴봐야 한다. 중요한 요소가 많으나 이중 주요한 특징을 살펴보자.
 
1) 혁신을 직무 내용에 포함시켜라
구글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명확한 이유는 다른 기업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갔기 때문이다. 바로 직원들의 직무 시간에 혁신을 포함시킨 것이다. 구글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혁신을 위해 주어진 시간 내에서 직원들에 의해 탄생한 경우가 많다. 구글의 기술직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80%를 핵심 검색 및 광고 사업에, 나머지 20%를 자신이 선택한 기술 프로젝트에 할애해야 한다.
 
구글의 한 신입 엔지니어는 블로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이 제도의 목적은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기보다는 무엇을 하기 위한 시간을 일부러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 20%의 시간을 할애할 프로젝트가 없다.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분명 내 인사 고과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다.”
 
관리자도 역시 일정한 시간을 혁신을 위해 써야만 한다. 구글 관리자들은 업무 시간의 70%를 핵심 사업에, 20%를 핵심 사업에 관한 다른 사업에, 10%를 신규 사업과 상품에 할애해야 한다. 구글은 최근 이 10% 시간 안배 제도의 운영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을 감독하는 새로운 직함을 마련하기도 했다. 비기술직, 비관리직 직원에게는 10%의 자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데 우리가 보기에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해당 시간을 주간으로 사용하든 월간으로 사용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규칙은 엄격히 지켜지고 있다. 특히 기술직 직원에 대한 20%의 시간 안배는 철저히 적용된다. 예를 들어 구글의 한 엔지니어는 핵심 사업에 6개월을 사용하고 23달을 자유 프로젝트에 골몰할 수 있다.
 
심지어 구글의 CEO 에릭 슈미츠,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이 규칙을 준수한다. 이처럼 혁신에 대한 구글의 적극적인 투자는 수많은 신규 상품과 서비스라는 열매를 맺고 있다.
 
구글의 검색 상품 및 사용자 경험 부서의 책임자인 마리사 메이어는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6개월 동안 50여 종 이상의 신규 상품이 엔지니어의 20% 자유 프로젝트 시간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G메일(Gmail), 애드센스(Ad-Sense), 구글뉴스(Google News) 등 전체 신규 상품의 절반에 달한다.
 
2) 매 순간 문제 요소를 제거하라
새로운 아이디어가 정규 프로젝트로 뽑히려면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제품이 만들어지고 통제된 조건에서 실제 사용자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진다. 구글에서 이러한 과정이 더디고 관료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구글에서 변화는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어난다. 구글의 한 엔지니어가 블로그에 적은 글을 보자.
 
구글 입사 후 한 달이 지났을 때, 나는 G메일 부서의 한 동료에게 G메일을 사용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을 불평했다. 나는 그가 버그 데이터베이스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G메일 개발환경을 내 워크스테이션으로 불러오는 방법을 알려주며 내게 문제를 직접 시정해보라고 주문했다.
   
다음날 G메일 엔지니어들이 내가 바꾼 코드를 검토했고, 1주일 후 내가 바꾼 코드가 실제로 사용됐다. 나는 업무 부서를 뛰어넘어 자유롭게 일하는 분위기, 타 프로젝트를 코드로 확인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엔지니어들의 신뢰, 사용자를 위해 개선되는 놀라운 속도에 크게 감탄했다. 특히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누군가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
 
혁신에 대한 구글의 접근은 매우 즉흥적이다. 엔지니어라면 누구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기회를 가진다. 개인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구글은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 통계 전문가, 경제학자 등을 포함한 최상의 인재들을 영입했다. 이들을 통해 수많은 아이디어와 상품을 새로이 창출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구글의 공습을 다룬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보자. 전직 MS 엔지니어인 빅 군도트라는 왜 자신이 구글로 이직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와의 연애를 즐기는 내게 단 몇 주 만에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은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구글은 가치, 품질, 유용성을 위한 중요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한편, 비효율적인 과정을 빨리 제거해 나간다.
 
3) 시장에 선택권을 넘겨라
구글에는 신규 상품 및 서비스에 딱 맞는 거창한 계획이 없다. 대신 구글 경영진은 혁신의 결과물에 대한 성공 여부를 사용자가 결정하며, 특정 상품이 성공을 거두면 회사의 전략도 그에 따라 수립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구글은 수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아 상품 전략을 수립한다.
 
이러한 과정은 하나의 완벽한 상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유용한 여러 대안을 만들어 시장에서 최고를 가리는 데 목적이 있다. 1억3200만 명 이상의 구글 사용자 중 가장 조용하고 소극적인 사용자 집단조차 신규 상품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한 대규모 테스터 및 포커스그룹의 구성원이다.
 
구글의 전략 수립 원칙도 간단명료하다. “유비쿼터스가 우선이고 수익은 그 다음이다” “유용성이 우선이고 사용 가능성은 그 다음이다”는 원칙은 이를 잘 보여준다. 유비쿼터스를 스스로 창출할 수 없을 때 구글은 이를 사들인다. 웹에서 이미 독점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유튜브(YouTube)나 더블클릭(DoubleClick)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그 예다.
 
4) 실패와 혼돈에 대한 감각을 길러라
구글은 검색 광고가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이후 꾸준히 차기작을 구상중이다. 구글의 전략은 많은 상품을 출시해 이들 중 일부가 대성공을 거두게 하는 것이다.
 
현재 구글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파악할 수 없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구글은 123개의 상품을 지원하고 있다. 에릭 슈미츠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나 자신도 구글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시장에 내놨는지를 알지 못한다. 신규 상품의 수는 거의 모든 이들이 헷갈려 한다”고 밝혔다.
 
P&G의 경영진이라면 100가지 이상의 상품이라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채 10년도 안 된 회사에게 이는 실로 놀라운 속도의 기술 혁신이다. 사실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고객들이 구글의 검색 엔진을 사용해 상품을 공격하는 것을 염려해 출시 상품은 줄이면서 상품의 기능은 더 향상시키기를 원한다.
 
상품을 많이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그만큼 많은 상품이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구글 경영진은 실패에 흔들리지 않는다. 사실 슈미츠 회장은 실패를 격려하는 편이다. 그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빨리 실패하라. 그래야 다시 시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수백만 달러를 날린 한 경영진을 다음과 같이 칭찬했다고 한다.
 
나는 당신이 실수를 범한 것이 기쁘다. 왜냐하면 나는 너무 조심하느라 많은 것을 하지 못하는 회사보다는 빠르게 움직이고 많은 것을 시도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충분한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도로 기꺼이 위험을 감내하는 기업은 지극히 드물다. 아무리 실패와 혁신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더라도 말이다.
 
구글이 혁신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 혼돈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구글의 사업운영 부문 부사장에 오르기 전에 쇼나 브라운은 ‘구조화한 혼돈으로서의 전략’이란 부제가 붙은 책을 공동 저술한 바 있다. 구글의 인사 책임자인 라즐로 복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혼돈을 좋아합니다. 창의력은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고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는 과정에 탄생합니다”라고 말했다.
   
구글의 토양에서 탄생한 획기적인 신상품이 처음에는 관심을 끌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구글이 서두르는 법이 없다는 사실도 함께 상기시켜준다.
 
구글의 혁신 전략이 수많은 성공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최고의 비법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이 전략으로 수많은 놀라운 신규 상품과 기능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이르지 않다. 혁신을 직무 시간에 포함시키고 문제 요소가 적은 상품을 개발하는 구글의 전략은 시장에 더 많은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려는 회사들이 모방할 만한 가치가 있다.
 
5) 아이디어를 데이터로 보완하라
혁신이 항상 혼돈 속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구글에서도 그렇지 않다. 구글 혁신의 주요 요소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사용과 아이디어에 대한 테스트다. 2006년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마리사 메이어는 구글에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신규 상품 프리젠테이션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다량의 데이터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창업자가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의 분석적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혀 놀랍지 않다. 그리고 구글은 어떤 회사보다 자료 분석과 데이터를 중시한다. 구글 역시 대부분의 기업처럼 혁신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분석적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구글은 활용 가능한 최대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 및 협력사의 웹사이트의 클릭 집계에서 찾아낸 인사이트는 신규 아이디어나 상품 테스트 및 지원에 쓰인다. 구글은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을 가진 핵심 사업뿐 아니라 어떤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지를 결정할 때도 분석적이고 데이터에 기초한 접근법을 사용한다.
 
인터넷에서는 무작위 실험을 실시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페이지 디자인, 광고, 단어 선택에 대한 다양한 버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구글은 매일 수천여 가지의 실험을 실시한다.
 
한편으로 고객에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글에 게재된 광고 가치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은 웹 분석회사를 인수해 구글 애널리틱스로 변모시켰다. 이를 통해 현재 고객들에게 온라인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확실히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다.
 
구글은 직원이 패널로 참여하는 300여 가지의 예측 거래소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들 직원 그룹은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2009년 1월에 G메일 사용자는 몇 명일까?), 회사 및 상품 실적(최초의 안드로이드 전화는 언제 시장에 출시될까?), 경쟁사 실적(아이폰 출시 첫 해 애플은 얼마의 매출을 올릴까?), 그밖의 흥미로운 문제(월드 시리즈에서 어느 팀이 우승할까?)에 대해 예측한다.
 
예측 거래소는 놀랍도록 정확한 의사 결정 지원 툴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고위 경영진들은 이 예측 거래소를 활용할 때 그들의 마음에 드는 대답보다는 진실에 대해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구글은 아이디어 관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새로운 상품, 프로세스, 회사가 개선할 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건의함에 이메일로 보내도록 하는 제도다. 모든 직원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등급을 매길 수 있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이 제도 역시 일종의 예측 거래소의 역할을 한다.
 
구글의 창업자들과 고위 경영진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똑똑하지만 데이터를 무시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 또한 우리는 명석하고 의욕에 넘치는 수천 명의 직원들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기술 및 데이터의 측면에서 대부분의 기업은 구글이 활용하는 분석적이고 민주적인 접근법을 사용하는 데 큰 장애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다른 기업들과 다른 이유는 바로 그 기업 문화에 있다.
 
6) 무엇을 구축하기 위해 구축된 문화를 창조하라
구글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 유사점이 별로 없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개인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한 통찰력으로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는 전반적으로 기술 중심적이다. 구글이 예측 거래소를 활용한다는 사실은 직원의 지식과 의견에 높은 가치를 둔다는 것을 시사한다.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혁신을 위해 할당된 시간을 부여한다는 사실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인 만큼 구글은 최고의 우수한 기술 인재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지적 자극을 제공한다. 한 직원은 구글 채용 웹사이트에 구글에서 자신이 가장 즐기는 것은 전세계에서 온 저명한 연구자들의 기술 강연인 ‘테크 토크’라고 밝혔다.
   
나는 구글이 자사의 엔지니어들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에 얼마나 열성적인지 비로소 알게 됐다.” 그는 구글의 교육이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구글에서 단 하룻 동안에 겪은 가장 놀라운 경험에 대해 썼다.
 
구글의 요리사 마리오 바탈리가 자신의 신간을 나눠주고 카페테리아에서는 그의 요리를 메뉴로 제공했다. 그날 오후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평평한 세계’에 대해 강의했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즉흥 코미디를 보여주는 것으로 구글의 하루가 끝났다.”
 
말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직원들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여긴다면 기업은 구글이 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대해야 한다. 구글의 창업자와 경영진은 사무실의 구조(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협소성 고려), 전사적 회의(매주 금요일마다 맥주를 곁들인)의 빈도, 신입 사원을 인터뷰하고 채용하는 방식(많은 면접을 거치는 엄격한 방식) 등을 비롯해 지식 기반 업무 환경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왔다.
 
이런 방식들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기발한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업의 높은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츠 회장은 지식 노동자 직원들에 대한 현명한 처우로 정평이 난 소프트웨어 회사 SAS 인스티튜트와 같은 타 기업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자사에 맞게 받아들였다.
 
구글은 특별한 처우에 걸맞게 직원들이 맹렬히 일할 것을 기대한다. 따라서 채용 전후 최고의 인재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직원들은 테크 토크를 주최한 횟수에서부터 채용을 위한 면접 평가의 다양성(모든 신입 사원이 동일한 면에 강한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등급을 매기는 면접관이 바람직하다) 등에 이르는 25가지의 업무 고과 항목에 따라 평가받는다.
 
경영진은 또한 높은 고과를 얻은 직원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한다. 어떤 직원이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며 가장 구글다운 특성을 체화하고 있는지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채용 방식을 변경한다.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구글만큼 가부장적이며 분석적인 기업을 찾기 어렵다. 다른 기업이 구글과 같은 문화를 조성하려면 경영진의 굳건한 자기 확신이 필수적이다.
 
구글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유능하고 의욕에 찬 인재들을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의 번영을 누릴 수 있을까?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신생 기업들은 현재 인재 영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며 더욱 진보한 기술과 트렌드에 발맞춘 상품을 선보이려 한다. 더구나 구글의 스톡 옵션은 나스닥 상장 이후 예전만큼 큰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구글은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시대의 혁신은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새로운 상품과 기능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역동적 능력을 요구한다. 구글은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왔다. 구글은 유능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업 문화와 혁신 프로세스에 대한 접근법을 선도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구글은 21세기에 적합한 생산성과 성장을 위한 표준을 수립하고 있다. 만약 당신의 회사가 지식 근로자를 고용하고 혁신하기를 원한다면 구글의 방식이 장기적인 면에서 성공인지 아닌지 두고 볼 여유가 있는지부터 파악하라. 우리가 생각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발라 라이어(biyer@babson.edu)는 매사추세츠 밥슨 칼리지의 기술 운용 및 정보처리 부교수다. 토머스 H. 데이븐포트(tdavenport@babson.edu)는 밥슨 칼리지에서 정보 기술 및 처리를 강의하고 있으며 우수 교수로 뽑히기도 했다. 데이븐포트는 최근 진 해리스와 함께 <분석론으로 승부하라: 경쟁에서 이기는 새로운 과학(Competing on Analytics: The New Science of Winning)>이란 책을 공동 저술했다.
  • 톰 데이븐포트(Tom Davenport) 톰 데이븐포트(Tom Davenport) | - 뱁슨 대학(Babson College) 정보기술 관리(Information Technology and Management) 책임자
    - (저)<분석론을 바탕으로 경쟁하기: 새로운 승리의 과학(Competing on Analytics: The New Science of Winning)>
    - (저) <직장에서의 분석론(Analytics at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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