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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HR 전략

불황은 짧고 인재는 영원하다

박형철 | 23호 (2008년 12월 Issue 2)
 
“경제가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힘들수록 지속 성장을 이끌 인력 확보와 육성에 힘써 주세요.” (최태원 SK그룹 회장)

감원이나 구조조정 대신 적극적인 인재 육성과 관리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대량 해고의 고통을 경험하며 교훈을 얻은 한국 기업들은 이제 인재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최고의 HR 전문가들도 이와 유사한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위기 극복도 위기 이후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대비도 모두 사람이 해야 할 일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인재 관리의 지혜를 집약했습니다.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불황의 그림자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전 세계 실물 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2007년 말부터 경기침체를 겪기 시작한 미국의 경우 부동산 건설 분야에서의 실직한 사람 수만 66만 명이 넘는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업계도 전 세계적으로 이미 15만여 명을 감원했다. 실물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제조, 소매, 서비스업에서도 대규모 감원이라는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인력 감축은 불황기가 오면 기업이 가장 빈번하게 실행하는 구조조정 수단이다. 때로는 수익과 사업 규모 축소에 따라 감원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은 단기적으로 대규모 비용 절감 효과를 보기 위해 감원을 단행한다. 자사 핵심 사업이나 경기 침체에 따라 수정한 사업 전략과 무관하게 인력 효율화를 실행한 경우도 다반사였다.
 
기업들은 감원을 통해 단기적으로 그 생존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감원으로 경기 상승기에 성장 동력을 잃고 오히려 기업의 지속성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바로 감원이 가능한 여러 노력을 선행한 뒤 취해야 할 최후 수단인 이유다.
 
머서는 불황기에 경쟁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전망과 정보에 기업들이 불필요한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불황기에 필요한 인사관리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미국 내 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초부터 세계 400여 기업들의 최고인사책임자(CHO)들을 대상으로 대응 전략을 조사해 왔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주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HR의 기본 목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불황의 그림자가 막 드리우기 시작한 올해 3월 조사에서는 대상 기업의 68%가 “본격적인 경기 불황이 온다 해도 과거에 유지하던 인사관리 전략의 큰 기조와 흐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59%의 기업은 “미디어가 쏟아내는 갖가지 부정적 전망에 기업들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고 있으며, 당장 경기 불황을 반영해 인사관리 전략과 제도를 수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무려 60%의 기업이 “인원 감축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10월에 미국 기업만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표1 참조)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원을 실시하거나 계획 중인 기업이 3월 조사에 비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약 70%의 기업은 감원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나 복리후생 항목을 조정한 기업도 많지 않았다.
 
다만 이번 경기 불황이 극심한 변동성과 예측 불확실성을 동반하고 있어 많은 기업이 즉각적인 조치보다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상황별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관망(wait and see) 전략이다.


머서는 이 결과를 놓고 각 회사 CHO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CHO들은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하게 인사전략을 수정하거나 감원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했다.
 
불황은 단기적이며, 인재 육성을 통해 우리의 장기 비전을 달성하려는 전략은 장기적이다. 단기적으로 비용을 통제해야 하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단기적 대응도 우리가 성취하려는 장기 비전을 위한 인사전략의 수립 취지 자체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과거 불황기에 대규모 감원을 감행한 적이 있지만 이로 인한 단기적 비용절감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었다. 오히려 지속 성장의 발판인 강한 조직 문화와 중요 역량들을 잃었다. 이를 회복하는 데 든 비용과 불황 이후 나타난 성장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놓친 잠재 매출 비용이 더 컸다”.
 
단기적 재무효과 개선을 위한 감원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과거 불황기에 급작스런 감원이 이뤄졌다. 그러나 부서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으로 감원을 단행하다 보니 불황기에도 반드시 필요한 부문에서 무차별적 감원이 이뤄졌다. 결국 이 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계약직 형태로 다시 불러 들여야만 했다. 불황 이후 이들 중 상당수는 계약직으로 남길 원했으며, 우리는 더 많은 인건비를 지급해야 했다. 게다가 회사의 핵심 업무를 계약직에 의존해 수행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불황이라도 조직이 영속하는 한 필요한 업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호황이든 불황이든 상관없이 회사의 핵심 업무를 수행할 핵심 인재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핵심 인재를 내부적으로 육성하려면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수혈하는 경우에도 적합한 인재를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때문에 불황기라 해도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인재와 그 후보자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히려 불황기에는 내부 핵심 인재가 조직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고, 외부에 존재하는 우수 인재를 우리 조직의 핵심 인재로 만드는 데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2010년에 이르면 현 미국 노동자의 46%가 은퇴할 것이며, 5년 내에 포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 이상이 은퇴할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세계 대다수 선진 국가에서 인구 노령화에 따른 숙련 인재의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다. 11∼16개월간 지속되는 불황에만 집착하다 보면 향후 성장의 발판이 될 잠재 핵심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다. 이는 결국 기업 생존에 악영향을 줄 뿐이다.”
 
이들이 인사전략을 큰 폭으로 수정하지 않는 주 이유는 과거의 불황 극복 경험에 기인하고 있다. 즉 과거 경험에 근거할 때 급작스런 감원이나 인사전략 변화가 가져온 효과보다 부정적 면이 더욱 컸다는 의미다. 특히 불황 이후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과거로부터의 교훈은 명확하다. 불황은 언젠가 끝나며, 기업은 불황이든 호황이든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단기간의 급격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을 넘긴다 해도 막상 호황이 왔을 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결국 생존을 위협받기는 마찬가지다. 기계설비와 같은 유형자산은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소멸하지만, 사람은 기업과 함께 장기간 지속 성장을 해 나가는 핵심 무형자산이다. 불황이라고 해서 즉각적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할 사안이다.


획일적·무차별적 인건비 절감 방식에서 탈피
과거 불황기에 대부분 기업들은 전체 임직원의 임금 동결, 일률적 임금 삭감 및 무급휴가 부여, 사업부별 일률적인 강제 퇴직 인원 할당 등의 방식을 통해 비용 절감의 단기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로 인해 가시적으로는 비용 효율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직 사기 저하, 핵심 인재 이탈, 생산성의 급격한 감소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장기적으로는 불황기 이후 이런 부작용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든다는 교훈도 얻었다.
 
이 때문에 몇몇 기업은 인건비 효율화를 추진할 때 매우 정교한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이 느끼는 제품의 이점이 모두 다르듯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보상 요인에 대해 직원 개개인이 느끼는 효용도 완전히 다르다. 건강한 직원에게는 의료 보장 혜택의 축소가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본인이나 가족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직원에게는 의료보장 혜택 축소가 월급 삭감 이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 머서 조사에 따르면 나이, 직원 특성, 성과 등으로 구분한 세분집단 별로 회사로부터 제공받는 다양한 혜택에 커다란 선호도 편차가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근로자들이 가장 선호한 보상 항목은 퇴직연금과 의료복지였다. 반면에 중장년층 베이비부머 세대는 단기성과급과 기본급을 가장 선호했다. 30∼42세의 X세대는 기본급, 18∼29세의 젊은 층은 승진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인건비 효율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직원에게 제공하는 모든 유무형의 혜택을 보상으로 간주해 항목화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임직원 집단을 세분화한 뒤 각 세분집단별로 필요성은 높지 않지만 투입 비용이 큰 부분부터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직원 세분화는 비단 인구통계학적 특성뿐 아니라 직무 유형, 사업 유형, 성과 창출 유형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때문에 불황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와 자사의 상황을 고려해 적합한 기준을 선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직의 경우 성과급은 유지하되 기본급을 동결하고, 기획 및 핵심 지원 부서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삭감하고 기본급은 유지하는 등 직무 유형에 따른 차별화 방식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회사 전체적으로 비용은 줄이고, 모든 직무 수행자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백방의 노력을 했음에도 감원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직원들을 상세한 그룹으로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불황이 끝났을 때 회사를 재도약시켜 줄 인재 풀(pool)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 개발을 통해 앞으로 2,3년 내 성과 창출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집단’ ‘현재 성과 창출에 직접적으로 공헌도가 높은 집단’ ‘성과 창출을 위해 필수적 지원을 하는 집단’ ‘과거 성과 창출에 크게 이바지했지만 앞으로 그 가능성이 낮은 집단’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이 가운데 ‘향후 성과 창출에 기여할 가능성이 낮은 집단’부터 일차적으로 감원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과거 성과에 근거해 상위 직급에서 조직 관리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집단이다. 때문에 그 보상 수준 또한 상대적으로 높고, 조직 구조상 불필요하거나 축소 가능 단계에 있는 직무에 포함된 경우도 많다. 이들을 일차적으로 감원한다면 불황 이후의 성장에 대비한 잠재 성과 기여 집단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성과관리 제도의 체계적·적극적 활용
비용 효율화나 감원이 불가피한 경우 기업들은 이를 실행할 근거를 잘 찾아야 한다. 명확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감원에 대한 임직원의 수용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비용 효율화 과정의 일관성을 유지해 줄 경우 직원들도 미리 상황을 예측하며 나름대로 대비할 수 있다. 즉 명확한 원칙을 수립해야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조직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비용 효율화의 근거로 외부 환경만을 제시하거나 기존 제도 및 관행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근거를 제시할 경우 앞에서 언급한 이점을 취할 수 없다.
 
많은 기업이 지금까지 다양한 성과 관리 및 평가 제도를 운영해 왔고, 고유의 인사관리 철학도 갖고 있다. 불황기는 이런 인재관리 전략의 근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평상시 평가 결과를 보면 다수의 임직원이 평균 평가등급에 몰리는 현상을 의미하는 ‘중심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우수 성과자와 한계 성과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과에 따른 평가의 차등, 평가에 근거한 보상의 차등폭도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기업이라면 불황을 활용해 진정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할 수 있다.
 
머서가 미국의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7년 및 2008년 직원 평가등급 분포 결과를 보면 2007년에 비해 2008년에 평균 성과등급에 속한 직원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반면에 한계 성과등급에 속한 직원의 분포는 현격히 늘었다.
 
엄격한 성과 평가와 그 결과의 적극적인 활용은 앞에서 제시한 직원 개개인의 차별적 효율화를 가능케 하고, 감원에 이르는 시점을 연장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임금 인상률을 동결하는 대신 고성과자에게는 기존의 인상률 또는 그 이상의 인상률을 제공해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고, 한계성과자들의 임금 인상률을 동결하거나 억제한다고 가정해 보자. 핵심 인재는 유지하며 비용의 효율화를 추구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다.
 
머서의 또 다른 조사는 이 방법의 유용성을 증명한다. 미국 기업의 경우 2008년 한계 성과자층의 기본급 평균 인상률은 1.7%였다. 반면에 2009년 이 수치는 0.6%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는 미국의 내년 예상 물가 인상률을 약 2%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0.6% 인상률은 실질적으로 임금 삭감 효과를 지닌다. 즉 기업들이 대규모 임금 동결이나 감원에 앞서 한계 성과자들에 대한 효율화에 우선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인사 담당자는 커뮤니케이션 및 변화관리 전문가가 돼야 한다
인건비 효율화 및 감원 조치는 모든 조직원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준다. 그러나 효율화를 피할 수 없다면 기업의 기초 여건을 더욱 튼튼히 해 후일의 성장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의 과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건비 효율화를 기업이 성취하고자 하는 장기 비전 달성의 과정으로 인식할 때 조직 구성원의 동참을 극대화할 수 있고, 조직의 가치도 보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이 가진 많은 자산 가운데 변화를 직접 느끼고 경험하는 주체는 인적 자산이 유일하다. 기계와 공장은 처분해도 말이 없지만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 이를 지켜봐야 하는 남은 사람들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사람은 변화의 주체이자 감정을 갖고 변화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는 객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사 관리자는 최고의 변화 관리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불황에 따른 효율화나 감원은 어쩔 수 없이 조직 구성원에게 ‘분노’ ‘슬픔’ ‘사기저하’ 등을 유발한다. 또 일시적 생산성 저하와 핵심인력 이탈 등 부정적 결과도 수반한다. 직원의 감정적 스트레스 및 물리적 생산성 감소를 줄이고 핵심 인재 이탈을 최소화하려면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합리적 근거와 기존 규칙을 근거로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불필요한 오해와 슬픔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통 과정이 개인과 조직에 더 나은 미래로 나가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것임을 꾸준히 알려줘야 한다.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구성원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때 직원들 역시 위기 극복을 위해 스스로 헌신하려는 자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떨어진 사기를 다시 끌어 올려 조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적 사기 진작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기업 생존을 위해 시도한 변화는 부작용만 남기고 오히려 조직의 장기적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DBR TIP] 경제 위기에 따른 아시아 지역 임금 변화분석

HR
전문 컨설팅회사 휴잇어소시엇츠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주요 회사들은 경제 침체 영향으로 내년 임금 인상률, 보상 및 신규 채용 계획을 수정하거나 이미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설문에 응한 150개 회사 중 57%가 “보상정책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휴잇은 매년 6∼9월 수집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임금 인상률 동향을 조사해 오고 있다. 올해는 세계 경제 위기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10월에 특별 조사를 했다. 한국, 일본, 중국, 호주, 홍콩, 인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12개 국가에서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온라인을 통해 700개가 넘는 회사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내년 임금 예산 계획과 관련해 변경을 계획하거나 이미 조치를 취했습니까?” 라는 질문에 약 58%의 응답자들은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 기업의 경우,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현 시점에서는 임금에 관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승진에 관해서도 응답자의 59%가 어떠한 승진 조치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임금 인상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 삭감 및 동결 기업은 적어
임금 인상률에 대한 조사 결과 기업들은 글로벌 신용위기 이전 계획 대비 평균 1.6%포인트 정도 낮은 인상률을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임금 삭감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응답 기업의 87%는 임금 삭감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도 임금 동결을 예상하고 있는 기업도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 기업의 81%는 임원들의 보수 삭감조차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내년 아시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하락하겠지만,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세계 다른 지역보다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때문에 아시아에서의 투자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에도 최고인재 채용에는 적극 투자…임금 인상률도 높일 것
이런 맥락에서 현재의 위기를 능력있는 인재 확보 시기로 활용하겠다고 답한 기업도 많았다. 응답 기업의 60%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인재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잇 아시아 지역 인사 조직 컨설팅 리더인 리차드 칸터도 “최고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며 “경제 상황에 관한 보수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최고 성과자들에게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최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최고 성과자들은 직원들의 평균 임금 인상률보다 약 3.8%포인트의 높은 인상률(일본은 1.5%포인트)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별로는 필리핀 7.8%, 태국 5.8%, 중국 4.2% 순으로 최고 성과자와 일반 직원의 임금 인상률 격차가 컸다.
 
기업들은 최고 성과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현금 보상 이외에도 스톡옵션처럼 주식을 이용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중 60%가 현재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부가적 교육 및 육성 기회 제공이 27%로 나타났다.
 
연말 보너스 및 향후 채용은 타격 불가피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 특히 연말 보너스에 대해 관해서는 기업들의 보수적인 태도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67%의 기업들이 보너스 지급을 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40%의 기업들은 올해 보너스를 당초 예상보다 10% 미만 수준에서 줄여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45%는 올해 보너스를 10% 이상 줄여 제공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 밖에 현재의 경제 상황이 향후 회사 예산에 미칠 영향으로는 응답자의 67%가 출장비 삭감, 58%는 교육 훈련비 삭감, 55%는 직원 레크리에이션 비용 삭감, 19%는 해고 또는 인원 감축을 예상했다.
 
국가 별로는 한국의 75%, 호주의 57%, 대만의67% 응답자가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보너스지급에 10% 혹은 그 이상의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뉴질랜드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위기가 향후 채용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의 기업 중 41%는 채용 동결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 63%, 홍콩 58%, 싱가포르가 5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한국 54%, 일본 52%가 뒤를 이었다.

 
박형철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미국 테네시 주립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앤더슨 컨설팅과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머서의 한국 지사장 겸 공동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글로벌 인재관리 전략, M&A 후 인사통합 및 성과관리 전략 프로젝트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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