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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prise Solution

공정한 평가와 창의적 문제해결로 인사제도 대대적 혁신

DBR | 1호 (2008년 1월)
한국의 프로페셔널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개인 못지않게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문 인재의 양성을 지원하는 ‘프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일찍부터 다양한 인사 및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벤치마킹 해볼만한 주요 기업들의 인사 교육 제도를 간추린다.
 
IBM의 ‘TBDM’ 평가시스템
스테이시 아담스의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기업 조직원은 자신이 직무를 위해 투입한 것과 이에 따라 얻은 결과(보수)를 타인의 것과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만약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끼면 조직원은 이에 항의하기 위해 결근이나 자발적인 이직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로 인해 생산성은 떨어진다. 결국 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면 기업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다.
 
IBM은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 ‘하이 퍼포먼스(high performance)’ 인사정책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승진, 급여, 인사고과 등 모든 인사 프로그램에는 이러한 원칙이 담겨 있다. 동일 직급에 있는 직원이라 하더라도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 △오너십(ownership) △팀워크 △클라이언트 포커스(client focus) 등 10가지 기본 역량 등을 평가해 상위 10%와 하위 10%간 최고 4배 이상의 보상 차이를 둔다.
 
한국IBM의 홍순옥 실장은 “실력과 능력에 따라 급여나 승진 등에 확실한 보상을 해줘야 프로 인재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의 성과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IBM 직원들은 연초마다 관리자와 함께 △비즈니스 목표 △계발(development) 목표 △매니지먼트(management) 목표 등 3가지 부문에서 계량화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관리자들은 1년 동안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목표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하는 코치 역할을 맡는다.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3년 전부터는 관리자 1명이 담당하던 최종 평가를 관리자급 전체가 모여 평가하는 ‘팀 기반 의사결정(Team Based Decision Making)’ 방식으로 바꿨다. 최상위 평가자와 최하위 평가자에 대해서는 관리자 전원이 평가하고 동의해야하는 식이다. 또 해외 지사와 공동 업무을 해야 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글로벌 파트너가 함께 평가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업 평가시스템을 갖췄다.
 
P&G의 ‘조기책임제’
전문가들은 기업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위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기보다 구성원 스스로 업무를 주도해 처리하는 토양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이 길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기업이 직원들에게 도전적인 일을 부여하고 건설적인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G 역시 임파워먼트를 강조하는 기업 중 하나다.
 
P&G에는 경력직원이 없다. 전 세계 P&G 직원의 0.7%를 차지하는 이사급 이상의 ‘핵심인재’들도 모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길러진 리더들이다. 모든 인력을 조직 내에서 양성하고 충당한다는 것이 이 회사가 180년 동안 고수하고 있는 인사 방침이다.
 
한국P&G의 조천삭 인력개발본부 차장은 “우수한 자질을 가진 인재를 신입사원으로 선발해 우리의 경영철학에 맞는 프로로 길러낸다”며 “직원들에게 ‘나도 열심히 하면 핵심인재가 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를 키워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P&G는 다양한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업무 권한을 대폭 부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기책임제’.갓 입사한 주니어 직원들에게 시니어가 담당해야 할 중대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없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조 차장은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일 수 있지만 직원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니어 직원의 글로벌 마인드를 길러주기 위해 해외근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외근무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한국P&G 직원 275명 가운데 해외 파견근무 중인 직원은 80여명. 많은 직원을 해외로 파견하면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존슨앤드존슨의 ‘크레도(credo)’
올곧은 품성과 도덕성은 프로 인재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 가운데 하나다. 존슨앤드존슨은 ‘크레도(credo)’라는 경영신조를 통해 도덕성을 갖춘 프로를 길러내고 있다.
 
크레도는 존슨앤드존슨이 도덕성, 청렴성, 신뢰, 정직 등을 바탕으로 세운 조직의 가치체계이자 경영 원칙이다. 고객과 종업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의식과 행동지침을 담고 있으며, 모든 의사 결정의 원칙이 되고 있다.
 
이는 인사정책의 중요한 잣대로도 작동하고 있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신우익 인사부 차장은 “임원 선발에서 성과나 실적보다 크레도를 얼마나 잘 수행했느냐를 가장 먼저 따진다”며 “크레도는 올바른 리더, 프로페셔널 리더를 만드는 근간이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임원 선발 시 크레도를 얼마나 잘 지키고 실천했는지를 10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다. 10가지 항목은 △크레도 가치를 실천하며 모범이 된다 △동료들의 신뢰를 얻는다 △윤리적 행동의 양식을 유지하며 개인적 이익을 내세우지 않는다 △곤란한 상황에서도 항상 진실되며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항을 숨기지 않는다 등이다.
 
신 차장은 “윤리경영이 단순히 구호로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지침으로 자리 잡은 것은 케이스 중심의 교육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의사 결정하는 것이 도덕적인 행동이고, 윤리경영인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 교육하고 있다. 또 직원들은 ‘글로벌 챌린지 세션’ 시간을 통해 실제 업무상 크레도를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토론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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