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변화 혹은 도태, 사람에 달렸다

리처드 롤린슨 | 26호 (2009년 2월 Issue 1)
변화할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생물이 항상 진화하듯 조직도 마찬가지다. 10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영국의 정부 기관을 예로 들어보자.
 
이 기관은 이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기관은 그동안 많은 운영 상의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민원인 협조도 꾸준하지 않았으며, 이 기관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7년 동안 이 기관은 앞서 존재한 다른 기관과 전혀 다른 합리적이고, 의욕이 넘치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 조직은 민원 처리 시간을 기존의 6주에서 20분으로 급격히 단축시켰다.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서비스의 속도, 질도 개선했다. 직·간접 운영 비용을 15% 이상 감축하면서도 직원 생산성은 향상시켰다. 이 기관의 업무와 기능에 대한 민원인들의 이해도 역시 높아졌다.
 
이를 위해 이 조직은 운영 모델 전체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당면 과제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조직은 전반적인 변화를 단행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했으며, 후선 업무 담당 직원들을 고객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업무로 이동시켰다. 업무 처리 센터의 수를 절반 이상 줄이고, 구식 설비는 신규 IT 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고위 경영진이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끄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재원을 아꼈다면 이 조직은 이처럼 대대적으로 운영 초점과 조직 문화를 이동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고위 경영진은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이 길러야 할 핵심 기술과 행동 양식을 파악하고, 각급 직원들이 끝내야 하는 ‘학습 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고위 경영진의 이런 적극적인 행동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난날 상당수 고위 경영진은 ‘사람의 변화’라는 측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들은 조직을 바람직한 변화로 이끄는 과정에서 모든 직급의 조직원들을 참여시키는 일을 과소평가했다.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경영진들은 사람의 변화를 불확실한 방법으로 치부해 왔으며, 조직의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길 경우 종종 여기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오늘날 변화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 부분에 관심을 갖는 고위 임원이 늘고 있다. 이들은 조직 내 모든 직급의 직원, 특히 일선 관리자들의 노력과 참여 없이는 변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부즈 앤드 컴퍼니가 세계 각국의 거대 조직에서 대형 변화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이 있는 고위 임원 3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82%는 직원들의 기술, 행동,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 ‘사람’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59%는 “성공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란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변화 관리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임원들은 이를 통해 당초 기대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들이 여전히 변화관리 문제에 있어 기계적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만간 각 조직이 이러한 기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법에 벗어나 변화를 지속적인 과정으로 인식하면 변화 관리는 변화 리더십으로 진화할 것이다. 변화관리는 새로운 변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작동하는 별도의 업무 단계나 기능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 즉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의 일부로 존재한다.
 
지속적인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은 조직 내 모든 직급 리더의 핵심 역량이다. 우리는 변화 리더십 역량이 다음의 세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한다고 판단한다.
 
1. 변화 주도
인간은 대체로 이성적인 존재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할 경우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이 감정적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고위 경영진은 여기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경영진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욱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이에 대한 책임은 주로 일선 및 중간 관리자들이 지는 경우가 많다. 일선 및 중간 관리자 대부분은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비이성적 반응에 제대로 대처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변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조직 내에 냉소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불안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조직은 새로운 기술, 도구, 행동, 업무 방식 등을 조직 내에 주입하고 확산시키는 변화 리더십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 역량은 특히 일선 및 중간 관리자에게 필요하다. 이들이 조직 내 다른 사람들이 변화를 수용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 모델이기 때문이다. 미래 지향적 조직은 이미 변화관리 기술 및 역량 개발을 위한 관리자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해 놓고 있다.
 
2. 조직의 참여 유도
비용 절감을 통해서건 혁신을 통해서건 어떤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각 직급 구성원들의 노력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훌륭한 변화 리더십은 조직이 목표로 삼고 있는 어떤 상태에 대한 비전을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능력이다. 구성원들이 언제나 새로운 업무 방식을 받아들이고, 의욕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능력은 변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근간일 뿐 아니라 효과적인 리더십의 핵심 요소다.
 
전체 조직의 진정한 참여를 유도하려면 리더와 관리자들이 팀과 함께 적극적으로 실무에 나서야 한다. 이들은 새로운 행동이나 업무 방식의 모형을 제시해야 할 뿐 아니라 부하 직원들로부터 참여와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적극적인 지도에도 나서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새로운 행동 방식을 수용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영진은 이들이 새로운 행동 방식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부적절한 업무 방식을 제지해야 한다. 이 프로세스는 직원들 사이에 경영진의 역량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조직, 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변화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는 조직에서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한다.
 
3. 적절한 인사관리 시스템 및 체계 구축
조직은 명확한 역할 및 핵심 업무 목표 규정, 적절한 보상 계획 등 변화 리더십 역량 개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인사관리 시스템과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교육과 역량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효과적인 인재 채용 프로세스는 지원자가 새로운 운영 모델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흡수할 역량을 입증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직한 보상과 인정 체계는 직원들에게 언제든 바람직한 변화 리더십 행동을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고용 계약, 역량 평가, 실적 연계 인센티브 등은 모두 변화 수행 역량이 있는 관리자들을 육성하고 이들이 조직에 남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변화 프로젝트가 과거보다 더 성공적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조직이 ‘사람의 변화’라는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췄기 깨문이다. 조직이 변화 주도, 참여 유도, 적절한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변화 리더십의 3가지 핵심 단계에 더욱 집중한다면 끊임없이 진화하는 21세기의 기업 환경에서 더욱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홍정민 drew97@naver.com
 
리처드 롤린슨은 영국 런던 부즈 앤드 컴퍼니의 파트너로, 소비자 관련 기업 및 공공 부문 고객을 대상으로 리더십 문제를 컨설팅하고 있다. 애슐리 하삭은 런던 부즈 앤드 컴퍼니 사장이며, 공공 부문과 금융 서비스 부문의 대규모 인재 변화 및 조직 효율성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데이비드 수아레즈는 마드리드 부즈 앤드 컴퍼니 사장으로, 유럽과 중동의 에너지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주로 변화관리, 인재 관리, 조직 성과 향상 부문을 맡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부즈앨런 해밀턴이 펴내는 계간지 ‘Strategy+Business’ 최신 호에 실린 ‘Change Management: Who’s in Charge?’를 번역한 것입니다.(NYT신디케이션 제공)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