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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스트레스, 회사가 적극 개입하라

문권모 | 38호 (2009년 8월 Issue 1)
“과로와 스트레스로 조직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고요? 해당 회사는 왜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요? 기업은 스트레스와 관련한 조직원들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네트워킹 솔루션 회사 시스코 시스템즈의 이용성 인사담당 상무는 기업의 조직원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 ‘사전 대응’과 ‘적극적 개입’ 2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시스코는 선도적인 HR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으로 유명하며, 특히 시스코 코리아는 2007년부터 체계적인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해 업계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04년부터 시스코에서 근무해온 이 상무가 바로 그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의 입안자다.

 
 
 
 시스코 코리아가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시스코는 본사 차원에서 이미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있다. 특별히 한국 지사에서 자체적인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당시 몇몇 직원에게 건강상 문제가 생겼다. 회사에서는 당장 조직 차원에서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었나?
 
“우선 기본적으로 매년 실시하는 전사 차원의 종업원 의식조사에 대해 말하고 싶다. 2년 전의 문제점도 이 조사에서 먼저 발견됐다. 종업원 의식조사는 조직원들이 회사와 업무, 상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시스코 코리아에서는 문제를 진단하고 개입 방법을 설계해 실행한 후 그 결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그림) 문제가 드러난 부서에 대한 개입 방법을 설계할 때는 포커스그룹인터뷰(FGI)와 같은 심층적 방법을 사용했다. 2년 전에 문제가 생겼던 부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 개인 커리어 개발에 대한 고민이라는 2가지 이슈를 갖고 있었다.
 

 
  회사는 인사팀을 중심으로 액션플랜을 만들었다. 관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대화의 자리를 갖도록 했으며, 커리어 개발에 대해서는 별도 세션을 운영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결과는 어떠했나?
 
“구체적인 개선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종업원 의식조사를 해본 결과 사내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졌으며, 회사와 상사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회사와 상사에 대한 호감도는 아시아태평양에 있는 시스코 지사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구성원 간 갈등으로 생기는 문제나, 회사에 대한 불만 제기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직률은 스트레스 관리 전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앞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이 있나?
 
“분기마다 스트레스 매니지먼트 관련 세션을 진행해 직원들이 참고하도록 한다. 전문 상담사에게 직원 개인 및 회사 생활과 관련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직원들에게 보내는 온라인 매거진에 스트레스 관련 상담 전화번호를 실어 적극 홍보 중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전사적(광의적) 차원의 접근이다. 시스코는 탄력근무제와 재택근무 등을 이용해 직원들이 최대한 유연하고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특히 우리의 주력 제품인 통합 커뮤니케이션(Unified Communications·UC) 시스템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도록 한다.
 
UC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가지 통신 수단의 채널을 하나로 통합해 언제 어디서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메신저를 닮은 PC용 UC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해 클릭 몇 번으로 상황에 맞는 통신 수단에 연결할 수 있다. e메일을 휴대전화에서 확인하거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PC에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일과 관련해 실무자가 최대한 자율권을 갖게 한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일은 본인이 알아서 하는 일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재택근무의 경우 전체 근무 시간의 몇 퍼센트를 쓰라는 제한 같은 것은 없다. 본인과 상사의 의견만 일치한다면 재택근무를 얼마나 하든지 상관이 없다.”
 
시스코가 이렇게 스트레스 관리에 회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적인 기업들은 스트레스는 개인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스트레스 관리는 직원들의 생산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직원의 스트레스는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개인의 건강도 해친다. 이는 곧 기업의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1999년 연구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이직과 보상 청구, 건강관리 비용 등으로 미국 기업들이 지출하는 비용이 연간 2000∼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업원 1인당 7000달러 이상이 쓰이는 셈이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는 개인의 창의성과 학습에도 부정적이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조치는 근본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필수적이며, 기업은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찾아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준다면?
 
“스트레스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회사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가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점도 중요하다. 우리는 그런 점을 일찍 깨달았고,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스트레스 관리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삶과 업무적인 삶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2가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조직원이 회사에 감성적으로 애착을 갖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 시스코는 이를 위해 연말에 직원 자녀들을 회사에 초대해 파티를 여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늘어나고 있는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용성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인사담당 상무
 
이용성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인사담당 상무는 한국과 아시아 본부의 HR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네슬레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인사팀장), 노텔네트웍스코리아(인사담당 임원) 등을 거쳐 2004년부터 시스코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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