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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AI for HR 세미나’

인간의 편견으로 인한 ‘휴리스틱 오류’
HR 부문서도 AI 활용으로 줄일 수 있어

조윤경 | 332호 (2021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통적으로 ‘경험과 직관’이 ‘분석과 증명’보다 더 잘 통하는 분야라고 여겨져 온 HR 분야에도 AI를 활용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 국내외 많은 기업은 채용, 인적성검사, 인재 유지, 직원 경험 향상 등의 HR 영역에서 AI를 활용 중이다. AI는 공정하고 근거 있는 의사결정을 도우며 인사관리의 효율성을 증진시킨다. 각 기업은 현재 보유한 데이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솔루션을 파악하고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 나가야 한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직원 9000여 명의 HR 데이터를 분석해 보상, 리더십, 채용, 입사 교육, 조직문화 5개 요소가 직원들의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임을 밝혀냈다. 네슬레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재 유치 전략과 직원 교육 프로세스를 마련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인공지능(AI) 활용 기업인 글로벌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는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해 1차 서류 분류에 활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차 전형에 소요되는 시간이 AI 채용 시스템 도입 이전보다 75%나 절감됐다.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거나 생산성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험과 직관’이 ‘분석과 증명’보다 더 잘 통하는 분야라고 여겨져 온 HR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내외 다양한 산업에서 이미 HR 분야에 AI를 활용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 내 AI HR 관리 시스템 도입과 정착을 돕는 솔루션 제공 회사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미 HR 분야의 혁신에 첫발을 내디딘 기업들은 채용 인적성검사, 핵심 인재 이탈에 미치는 요인 예측 및 인재 유지, 직원 경험 향상, 생산성 향상, 프로세스 혁신, 신뢰성 확보 등의 HR 영역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HR에서 AI 도입은 기업 HR 관점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정성과 근거 있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맥락에서 유의미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분위기 속에 10월14일 열린 DBR 광화문스쿨 ‘AI for HR 세미나’에선 국내외 기업 소속 HR 전문가들의 강연과 HR의 혁신 가능성 및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됐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 민혜경 구글코리아 HR총괄이 발표자로 참여한 이날 온라인 행사엔 마지막 세션인 질의응답 시간까지 참가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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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시 발생하는
‘휴리스틱’ 오류 최소화에 도움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디지털 시대 의사결정이 아날로그 시대와 다른 점은 인간의 편견과 관점 때문에 생기는 ‘휴리스틱’ 오류를 데이터와 AI의 도움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HR와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유형자산이 중요하던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엔 인적 자산과 지적 자산이 중요하다. 따라서 HR 분야부터 달라지는 기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김 대표는 또한 “AI라는 기회의 영역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 지금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게 진행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선별해야 하며 AI를 HR 분야에 도입하고 나서 성과 평가를 시행할 때는 객관적 기준과 합리적 프로세스를 통해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과정을 거칠 때는 조직 구성원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자들에 따르면 AI를 도입하기 위한 최적의 프로세스는 ‘AI 실무 적용 문제 정의 → AI 실무 적용을 위한 기술적/산업적 목표 정의 → 데이터 설계 및 수집 → AI 모델 개발 및 검증 고도화 → AI 모델 배포 → AI 모델을 활용한 예측 → 예측에 대한 모니터링 → 모델의 전반적인 관리 및 비전 관리’ 순이다. 여기서 HR 담당자들이 가장 집중해야 할 영역은 1. 실무 문제 파악 2. 기술적/산업적 목표 정의 3. 데이터 설계 및 수집의 3가지 영역이다.

이 영역들은 도메인 전문가인 HR 담당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오히려 코딩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2∼3일간 AI 도구 활용 관련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강연자들은 강조했다. 이 단계 이후의 AI 알고리즘 개발, 서비스와의 연동은 자동화로 이뤄질 수 있는 영역이기에 HR 담당자들의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앞의 세 가지 영역에 집중해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은 HR 담당자가 AI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보통 코딩이나 알고리즘 등 기술적, 이론적인 학습부터 받으려 덤비는데 이보다는 문제를 파악하고 데이터를 설계, 수집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빨리 도출해내는 지름길이다. 이에 따라 AI를 본연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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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각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로도 충분히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이 있기 마련이므로 이를 먼저 파악해본 뒤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 이내에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원을 파악하거나, 직원의 특정 성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종류의 교육 연수를 이수해야 하는지 결정하거나, 부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을 어떤 부서로 이동시키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한 답은 AI를 통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조직 관리 부문에서 AI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미디어 정보 분석 기업인 닐슨은 4만여 명 직원의 HR 데이터로 핵심 인재 유실 비율을 파악한 바 있다. 프로젝트 초기, 이 회사의 HR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3명에 불과했다. 이에 담당 팀은 당장 파악 가능한 기본 데이터 분석부터 시도했고 이 시도는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갈수록 이 팀의 분석은 점점 고도화됐으며 나중에는 150개 종류의 데이터를 추가한 분석까지 가능했다. 닐슨은 일단 이직의 주요 요인으로 20개가량의 데이터를 선정했는데 나이, 성별, 근속 기한, 고가, 통근 시간 등이 초기에 사용된 기본 데이터였다면 이후 휴가, 권한 범위 등이 추가됐다.

닐슨은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직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파악해 별도로 면담했다. 이러한 사전 파악 및 관리를 통해 특히 1년 차 미만 신입 직원의 경우 회사에 남을 가능성을 48%가량 높일 수 있었다. AI와 HR 부서의 컬래버레이션이 성공한 사례인 셈이다. 닐슨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시도를 했다는 데 있다. 이처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에 새로운 데이터를 점차 축적해나가면 점점 더 많은 예측 및 응용 작업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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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구글의 전 AI 총괄인 앤드루 응(Andrew Ng)이 말한 “AI 적용과 관련해 처음 몇 개의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프로젝트들이 성공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할지 방향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타 기업에서 이미 시도해 유의미한 성공을 거둔 분야를 먼저 시도할 것”을 권장했다. 이러한 사례로 바로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네슬레가 실시한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파악을 통한 교육 및 채용 전략 수립, 소프트뱅크가 신규 사원 선발 시 서류 분류 작업 등에 AI를 접목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손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알고리즘랩스는 AI 비전문가도 손쉽게 AI 솔루션을 업무에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HR(인사관리)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솔루션 형태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HR 업무에 AI를 도입 및 적용할 수 있다. 알고리즘랩스의 HR AI 솔루션은 △업무 성과 예측 △승진 적합도 예측 △부서 이동 적합도 예측 △연수 추천 △주요 인재 이탈자 예측 등 5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이날 손 대표는 ‘AI for HR’ 세미나에서 소개된 알고리즘랩스 HR AI 솔루션의 범용성과 업무 경쟁력 등의 효과를 각 기업 담당자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HR(인사관리) AI 솔루션’ 체험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고리즘랩스가 자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솔루션을 별도의 컨설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체험할 수 있다. 손 대표는 “AI 도입을 위해서 방대한 지식이나 기술적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DBR mini box
“하드웨어보다 HR 데이터가 중요”

‘AI for HR 세미나’의 마지막 순서는 전문가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특히 HR 분야에서 근무 중인 참가자들의 질문이 활발히 이어졌다. 온라인 참가자들과 연사들 사이의 주요 질의응답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경영자는 HR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인건비와 같은 인력 운영 비용이 줄어들기를 희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솔루션 적용의 결과 및 효과까지도 제시할 수 있나?

HR 분야에 AI가 도입되면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프로젝트 초기에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할 때 기존 프로세스와 인공지능 도입 후의 프로세스를 비교해 산업적인 기대효과를 산출해 보고 있다. AI가 활용되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즉 기존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던 작업들이 AI 도입 이후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절약해 주는지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이 결과를 통해 AI가 기업 비즈니스에 주는 이익을 역산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 산출은 기업마다 보유하고 있는 내부 기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가령, 핵심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에는 전원 면담을 했다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예측한 핵심 인재 이탈 위험군 관리 시 전체 인원의 10%만 면담을 하고도 전원 면담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면담에 들어가는 비용을 90% 줄였을 때 산출되는 경제적인 이익을 역산해보면 AI 도입의 기대 효과를 도출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AI를 어떠한 산업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

현재 보유한 데이터만으로도 AI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HR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알고리즘랩스의 경우에도 그런 분야를 찾는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해 왔고, 축적된 데이터가 부족한 어떤 영역의 기업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현재 주어진 데이터를 토대로 AI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추후 데이터를 고도화해가는 구조가 AI 도입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프로세스라고 생각한다.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 기업 내부 데이터 연동이 필요할 텐데 기업에 이미 구축돼 있는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나.

알고리즘랩스 솔루션의 경우, 기존에 어떤 HR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든지 간에 데이터 연동은 가능하다. 알고리즘랩스가 제공하는 AI의 영역과 기존 조직의 HR 전산 솔루션의 기능과 목적, 담당 영역은 다르다. 더 중요한 것은 솔루션이나 시스템 자체, 즉 하드웨어적인 영역보다 HR 데이터다. 조직이 어떤 HR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또 관리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데이터가 있다면 각 HR 솔루션 포맷에 맞게만 연동하면 된다. 조직의 기존 HR 시스템이 무엇이든 전혀 상관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핵심 데이터를 가져오는 데는 무리가 없다. 기본 데이터만 추출해 알고리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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